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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mirpia Necromancers

2005.07.16 01:35

세이니 조회 수:736 추천:6

extra_vars1 카레선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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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갑게 내려앉은 달빛. 그 달빛 아래에서 나는 기괴한 생명체를 만났다. 인간도, 그렇다고 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어떤 생명체도 아닌...

그래, 그것은 괴수(怪獸)라고 밖에 표현할 길이 없어 보인다.



Necromancers : 강령술사
- 그녀의 이야기.



story1. 카레선배



" 아~! 진짜, 그만 때려요! 좀~!! "

" 이놈이... 넌 덜 맞았어! 요녀석아!!! 에잇!! 에에잇!! "

" 이건 부당한 폭력이얏!! 아앗!! "

" 오호라. 내 출석부를 막았다 이거지? 해보자는 거냐!! "

" 전 선생님이랑 아무 것도 하기 싫어요!!! "

이곳은 교무실. 나는 희은고등학교 1학년 3반 25번의 아리따운 미소녀 민유경이라고 한다. 지금 현 상황은 나의 너무 뛰어난 외모와 능력을 시기한 우리 담임 선생님께서 별 택도 아닌 이유로 나를 혼내시는 중. 아아~ 재색을 겸비한 나이지만 이런 시련이 기다리고 있을 줄이야...

" 어디서 거짓말이야!! 요놈!!! 수업시간에 쿨쿨 나자빠져 자다가 나한테 끌려와놓고선!! "

" 헉!! 어... 어떻게 제 생각을 읽으신 거죠?? "

" 교사경력 10년이다 이놈아!! 이쯤이야 기본이지. 에헴~ 존경스럽지 않느냐?? "

" ...그냥 직업병 아닌가요...? "

" 하하하. 그래. 이제 학교가 지긋지긋하니 다 때려치우고 펑펑 놀고 싶다고? "

" ...쌤, 살려주셈 "

크흑... 부당한 권력에 무릎꿇는 내가 비참하도다. 이분은 우리 반의 담임이신 최경욱 선생님. 성별은 남자. 나이는 34세. 훤칠한 키에 엄청나게 무시무시한 외모를 가지신, 현역 가정선생님이시다.

...늘 생각하는 거지만 저 외모에 저 성격에 가정선생님이라니 너무하잖아.

" 그건 그렇고 어제 뭘 했길래 이렇게 하루종~일 약먹은 병아리마냥 꾸벅꾸벅 졸아댔냐? "

경욱 선생님은 정말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내게 물었고, 나는 아하하 웃으며 대꾸했다.

" 밤새 게임했... "

" 이 악물어라. 가드도 올리는 것이 생명연장의 지름길이야. "

" 아이참~~ 게임은 내 유일한 취미라구요. 거기다가 어제 두근두근 판타스틱 포튠 에피소드2가 나왔는데... "

" ...나왔는데? "

" 거기 나온 카레경이 너무너무 멋있는 거있죠~! 꺅~~♡ 밤새도록 공략집이 너덜너덜해 질 때까지 카레경을 공략... 커헉!! "

결국 나는 선생님에게 존내맞고, 교무실 구석에 무릎꿇고 앉아 양손 들고 벌을 설 수밖에 없었다. 아~ 정말 너무하잖아.

" 푸루루. 이제 비만 오면 맞은 자리가 욱신거릴 꺼야. 음...? "

투덜거리고 있던 나는 교무실로 들어오는 이국적인 외국인 남자의 모습에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한국인의 것이라기엔 늘씬하고 호리호리한 몸매에, 머리칼을 가리려는 것인지 벙거지 모자를 푹 눌러쓴 남자였는데 하얀 피부와 모자 아래에서 찰랑거리는 금발이 무척이나 인상깊었다.

어째서 이런 곳에 외국인이...??

" 저기요. 저기요 선생님. "

나는 옆의 경욱샘을 콕콕 찔렀다.

" 왜 그러냐? "

" 저기. 저 외국인 사람 누구셔요?? "

자료를 정리하고 있던 경욱선생님은 그 남자를 힐끔 쳐다보곤 피식 웃으며 대꾸했다.

" 아아. 저 녀석? 아마 오늘 부로 이 학교에 전학온 녀석인 것 같다. "

" 헤에~ 이런 촌동내 시골학교에도 외국인이 전학 오는구나... "

" 글세다. 뭐, 편입시험에서는 모든 과목에서 만점을 받았다고 하더라. "

" 그렇... 엑?! 전과목 만점이요!!?? "

" 그렇단다. 너같이 여러모로 덜 떨어지는 녀석은 인생의 지침으로 삼아야 할 지경인 멋진 녀석이지. "

나는 멍하니 선생임의 얼굴을 쳐다보다 그 외국인을 쳐다보았다. 그 외국인님은 다른 선생님과 뭔가 얘기를 하는 도중이었다.

" 최선생님! 그 애 좀 이쪽으로 보내주세요~!! "

그때 돌연 그 외국인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선생님이 내쪽을 쳐다보며 외쳤다. 나는 얼떨떨한 표정을 지으며 두 눈을 깜빡였고, 경욱선생님은 손사래를 치며 '가봐' 이 단 한마디를 내게 던졌다.

