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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yswichard *Fate / Battle Royal*

2008.04.21 16:04

◈ÐÆЯΚ◈찰드 조회 수:1740 추천: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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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치 않은 눈으로 수상한 분위기를 내뿜고 있는 나무들을 둘러보던 치요와 이오 앞에 쉐로가 나타난건 생각보다 금방이었다. 별다른 선재공격 없이 쉐로는 느긋하게 일행 앞에 모습을 드러냈고, 그 동작은 평온하기 짝이 없는 것이어서 잔뜩 긴장하고 숲에 들어섰던 일행은 어안이 벙벙해질 수 밖에 없었다.


 


"...당신이 마도사 서번트 입니까."


 


설하의 질문. 쉐로는 역시 느긋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느껴지는 기운으로 보아하니, 자네도 마나 계열의 서번트인 모양이군. 반갑네. 마법사인가, 마술사 인가?"


 


"마술사 입니다."


 


"마술사... 호오... 그래?"


 


쉐로는 살짝, 경계하는 낯빛을 띄었다. 그러나 그건 한순간 이었고, 치요 일행중 누구도 쉐로의 그 눈빛을 알아채지 못했다. 더구나 후드에 반쯤 가려져 있는 눈이므로...


그러나 그것이 의미하는 것은 생각보다 큰 것이다. 쉐로는 얼른 그런 기색을 감췄으나 설하에게 적잖은 적대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마술사라. 마술사... 어쩌면...


 


"마법사가 아니라 마술사 라고...? 그럼 마나 계열의 술사 치고는 잽싼 편이겠구먼."


 


"칭찬을 들으러 온게 아닙니다."


 


듣고 있던 에도가 한발짝 앞으로 나섰다.


 


"마도사 쉐로. 당신은 지금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 건가요."


 


쉐로는 슬쩍 에도를 보더니 씨익 웃었다.


 


"이거 오랜만이군. 대충 일주일 됐나? ...아니군. 5일이 좀 안됐군. 그날 이정도 시각에도 우리는 첫번째로 맞딱뜨렸었지. 반갑기까지 한데."


 


"그렇습니까. 어물쩡 넘어갈 생각은 하지 마시죠. 당신이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지, 우리는 미리 짐작을 하고 온 바 입니다. 확실히 말해주지 않으면 우린 짐작해온 바 대로 판단할 수 밖에 없습니다."


 


"짐작이라. 무슨 짐작을 하고 온거지?"


 


이오가 당장 말했다.


 


"섬을 통째로 수장시킬 음모를 꾸미고 있음을 모를줄 알아!"


 


갑자기 터져나온 발언에 쉐로는 잠시 멍한 표정을 짓다가 다시 미소를 띄었다.


 


"아아. 짐작한 바란 바로 그것인가."


 


그러더니 갑자기 차가운 눈빛으로 표정을 바꾸었다.


 


"제대로 봤다. 그래, 내가 그런다고 해서 너희들이 날 어찌 할 것인가?"


 


"뭣이...?"


 


여태 주변 분위기 탓에 겁에 질려있던 치요가 얼른 말했다.


 


"그만 두세요! 스, 스쿨드 언니가 당신이 그렇게 하도록 내버려 두던가요?!"


 


쉐로의 미소는 잔인함, 그 자체였다. 서서히 주변의 나무들이 움직여간다. 스스스, 스스스!


 


"마스터께선 정말 친구들을 소중히 여기는 분이시지... 나는 마스터의 의견을 존중하여, 그 어느 누구의 희생도 보여드리지 않고 가장 빠르게 이 싸움을 끝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 것이다. 마스터께선 당연하게도 죽음을 두려워 하고, 또한 친구들의 처참한 모습도 보고 싶어하지 않아 하신다. 그렇다면 일단 나로선 최후의 승자가 되야 하는 사명이 주어지게 되지. 하지만 직접 너희들 처럼, 다른 마스터와 서번트를 찾아다녀서는... 친구들의 처참한 희생 장면을 그대로 보여드리게 될 뿐이다. 차라리 모두가 바다 속에 잠들도록 하는것... 잔인하지도 않고 희생되는 모습을 보여드리지도 않으며, 동시에 최후의 승리자가 될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지."


 


긴 설명을 마치고 쉐로는 아무말도 못하는 일행을 한차례 주욱 둘러보다가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어떤가. 무엇하나, 난 나의 마스터를 강제하는 일은 하지 않았다."


 


"네놈......."


 


쉐로는 흘긋, 살기를 띄고 있는 설하를 훔쳐보더니 주변의 나무들을 향해 팔을 펼쳤다. 그러자 나무들의 움직임이 더욱 격렬해졌다.


