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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yswichard *Fate / Battle Royal*

2008.01.18 07:33

◈ÐÆЯΚ◈찰드 조회 수:914 추천: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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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뵙는 것입니다만..."


 


나가토가 언제나 변함없는, 차가운 그 표정 그대로 치요와 준에게 말했다.


 


"두분은 아직 서번트가 없는 모양이군요... 아쉽지만 살려서 보내드릴 수가 없습니다."


 


"으... 으에..! 에에엥...!"


 


치요가 주저앉으려 하자 준이 얼른 치요의 상체를 끌어안아 일으켰다.


 


"침착해야해. 일단 지금 다시 찰드와 카가미가 있던 곳으로 돌아가자."


 


"에엣? 하지만... 그렇게 되면 찰드님은 서번트 셋과 싸워야 해요!"


 


"지금은 방법이 없어. 우리 둘이 버몬드를 상대로 얼마나 버틸것 같니? 게다가 지금쯤이면 다른 우리 친구들이 서번트를 데리고 합류해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고."


 


"...네, 네!"


 


망설일 틈이 없다. 둘은 급히 뒤로 돌아 다시 찰드가 레이, 루엘과 싸우고 있는 현장으로 달아나려 했다.


 


"어딜 도망가려고!"


 


그러나 상대는 거대한 덩치를 가진 서번트, 성기사 버몬드였다. 치요와 준은 간단히 추격당해 앞을 막히고 말았다.


 


"갈땐 가더라도... 그 모가지는 내놓고 가야지."


 


"크윽...!"


 


그리고 버몬드가 그 커다란 검을 치켜들었다.


 


"이것으로 마스터 두명이나 끝장내는구나!!"


 


"으아앗!"


 


갑자기 준이 앞으로 도약했다. 강하게 버몬드의 상체를 온몸을 부딪혀 들어가자 순간 균형을 잃은 버몬드가 허공을 가르며 나자빠졌다.


 


"어, 어라? 뭐냐? 최후의 발악이냐?"


 


"치요! 너라도, 너라도 빨리 도망가!"


 


"에, 에?! 주, 준 오빠!"


 


버몬드가 준을 떼어놓으려 했지만 쉽지 않았고, 준이 사력을 다해 치요에게 외친 끝에 치요는 훌쩍훌쩍 거리면서도 얼른 도망가기 시작했다.


 


"...놓칠수 없습니다."


 


시선으로 치요를 쫓던 나가토가 버몬드에게 말했다.


 


"버몬드. 그 마스터를 처리하고 따라와 주세요. 저쪽 마스터는 제가 따라붙고 있겠습니다."


 


"이익..! 옙!"


 


나가토가 얼른 치요를 뒤쫓기 시작하자, 버몬드는 준의 뒷덜미를 잡아 저 멀리 동댕이쳐 버렸다. 그리고 갑옷과 그 위를 감싼 하얀 로브를 신경질적으로 툭툭 털었다.


 


"에이! 괜히 옷에 흙만 묻었잖아. 어차피 죽을게, 왜 쓸데없는 짓을 하고 난리야?"


 


준은 나무에 부딪히고 다시 흙바닥을 구르고 하느라 꼴이 말이 아니었다. 그래도 어떻게든 시간을 끌어볼 생각으로 악착같이 다시 몸을 일으켜 도주하기 시작했다.


 


"정말... 상당히 귀찮게 하는군!!"


 


탁, 탁, 탁! 미친듯이 달리던 준은 그 스스로도 이제 숨이 곧 끊어질것처럼 막혀와 더는 달릴 수 없을 지경이 되어갔다. 그러나 버몬드는 그 거대한 덩치를 이용해 지치지도 않고 펄쩍펄쩍 뛰어, 순식간에 거리를 좁혀오고 있었다.


 


"크... 으으으윽!"


 


버몬드가 바로 뒤까지 육박해오자, 준은 순간적으로 몸을 확 숙였다. 덕분에 또 허공을 가른 버몬드의 눈이 커졌다.


 


"호오... 제법인데?"


 


"하아, 하아!"


 


준이 앞으로 몇바퀴 구른 뒤에 일어나 얼른 주변에 있는 보통 크기의 돌덩어리를 집어들었다. 버몬드가 그 꼴을 보더니 히죽히죽 웃었다.


 


"왜? 그거 던지려고? 여자인지 남자인지 구분도 안가게 생긴 주제에... 그거 던질 힘이나 있나?"


 


".....차잇!"


 


준은 그래도 온힘을 다 짜내어 버몬드를 향해 돌덩어리를 집어던졌다. 그러나 돌은 버몬드 근처에도 가지 못하고 준의 발 바로 앞에 떨어졌다.


 


"하아, 하아..."


 


준은 털썩 무릎을 꿇었다. 이대로 죽는가? ...하고 까지 생각을 하던 찰나에, 준은 갑자기 땅에 닿은 무릎에 흙이 아닌 다른 느낌이 오고 있음을 깨달았다.


 


"......?"


 


"...어라? 뭐지?"


 


준은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무릎을 내려다보았다.


 


"......!!"


