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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hwarang102 꿈꾸는 자들의 도시

2007.06.24 20:15

Mr. J 조회 수:1407 추천: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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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루아가 가르쳐 준 간단한 회복마법을 배운 소년은 금세 마법에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여전히 기억은 돌아오지 않았지만, 이상하게도 마법은 소년에게 있어 친근한 존재였다. 프루아는 소년의 빠른 학습에 놀라워하고 있었다. 회복 마법을 기숙사 밖 복도에서 연습하다가 소엽이 지나가면 얼른 달라붙어 공격마법, 즉 흑마법을 가르쳐 달라고 졸랐다. 하지만 소엽은 은근히 고지식한 부분이 있어서, 마법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인 소년이 잘못 다루다가 다칠 우려가 있어 매번 미소를 지으며 거절하였다.


 낙심하는 소년에게 프루아가 귀띔을 해 주었고, 소년은 결국 진지하게 블루 아이즈에 입학하기를 결정하였다. 프루아의 추천으로 학원에 입학하게 된 소년은 드디어 정식으로 마법 수련을 받게 되었다.


 


그런데 출석 따위를 위해 소년에겐 이름이 필요했고, 이름 역시 기억하지 못하는 소년을 위해 프루아가 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그 후로 엘이라 불리기 시작한 소년은 보통 학생들 사이에 끼어 마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는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었고, 프루아가 예견했듯 배우는 능력 또한 매우 뛰어났다. 그가 입학하고 블루 아이즈의 학생 로써 살아가기 시작한지 5년 후, 그는 우등생이 되어 있었다.


 


처음 배운 것은 회복마법이었지만 시간이 흘러 소년이 가장 잘 하게 된 것은 단연 불을 이용한 흑마법이었다. 내비치진 않아도 마음속으로 엘을 최고의 학생으로 꼽는 소엽의 가르침도 큰 역할을 했겠지만 소년은 무언가를 고치는 것보다는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는 법과, 초자연적인 힘으로 파괴를 할 수 있다는 것에 끌리는 것 같았다.


 


그는 기숙사에 머물며 그가 살고 있는 장소는 창조도시라 불리우는 커다란 예술가들의 도시라는 것을 알게 되었으며, 잃어버린 그의 과거는 자연히 새로운 기억들로 채워지게 되었다. 없어진 기억은 그에게 더 이상 중요하지 않게 되었다. 소엽과 프루아 말고도 많은 선생들을 만났으며, 또래 친구들도 많이 있었다.


 


 


 


 


 


, 엘 뭐하냐?


방 문을 열고 들어온 것은 엘의 단짝친구 잭이었다. 마법을 배우는 사람이면서도 나이프 같이 작고 날카로운 것을 다루는 걸 좋아해 잭나이프 잭 이라는 별명도 가진 녀석이었다. 마법엔 그다지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녀석은 아니어서, 실력은 그만저만 했지만 인간성 하나는 좋은 녀석이었다.


녀석은 마법사 답지 않은 자유분방함으로 엄청 유명해서, 블루 아이즈 안에서 위로 아무렇게나 세운 삐죽삐죽 적갈색 머리카락에 사계절 내내 탱크 탑을 입고 다니는 그 녀석을 못 알아 보는 학생은 없었다.


엘은 책상에 앉아 The End라는 제목의 책을 읽고 있었다.


 


……. 읽는 중이었어.


그가 책을 덮으며 말했다.


 


그거 G마스터 책이지?


.


창조도시는 하나의 나라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거대했다. 엘은 자신이 머물고 있는 거리가 그곳의 가장 큰 장소쯤이라 여기고 있었었지만 프루아의 말에 의하면 창조도시, 즉 창도는 커다랗게 네 개로 나뉘어져 있고 블루 아이즈 마법 학교는 그 네 구역 중 하나, 문학의 도시의 강변에 위치한 곳이었다.


이름에 걸맞게 그곳 사람들은 글 솜씨가 뛰어났으며, 간혹 길을 걷다 보면 단상 위에 올라가 자신이 쓴 시를 낭독하는 사람들도 보였으며, 찻집 따위 안에선 하나같이 점잖아 보이는 사람들이 차를 홀짝거리며 진지한 토론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물론 품위 없는 사람들도 많아서, 뒷골목에서 뛰쳐나와 행인들에게 매달리며 자신이 출판한 책을 봐달라 엉겨 붙는 자들도 많았고 아무렇게나 휘갈긴 낙서를 전단지마냥 거리에 뿌리고 다니는 파렴치한들도 있었다. 간혹 토론이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나가 말싸움으로 번지면 무시무시한 실력행사로 찻집의 벽이 무너지거나 도보가 파괴되는 둥, 휘말려 들기 싫을 정도의 전투도 간간히 일어났다.


 


그거 아직도 완결 안 된 책이잖아?


으응…….


G마스터라는 작자. 실력은 좋지만 완전 게으름뱅이라는 소문이 있던데.


잭이 빈정대며 엘의 침대 위에 걸터앉았다.


 


그보다, 무슨 일이야?


엘이 물었다.


 


, 잊어먹을 뻔 했네.


잭이 벌떡 일어서며 말했다. 그는 주머니를 뒤적거리더니 아무렇게나 접은 종이를 꺼내 엘에게 내밀었다. 그것은 문학도시 페스티벌의 포스터였다. 직접 본 적은 없었지만 창조도시의 관리자라 일컬어지는 천무가 직접 방문을 한다 해 학원 내에서도 화젯거리였다.


 


내일이 축제날이라고. 가보자! 천무님도 온다고 하는데.