 


스스슥! 싸아아아...!


 


바람에 의한 움직임이 아니다. 밀실화 되어있는 숲 속엔 분명 바람이 있었으나, 그 바람에 의해 움직이는 나무들이 아니었다.


 


"지금은... 좀 위험해 보이는 군요."


 


에도가 일행을 둘러보며 말했다.


 


"일단 밖으로 나가서 보금자리로 통하는 다른 길을 찾아보거나, 외부에서 이 숲을 파괴할 방법을 쓰거나 해야 합니다. 이 안에서는 방법이 없어요."


 


"........."


 


이오가 고개를 끄덕이기가 무섭게, 콰드득! 콰드득! 하더니 일행이 들어왔던 입구가 나무 줄기들로 가로막혀 버렸다.


 


"으에엑?"


 


치요가 입을 쩍 벌리며 설하의 팔을 껴안는 순간, 주변에 있던 나무들이 뿌리를 다리처럼 움직여 서서히 이쪽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그 소음도 소음이지만, 거대한 나무들이 돌격해오는 모습은 정말 괴기스럽기 그지없었다.


 


[여기까지 들어온 이상, 살아서 나갈 생각은 말아라. 뭐, 어차피 잠시 후 섬이 가라앉으면 여기서 살아 나간다 해도 의미가 없겠지만... 으하하하!]


 


사방에 울려 퍼지는 쉐로의 목소리. 그리고 그 말의 메아리를 신호 삼아, 돌격해오던 나무들이 일제히 가지들을 뻗어대기 시작했다.


 


"꺄아아악!"


 


비명을 지르는 치요를 이오가 황급히 감싸고, 다시 그 주변을 에도와 설하가 가로막았다.


 


"어린애 장난같은....."


 


설하의 입에서 나온 말은 뜻밖이었다.


사방에서 날아오는 가지며 줄기는 수백가닥에 이른다. 저기에 몇대 얻어맞고 나면 살갗이란 살갗은 모조리 먹음직스런 회가 되어 버릴 것이다. 에도 마저도 이 말도 안돼는 상황에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으나 설하 만은 태연했다.


 


"....파이어볼(Fire ball)."


 


짤막한... 그야말로 검사가 검을 휘두르는 것 보다도 빨리 이루어진 그의 캐스팅. 그에게로 날아들던 수십가닥의 가지들은 삽시간에 불에 휩싸였다.


 


"어...?"


 


치요가 눈이 동그랗게 되어 자신의 서번트를 바라본다. 설하는 그의 마스터에게는 등을 보여준체, 앞을 가로막고 이쪽으로 달려드는 가지들을 손 하나 까딱 안하고 제압해버렸다.


그리고는 살짝, 몸을 반만 돌려 가지들에게 얻어맞기 시작하는 에도를 바라보았다.


 


"에어 어택(Air attack)."


 


퍼퍼펑! 뭔가에 얻어맞았는지 에도를 후려치던 가지들이 일제히 한쪽으로 처지더니 터져나갔다. 에도 역시, 그리고 이오도 마찬가지로 설하를 돌아보았으나, 설하는 다시 몸을 되돌려 그의 일행들에게 등만을 보인 자세로 돌아가 있었다.


 


"한가지 잊은게 있군... 마도사."


 


불이 붙은 가지는 삽시간에 가지의 팔을 타고 번져서 나무들의 몸체에 까지 옮겨붙었다. 설하가 조용히 말했다.


 


"네놈의 수법은 나 마술사에게도... 다른곳에 있는 마법사 에게도 통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멸을 부를 뿐이지. 이런 나무들로 이루어진 함정이야말로, 불에 특히 약하다는 생각을 왜 해내지 못한건가."


 


".......!"


 


한쪽에 서서 설하의 말을 들은 쉐로는 눈을 치켜떴다. 타들어가는 자신의 나무들을 바라보며 그는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그렇군... 맞아. 네놈이나 마법사 에게는 왠지, 뭔가 불안하다 싶었지.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날 바보 취급하는 것은 곤란한데. 내가 설마 함정을 이거밖에 준비해놓지 않았다고 생각하는건 아니겠지."


 


"......이 이상 뭐가 또 있단 말이냐."


 


설하는 순간, 슬쩍 입끝이 올라가는 쉐로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너는 간단한 원소 마법을 다루고... 마법사는 원소들을 조합한 다른 현상을 일으킬 수 있지."


