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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yswichard *Fate / Battle Royal*

2008.05.06 09:00

◈ÐÆЯΚ◈찰드 조회 수:3032 추천: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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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우...  간신히 벗어난것 같에요."


 


힘겹게나마 설하를 부축하고 있는 스쿨드와, 마구 달려오느라 완전히 지쳐버린 치요를 업어들고 있는 이오는 주변이 좀 조용해지자 쓰러지듯이 주저앉아버렸다. 설하가 분한 듯이 말했다.


 


"설마 히드라 까지도 알고 지냈을 줄이야... 이럴줄 알았으면 몬스터들 다 무시하고 똑바로 늑소에게 돌격해 들어가서 결판을 냈어야 했는데..."


 


"하아... 하아... 서, 설하님..."


 


치요는 보는 사람까지 지쳐버릴 정도로 힘든 표정을 하면서도 설하의 상처를 살폈다.


 


"괜찮아요...?"


 


"후우... 아, 예. 참을만 합니다. ...마스터의 안색이야 말로 좋지 않아 보입니다만..."


 


"아, 예. 저는... 헉, 숨이 좀 찰 뿐이예요."


 


치요를 업고 달리느라 만만찮게 지쳐버린 이오는 그래도 빠르게 호흡을 가다듬고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늑소가 히드라 까지 불러낼 수 있는 괴물이라고 하면... 앞으로 그와 싸울때는 틈을 주지 않는게 관건일것 같에요. 늑소도 그만한 녀석을 불러내는데에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할테니까."


 


"예... 확실히, 방금 싸움은 그에게 너무 많은 시간을 주었습니다."


 


설하가 고개를 끄덕이자, 이오와 스쿨드는 자연히 치요를 바라보았다. 그때쯤 치요 역시 조금 진정이 됐는지 차분한 어조로 말했다.


 


"그... 그런데... 그렇다면 다음에 샤나 언니와 만났을 때는... 이, 이길 수 있는 건가요?"


 


...아니, 별로 차분하진 않았지만. 설하는 고개를 기울여 치요를 바라보다가 작게 한숨을 쉬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거야 알수 없습니다, 마스터. 서번트 간의 싸움에 [절대]라고 하는 것은 없으니까요. 그러나 방금 전 얘기처럼 틈을 주지 않고 공격해 들어간다면 승산은 있을 듯 합니다."


 


"아... 그렇죠."


 


잠시 말이 없어지는 사이, 스쿨드는 뭔가 이상하다는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이오가 그 얼굴을 깨닫고 물어보려 했으나 스쿨드가 먼저 치요에게 질문했다.


 


"저... 근데 치요쨩. 아직도 샤나를... 언니 라고 불러?"


 


"........네?"


 


치요는 그 질문을 받자 그게 뭐가 이상한건지 의아해하기 시작했고, 이오는 피식 웃으면서 스쿨드의 어깨를 짚었다.


 


"바보야. 치요는 우리같이 이 싸움에 완전히 물들지 않았잖아. ...아, 그건 너도 마찬가지던가?"


 


".......으음... 할말 없네."


 


잠시 둘을 계속 해서 아리송한 표정으로 바라보던 치요는 헤헷, 하고 웃어버렸고, 그 모습에 귀여움을 느낀 이오와 설하가 슬쩍 마주보며 미소지었다.


그렇게 분위기는 몹시 평화로웠으나...


 


피잉!


 


그 분위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마스터!"


 


설하는 순간적으로 치요를 눌러 눕히면서 엎드렸다. 파팍! 바로 옆에 흙이 튀는 소리가 들린다.


 


".......!"


 


이오와 스쿨드가 질린 표정으로 그 바닥을 바라보는 가운데, 분명히 치요를 노리고 날아온 침은 바닥에 꽂히자마자 간곳 없이 사라졌다.


 


"마술사 주제에 제법 민첩하군."


 


그 목소리를 들은 모두의 눈이 얼어붙는 가운데, 조그맣게 박수를 치며 다가오는 이들은 역시 일행을 뒤쫓아온 나노하와 페이트 였다. 짝짝짝.


 


"근데 다친 몸으로 그렇게 무리를 해서야 쓰나. 이제 편안하게 해줄테니까 얌전히 최후를 받아들여."


 


치요에게로 날아온 침은 레이의 환영술 이었다. 레이와 뱀신이 나란히 쇼트 스워드를 뽑아들고 서 있는 가운데, 페이트가 이어서 말했다.