그리고 나는(여기에서 더 이상 벌받고 싶진 않았음으로) 너무 오래 꿇어 앉아있어 찌릿찌릿한 무릎을 두드리며 외국인이 있는 쪽으로 걸어갔다.

" 너 1학년이지? "

일단 우리학년에 수업을 들어오지 않는 건지, 생소해 보이는 여선생님의 말씀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고 선생님은 외국인을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 얘가 3학년이거든? 마침 방과후니까 네가 학교 안내좀 해주렴. "

" 예? 제가요?? "

" 그래. 내가 좀 바빠서 그래. 알았지? 부탁한다~~ "

그리곤 나의 대답과는 상관없이 그 선생님은 바쁘다 바빠를 외치며 산더미 같은 프린터를 들고 교무실을 나가버렸다. 그리고 현재 상황은 외국인선배님과 나만 남은 굉장히 뻘쭘한 상황... 나는 이 뻘쭘함을 타개하고자 아하하 웃으며 고개를 꾸벅했다.

" 아하핫!! 안녕하세요. "

" ...... "

그러나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뭐지? 이 사람 혹시 한국말을 모르나...? 나는 고개를 들어 빼꼼히 그의 얼굴을 쳐다보았고, 곧 나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이 한마디를 외칠 수밖에 없었다.

" 아앗!! 카레경!!! "

그 남자의 눈썹이 순간 움찔했다. 그러나 나는 두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양손을 모울 수밖에 없었다. 우와~~ 이 사람 두근두근(이하생략)에 나오는 카레경이랑 똑같이 생겼잖아?!

최고다!!!

나는 마음속으로는 만세~!!!를 외쳤고, 입으로는 이 말을 외쳤다.

" 헤...헬로우!! "

왠지 그 남자의 얼굴이 싸늘하게 얼어붙는 것 같았다. 아... 호.. 혹시 미국 분이 아니신가? 영어는 만국 공통어라서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우움... 그럼...

“보...  봉쥬르?”

" ........ "

아아!! 이것도 아니란 말인가!!! 탄식하며 좌절모드로 들어가고 대체 이젠 어떻게 안내를 해야하는 것인지 한없이 괴로워질 무렵 놀랍게도 그 외국인은 유창한 한국말로 입을 여는 것이 아니겠는가?

“아, 미안.  난 벤이라고 한다.”

우와!! 외국인에게서 한국말이 나오니 왠지... 엄청 대단해 보이네! 역시... 카레경 답달까... 우훗. 나는 배시시 웃으며 고개를 꾸벅 숙였다.

“아, 안녕하세요!  민유경이라고 해요!”

그리고 그렇게 우리의 첫만남은 시작되었다-라고 생각했는데...

이 인간 내 안내는 받지도 않고 냅다 밖으로 뛰쳐나가는 것이 아니겠는가?? 거기다 다리가 길어서 그런지 성큼성큼, 내 뛰는 속도로 걸어가지를 않나. 아무리 불러도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갑자기 심각한 표정이 되어서 학교 밖으로 나가버리시더니, 한참 뒤에야 겨우 내 말을 들을 생각이 들었는지 나를 돌아보았다.

으휴.

“저기요오... 무슨 일 있는 거예요?  교무실에서 나가자마자 밖으로 갑자기 뛰쳐나가서...”

그는 안경에 가려진 푸른 눈동자로 나를 바라보았다.

“..  아니.  그냥 나와 보고 싶었어.  역시 학교는 갑갑해서.”

고...공통 화제다!!!

“아앗, 정말욧?!  저도 그래요!  그냥 있는 것만으로도 온 몸에 소름이 끼치니까!  이건 뭐 학교 전체에 마가 낀 건지..  아, 하긴 전 어느 학교나 가도 항상 기분 좋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역시 그렇다고 얼굴을 찡그리면 보기 안 좋죠!  역시 사람이란 나쁜 일이 있어도 웃어야 되거든요!  왜냐하면 세상은 마지막에 웃는 사람이 이긴다고들 하잖아요~ "

...하지만 왠지 듣고있지 않는다는 느낌이... 왠지 저 사람 아까부터 다른 곳에 신경을 팔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단 말이야?   

“저기요오..”

으으... 하지만 어쩌겠어. 나는 뻘쭘하게 그의 어깨에 손을 얹어 부르려 했지만, 왠지 모를 어떤 차가운 기운에 깜짝 놀라며 손을 때고 말았다. 나는 당황스러워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멀리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는 안경 속의 차가운 눈빛...

느낌 탓이었을까? 마치 방금... 굉장히 무서운 기분이 들었는데...

아...아냐. 설마. 느낌 탓이겠지.

나는 그런 기분을 떨쳐버리려고 한바탕 고개를 휙휙 저은 뒤에 싱긋 웃으며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점심시간이 12시 40분에 시작하는데 벌써 12시 삼..”

딩동댕동~
  
“아앗?!  왜엣?!  내 시계는 아직 35분인데?!  에에....”

저...점심시간 종이 쳐버렸어!!! 우... 시계 미워!!