 


일행은 갑자기, 왠지 주변이 어두워져 가는 것을 느꼈다. 물론 밤이라 어두운건 당연하지만, 그래도 이건 날씨에 의함 어둠과는 뭔가가 다르다.


 


"마도사는 그 이상, 무엇이 더 가능하다고 생각하나."


 


치요와 이오 등은 문득, 자신들이 딛고 있는 땅이 서서히 암흑으로 물들어간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건,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었다.


 


"마법사의 능력의 증폭개념이지... 마나(Mana)의 이름 아래 조합한 것을 다시 조합하여, 의지 계열의 술사들이 하는 짓과 비슷한 짓 까지도 가능하게 만드는, 아니, 아예 이(異)차원적인 현상 까지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능력...!"


 


설하와 에도 역시 깨달았다. 자신들은 시커먼 어떤 암흑의 영역 속에 갇혀있었다. 쉐로의 눈이 확 뜨여진다.


 


"그것이 마도사다!"


 


푸화하하하학!


암흑은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들고 일어나며 도가니를 만들더니 삽시간에 치요를 뒤덮어버렸다.


 


"꺄아아아악!"


 


"마스터!!"


 


설하와 에도, 이오가 한꺼번에 달려들어 암흑을 거둬내려 했으나 마치 전기가 오르는 듯한 엄청난 충격 때문에 도저히 손을 댈 수가 없었다. 에도와 이오는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치요를 뒤덮고 있는 암흑 덩어리를 바라보았으나 설하는 정신나간 사람처럼 미친듯이 암흑에게로 달려들었다.


 


"서... 설하님...!"


 


"마스터...! 마스터! 마스터!!"


 


파지직! 파지지직! 전기인지 뭔지도 정확히 알수 없는 충격파가 설하를 사정없이 후려쳤으나 설하는 이를 악물고 거기에 대항했다. 그의 손이 암흑 덩어리를 움켜잡고, 찢어내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으하하하하...!!"


 


쉐로의 웃음소리. 그것이 또다른 신호였는가. 아직 타지 않은 남은 나무들이 다시금 일행을 포위해왔다.


 


"이.... 이런!!"


 


이오와 에도의 눈이 커지는 사이, 그 날카로운 가지들이 돌격해오기 시작했다.


 


 


고통은 잠깐이며, 침묵은 영원하다.


암흑이 자신의 몸을 집어삼키는 고통은 보기보다 그렇게 심각하진 않았다. 약간의 고통이 끝나자 곧 나른함이 찾아왔고, 평온하다 못해 잠이 올 지경이다.


 


"후우...."


 


뭔가 엄청난 일을 마무리 짓고 난 뒤에 안도의 한숨, 그와 비슷한 것이 입에서 스며 나온다. 사방은 암흑 그 자체였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으나 지금은 왠지 그런게 전혀 문제 되지 않는다.


 


[어때.......?]


 


문득, 멀리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감겨들던 눈을 살짝 걷어올려 본다. 뭔가 본것 같기도 한 기분. 그러나 여전히 눈 앞은 어둠 뿐이다.


 


"누구...?"


 


궁금한 마음에 주위를 둘러본다. 그러나 둘러봤다고 "생각"할 뿐, 지금은 자신의 몸 조차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 정말로 고개를 움직였다고는 장담할 수 없다.


 


[이것이... 최후의 승자가 가지는 평온함이야.]


 


목소리는 다시 들려왔다. 이번엔 확실히 그 목소리를 제대로 들어 볼 수 있는 크기 였다.


자신의 목소리...?


 


"누구야...?"


 


힘없이 묻는다. 자신에게서도 목소리가 나간다는것 조차 지금은 신기하다. 신기하면서도, 무관심하다. 그러거나 말거나... 하는 느낌이 강하면서도 놀라울 따름이다.


 


[나는...]


 


눈 앞에 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모습은, 자신이 아는 모습이었다.


 


[치요, 바로 너야.]


 


"나...?"


 


치요는 여전히 힘없는 눈으로 눈 앞의 자신을 응시했다. 그러다 살짝 눈에 힘이 들어가는 것을 느꼈다.


 


아름다웠다.


 


아직 한없이 어린 나이인 자신인데, 그 때문에 늘 거울을 봐도 아름다운 거랑은 거리가 먼 어린아이의 모습일 뿐인데... 지금 눈 앞에 나타난 자신은 확실히 자신과 똑같은 모습임에도 불구하고 너무도 아름다워 보였다.


 


"넌... 나일리가 없어... 나 치고는 너무 예쁜걸."


 


[스스로를 의심하다니, 치요. 너답지 않아.]


