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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yswichard *Fate / Battle Royal*

2008.04.17 03:42

◈ÐÆЯΚ◈찰드 조회 수:2401 추천: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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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가 무르익어 갑니다."


 


쉐로는 조용히, 은은한 미소를 머금고 그의 마스터 스쿨드에게 다가섰다. 스쿨드는 조심스러운 눈으로 쉐로의 그 깊은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이 싸움을 한번에 끝낼 수 있다는 그... 마법 말인가요?"


 


"그렇습니다. 조만간 발동할 겁니다. 당신 외에 남은 마스터는 9명... 그 9명이 한순간에 사라지게 됩니다."


 


"..........."


 


마도사 서번트, 쉐로... 그가 준비하고 있는 거대한 마법은 다른 마나 계열의 서번트 라든지, 과거 최강의 먼치킨 서번트였던 찰드조차도 해낼 수 없었던 어마어마한 규모의 마법이었다.


 


그리고 그 마법은 발동 즉시 쉐로와 스쿨드, 두명만을 남기고 모든 마스터와 서번트를 처리해 버릴 것이다.


쉐로는 그렇게 믿고 있었고, 그것은 사실이었다.


 


"그리고 저와 마스터께선 다시 대륙으로 돌아가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쉐로가 가만히 스쿨드의 어깨를 감쌌다. 스쿨드는 흠칫, 어깨를 움츠렸으나 품위를 유지하고 있는 자신의 서번트의 손길을 피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앞서 말씀 드렸듯, 저는 마스터께 불편을 끼치는 행동을 하고싶지 않습니다. 다른 마스터들이 죽는 모습을 보고싶지 않으시고, 저 또한 그 뜻을 존중해드리고 싶었기에 이런 마법을 준비하게 된 것이지요."


 


차분히, 다시한번 믿음직스런 어조로 설명을 마친 쉐로는 몇걸음 떨어져 있는 수정구를 가리켰다.


 


"마지막 준비 마도를 발동시키겠습니다. 이미 몇번 했던 것이니 놀라지 않으시기 바랍니다. 정확한 발동 시기는 이 마지막 준비 마도를 발동하면 알수 있을듯 합니다."


 


그리고 쉐로는 스쿨드의 어깨를 놓고 수정구를 향해 완전히 돌아섰다.


 


 


"........."


 


맨바닥에 앉아있던 설하가 슬쩍 눈을 떴다.


 


"......또다."


 


"에?"


 


치요와 이오, 에도는 고개를 갸웃하며 설하를 돌아보았으나 그들이 다시 물어볼 필요는 없었다.


 


우르르르릉!


 


섬이 또한번 진동하기 시작했다. 땅이 갈라지거나 하지는 않았으나 마치 지진이라도 난 것 같은 진동. 치요가 겁을 집어먹고 설하의 팔을 꽉 끌어안는 가운데, 에도가 눈살을 찌푸리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이런 무인도에 지진이... 거기다 한두번도 아니고 이렇게 지속적으로..."


 


"분명 뭔가 있습니다."


 


진동이 멈추고, 다시 주변이 조용해지자 설하가 일행을 둘러보았다.


 


"강력한 마나력이 느껴집니다. 아마 아유무님, 테오 등과 함께 있을 헤인님도 느꼈겠지요. 이건 자연적인 지진이 아닙니다."


 


이오가 놀라운 표정으로 물었다.


 


"자연적인 지진이 아니라면... 방금 말씀하신 마나력이 작용한 건가요?"


 


"이전까지는 긴가민가 했었는데, 이제는 확실히 알겠군요. 이건 마나 계열의 서번트의 짓일 겁니다."


 


"마나 계열의...?"


 


이오와 에도가 동시에 서로를 마주보았다.


 


마나 계열의 술사라면 현재까지 밝혀진 술사는 3명이다. 마술사인 설하, 마법사인 헤인, 그리고 자신들이 가장 처음 만났던 마도사 쉐로.


함께 일행으로 다녀보았던 설하나 헤인은 분명히 이 정도 규모의 마법을 발동시킨 적이 없다. 아니, 하려고 든다 해도 실력 밖이다. 그렇다면 남는 이름은 하나뿐이다.


 


"마도사 서번트가...?"


 


치요가 불안한 얼굴로 이오와 에도를 바라보았다.