 


"아까 히드라와 싸웠던건 정말 대단하던데... 뭐, 비록 그 모습이 되어서 도망치긴 했지만. 그 정도라도 버텼다는게 어디야. 역시 서번트는 서번트로군."


 


"........"


 


털썩, 스쿨드가 무릎을 꿇었고, 치요와 이오도 마찬가지 심정이었다. 도망칠수 없다. 지금껏 달려온것만 해도 정말 초인적인 정신력을 발휘했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히드라 만큼 큰 덩치도 아닌, 재빠른 서번트 두명이다. 설하는 타오르는 듯한 눈으로 적들을 노려보았다.


 


"얌전히 내어놓기 싫다면... 할수 없지. 좀 거칠더라도 빼앗아 갈까."


 


뱀신이 잔인하게 말하고, 뒤이어 나노하가 치요를 바라보았다.


 


"치요. 너는 싸우기 싫어하는 애 아니었니? 그런 정신으로 여태까지 살아남은것도 대단한거야. 이제 싸움 싫어하는 너 답게 우리에게 목숨을 양보하렴."


 


"닥쳐!"


 


그 말에 이오가 지지않고 외쳤다.


 


"치요를 모욕하지 마! 너희 따위 이기주의자 들이 어디 함부로 그런 소리를 할수 있어!"


 


"...넌 서번트도 없이 왜 나대고 그러니..."


 


나노하가 어이없다는 듯이 말하자, 페이트가 비웃듯이 말했다.


 


"마술사 서번트 하나 믿고 마스터 세명이서 거들먹 대다니... 창피하지도 않나봐."


 


"........."


 


슥. 설하가 몸을 일으켰고, 치요가 놀라서 설하를 올려다보았다.


 


"서, 설하님...!"


 


"더이상 그런 발언은 용서할 수 없다."


 


설하는 자신의 상처도 잊고, 눈빛 만으로도 상대를 죽일것 같이 노려보았다.


 


"후우... 참, 몰골이 너무 불쌍해서 지금 죽이기도 미안할 지경이네."


 


레이의 혀를 차는 말. 나노하의 눈이 순간 번뜩였다.


 


"조져!"


 


그리고 레이와 뱀신이 번개같이 달려들었다.


 


 


"망할. 이 무인도의 넓이가 원망스러워."


 


나무가 훌창하게 사방으로 뻗어있는 숲길 한가운데로 터덜터덜 걸어가던 테오가 손을 들어 얼굴에 부채질을 했다. 아유무가 조금 헉헉 거리면서도 싱긋 웃으며 말했다.


 


"신력으로 뭐... 더위 쫓는거는 없어요?"


 


"있으면 벌써 수십번은 썼겠다."


 


테오는 짜증을 내며 옆에 있는 바위에 걸터앉았다. 그리고 잠시 저 멀리 펼쳐져 있는 바다를 바라보더니 불쑥 물었다.


 


"마스터들은... 그 정신나간 마법사 녀석한테서 이 게임을 강요받았지?"


 


".....네."


 


"뭐라고 했지? 그러고보니 그 계기에 대해선 아직 들은 바가 없군."


 


아유무는 잠시 생각하기 싫은 기억을 되살리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그녀가 생각하기 싫다고 해서 지금 현실이 바뀌는 것은 아니었다. 결국 그녀는 어렵지 않게, 그러나 몹시 괴롭게나마 그때의 기억을 되살려낼 수 있었다.


 


"그 마법사는... 실험을 통해서 바다에 해일을 일으켰다고 했어요. 근데 그거 때문에 당시 바다 위에서 여행 중이던 배들이 휩쓸린거죠."


 


"아하... 거기에 지금 마스터들이 타고 있었군."


 


"네. 그래서... 피해를 받은 사람들이 여기 있으니 책임을 져야 하는게 아니냐고 따졌더니 이 싸움을 거론하면서 살아남은 한명만 살려주겠다고 했어요."


 


"....그렇군. 근데 내가 갑자기 왜 이런걸 물어봤는가 하면... 뭔가 좀 이상한게 있어서 말이야."


 


"네?"


 


아유무가 고개를 갸웃 하자, 테오는 입을 삐죽이며 말했다.