 


그것은 살짝 손을 들었다. 치요는 엉겁결에 마주 손을 들었다. 암흑 속에서 뻗어나온 자신의 손이 보인다.


둘은 손을 마주잡았다.


 


[내가 아름답다고 느끼니?]


 


고개를 끄덕인다. 자연스레,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럼 너도 아름다운 거야. 나는 너고, 너는 나니까.]


 


더할 나위없는 평온함이 그것의 말 속에서 느껴졌다. 치요는 가만히, 그것의 손을 가지고 와서 자신의 가슴을 짚었다.


 


"그런데... 어떻게 내가 내 앞에 나타나 있는걸까?"


 


치요의 질문. 그것은 조용히 대답했다.


 


[우린 최후의 승자가 된거야.]


 


"최후의 승자...? 아냐. 난 분명히 마도사 서번트의 함정에 걸려서..."


 


[아냐. 그렇지 않아.]


 


그것은 남은 한 손을 마저 들어올려, 살며시 치요를 감싸안았다.


 


[기억은 덧없는 거란다. 봐, 실제로 이렇게나 포근하잖니?]


 


"........."


 


이상하게도, 치요는 부정할 수가 없었다. 감성은 이성을 짓밟고 마음을 점령해온다. 치요가 마구 풀려버린 어조로 말했다.


 


"그럼... 왜... 왜 대륙으로 돌아가지지 않고 여기에..."


 


[누가...?]


 


마주 힘없는, 그것의 목소리는 아직도 평온 그 자체였기에 말의 뜻을 이해하게 되기까지는 시간이 좀 필요했다. 치요는 의아하면서도 아직 풀린 눈 그대로였다.


 


"나... 내가 최후의 승자라면... 혼자 살아남는데 성공했다면... 다시 육지로 돌아가야 하는거잖아..."


 


[.....]


 


치요를 감싸안고 있던 그것은 살짝 몸을 떨어뜨리더니 치요를 눈 앞에서 마주보았다. 아름답다! 치요는 생전 처음 보는 자기 스스로의 아름다운 모습에 넋이 나가버릴 것 같았다. 그것은 살며시 손을 들어 손가락으로 치요의 이마를 짚었다.


 


[난... 우리가 최후의 승자라고만 했지... 살아 있다고는 하지 않았단다.]


 


"........"


 


역시나 시간이 좀 필요했던 이해. 치요는 서서히 불안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살아있지 않아...? 그럼... 죽은거야?"


 


[죽어 있다고도 하지 않았어... 넌 너 자신을 잃어버린거야.]


 


"잃어버려...? 날?"


 


덜컥, 겁이 나기 시작했다.


이제까지의 평온함은 더이상 느껴지지 않았다. 무서운 불안감 만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두렵니...?]


 


이마에 가 있던 손가락은 살며시 내려와 코 끝을 짚는다.


 


[하지만... 널 그렇게 만든건 너 자신인걸.]


 


"나... 내가 그랬다고...?"


 


손을 치운 그것은 조금 더 얼굴을 가까히 해왔다. 이건... 너무 가까운데...


 


[아무도... 죽이고 싶지 않고... 모두 함께 탈출하길 원했던 너야. 하지만 지금은 어떠니...?]


 


코가 맞닿는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이마가 닿았다. 그것의 미소는 매혹적이다.


 


[넌... 무의식적으로 너의 편과 적을 갈라놓고 있었지. 누군가를 없애야 우리가 살수 있다... 라는 식으로 말야.]


 


"아... 아냐."


 


치요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아냐! 그렇지 않아! 난... 난 모두가 다 같이 살아서 무인도를 빠져나가길 바래왔을 뿐이야!"


 


그 외침은 절규로 바뀌어 있었다. 벽이라곤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는 그 공간에 신기하게도 치요의 외침이 메아리치고 있었다.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니?]


 


그것은 정말로 치요와 한몸이었던 것처럼 서서히 치요와 온몸을 맞대어 왔다.


 


[넌... 정말로 누군가를 적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니?]


 


".......!"


 


굳어져버린 치요의 눈 앞에서, 그것은 여전히 매혹적인 미소를 흘리며 말했다.


 


[난... 난 그 때문에 나를 잃어버렸어...]


 


"아... 아냐.....!"


 


[겉으로는 함께 할 것을 외치면서... 정작 속으로는 적을 나누고 있었던 거야. 난 어느쪽을 나로 믿어야 하지...?]


 


"아냐...!"


 


마스터...!


뭔가 다른 소리가 들려왔다. 사방에서 울리는 목소리. 하지만 치요는 그 소리를 듣지 못했다.