 


"어, 어... 이오 오빠는, 마도사를 만난 적이 있어요? 저흰 만난적이 없어서 모르겠는데요."


 


이오가 고개를 끄덕였다.


 


"맨 처음 싸웠던 서번트야. 마스터는 스쿨드 이고... 스쿨드 녀석, 쉐로가 배려해주겠다면서 그럴듯한 말로 구슬리니까 거기에 넘어가서는... 너무 착해도 탈이라니까."


 


"헌데 이상한게 있군요."


 


설하가 다시 말했다.


 


"대체 이런 지진을 계속 일으켜서 얻으려 하는게 뭔가 하는겁니다. 분명 위력적인, 막강한 마나력이 발동되는 마법이긴 합니다만, 실질적으로 우리가 받는 피해는 없지요."


 


"...그러네요. 대체 뭐하자는 거지?"


 


끄응, 하며 모두가 고민에 잠겨드는 사이, 한참 뭔가 생각해보던 치요가 문득 고개를 들었다.


 


"저기요..."


 


죽은듯한 침묵 속에서 갑작스럽게 튀어나온 목소리라 그다지 큰 어조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유난히 크게 들렸다. 모두의 시선이 치요에게로 몰리는 가운데, 치요는 설하만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전에... 섬이 가라앉고 있다고 했잖아요."


 


".........그랬습니다."


 


설하도 그러고보니... 하면서 짚히는게 있는지 조금 놀라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고, 치요가 계속 말했다.


 


"이렇게 지속적으로 지진을 일으켜서 조금씩 조금씩 섬을 가라앉게 만들고 있는거 아닐까요? 그러면 결국 하늘을 날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아닌 다음에야 바다에 빠져죽을 수 밖에 없잖아요."


 


"........!"


 


에도가 눈을 크게 떴다.


 


"...일리 있는 말씀이세요. 분명히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됩니다만."


 


에도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이오가 반론하고 나섰다.


 


"아니! 그럼 마도사 지는 뭐 무사한가요? 이 섬이 사라지면 익사하게 되는건 마도사도 마찬가지일텐데!"


 


"이오님."


 


설하가 차분히 이오를 마주보았다.


 


"마도사는 바보가 아닙니다. 섬을 통째로 수장시켜버릴 정도의 마도사라면 몇시간쯤 허공에 떠있을 수 있는 마법 쯤은 우습게 사용할 수 있겠지요."


 


"........아......"


 


이오가 푹, 고개를 숙이는 가운데 치요가 다시한번 설하에게 물었다.


 


"혹시... 설하님도 날으는 마법이 가능한가요?"


 


"아뇨. 저는 불가능합니다. 마법사인 헤인님은 가능할것 같습니다만... 마도사만큼 지속 시간이 길진 않을테죠. 오래 날아봐야 몇분 못갈겁니다."


 


"........"


 


치요가 다시 침울한 표정으로 고개를 떨구자, 설하는 슬쩍 치요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마스터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네? 아, 아뇨. 그런 뜻이 아니라..."


 


치요가 당황하고 있는 사이, 이오가 벌떡 일어섰다.


 


"섬이 가라앉을때 어떡하면 좋겠느냐를 논하고 있을 필요가 없어요. 이런 미친짓을 할수 없도록 먼저 찾아가서 박살내주면 되는겁니다."


 


에도 역시 따라 일어섰다.


 


"맞는 말씀이세요. 실제로 그 마법이 발동되면 쉐로와 그의 마스터 스쿨드를 제외하고는 전부 익사할 수 밖에 없어요. 그러지 못하게 막는게 우선입니다."


 


설하가 물었다.


 


"하지만... 어디에 있는줄 알고 찾아간단 말입니까."


 


에도가 대답한다.


 


"제가 맨 처음 만났던 적 서번트가 쉐로였다고는 아까 말씀 드렸지요. 당시 쉐로의 태도로 볼때 이미 어느정도 이 마법의 준비가 진행되던 때인것 같았어요. 멀리 이동하지는 못했을 겁니다."


 


"음..."


 


설하는 고개를 끄덕이고 치요와 함께 슥 몸을 일으켰다.


 


"서두릅시다."


 


 


"이건 뭐지?"


 


나노하가 고개를 갸웃하며 눈 앞에 나타난 상대를 바라보았다.