 


카드였다. 준의 눈이 커졌고, 버몬드의 눈은 그보다 더 커졌다.


 


"이... 이런 빌어먹을! 안돼!"


 


버몬드가 얼른 달려들었으나 준의 손이 더 빨랐다. 카드를 두 손으로 움켜잡으며 외쳤다.


 


"나와줘! 내 서번트!!"


 


촤아아아아앙! 갑자기 카드에서 터져나온 엄청난 빛에 버몬드는 눈이 부셔서 더이상 접근을 할수가 없었다. 거기다 눈 뿐만이 아니라 뭔가 알수 없는 힘이 자신을 밀어내고 있는 느낌도 받았다.


 


"제... 제기랄! 왜 이런곳에 카드가!"


 


뭔가 원혼을 그린듯한 문양의 마법원. 그리고 그 사이에 생성된 빛덩어리에서 뭔가가 빠르게 튀어나와 그대로 버몬드에게 돌격해 들어갔다.


 


"으, 으이익! 뭐냐!"


 


아직 눈이 부신게 진정되지 않았던 버몬드는 무턱대고 검을 방패로 삼아 물러날 수 밖에 없었다. 캉!! 그의 검에 뭔가가 날아와 날카롭게 부딪히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크, 크윽!"


 


상당히 커다란 신장의 여성이었다. 버몬드 까지는 아니었지만 버몬드 자체가 남자 중에서도 상당히 거대한 체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어깨까지 닿는다는 것은 만만찮게 큰 키를 가지고 있음을 알수 있었다. 어깨까지 내려오는 보라색 머릿결 사이로 빛나는 날카로운 눈이 버몬드를 응시하고 있고, 그 손에는 방금 버몬드의 검을 친 듯한 기묘한 모양의 대거를 쥐고 있었다.


 


"...뭐... 뭐냐, 넌?"


 


간신히 시선이 진정된 버몬드가 검을 고쳐잡으며 여인을 마주 노려보았다. 그러나 여인은 갑자기 그에게서 시선을 떼, 자신의 뒤에서 놀란 얼굴을 하고 있는 준을 돌아보았다.


 


"서번트, 혼령술사. 소환에 응해 찾아왔다. 너구나? 날 소환한게."


 


"어, 아... 응!"


 


준이 발딱 일어나며 말했다.


 


"그럼... 에, 그럼... 넌 나의 서번트구나!"


 


"그런것 같네. 그런데 내 마스터는 여자인가?"


 


"어? 아.... 나, 난 남자야!"


 


악을 쓰듯 하는 준을 바라보던 혼령술사 서번트는 다시 고개를 홱 돌리며 말했다.


 


"그래? 흠 그게 사실이라면 좀 무섭군. 뭐! 이쁜 남자라니, 흥. 좋네."


 


좋은건지 나쁜건지... 준이 다시 뭐라고 하려 하자 서번트가 얼른 다시 말했다.


 


"그렇다고 뭐! 네가 좋다는건 아냐! 그냥 마스터일 뿐이라고. 알겠어?"


 


"저기... 난 아무말도 안했는데."


 


거기까지 대화(?)를 듣고있던 버몬드가 잇소리를 내며 말했다.


 


"이봐들... 잡담을 거기까지 해두거라. 감히 이 나를 공격했겠다?"


 


"왜? 불만있어? 이제부터도 계속 할건데. 빨리 익숙해지는게 좋을거야."


 


그리고 그녀는 두 팔을 크게 벌렸다. 그러면서 등 뒤의 준에게 소리쳤다.


 


"네가 내 이름이 궁금하든 말든 별로 상관 없어! 하지만 혹시 궁금하다면, 까치르 라고 부르던가!"


 


그리고 쿠궁! .....하는 소리가 나지는 않았다. 대신 뭔가 까치르의 주변이 반짝, 빛나는가 싶더니 사방에서 서서히 뭔가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뭐... 뭐지!?"


 


까치르가 눈을 빛내며 말했다.


 


"멀티... 초특급 울트라 킹왕짱쎈 하이퍼...! ...여튼 어쩌구 원혼조작술!"


 


그 순간, 사방에서 어마어마한 숫자의 곤충, 날짐승, 들짐승 들이 눈이 뒤집힌체로 모조리 몰려와 버몬드를 향해 돌격해들어오기 시작했다.


 


 


한참을 추격해오던 나가토는 칫 소리를 내며 걸음을 멈추고는 주변을 두리번 거렸다.


 


"덩치가 작으니 꽤나 성가시군요... 이렇게 숨으면 정말 안보여요."


 


한쪽 둔덕 아래에 온몸을 있는대로 쪼그려 숨어있던 치요는 그야말로 생사를 넘나드는 듯한 기분이었다. 이대로 나가토가 자신을 이렇게 꼼짝도 못하게 감시하고 있으면서, 준을 처리한 버몬드가 나타난다면 꼼짝없이 죽게 될 판이었다.


 


"...다음번엔 두고 보죠..."


 


근데 기우였던 모양이다. 나가토는 치요가 이미 멀리 도망가버렸을 거라고 생각했는지 그 혼잣말을 남기고 그냥 돌아가는 것이었다. 이것은 정말 엄청난 행운이었다.