 


"난... 난... 정말로, 정말로 모두가, 모두가 함께 살아서 나갔으면 했어...! 그 누구도 죽이고 싶지 않았어!"


 


[하지만 넌 그렇게 하지 않았어.......!]


 


그것의 목소리는 어느샌가 책망으로 바뀌어 있었다. 그것은 거칠지 않게, 그러나 격렬하게 다시금 치요를 껴안았다.


 


마스터...!!


다른 소리는 아까보다는 약간 더 커져 있었다. 그러나 역시 치요는 그 소리를 듣지 못했다.


 


"아냐! 아냐! 우아아!"


 


치요는 머리를 부여잡고 흔들었으나 그것이 강하게 끌어안고 있어서 그 동작마저 자유롭지 못했다.


 


마스터!!


 


[난 어느쪽을 나로 믿어야 해.....?]


 


그것은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스르르르륵 하고 그것이 치요의 몸으로 스며들어가 버린 것이다. 머리를 부여잡은 자세 그대로의 치요 혼자 남겨졌고, 더이상 아무것도 남지 않은 암흑이 펼쳐지자 기어이 그녀는 울음을 터뜨렸다.


 


"으아아아아!"


 


[마스터!!]


 


그리고 그 순간, 갑자기 눈앞에 어떤 남자가 나타났다. 설하였다.


 


"마스터!"


 


사용할 수 있는 온갖 마법을 전부 사용한 설하는 기어이 암흑 덩어리의 일부를 찢고 그 속으로 침투해 들어올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암흑의 공간은 밖에서 보던 것과는 차원이 틀린 세계였다. 지나치게 넓고, 치요가 느끼던 바와는 정 반대로 무척이나 답답하고 숨통이 막혀왔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에 버려진듯 웅크리고 있는 치요의 모습은 슬픔 그 자체였다.


설하는 냉큼 치요에게로 다가가 그녀의 어깨를 잡고 흔들었다.


 


"마스터!"


 


"으흑... 흑... 아아앙!"


 


치요는 우느라 정신이 없는 상태였다. 치요의 한없이 작은 몸은 슬픔과 혼란이 뒤섞여 마구 떨리고 있었다.


 


"나... 난... 난 죽이고 싶지 않았어...! 난...! 누가 죽어야만 내가 살아나는... 어어! 그런게 싫어어!"


 


"마스터!"


 


설하는 입으로 치요를 부르고 그녀의 어깨를 흔들고는 있었으나 어떻게 해야 좋을지 알수가 없었다. 얼른 보기에도, 그녀는 이 곳으로 잡혀 들어와서 심각한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


 


".......마스터. 무례를 용서하십시오."


 


턱. 설하는 극적으로 치요를 품어안았다. 치요는 누군가 와서 다시금 자신을 품어안았다는 사실을 깨달은듯, 서서히 울음을 멈춰갔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치요가 완전히 울음을 멈추고 설하의 가슴에 머리를 기대자, 설하가 조용히 말했다.


 


"마스터께선... 누구도 죽이고 싶어하신 적이 없습니다."


 


"........."


 


설하는 가만히 고개를 숙여, 치요를 마주보았다.


 


"왜 스스로를 의심하십니까. 저는 마스터의 그런 마음이 너무 좋았고... 두번째 생을 포기하는 한이 있어도 이뤄드리고 싶었습니다."


 


치요의 눈은 설하의 말이 제대로 들리는지도 잘 알수 없을 정도로 멍 해져 있었다. 따라서 그 입에 열리고, 말 비슷한 것이 흘러나와도 현실감이 몹시 떨어지는 것이었다.


 


"난... 난... 그러면서도 적을 나눴어요... 적을 나누고... 그들을 모두..."


 


"어떻게 그런 약한 생각을 하는 겁니까!"


 


설하가 느닷없이 큰 소리를 냈다. 치요의 멍한 눈이 조금 커지고, 설하는 계속 외쳤다.


 


"당신이 적을 나눈게 아닙니다. 확신이 서질 않으시는 겁니까! 적을 나눈건 당신들을 이 무인도로 쫓겨오게 만든 그 정체도 모를 마법사고, 혼자 살겠다고 서번트를 먼저 찾으러 나갔던 이기주의자 들입니다! 당신이 무슨 적을 나누었다고! 마스터의 잘못이 대체 무엇입니까!"


 


치요의 멍한 눈이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 머리 속, 천재라고까지 불리던 엄청난 두뇌 속에서는 보통 사람이라면 상상도 할수 없을 만큼 많은 생각들이 오가고 있을 것이 분명하다.