 


"흐흥.... 대충 예상은 했지만 역시 너희 둘이 붙었구나."


 


나노하와 페이트, 그리고 샤나와 준이 좁은 오솔길에서 정면으로 마주친 것이다. 준이 꿈틀, 하더니 앙칼지게(?) 외쳤다.


 


"쬐끄만게... 어디다 대고 '너희 둘' 이야!"


 


그 외침에 피식, 냉소를 날려보낸 나노하는 눈만 살짝 움직여 옆에 있는 샤나를 바라보았다.


 


"샤나. 거기 있는 준은 화합을 약속한 카가미와 치요 등과 쭉 함께 다니다 갑자기 배신하고 찰드와 카가미를 죽인 녀석이야. 신뢰할 수 있다고 생각해?"


 


샤나가 씨익 웃었다.


 


"그건 그쪽이 걱정할 문제가 아닌것 같은데. 지금은 자신의 목숨이나 걱정하시지."


 


그러자 페이트가 은은한 미소를 띄더니 한마디 했다.


 


"하긴 고맙긴 한 일이지... 이 싸움을 단번에 끝내버릴 수도 있는 최고의 먼치킨 서번트를 없애줬으니... 이왕이면 함께 없어져 줬으면 더 고마웠을텐데 말이야."


 


그리고 페이트는 슥 손을 들어 준을 가리켰다.


 


"뱀신!"


 


그 손을 따라 뱀신이 그야말로 뱀처럼 고개를 돌려 준을 바라본 그 순간이었다.


 


"으윽?"


 


준의 눈이 갑자기 커졌다. 까치르가 당황해서 그녀의 마스터를 돌아보았다.


 


"주... 준?!"


 


함께 있던 샤나와 그의 마스터 늑소도 당황해서 준을 바라보았다.


 


"준! 정신차려! 심안술이야! 넘어가선 안...!"


 


"어딜 보고 있는 거냐! 덤벼라!"


 


순간 레이가 늑소에게로 돌격해왔다. 늑소는 급히 대거를 꺼내들고는 뒤로 물러나며 휘둘렀다. 일단 그 공격을 피해낸 레이는 씨익 미소를 지으면서 자신의 대거를 멋들어지게 한바퀴 휭 돌리더니 힘있게 고쳐쥐었다.


 


"...솜씨좀 보자, 늑소."


 


".......!"


 


그대로 둘은 잠시 특수능력을 보류한체 대거를 이용한 몸싸움만을 주고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문제는 그들의 마스터 쪽이었다. 한동안 미동도 하지 않던 준은 슥 샤나를 돌아보더니 그녀에게로 달려들었다.


 


"주, 준!!"


 


샤나가 기겁해서 물러서고, 까치르는 준을 말리려고 그의 허리를 붙잡으려 했다.


그러나 그 만류는 성공하지 못했다.


 


"네년은 나와 어울려 보자!"


 


어느새 육박해온 뱀신이 까치르에게 쇼트 스워드를 휘둘렀다. 날쌔게 자신도 그 기묘한 모양의 대거를 꺼내든 까치르는 일단 쇼트 스워드를 막고 이글거리는 눈으로 뱀신을 노려보았다.


 


"당장 내 마스터를 원래대로 돌려놔라."


 


"그것, 곤란한 부탁인데."


 


캉! 둘의 검이 한순간 불꽃을 뿜고, 저만큼 뒤로 뛰어 착지한 뱀신이 비웃듯 말했다.


 


"본래 그 준이라는 마스터는 외모 만큼이나 박쥐같은 성품의 소유자 이지. 겉모습은 분명 여자인데 속을 보면 그것은 달려있겠지. 몸뚱아리 뿐만이 아니라, 실제로 그는 철석같이 그를 믿어왔던 동료들을 배신했다. 지금 내가 건 것은 제대로 된 심안술이 아냐. 업보에서 비롯된 이탈된 인격체를 증폭시킨것 뿐이다."


 


"헛소리 그만하고 돌려놔!"


 


점점 험악해지는 까치르의 표정과는 반대로 뱀신의 눈은 더욱 가늘어졌다.


 


"아직 못 알아듣나. 결국 자업자득 이라는 거지. 보통 사람이면 저정도까지 금방금방 넘어가주진 않는다구."


