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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hwarang102 꿈꾸는 자들의 도시

2008.01.24 22:33

Mr. J 조회 수:2007 추천:5

extra_vars1 지옥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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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장이 강하게 바닥을 내리치자, 그의 손에서 흘러나온 마력이 지면을 꿰뚫으며 분수처럼 솟아올랐다. 마치 뱀처럼 요동치는 마력 줄기들은 그것들과 닿는 모든 것들을 박살내며 재빠르게 움직이는 게맛을 집요하게 추적하였다. 경상이었지만 정예군에게 입은 데미지가 있어 게맛은 전과 같은 쾌활한 움직임을 낼 수는 없었지만 장사장의 공격을 피할 순 있었다. 장사장의 흡수된 마력은 순수한 마력보다 좀더 뜨거웠고, 움직일 때마다 강한 바람을 일으켜 감지하기 더 쉬웠다.


 


재빠르게 좁은 골목으로 숨어 들어가며 따라오던 마력 줄기들을 따돌리는데 성공한 게맛은, 맨홀을 열고 지하수도 안으로 뛰어내렸다. 지하를 통해 다른 하수구로 나와 장사장의 뒤를 노리기로 결심한 그는 빠르게 지하수도를 달려 내려갔다. 그러나 지면을 부수고 내려온 장사장이 쳐 날린 보도블럭에 맞아 넘어지고 말았다. 장사장 역시 전투의 대가, 이미 게맛의 움직임을 파악하는 것쯤은 쉬운 일이었으리라.


 


장사장이 기합과 함께 수십 개의 마력탄을 발사하였다. 좁은 지하수로에 밝은 빛의 마력탄이 가득 차 올랐고, 게맛의 이동경로를 완전히 봉쇄하였다. 게맛은 순간 당황하였으나 재빠른 몸짓으로 지하수도 천정을 부수고 지면 위로 튀어 올랐다. 이를 놓칠세랴, 장사장이 그를 따라 지하수도를 나와 먼지를 가르며 점프하였다. 그 순간을 노린 게맛은 장사장에게 틈을 주지 않고 드랍킥을 구사하였지만 장사장이 휘두른 마력의 폭풍에 저 멀리 나가떨어져 버렸다.


 


이런!


장사장은 방금 자신이 날려보낸 것이 게맛의 분신이였음을 깨달았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진짜 게맛의 진짜배기 드랍킥이 그의 머리와 가슴을 강타하였다. 강력한 타격에 광장까지 약 오십미터를 날아간 장사장이 지면에 닿기도 전에, 게맛이 빛과 같은 속도로 달려가 날라차기를 먹이자 장사장의 몸뚱아리는 헝겊인형처럼 요동치며 날아가 에테넬의 관저 2층에 처박혔다.


 


게맛은 지하수도를 부수며 올라가는 순간 몸을 둘로 나눈 것이었다. 보도가 무너지며 생긴 먼지로 장사장을 속여 넘긴 것이었다. 장사장은 게맛이 먼지 속에서 공격을 할 것은 예상하였지만 먼지 속에서 분신으로 공격을 해올 생각은 하지 못했던 것이다.


양복이 피와 먼지로 뒤덮인 장사장이 비틀거리며 관저 아래로 뛰어내리는 것을 보며 게맛은 한숨을 내쉬었다.


 



 


 


 


엄청난 소리가 광장 근처 거리에서 들려오는 바람에, 엘은 어깨를 움츠렸다. 천하의 게맛이 쉽사리 당하진 않겠지만 역시 조금은 걱정되었다. 엘은 정예군을 보진 못했지만 블루 아이즈를 다니던 시절 숱하게 소문은 들어온 바였다. 시장의 정예군은 마법의 엘리트 중에서도 엘리트만을 뽑아 구성된데다가, 철저하게 돈과 권력에 의해서만 움직인다고 들었기 때문이었다. 어떤 면에서 그들은 살인 청부업자보다 더 고약했지만 실력만큼은 일품이었기에 그 아무도 시장에게 대들 수 없었다. 시장에게 대드는 것은 곧 정예군의 실력행사로 이어졌으니.


 


시장 관저에서 커다란 소리와 함께 먼지구름이 피어 올랐다.


 


서두르는 게 좋겠군. 네 친구가 잘 싸우고 있으면 좋으련만.


고드프루아가 말했다.


 


그 순간, 광장에서 커다란 소리가 들리더니 현란한 색의 빛 줄기가 요동치며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오색으로 빛나는 그 광선은 구름을 가르고 한 순간 문학도시 전체를 물들이더니, 금세 기세가 사그라들었다. 엘을 비롯한 반란군들이 그 광경에 정신이 팔려 있는데, 뭔가가 하늘을 가르고 날아와 그들 사이로 쿵 하고 떨어졌다.