 


"확신을 가지셔야 합니다, 마스터! 당신은 모두가 함께 살아서 무인도를 빠져나가길 바랬고, 마법사의 술수에 넘어가 이기심을 앞세워 서로를 적대시 하는 자들로부터 대항했을 뿐입니다. 마스터께서 적을 나눈게 아닙니다!"


 


"아... 아아...!"


 


치요의 눈도 떨리고, 입도 떨리기 시작했다. 부들부들, 작게 소용돌이 치는 그 자그마한 눈망울과 입술을 바라보던 설하는 그대로 입을 맞춰버리고 싶은 욕망을 간신히 억눌렀다. 그렇게 해서라도, 그렇게 어린아이의 숨결을 탐해서라도 지금 눈앞의 소녀를 진정시키고 싶었다.


 


"마스터께선, 그럼 대체 누굴 적으로 생각하셨던 겁니까?"


 


".........."


 


꿈틀. 치요의 몸이 짧은 경련을 일으켰다. 치요라면, 눈앞의 소녀가 정말로 설하의 마스터이자 그 순진무구한 어린 소녀 치요라면 절대로 대답하지 못한 질문에 그녀 내면으로 침입해 들어간 "자신을 괴롭히기 위한 자신"이 방황을 시작한 것이다.


 


"당신이 생각했던, 적이 누구입니까. 마스터의 머릿속엔, 그저 모두가 함께 무인도를 탈출하고 싶고, 우릴 적대시 하고 있는 이들이 그렇지 않게 되기만을 바라고 있었을 텐데... 그렇다면 마스터가 적이라고 치부해 버리고 일방적으로 죽이고 싶었던 그들은 과연 누구입니까?"


 


"아아...!"


 


치요의 눈빛이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멍한 눈은 이제 찾아볼 수 없다.


 


"스스로가 평소에 생각해오던 바에 대한 믿음을 잃지 마십시오, 마스터... 마스터 당신은..."


 


설하의 어조는 다시 평온함으로 돌아가 있었다. 그는 아까 전 치요의 "자신을 괴롭히기 위한 자신"이 그러했던 것처럼, 살며시 치요와 이마를 맞대고 부드럽게 말했다.


 


"그 누구도 적으로는 생각하지 않는, 그 점이 가장 아름답습니다."


 


암흑의 공간이 격변하기 시작했다.


 


 


파자작!


 


수많은 가지와 줄기에게 온몸을 봉쇄당한체 이리저리 얻어맞고 있는 에도와, 그 뒤에서 피투성이가 된체 절망에 빠져있던 이오는 갑자기 암흑덩어리에 금이 가기 시작하자 순간적으로 그쪽을 돌아보았다.


 


".....뭐지?"


 


쉐로 역시 당황하여 암흑덩어리를 바라보았을때였다.


 


콰과과과과!


 


암흑덩어리가 크게 폭발했다.


그 때문에 이오와 에도를 후려치고 있던 줄기들도, 에도의 몸을 휘감고 있던 가지들도 모조리 폭발에 휩쓸려 나갔다. 이오와 에도 역시 강렬한 폭발에 휘청거렸지만, 어쩐지 줄기들이 받는 영향에 비하면 그리 심한 바람은 아니었다.


 


폭발이 사그러들기 시작하고, 그 한가운데에는 설하가 치요를 꼭 품어안은 자세로 서 있었다.


키 차이가 심한 두사람 이었으나, 의외로 그 모습은 정말 잘 어울렸다. 치요가 불안하게 발돋음을 한 상태도 아니었고, 설하가 부자연스럽게 상체를 굽힌 모습도 아니었다. 도대체 어떻게 하면 저 신장 차이로 저런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지 짐작도 가지 않는다.


 


"치요...?"


 


"설하님....?"


 


이오와 에도가 조심스럽게 둘을 부르는 가운데, 설하와 치요가 동시에 눈을 떴다. 특히 치요는, 더이상 정신공격을 받던 그 멍한 눈이 아니었다. 오히려 이전보다 더 힘이 있었고, 조금의 망설임도, 두려움도 없다.


 


"이... 이럴 수가.......!"


 


쉐로가 턱을 덜덜 떨기 시작했다.


 


"어... 어떻게... 어떻게 멀쩡한 거지......? 저런 어린 꼬마한테 이 공격을 견뎌낼 정신력 따위 있을리 없다!"


 


"맞아요. 나도 큰일날 뻔했으니까... 여기 설하님이 아니었으면 분명 이 암흑덩어리 한테 제대로 잡아먹히고 말았을 걸요."