 


"돌려놔!!!"


 


파아아아!


 


어시호, 까치르의 눈에서 어마어마한 빛이 터져나왔다. 하늘 높이 목이 터져라 괴성을 지르는 혼령술사의 몸 주변을 차츰차츰 순백색의 빛이 점령해가는 동안, 뭔가 원인을 알수 없는 일렁임이 곳곳에서 시작되었다.


 


"뭐, 뭐......?"


 


뱀신은 꼼짝도 할수 없었다.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눈이 부셨으나 오히려 눈을 감을 수가 없다.


터져나온 빛의 곳곳을 장식하던 일렁거림 사이로, 수면위로 모습을 드러내듯 투명한 뭔가가 서서히 스며나오기 시작했다.


등장한 것은 역시 "투명한 뭔가" 였으나, 정확한 형체를 알아보긴 어려웠다. 거기다 모양도 가지각색이라, 어떤것은 사람같기도 하고, 또 어떤것은 짐승같기도 한 천차만별의 투명한 물체들이었다.


그리고 그런것이 수십개가 있었다.


 


"네놈을... 네놈을 죽여버리면...!"


 


그 한가운데에서 아직도 눈에서 엄청난 빛을 뿜어내고 있는 까치르가 사납게 말했다.


 


"마스터의 최면도 풀리겠지...?"


 


뱀신은 식은땀을 흘리며 애써 태연한척 미소를 지어보였다.


 


"하하... 그거야 모르지... 풀릴 수도 있고, 어쩌면 영원히 풀 방법이 없어질 지도..."


 


"그런 말 들으면 내가 겁먹을 줄 알아!!"


 


까치르가 양 팔을 촥 펼치자, 허공에서 스며나와있던 투명한 물체들이 갑작스런 움직임을 보였다.


 


[으어어어어어!]


 


[아아아아아!]


 


[크어어!] [이히히히히!!] [아아앙아!] [흐어아아!]


 


기분나쁜, 웃음소리인지 울음소리인지 통 모를 소리들이 투명한 물체들에게서 튀어나왔다. 그 광경을 보던 페이트의 눈이 커졌다.


 


".......귀... 귀신이다...!"


 


"귀신?!"


 


나노하도 함께 놀라며 입을 쩍 벌렸다. 뱀신의 처절한 고함소리가 들려왔다.


 


"어디 해볼테면 해봐! 멀쩡한 현실의 사람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는 귀신 이야기 따위 들어본적이 없다!!"


 


그리고 귀신들이 일제히 뱀신에게로 돌격해 들어가기 시작했다. 뱀신은 이를 악물고 쇼트 스워드를 휘둘렀으나 검은 그대로 귀신을 지나쳤다.


 


"으어억?"


 


그러나... 투캉!


 


"아아악!"


 


귀신은 그대로 뱀신을 후려쳤다. 검으로 칠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더구나 분명 혼령술사인 까치르는 원한만을 남기고 죽은, 이른바 "암흑을 바라보는 사람들"이라 불리는 혼들을 귀신으로 불러온 것이라 최면술이나 심안술 따위 통할리도 없다.


 


턱!


 


"으악!"


 


투캉!


 


"크윽!"


 


이리저리 두드려 맞기 시작하는 뱀신을 노려보던 까치르가 아직까지 자신의 옆에 남아있던 한 귀신에게로 슥 몸을 틀더니 다시한번 뱀신을 가리켰다. 그 귀신은 다른 귀신들과는 달리 기다란 뭔가를 들고 있었다.


장님이 아닌 다음에야 그것이 날카로운 칼 임을 누가 못 알아보랴.


 


그 귀신이 검... 그렇다. 그것은 틀림없이 검이다. 검을 사납게 휘두르며 거의 정신을 잃어가고 있는 뱀신을 향해 엄청난 속도로 돌격을 시작했을.


바로 그때.


 


"이쪽이다! 다시한번 덤벼 보시지!"


 


갑자기 레이가 바로 근처까지 확 날아와 정신나간 사람처럼 이리저리 헉헉대고 있는 준의 옆에 착지했다.


순식간이었다. 레이가 순간적으로 하늘 높이 점프했고, 레이에게 달려들려던 늑소가 소환한 독사가 레이 대신 그 바로 뒤에 있던 준을 통째로 씹어올렸다.