 


"후... 하아아..."


 


기운이 쭉 빠진 치요는 그대로 늘어져버렸다. 엄청난 피로가 몰려와 이대로 한숨 자버리고 싶었지만 간신히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는 쓸쓸한 동작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무도 없다.


 


함께 왔던 아유무도, 탈출 계획을 주도해줄 것 같았던 믿음직스런 이오와 카가미도,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을 보호해주던 준도 아무도 없다.


 


"흑...!"


 


기어이 다시 눈물이 터져나왔다. 자신들을 배신하고 본인만 살아남기 위해 싸움의 길을 택한 이들이 미웠고, 서번트도 없는 자신들을 함께 보호해주려고 혼자서 두세명이나 되는 서번트들을 계속 상대해야 하는 친구들과 그 서번트들에게 미안했으며, 왜 자신만 아직까지 서번트를 찾지 못한걸까 하는 서러움도 있었다.


 


얼마나 그러한 시간이 지났을까.


 


간신히 울음을 멈춘 치요는 훌쩍 훌쩍 거리면서도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멀리서 냇물 소리도 들린다. 치요는 일단 흙이 묻은 자신의 얼굴이라도 씻어내기 위해 그쪽으로 비척비척 걸어갔다.


 


"나도..."


 


그러면서도 중얼거리게 된다.


 


"나도 서번트가 있었으면 좋겠어..."


 


냇물에 손을 담그면서 다시 중얼거렸다.


 


"나도 서번트가..."


 


또다시 울음이 터지려 한다. 그러나 그 울음은 갑자기 어디선가 들려오는 새 소리 덕에 멈추고 말았다.


근처에 둥지에서 떨어진 아기 새가 있었다. 죽지는 않았으나 분명 날아서 도로 올라가지는 못하리라. 치요는 불쌍한 생각이 들어 가만히 새를 집어 올려주었다.


 


"후우... 어디 다치진 않았을까..."


 


둥지 안에는 3마리 정도의 새끼 새들이 더 있었고, 어미는 먹이를 구하러 나갔는지 없었다. 이러한 광경을 실제로 볼 일이 많지 않았던 치요는 금방 싱글벙글한 표정으로 새들을 바라보았다.


 


"후우... 그래도 죽지 않아서 다행이야."


 


그리고 다시 둥지에서 고개를 돌리려 하는 찰나, 뭔가 옆눈길에 들어오는 것이 있어서 멈칫 했다.


둥지 너머에 있는 낮은 가지에 뭔가 눈에 익은 물체가 있었다.


 


".....어?"


 


12개의 모서리를 가진, 납작한 모양의 그것은 분명히.


 


"....카드....?!"


 


치요의 눈이 커지면서 그 표정 그대로 천천히 손이 카드를 향했다. 순간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툭.


 


아직 카드에 손이 닿지도 않았는데 카드가 마치 자신의 의지인 양 치요의 손으로 다가온 것이다.


 


"이건... 이게 어찌된..."


 


치요는 믿을수 없어 하면서도 조심스럽게 카드를 쥐고 땅에 내려섰다. 그리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카드에 그려진 그림을 살폈다.


뭔가 가벼운 차림의 마법사였다. 마법? 그냥 "마법사" 라고 보기엔 가벼운 느낌이다. 더구나 그림속에 마법사가 사용하고 있는 마법이 꽤나 재빠른 느낌을 주었다. 일단 마나계열의 서번트이긴 하지만 조금 다른 느낌이었다.


 


"나..."


 


치요는 최대한 떨림을 억재하면서 그런대로 들어줄만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와주세요... 내, 내 서번트...!"


 


치직...


 


치지지지직!


 


갑자기 카드가 어마어마한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여지껏 다른 마스터들이 처음 서번트를 소환하던 그때의 광경 그대로였다. 그리고 카드는 치요의 앞 바닥을 비추었고, 사람 하나가 들어가 서 있으면 딱 맞겠다 싶은 크기의 마법 원을 형성하였다.


 


언제부터였을까? 어울리게도 그 사이에 웬 남자 한명이 들어가 서 있었던 것이.


 


치요는 그에게서 시선을 뗄수가 없었다. 찰드가 처음 등장했을때나 느껴봤던 그 감히 똑바로 바라볼 수 없는 기품이 지금 그에게서도 똑같이 느껴졌다.


감히 똑바로 바라볼수 없는 느낌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치요는 똑바로 바라볼수 밖에 없었다.


 


"....이건 꼭...."


 


순간 그의 입이 열렸다. 치요는 그가 말을 하면서 그 스스로도 자신을 신비로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음을 깨달았다.


 


"무슨 알라딘에서나 나오는 지니의 등장 같은데..."


 


"어, 아. 아아..."


 


치요가 무슨 할말을 찾지 못하고 있자, 그는 친절히 치요에게 손을 내밀며 말했다.


 


"서번트, 마술사 설하. 소환에 응해 찾아왔습니다. 레이디께서 제 마스터 이시라면, 제 손을 잡아주시겠습니까?"


 


물론 치요는 바로 손을 내밀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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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까칠사마와 서라님 등장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