 


그것은 게맛이었다. 호되게 당한 모양인지, 온몸에 타박상을 입은 그는 먼지투성이까지 되어 형편없는 몰골을 하고 있었다. 입에서 가는 신음소리를 내며 눈꺼풀을 떨고 있는 모습이 죽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놀란 엘이 달려와 그를 부축하였고, 아직은 정신이 붙어있는지 입술을 파닥거리며 게맛이 중얼거렸다.


 


방심하지마라. 장사장은…….


장사장이라, 메이지 헌터가 다시 돌아왔다는 것인가!


레이가 침을 튀기며 외쳤다. 그는 투기가 불타오르는지, 눈을 빛내며 게맛의 멱살을 쥐고 흔들며 장사장의 위치를 다그쳤다. 하지만 게맛은 피곤한지 이내 잠들어버렸고, 레이는 낮은 목소리로 저주를 내뱉으며 서둘러 광장쪽으로 몸을 돌렸다.


 


그런데 갈가님은 어디로 가신거죠?


게맛을 고드 푸르아에게 맡긴 뒤, 상황파악을 하던 엘이 의아해 하며 물었다. 어느새 갈가는 일행 안에 없었다.


 


쑥대밭이 된 광장, 장사장은 지친 몸을 뉘여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젖 먹던 힘까지 짜내어 시전한 공격이 다행히 게맛에게 적중하였고, 그를 도시의 저편까지 날려버릴 수 있었다. 추적해서 끝장을 내야 하겠지만 그는 체력의 한계에 부딪히고 말았다. 게맛이 입은 데미지는 상당할 터 였으므로, 조금 체력을 회복하고 가더라도 문제는 없을 터 였다.


 


벌써 뻗은건가?


갑자기 들려온 목소리에 장사장은 벌떡 일어났다. 광장의 저편에 한 남자가 서 있었다. 그는 광장 앞으로 건들거리며 걸어 나오더니 자신의 연회색 정장 바지에 묻은 먼지를 털곤,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 장사장이 그를 경계하는 눈초리로 바라보는 동안에도 그는 태연하게 손가락에서 작은 불꽃을 일으켜 담뱃불을 붙이곤, 연기를 깊게 마시었다가 천천히 내뿜었다.


 


하나 줄까?


그가 장사장에게 턱짓을 하며 물었지만 장사장은 고개를 저었다.


 


난 시가만 핀다.


그가 말하며 품에서 형편없이 구겨진 시가를 꺼내었다. 성냥이 전부 부러지기도 했지만, 팔이 욱신거려 손이 떨리는 바람에 간신히 시가에 불을 붙일 수 있었다. 둘은 한참 동안 담배를 피우며 서 있었다.


 


나중에 다시 찾아오는 게 좋겠군?


입을 먼저 연 것은 갈가였다. 그는 반쯤 핀 담배를 바닥에 던지고, 구둣발로 눌러 껐다. 그리곤 등을 돌려 광장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장사장은 천천히 걸어나가는 갈가의 뒷모습을 잠깐 바라보더니, 자신도 피우던 시가를 집어 던지곤 천천히 숨을 고르기 시작했다. 그리곤 무거워진 그 입을 열었다.


 


아니, 지금도 괜찮다.


장사장의 말에 갈가는 걸음을 멈추고 다시 돌아섰다. 그는 지칠대로 지친 장사장을 잠시 바라보더니, 흐뭇하기도 하고 음흉하기도 한 이상한 미소를 지었다.


 


아주 대단하군. 너야말로 사나이다.


그가 말을 마침과 동시에 양손을 쫙 펼치자, 손바닥에서 시뻘겋게 타오르는 불꽃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그가 안광을 흩날리며 광기에 찬 몸짓으로 손을 휘두르자, 그의 손에서 쏟아져 나오는 불길이 마치 갈기를 휘날리며 돌주하는 한 마리의 지옥마와도 같았다. 장사장이 고함을 지르며 마력을 발산하였지만 결국 그는 지옥마의 발굽에 처참하게 짓밟혔다. 갈가는 재빨리 불의 고삐를 잡아당겨 불길을 거두었다.


 


장사장은 광장의 중앙에 대자로 뻗어있었지만 갈가가 불길을 빨리 거둔 덕에 큰 화상은 입지 않은 듯 했다. 갈가는 그를 말없이 내려다보고 있었다.


 


이봐! 어떻게 된거냐!


그제서야 광장에 도착한 레이가 숨이 턱까지 차 헥헥거리며 외쳤다.


 


아무래도 이 녀석들, 동시에 뻗은 모양인 것 같다.


갈가가 어느새 새로 꺼낸 담배에 불을 붙이며 대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