 


"......?!"


 


순간 모든것이 정지했다.


 


까치르의 혼령술이 발동을 멈추자, 귀신들의 행동도 일시에 굳어버렸다. 간신히 몸을 피해 물러나 있던 샤나가 당황해서 외쳤다.


 


"느, 늑소!"


 


".......!!"


 


늑소 역시 입을 쩍 벌리고 있었다. 적을 자신쪽으로 유인한뒤 순간적으로 그 자리를 피해 적으로 하여금 엉뚱한걸 공격하게 만드는 전술이야 지겹도록 곳곳에서 써먹히는 방법이었지만, 지금 것은 너무나 적절하게 먹혀 들어갔다.


늑소가 바로 손을 써서 독사는 돌아갔으나, 아직 준의 머리 위에는 점프해있던 레이가 남아있다.


 


"죽어버려라, 배신자!!"


 


촤아아악!


 


떨어지는 속도까지 이용한 검광. 무기는 대거였으나 그것도 엄연한 칼이다. 거기다 "서번트"라는 존재의 뛰어난 무기 운용 능력과, 떨어질때의 가속력이 붙은 파워.


 


"실패"라는 느낌은 전혀 없다.


 


참혹스럽게도 준의 머리가 반으로 쫙 갈라져 버렸다.


 


".........!!"


 


까치르의 몸 주변에서 터진 빛이 삽시간에 사라져 버렸다.


수십명에 달하던 귀신들도 그와 함께 소멸해버렸다. 남은 것은 끔찍한 모습으로 머리가 둘이 되어있는 준의 모습을 딱딱하게 굳어버린 자세 그대로 응시하고 있는 까치르 뿐이었다.


재빨리 뱀신 옆으로 달려온 레이가 뱀신을 부축했다.


 


"늦어서 미안하군. 소환술사 녀석을 이용해 먹으려면 시간이 좀 필요했다."


 


"으윽... 아니다. 훌륭한 싸움이었다. 앞으로 우리 둘만이 남았을때 치를 너와의 대결이 두려워지는군."


 


씨익, 미소를 지어보인 레이는 그대로 뱀신과 함께 마스터들에게로 돌아갔다.


그리고 남겨져 있는 늑소와 샤나, 그리고 까치르와 죽어있는 준...


 


"준......?"


 


까치르의 걸음이 끊어지듯, 한발 내딛는다.


 


"준..........?"


 


정수리부터 턱까지 정확하게, 절반으로 갈라진체 쓰러져 있는 준에게서는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준....!!"


 


털썩, 까치르가 준의 어깨를 붙잡고 사정없이 흔들기 시작했다.


 


"준! 준! 크아아아아악! 준! 준!!!"


 


까치르의 몸에도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입에서 스며나오는 것은 고름과 가래가 뒤범벅된 검붉은 피였고, 눈에서 분수처럼 터져나오는 것은 눈물이라고 하기엔 너무 빨갛다.


 


"준! 주우운! 주우우욱! 쿠우우욱! 쿠우어아아악! 카아악!"


 


그리고 길게, 허공으로 피를 날리며 까치르는 뒤로 넘어갔다. 어쩐지 그 모습은 찰드가 죽을때와 너무도 비슷해 보였다.


 


쓰러진 까치르는 더이상 피를 흘리지 않고 대신 몸 곳곳이 희미해지기 시작했다.


 


"......네 잘못이 아냐."


 


침울해져있는 늑소를 향해 샤나가 조용히 말했다.


 


"놈들이 간계를 쓴 탓이야... 어쩔수 없지."


 


"마스터....."


 


서서히 사방으로 빛가루를 흩날리며 사라져가는 까치르의 몸을 바라보던 샤나는 옆에 난투로 인해 파헤쳐진 땅을 가리켰다.


 


"준이라도... 이곳에 묻어주자. 생각해보면 불쌍한 녀석이잖아."


 


"......."


 


늑소는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무덤 자리를 만들러 터덜터덜 파헤쳐진 땅 쪽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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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 간만입니다 ㅋㅋ 연재 재개입니다.


 


페이트 배틀로얄은 30회 까지 연재됩니다 ~_~!


 


그 뒤는 일상으로의 초대 2를 다시 시작합니다 ㅋ_ㅋ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