그런데……. 이 천무라는 사람은 확실히 누구야.


엘이 묻자 잭은 조금 난감한 듯 했다.


 


……. 그러고 보니 제대로 알려진 게 없지. 이 도시의 총 지도자라고 하던데. 게다가 바깥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고 하니까. 궁금하지 않아?


조금 그러네.


그럼 가는 거다?


잭이 얼마나 열성적인지, 엘은 차마 싫다고 대답을 할 수 없었다.


 


으응…….


좋았어!


잭은 신난 듯, 엘의 손에 있던 포스터를 낚아 채곤 쏜살같이 기숙사를 뛰쳐나갔다. 엘은 다시 책을 펼치며 한숨을 쉬었다.


 


 


 


 


 


 


문학 도시의 거리는 축제 분위기로 들떠 있었다. 매년 열리는 축제라지만 지도자 천무의 전에 없던 방문은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방문이라 해 보았자 어차피 높은 단상 위에서 손이나 흔들고 마는 수준으로 끝나겠지만, 궁금함으로 가득했던 문학도시의 주민들은 퍼레이드의 시작을 기다릴 수 없었다.


 


사람으로 가득한 문학도시의 중앙거리에서는 작가들이 자신의 새 작품을 광고한답시고 판을 펼쳤고, 무명 작가들은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무작정 자신의 작품을 안겨줘 버리는 모습도 보였다. 그 번잡한 거리 속에서 엘은 잭에게 이리저리 끌려다니고 있었다. 매년 열리고 별 특별한 것도 없는 축제가 뭐 그리 재미있는지, 잭은 여기를 가보자, 저기를 가보자, 이걸 먹어보자, 저걸 먹어보자 열심이었다.


막 엘이 지쳐 쓰러지려는 때, 퍼레이드의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 녹색 제복을 입은 병사들이 나타나 중앙 대로를 확보하기 위해 시민들을 좌우로 몰았다. 작은 혼란이 빚어졌지만 금세 사람들은 전부 대로에서 벗어나 양쪽 길로 이동하였다.


 


금색과 붉은색으로 치장된 화려한 옷을 입은 지휘자를 선봉으로 행진이 시작되었다. 커다란 뿔 피리, 작은 북, 큰 북, 여러 가지 모양과 크기의 관악기들, 굵직한 세 줄의 베이스부터 거미줄처럼 가느다란 실의 현악기들까지. 문학도시 유명 작가들의 소설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모습을 한 마스코트들도 악단 주변을 돌아다니며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고 다녔다. 퍼레이드는 작년에 비해 매우 짧았는데, 이는 더 큰 이벤트가 있었기 때문이리라. 퍼레이드가 끝나기 무섭게 엄청난 수의 인파는 문학도시 시장 에테넬의 관저 앞에 모여들었다.


 


관저는 4층은 되어 보이는 하얀 대리석 건물이었다. 창조도시에 존재하는 네 개의 관저 중 가장 호화롭다는 명성에 걸맞게, 에테넬의 저택은 그야말로 고급스러움의 극치였다. 커다란 입구는 경비병들이 지키고 있어 아무나 출입은 불가능했으나, 모두가 볼 수 있도록 3층 높이에 발코니가 있어 간혹 에테넬이 그 위에서 연설 따위를 하곤 했다.


문학도시의 거의 모든 사람들이 모였다고 할 수 있는 지금, 에테넬은 조금 긴장한 듯 발코니에 갖추어진 연설대 위에서 마이크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시민들 때문이 아니라 오늘의 특별 손님 때문이리라.


 


그가 시민들에게 인사와 환영하는 내용의 말을 했으나 사람들의 관심은 그의 옆에 서 있던 남성에게 쏠려 있었다. 고급스러워 보이는 잿빛 망토에 금색 브로치를 단 남자는, 다른 복장에 어울리지 않게도 널찍한 삿갓을 하나 쓰고 있었다. 그는 천무가 분명했다. 단순히 세간에 알려진 그의 생김새 때문이 아니라, 그가 풍기고 있는 매력에 사람들은 머릿속으로 저게 천무구나!라 느끼고 있었다.


 


……. 그러면 5년 만에 이 문학도시를 찾아주신 창조도시의 총 책임자, 천무님의 말씀이 있겠습니다.


문학도시 사람들은 감정에 잘 휘둘리지 않는다. 마음은 대 지도자인 천무를 보게 되어 들뜰 대로 들떠 있었지만, 천무가 연설대에 오르는 동안에도 점잖게 박수만을 칠 뿐이었다. 잭은 완전 흥분하여 숨조차 제대로 쉬지 않는 듯 했다. 엘은 여전히 시큰둥한 표정으로 천무에겐 관심 없는 듯, 이리저리 눈동자를 굴렸다.


천무는 연설을 시작했고, 엘은 결국 하품을 크게 해버리고 말았다. 천무, 천무 한다지만 사실 그는 삿갓 말고는 그다지 특별한 점도 없어 보였고……. 잭만 아니라면 얼른 기숙사로 돌아가 읽던 책을 마저 읽었을 터이다. 그때, 엘의 눈에 띈 것이 있었다. 그것은 천무 뒤에 서 있던 경호원인 듯 한 남자였는데, 이상하게도 엘의 눈에 익은 얼굴이었다.


 


그는 하얀색 두건을 쓰고 있었다.


 


“…….


? 왜 그래?


얼굴이 하얗게 된 엘을 보고 잭이 물었다.


 


저 사람은…….


 


천무의 연설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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