 


치요가 담담하게 말하고, 설하가 한걸음 앞으로 나섰다.


 


"내 마스터를 능멸한 죄... 댓가로 목숨을 받아가겠다, 마도사."


 


"훗... 그게 그렇게 쉬울것 같나."


 


쉐로가 눈을 꿈틀, 하자 갑자기 옆에서 끔찍한 소음이 났다.


 


[우워어어어어엉!]


 


쉐로의 저주를 받은 그 나무가 내는 소리인가. 갑자기 옆에 나무가 설하를 향해 송곳 같은 가지를 날려온 것이다.


 


"에....... 에도 누나!!"


 


갑자기 이오가 설하가 아닌 에도를 불렀다. 어째서? 설하가 그 공격을 깨닫고 돌아봤을땐 이미 가지 대신 다른게 둘 사이에 끼어든 후였다.


 


촤아악!


 


"큭.......!!"


 


설하에게로 날아오던 공격을 에도가 대신 맞은 것이다.


 


앙가슴 한가운데가 완전히 뚫려버린 에도는 서서히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그 등은 설하를 향해 있었기에, 가지에게 관통당하면서 등 뒤로 터져나온 피가 그대로 설하의 로브를 적셨다.


 


"에..... 에도님?"


 


설하와 치요가 크게 당황하면서 에도를 붙잡아 바르게 눕혔다.그리고 그와 동시에 이오가 황급히 달려들어 에도에게 애타게 말했다.


 


"무... 무슨 짓이예요, 누나!!"


 


"마스터.... 지금은..... 설하님을 다치게 하는 것보다... 제가 대신 맞는게... 나았습니다..."


 


수백가닥이 가하는 어마어마한 공격을 버텨내던 에도는 지금의 일격으로 더이상 서번트로서 받은 일시적인 생명을 지속시킬 수 없음을 느꼈다. 실제로, 그녀의 몸은 서서히 빛가루로 변하고 있었다.


 


"에도님....! 어째서... 어째서 이런...."


 


구원을 받은 설하는 어찌할 바를 몰라하는 강도가 이오 못지 않게 심했다. 에도는 힘겹게 설하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설하님... 반드시... 저의 마스터를... 함께... 지켜주....."


 


그리고 그녀는 완전히 사라지고 말았다.


그녀가 누워있던 자리엔 잘려진 그 송곳같은 가지만이 남아있다가 힘없이 옆으로 쓰러졌다. 치요, 설하, 이오는 잠시 말없이 그 자리를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


 


슥. 설하가 독기 어린 눈을 들어 쉐로를 노려보기 시작했다. 쉐로가 느긋하게 말했다.


 


"다음은 네 차례다, 설하."


 


"..........죽인다."


 


설하가 이를 가는 어조로 말했다.


 


"죽인다!"


 


"어디 해보시지! 네놈이 이 나를 상대할 수 있을까?"


 


"죽여버린다!!"


 


설하가 앞으로 돌격하기 시작했다. 흥! 하고 콧방귀를 뀐 쉐로가 사방을 향해 팔을 펼쳤다.


 


"불나방 같은 녀석...!"


 


촤아아악! 또다시 나무들이 송곳같은 가지를 날려댔다. 쉐로와의 거리가 얼마 남지 않았을때, 설하가 딛은 그 땅으로 가지들의 일격이 작렬했다.


 


팟!


 


순간, 설하의 모습이 사라졌다. 콰지직! 콰직! 아무것도 없는 땅에 가지들이 사납게 꽂혀들어갔고, 쉐로는 순간 눈이 커졌다.


 


"아... 안돼! 어째서?!"


 


대답은 바로 돌아왔다.


 


"라이트닝 볼트(Lightning bolt)!!"


 


파지지지직! 쉐로의 바로 앞에 다시 나타난 설하는 손 끝에서 사납게 휘몰아치기 시작하는 전류뭉치를 그대로 쉐로의 배에 꽂아넣었다.


 


"커헉!!"


 


탓! 뒤로 크게 점프하여 약간의 거리를 만든 설하는 감전의 고통으로 전혀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쉐로를 향해 주먹을 쥐고 뒤로 당겼다.


 


"에어(Air)........!"


 


쉐로의 눈이 커지고, 설하는 그대로 엄청난 속도로 주먹을 휘둘러 쉐로의 면상을 후려치는 이미지를 만들어 내며 외쳤다.


 


"어택(Attack)!!"


 


투학!!


정말로 그 주먹에 정통으로 얻어맞은 것 처럼, 쉐로는 길게 피를 쏟으며 사정없이 나가떨어졌다.