나는 시계를 실컷 욕해준 다음, 잠시 망설이다 그의 손을 덥석 잡았다. 아아.. 역시 느낌 탓이었어. 지금은 그런 느낌이 들지 않는구나.

“이왕 이렇게 된 거, 일단은 매점부터 둘러보죠!  배고프시죠?!”

“아니.  난 그리..”

“꾸물거리면 늦는단 말이에요, 카레경!”

" ......... "

왠지 말이 없어진 벤...선배?를 끌고 교내 매점을 향해 냅다 달렸다. 오늘은 토요일이었기에, 교내 매점에는 그다지 사람들이 별로 보이질 않았다.

" 얏호~ 매점 아저씨~ "

" 하하핫!! 요녀석. 오빠라고 부르라고 했지! "

나는 그대로 벤 선배를 이끌며 가판 대에서 음식을 팔고있는 매점 아저씨에게로 향했다. 에~ 이 사람으로 말할 것 같으면 무려 4년동안이나 이 학교에서 매점 일을 하고 계시는 (여학생들에게 제법 인기 만빵이신) 31살의... 아저씨다. 하긴, 나름대로 준수한 매력이 있는 얼굴이긴 하지.
  
" 응? 그런데 뒤의 사람은 누구냐? "

매점 아저씨는 나와 반갑게 인사를 하다, 문득 내 뒤의 벤 선배를 보곤 고개를 갸우뚱하셨다. 나는 우후후 웃으며 팔짱을 끼고 외쳤다.

" 주목하시라! 희은 고등학교 입학시험 전채 만점을 받으신 수재이며, 내 사랑 카레경♡을 꼭 닮으신 정의의 전학생! 벤 로켓하우스...?인가 하는 사람 임닷! "

역시나 나의 완벽한 설명에 감동 받으신 듯 매점 아저씨는 고개를 끄덕이셨다.

" 호오. 벤 로켓하우스라...? 정말 특이한 성이군. "

" ...벤 로크하울입니다. "

잠자코 있던 벤 선배가 조금 발끈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아! 그러고 보니 그런 성이었던 것 같기도 하네. 에에이. 아무렴 뭐 어때?

" 와하핫! 아무렴 뭐 어떤가 로켓하우스군. "

아저씨도 나와 같은 생각인지 호탕하게 웃으시며 외치셨다. 역시 아저씨야~ 하지만 벤 선배는 전혀 생각의 방향이 틀린지 뭔가 울컥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 그러니까...! "

허나, 이쯤에서 날아오는 아저씨의 대 반격!

" 아! 학교에 전학온 기념으로 내 한턱 쏘지! 신상품인 폭렬 바하가프 카레빵이랑, 토끼표 당근 주스라네. 이게 또 기가 막힌 조화지. 와하하핫!! 사양은 하지 않아도 되네! "

그리고 나의 지원 사격.

" 우와아~ 카레경은 진짜 좋겠다! 인색하신 매점 아저씨가 이러시는 건 무지 드문 일이라구요. 카레경이 무진장 마음에 들었나 봐요!!! "

벤 선배는 더 이상 아무런 말을 하지도 못하고 그저 카레 빵과 당근주스를 들고 멍하니 서있을 뿐이었다. 음? 근데 왠지 이 사람 표정이 상당히 좋지 못하군. 에~ 근데 이상하다. 그러고 보니 선배 계속 무표정인데 왜 표정이 좋지 못해 보이는걸까? 이것도 하나의 기술인가??

" ...이봐. 너 민유경이라고 했나 "

나는 고개를 갸웃하다, 딸기빵으로 손을 뻗히는데 내 뒤에서 낮은 벤 선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재빨리 딸기빵과 딸기우유를 손에 쥐고 뒤를 돌아보았다.

" 네? "

" ...이 동내 인간들은 남의 말은 듣지도 않고 자기 할말만 하며 난리치는게 특징인 건가. "

" 카레경... 혹시... 매점 아저씨가 로켓하우스라고 불러서 삐진거예요? "

" 그것도 문제지만...! 아니 그런 것뿐만이 아니라... "

" 에에... 그럼 역시 제맘대로 카레경이라고 불러서 그런거군요.. 확실히 너무 제멋대로였어요. 그래도 선배님인데... 좋아요! 앞으로는 확실히 카레 선배님! 이라고 부를게요!! "

" ....... "

왠지 벤 선배는 입을 다물고 말았다. 에... 그러니까 침묵은 긍정 이랬나? 뭐, 그런 셈치고.

나는 왠지 삐진 듯한 느낌의 벤 선배를 데리고 한시간 정도 학교를 한바퀴 안내했다. 벤 선배는 무표정에 말수가 적었기에, 왠지 나 혼자 떠든다는 느낌을 지울 수는 없었지만...

그리고 한시간 뒤. 마지막으로 옥상만 남겨놓은 상황에서 나는 이제 슬슬 안내가 끝나가는구나, 라고 생각하며 옥상으로 그를 안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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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벤


이것이 유경

위의 두 컷이 벤과 유경의 표지 이미지 일러스트 입니다.
허접해서 상당히 우울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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