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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mirpia 미녀와 야수

2005.06.28 02:27

솔비 조회 수:717 추천:7

extra_vars1 죽으러 온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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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하지만 나는 그런 그 녀석의 이상한 반응에 오래 반응할 시간이 없었다. 슬슬 오후 알바 시간이 임박해 왔기 때문. 나는 후다닥 점심을 챙겨먹고 밖으로 뛰어 나갔다. 그러니까 오후 알바는 음식점 알바. 시급이 꽤 짭짤해서 참 좋은 곳인데 단점이 하나 있다면 사장님이 넘 무서워서~ 후후. 암튼 빨리 가야....

" 거기까지다!!! "

골목길을 따라 달리던 내 앞에 검은 그림자가 불쑥 튀어나왔다. 그러나 나는 붙을대로 붙은 가속을 주체하지 못하고 그 그림자를 그대로 지나치고 말았다. 허나 그 그림자는 이런 사소한 일로 포기할 생각이 없었나보다. 그 그림자는 나보다 몇배는 빠른듯한 속도로 나를 추월하더니 다시한번 나를 막아섰다. (당연한 소리지만) 멈출 생각이 없는 나는 그대로 달리며 외쳤다.

" 에이씨! 갔으면 내일이나 모래 오라고!! 한시간도 안되서 다시 나타나냐!!! "

그래 그래. 당연한 소리겠지만 내 앞을 막아선 놈은 그 회색머리의 강렬한 눈빛이었다. 그놈은 나를 절대 보내지 못한다는 눈빛으로 양팔을 쫘악 펼치며 맏받아 외쳤다.

" 지나가려면 날 죽이고 지나가라!! "

" 넌 우리나라의 형법도 모르냐! 상대방이 아무리 동의해도 죽이는건 살인죄로 감옥에 들어간다고오오오오오!!! "

기압을 넣은 나는 그대로 뛰어 올라 놈의 머리를 박차고 날았다. 그리고 손쉽게 착지. 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렸다. 등 뒤에서 크억!!하는 비명소리와 함께 무언가가 쓰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왔다. 설마 저녀석 시도때도 없이 죽여달라고 따라다니는건 아니겠지?? 라는 불길한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잠시후 식당.

알바용 복장으로 갈아입고 홀 서빙을 하던 나는 한 자리에 앉아있는 남자를 발견하곤 절망적인 심정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 ...불길한 예감이 적중했군. "

" 대체 무슨소리냐. "

식당의 구석 자리에 앉아있는 사람은 처량하게도 이마에 발자국이 나있는  그놈이었다. 나는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 아니 아니. 저어. 그런데 식당 안에서는 죽여달라니 그런말 하지 말아줄래? 장소도 장소거니와... "

소동을 일으키면 나는 잘려버려.. 라는 말을 속으로 삼키며 나는 억지로 베시시 웃었다. 그러자 놈은 납득한듯 고개를 끄덕였다.

" 확실히. 식당이니까.. "

" 하하하!! 예상외로 말이 통하는 녀석일세!! 그럼 "

나는 척하니 한손을 들어 보이곤 그대로 뒤를 돌아 척척척 걸어 부엌쪽으로 향했다. 으으~~ 저놈이랑은 한시도 같이 있기가 싫었다. 그런데 부엌쪽으로 갔더니 사장님이 요리 한접시를 꺼내어 내게 서빙을 시키는게 아니겠는가. 테이블은 12번 테이블. 이렇게 겨우 떨어졌는데 그 놈이 있는 테이블이었다. 그래도 나는 별 일이 있으려나 싶어서 요리를 받아들었다. 그런데...

" ....?!! "

나는 그 요리를 보곤 눈을 커다랗게 뜨고 깜빡였다. 그리고 혹시 잘못봤나 싶어서 눈을 비비고 다시 그 요리를 쳐다봤다. 하지만.. 몇번을 봐도 그 요리는 그 요리였다. 아니.. 이걸 요리라고 이름 붙일수 있는건가...? 접시 위에는 핏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는 고기 덩어리가 한덩어리 울려져 있었던 것이었다.