 


정적.


 


꿈틀꿈틀 거리던 나무들이 동작을 멈추고, 치요와 이오는 그 광경에서 잠시도 눈을 떼지 못했다. 한순간 모든것이 정지했으며, 설하 역시 나가떨어진 쉐로를 노려보며 미동도 하지 않았다.


 


"어떻게....."


 


그 가운데, 쉐로의 잔뜩 쉰 음성이 울려퍼진다.


 


"마술사가... 어떻게 블링크(blink : 단거리 순간이동 마법)를....!"


 


"가능하다."


 


설하가 낮은 음성으로 말했다.


 


"빛과 공기를 조합하다보면 어렵지 않게 이해 가능한 마법이 블링크다. 그것을 알지 못했던 네놈은 방심하다 당한 것이고."


 


".........."


 


쉐로는 슥 눈을 감았다. 그가 빛가루로 서서히 변해가기 시작했을 무렵, 그에 연관되는 주변 풍경 역시 어마어마한 빛가루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넌.... 마법사 서번트 보다도 강할지도 모르겠군. 마술사 설하여."


 


"......."


 


사아아아아...! 숲이 한꺼번에 빛가루가 되어 흩어지기 시작했다. 그것은 여태 일행의 목숨을 노리던 모습과는 반대로 무척이나 화려한 것이었다. 쉐로가 다시 말했다.


 


"설하... 너에게 부탁이 있다."


 


".....뭐냐."


 


쉐로 역시 몸이 상당히 많이 투명해져 있었다. 그런 만큼 그는 힘겹게, 힘겹게 말을 이어갔다.


 


"안쪽으로 가면... 수정구슬이 있다... 이 무인도가 가라앉는 주술은 거기에 걸려있다. 마나 계열의 술사 라면 어렵지 않게 주술을 중단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런걸 왜 알려주는 거지."


 


설하가 조금은 긴장이 풀린 눈으로, 한편으로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쉐로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내가 죽게 된 마당에 섬을 가라앉혀서 뭘 하나. 이왕 이렇게 된거... 나는 네가 최후의 승자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알겠다."


 


"그리고........."


 


쉐로는 그렇게 완벽히 사라지면서 마지막 여운을 남기듯 한 목소리를 남겼다.


 


[부디 내가 사랑했던... 나의 마스터 만큼은 꼭 지켜다오...]


 


"........"


 


설하는 잠시 사라져가는 빛가루들을 바라보다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떠났군요... 또 두명의 서번트가..."


 


치요의 안타까운 말. 그리고 그녀는 슬쩍, 조심스럽게 이오를 돌아보았다. 이오는 아까 암흑 속에서 치요가 짓고 있었던 그 멍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잠시 그렇게 세명 사이에 침묵이 흐르고 있기를... 몇분이나 지났을까.


 


".......쉐로...님."


 


문득, 저 멀리서 치요의 것이 아닌 소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스쿨드 였다.


쉐로가 만든 숲이 통째로 사라지자 놀라서 달려온 스쿨드가 휘둥그레진 눈을 한체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설하는 스쿨드 쪽으로 몸을 돌리며 경계의 표정을 지었으나 치요는 말없이 설하의 손을 잡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오가 스쿨드에게로 다가가고 있었다.


 


스쿨드는 두려운 눈으로 자신에게 다가오는 이오를 바라보았다. 설하가 얼른 치요에게 말했다.


 


"이오님은 저 스쿨드의 서번트 쉐로에게 에도님을 잃으셨습니다. 지금 이오님을 말리지 않는다면 이오님은 아마도 스쿨드에게...!"


 


"아녜요."


 


치요는 은은한 미소를 머금은 표정으로 이오와 스쿨드를 바라보았다.


 


"이오 오빠는 분명... 알거예요."


 


".....안다고요?"


 


치요는 다시 설명할 필요가 없었다. 슥. 이오가 스쿨드에게 손을 내민 것이다.


스쿨드는 잠시 무서운 것을 보는 표정으로 그 손과 이오의 얼굴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슬쩍, 이오의 입이 열렸다. 뭐라고 하는지는 잘 들리지 않았으나... 그 표정은 한없이 따스했다.


 


스쿨드는 조심스럽게, 그러나 동시에 기쁜 얼굴로 그 손을 마주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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몹시 길어졌습니다 -_-; 쉐로 관련 싸움을 언능 끝내고 싶었기에... 분량이 이렇게 됐네요.


 


다 읽으시는 분이 계시려나~ 아햏햏 ~.~;  (아마 없을걸 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