 


"생각해봐. 난 저승사자 녀석한테서 너희들이 다 죽는다 해도 11명 까지밖에 처리를 못해주니까, 최소한 1명은 살아남을 수 있도록 지켜줄것을 부탁받았어. 근데 저승사자가 뽑아놓은 이 12명의 재생 희망자에 대한걸 그 마법사가 어떻게 알고 너희들과 연결시켜놓은 거지?"


 


"............"


 


아유무는 입을 딱 벌렸다. 사실 그렇다. 자신들은 단 한번도 그게 이상하다고 생각해본적이 없었다. 아니, 별로 어려울것도 없이 이 서번트들의 존재를 만들어낸것도 그 마법사라고 생각해오던 참이었다. 근데 지금 테오는 그 저승사자에 대해서는 그다지 나쁘게 말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게... 강요라거나, 잔인한 일을 꾸미는 기색이라든지... 그런게 전혀 없었어요?"


 


"...글쎄? 그런건 없었는데. 오히려 하기 싫으면 말라는 식이었지."


 


"......"


 


그렇다면 그 둘은 동일인물이 아닌 것이 된다. 아유무가 다시 둥그레진 눈으로 뭔가 다시 물어보려 할때였다.


 


콰광!!


 


어디선가 폭음이 들렸다. 아유무는 깜짝 놀라 몸을 움츠렸고, 그와는 대조적으로 테오는 뱀처럼 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폭음?"


 


"그, 근처에서 누가 싸우는것 같에요."


 


테오는 다시 아유무를 바라보았다.


 


"가보자! 혹시 치요 애들일수도 있어."


 


 


그렇다.


설하는 혼신의 힘으로 불덩어리를 날렸으나 이미 힘이 다한 설하의 마법엔 위력이 없었다. 간단하게 공격을 피한 뱀신은 씨익 웃으며 쇼트 스워드를 치켜들었다.


 


"왜 그러지? 원래의 그 스피드를 내지 못하는것 같군!"


 


촤악! 뱀신은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는 설하를 후려쳤고, 설하는 상체 가슴부터 배까지 살가죽이 그대로 벌어졌다.


 


"크악!!"


 


대책없이 나가떨어진 설하는 그 충격으로 인해 더이상 움직일 수 없었다. 레이는 싸움엔 참가하지 않고 나노하, 페이트와 함께 팔짱을 낀체 킬킬 거리며 구경중이었다. 직접 설하와 싸움 중인 뱀신은 한술 더 떠서,


 


"이거야 원... 특화 능력을 쓸것도 없네. 지금의 너는 내 미숙한 칼솜씨 만으로도 충분하다, 마술사 나부랭이야."


 


하고 여유를 부렸고, 그 말에 나노하는 배를 잡고 웃어댔다.


 


"설하님!"


 


"아앗? 이오 오빠!"


 


결국 더이상 참지 못하고, 상대가 안될줄 알면서도 이오는 땅을 박차고 뱀신에게로 달려들었다. 뱀신은 자신에게로 달려오는 이오를 슬쩍 바라보더니 혀를 찼다.


 


"이건 또 뭐야... 패배자는 얌전히 찌그러져 있을 일이지."


 


그리고 그는 이오의 눈을 똑바로 응시했다.


 


"헉?"


 


덜컥. 이오는 순간 숨이 멎을것 같은 표정을 지으며 멈춰섰다. 그러다 그대로 뒤로 주저앉더니 주춤주춤 물러나기 시작했다.


 


"으아... 으아아! 아아아아아!"


 


미친사람. 그렇다. 이오는 지금까지의 강직한 모습은 간곳 없이 미친사람 처럼 손을 내저으며 마구 물러났다. 그 모습을 보며 뱀신이 코웃음을 쳤다.


 


"이정도 최면술도 버텨내지 못하는게 나를 어쩌겠다고 달려나오는거지."


 


"크윽... 배, 뱀신...!"


 


설하가 간신히 상체를 일으키면서 말했다.


 


"평범한... 평범한 인간에 지나지 않는 마스터들을... 그렇게 농락하는게 재미있나...?"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 아무것도 안하고 있었으면 내가 얻어맞을 판이었는데. 이건 정당방위라고."


 


그리고 뱀신은 다시금 쇼트 스워드를 고쳐쥐었다.


 


"그리고 지금은 남 걱정할 때가 아닐텐데..."