" 어.. 저.... 사.. 사장님 이 요리는...... "

" 뭔가! 지금 내 요리에 토를 다는건가! 나에게도 손님에게도 요리에게도 실례이지 않나!! 어서 가져다 드려!!!! "

의구심에 사장님에게 물었다가 불호령만 들은 나는 어깨를 움츠러트리고 예에..라고 작게 대답하며 그 생고기 덩어리를 날랐다.

" 어이. 식사나왔다 "

생 고기 덩어리를 12번 테이블 위에 올려놓자 보기 드물게 놈의 표정이 확 밝아져서 반짝반짝 해지는것 같았다. 나는 등뒤로 식은땀이 흐르는것 같은 느낌에 입을 열었다.

" 저어.. 근데 이걸 먹어? "

" 응? 이게 뭐 어때서 그러나? "

놈은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하며 나를 쳐다보았다. 마치 당연하다는 듯.... 나는 뭐라 대답할 말을 찾을수가 없어서 하하하 웃을수 밖에 없었다. 녀석은 잠시 그 고깃덩어리를 바라보더니 (왠지는 모르겠지만 어색한 손놀림으로) 나이프와 포크를 집어 들었다. 그리고(나이프 따위로 이런 생 고기가 잘릴지는 의문이지만) 고깃덩어리를 잘라내려던 놈은 문득 손놀림을 멈추곤 나를 힐끔 올려다 보았다.

" 그런데... "

" 어.. 어? 아. 미안. 먹는데 쳐다봐서. 잘먹어 "

돌아서려던 나를 붙잡으며 놈이 말했다.

" 아니. 그게 아니라. 이 고기 왠지 싱거워 보이는군. 소금을 좀 쳐줘 "

그리곤 친절하게도 내 손에 소금이 든 병을 쥐어 준다. 어떻게 고기를 보는것 만으로도 간을 알수 있는거지? 아니 그건 둘째치고 생고기가 짜든 달든??

" 어서 "

" 어.. 어어 "

아무튼 영문은 모르겠지만, 녀석이 독촉을 하는 바람에 나는 적당히 고기위에 소금을 뿌렸다. 내가 소금을 뿌리자 놈은 잔득 만족스러운 표정이 되어 버리는게 아니겠는가?? 참 이상한 놈일세.. 라고 생각하며 소금병을 테이블위에 올려 놓는데, 우연히 소금병 위에 붙어있는 해골 표시의 마크를 발견하곤 아악!!! 소리를 지르며 고기 접시를 뒤엎어 버렸다.

" 쳇 "

그러자 놈은 뭔가 아쉽다는 표정으로 혀를 차는것이 아니겠는가. 이.. 이노오오옴!!!

" 야 임마!! 나를 살인자로 만들고 싶어서 작정했어?!!! "

" 어차피 기억이 나지 않게 되어버렸다면, 목적의 달성을 위해서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기로.... "

" 그걸 말이라고 하냐!! 죽고 싶으면 혼자 조용히 자살해!!!!!! "

" 아아. 그건 않되. 네가 꼭 나를 죽여야된다. "

" 허..허으으윽.. 혈압.. 혈압이이이 "

" 꽤나 고혈압인가 보군 "

마지막 말은 내 말도 놈의 말도 아닌 제 삼자의 말이었다. 내 뒤에서 들려오는 왠지 익숙한... 익숙한.... 이.. 익숙한....

" 사.. 사장님?? "

나는 덜덜덜 떨리는 목소리를 내며 뒤를 돌아보았다. 내 뒤에는 지금껏 본적없는 인자한 표정의 사장님이 서 계셨다.

" 하하하. 그렇게 고혈압에 시달리는 줄 몰랐구만. 건강은 중요하지. 이제 일은 됐으니 쉬도록 하게 "

" 아.. 하.. 하지만 "

" 나가게 "

하늘이 무너지는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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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전설님은 글을 올리시지 않는걸까요...;
왠지 제글로 도배되는 느낌입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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