 


슥... 뱀신은 똑바로 설하의 목을 겨냥하며 말했다.


 


"넌 아무 저항도 못해. 내가 심안술로 네 머릿속에 엄청난 방해를 하고 있으니까. 그렇지? 느껴지나?"


 


"크윽...."


 


설하는 이를 악물고 뱀신을 똑바로 노려보았다. 그러나 그는 확실히, 그 어떤 마법도 사용할 수 없었다.


 


"역시 서번트는 서번트로군. 저렇게 이오 라는 패배자 처럼 현혹되진 않네. 대단해. 하지만 넌 내 칼을 벗어날 수 없어. 마법을 못쓰니 블링크도 불가능하겠지."


 


"........."


 


지켜보고 있던 페이트가 표정을 굳히며 외쳤다.


 


"자! 시간 끄는건 여기까지야, 뱀신. 빨리 끝내버려!"


 


뱀신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라시는군. 들었지? 이제 자비심은 버리도록 하지."


 


"서..... 설하님! 우아아앙!"


 


치요의 안타까운 울음소리와 함께, 쇼트 스워드가 옆으로 흩날린다.


 


"끝이다, 마술사! 네 마스터는 곧장 길동무로 함께 보내주마!"


 


화아아악! 콰직!!


 


"크악?!"


 


순간, 비명소리는 엉뚱한 곳에서 들려왔다.


 


".......엉?"


 


레이가 허물어지고 있었다. 그 옆에선 나노하와 페이트가 눈이 왕방울만 해져서 레이를 바라보고 있다.


 


"레..... 레이?!"


 


그의 옆구리를 강타한건 척 보기에도 굉장히 아플것 같은 돌멩이. 레이는 옆구리를 감싸쥐며 턱 무릎을 꿇었다.


 


"누..... 누구냐?!"


 


나노하가 급히 뒤를 돌아보았으나 이미 하얀색의 로브를 걸치고 있는 그 서번트는 둘의 바로 앞까지 육박해 있었다.


 


"페.... 페이트쨩!!"


 


퍼벅!


목덜미를 정통으로 맞은 페이트는 그대로 목뼈가 꺾여버렸다. 절대 인간 스스로는 돌릴 수 없는 기괴한 각도. 레이가 허물어져 있는 동안 접근해온 하얀 로브의 서번트가 페이트의 목을 후려친 것이다.


 


"...빙고."


 


테오였다. 마스터 둘을 보호하고 있는 레이를 일단 공격해놓고 그가 아픔을 추스르는 틈을 노린 것이다.


 


"너 이 개자식! 무슨 짓을!!"


 


나노하가 비명을 질러올리며 테오에게 덤벼들었으나 테오는 귀찮다는 듯이 로드를 놀렸다.


 


"자, 바쁘니까 넌 찌그러져서 차례를 기다려."


 


퍽! 로드 끝에 배를 찔린 나노하가 가볍게 뒤로 날아가고, 테오는 그대로 쓰러져 있는 페이트의 배를 향해 로드를 치켜들었다.


 


"하아아아압!"


 


푸슛!!


 


".....마스터!!"


 


뱀신이 크게 외쳤으나 소용 없다. 테오가 온힘을 다해 내리찌른 로드의 끝은 페이트의 배를 뚫고 땅에 박혀버렸다.


 


"아... 크으... 컥......!"


 


페이트의 눈이 멎고... 입에선 스멀스멀 고름 범벅이 된 피가 스며나온다. 테오는 그 모습을 보고 회심의 미소를 짓더니 로드를 뽑아들고 뒤로 크게 뛰어 물러났다.


설하는 이미 치요, 스쿨드의 곁으로 돌아와 있다. 그 난리가 나는 동안 아유무가 얼른 설하를 부축하여 데리고 온 것이다. 그리고 테오 역시 빠른 속도로 물러나 합류한 뒤, 뱀신을 향해 로드를 겨냥했다.


 


".....마스터...?"


 


뱀신이 천천히 페이트를 향해 걸어갔다. 한발... 한발...


그 동작이 무겁다.


 


"마스터...!"


 


목이 꺾인 체로, 입과 배 한가운데에서 피를 철철 흘리고 있는 페이트는 이미 살아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마스터...억! 크어러러럭!"


 


촥! 페이트를 향해 걸어가던 뱀신이 길게 피를 토했다. 그리고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졌다.


 


"페.... 페이트쨩...! 뱀신님!!"


 


나노하가 울음을 터뜨리며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 사이, 뱀신은 기어이 빛가루를 흩날리며 사라지고 말았다.


 


".....너 이 자식아!!"


 


레이가 테오를 향해 사납게 외치자, 테오가 픽, 하는 웃음을 흘리고는 낮게 말했다.


 


"마스터들을 보호하는 임무를 맡았으면 그 임무에 충실했어야지. 같이 팔짱끼고 싸움 구경이나 하고 있다니... 그래놓고 기습을 당하고 말야. 어리석기 짝이 없는 서번트로구나."


 


"크윽.....!"


 


레이는 잠시 테오를 죽일 듯이 노려보다가 흠칫 했다. 설하가 완치된 체로 테오와 나란히 서서 자신을 노려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레이는 순간 냉정을 되찾고 울고있는 나노하를 달랬다.


 


"마스터... 일단 이 자리를 피해야 합니다."


 


"싫어! 페... 페이트쨩을 여기에 이렇게 두고, 어어어! 크흑! 어딜 간다는 거야!"


 


"마스터... 허나 지금은 적들이 눈 앞에..."


 


레이는 필사적으로 나노하를 달래려 했지만 나노하는 요지부동이다. 페이트의 사체를 끌어안고 움직이려들지를 않았다. 테오가 냉소를 지으며 그 광경을 바라보다 잔인하게 말했다.


 


"그래 맞아... 가긴 어딜 가... 너희도 여기서 나란히 흙침대에 누워야지."


 


그리고 설하를 돌아본다.


 


"몹시 지쳐있겠지만... 약간씩 지원마법 좀 부탁할 수 있을까? 네가 조금만 지원해주면 저런 놈 쯤 순식간....?"


 


"........"


 


갑자기 치요가 앞으로 한발 나섰다. 테오가 어리둥절 한 얼굴로 치요를 바라보는 가운데, 치요는 머뭇머뭇 하면서도 분명한 동작으로 한발 한발 나노하와 레이를 향해 걸어나갔다.


 


"이, 이봐. 치요. 위험하다구."


 


"마스터..."


 


테오와 설하가 나란히 그녀를 부르는 가운데, 치요는 푹 잠긴 목소리로, 흐느끼고 있는 나노하에게 말했다.


 


"...나노하 언니."


 


".........."


 


나노하는 대답하지 않았다.


 


"저희들은 잠시 물러날께요... 여기에 페이트 언니의 무덤이라도 만들어 주세요."


 


"뭐야?!"


 


테오가 큰 소리를 쳤다.


 


"이런 기회를 그냥 날려보내자고?! 지금 제정신인가!"


 


"테오. 말을 삼가라."


 


설하가 테오의 어깨를 잡았다.


 


"마스터께선 그런 무자비한 살생은 원하지 않으신다. 우리의 목적을 잊었나?"


 


"목적을 잊었냐고? 애초에 우리 목적은 자신 외의 모든 자들을 쓸어버리는 거였지!"


 


"....."


 


설하는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그럼... 그 목적으로 다시 관심을 돌릴테냐?"


 


"....."


 


힐끗. 아유무가 테오를 바라보았다. 아유무는 고개를 가로저었고, 테오는 더이상 아무말도 할수 없었다.


설하가 다시 말한다.


 


"너는 어떨지 모르지만 네 마스터인 아유무님 께서도 서로 죽이는 이 싸움을 원하지 않으시는 걸로 아는데. 모두가 싸움을 멈추고, 대륙으로 다시 돌아갈 방법을 찾아보길 원하시는 것이다. 그걸 전제로 놓고 보면... 지금 저 나노하를 굳이 죽이는 것에는 어떤 의미가 있지?"


 


"........."


 


테오는 입을 삐죽이면서 조그맣게 말했다.


 


"그럼... 저 나노하가 우리가 설득한다고 화합으로 돌아서기라도 한다는 말인가?"


 


".....0 퍼센트는 아니길 빈다는 거지... 마스터께선."


 


그들은 다시 치요를 바라보았고, 치요는 잠시 더 동작이 굳어있는 나노하를 바라보다가 슬쩍 눈물을 훔치며 일행에게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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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ㅋ!


뱀신님 ㅂㅂ~ 수거하셔뜸 (?)


 


다음은 누굴 죽일까 ㅡ.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