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tra_vars1 | 죽으러 온 사람 |
---|---|
extra_vars2 | 1 |
extra_vars3 | 1017-1 |
extra_vars4 | 1 |
extra_vars5 | 1 |
extra_vars6 | 1 |
extra_vars7 | 1 |
extra_vars8 | |
extra_vars9 |
1.
달려가던 나는 무언가에 쾅 부딛쳤다. 엥? 어라? 이게 뭐지? 내 눈앞에 왠남자의 가슴이 떵하니 있는게 아니겠는가? 고개를 더 들어보니 흐린 하늘을 연상시키는 회색 머리카락과 와인빛의 눈동자를 가진 남자의 얼굴도 보였다. 자세히보니.. 오오! 잘생겼다. 왠지 기분이 좋아져서 나는 발랄하게 죄송합니다아~~! 라고 외치곤 그 남자를 피해 다시 달려가려 했다. 그런데 이개 왠일? 그 남자가 내 팔목을 덥석 붙잡는것이 아닌가? 나는 의아함에 고개를 돌려 그를 보았다.
" 왜그러세요? "
그러자 그 남자는 처음 봤을때와 조금도 변함없는 무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 드디어 찾았다. "
" 네? "
나는 의아해질수 밖에 없었다. 이 사람, 난생 처음 보는 사람인데 나를 드디어 찾았다니?? 장난치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런것 치고는 이사람의 눈빛은 지나치게 진지했다. 왠지 강렬하다는 느낌이 드는 눈동자. 날카로운 눈매 때문일까? 아니 그것때문만은 아니었다. 나는 뻘쭘하게 한걸음 물러섰다.
" 대체 무슨소리세요...? "
" 이번엔 도망치지마. "
" 옙? "
그의 눈이 뚫어져라 나를 바라보았다. 유난히도 강렬한 눈빛으로 나를 그렇게 바라보자 갑자기 무진장 부끄러워져서 얼굴이 화끈거리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어..? 그런데 이런일이 또 있었던가??
" 약속했잖아. 다음에 만난다면... "
그는 왠지 간절하게도 들리는 목소리를 내며 내 손목을 더욱 꽉 잡았다.
" 나를 죽여주겠다고 "
" .......네? "
에? 이게 뭔 소리냐? 죽여? 내가? 누굴? 에??? 나는 당황스러움에 눈을 끔뻑이며 입을 벌리고 그를 바라보다 고개를 휙휙 저었다.
" 그... 그럴리가 없잖아요! "
" 아니. 약속했다. "
" 기억에 없어요!! "
" 시끄럽다. 약속을 했으면 지켜라. 어서 죽여. "
" 자... 잠깐.... ! "
" 어서! "
" 그러니까.. 내 말좀!! "
" 자아! 죽이란 말이다!!! "
" 꺄아아아아아악!!! "
나는 그를 확 밀쳤다. 이거 처음에 얼굴이 잘생겨서 좋아했는데 알고보니 변태 아니야?! 놀랐는지 그의 손이 내 손목을 놓혔고 나는 그대로 뒤를 돌아 달리기 시작했다.
" 기다려! 약속을 지키란 말이다!! "
왠지 처절하게까지 들리는 외침이 뒤에서 들려왔다. 하.. 하지만 그런 약속 생각도 나지 않는단 말이야!
" 꺄악~! 변태에요! 변태엣!!!! "
나는 달려가며 눈을 콱 감고 외쳤다. 다행이 넓은 거리라 사람들이 '변태?' '변태라고?'라며 내 뒤의 그 남자를 붙잡는것 같았다. 아아, 이러면 더이상 따라오진 못하겠지. 나는 약간은 안심하며 달려갔다.
2.
" 헉.. 허억 허억...... "
집 앞까지 달려온 나는 허리를 꺽은채 숨을 몰아쉬었다. 설마 그상황에서 따라오지는 못했겠지? 뒤를 돌아보며 주변을 두리번 거렸지만 인기척 같은것은 느껴지지 않았다. 나는 한숨 같은걸 내쉬며 벽에 등을 기대고 털썩 주저 앉았다.
" 허억.. 허억.... 정말로 이상한 녀석... "
나는 습관처럼 이마를 매만지며 중얼거렸다. 내 손끝에 까실까실한 흉터가 만져졌다. 평소때는 앞머리로 가리고 다니지만 내 이마에는 가로로 길게 흉터가 나 있었다.
이 흉터는......
사실 어떻게 된 것인지 기억은 나지 않는다. 왜냐면, 나는 열 여섯살 이전의 기억이 없기 때문이다. 기억상실..이라 해야겠지. 지금 내 나이가 열 여덟이니까, 그래. 나는 단 이년치만큼의 기억만을 가지고 있다. 솔직히 내 나이가 열 여덟인지도 확실치 않다. 어째서 내가 기억 상실에 걸려 버렸는지는 당연히 모르고, 단서라면 내 이마의 이 흉터와 처음부터 내 손목에 차여 있던 팔찌. 이 가지 정도.
그래서 나는 지금 내 기억을 찾기 위한 여행을 하고 있다. 단서는 작고, 아직도 실마리는 잡지 못했지만...
사실 이 이마도 까고 다니고 싶지만 나도 여자다 보니 이런 흉한 흉터를 내 보이고 싶진 않더라고.
" 아, 그러고 보니... "
그러고 보니.. 그 남자....
' 드디어 찾았다. '
' 이번엔 도망치지마. '
' 약속했잖아. 다음에 만난다면... 나를 죽여주겠다고. '
" 그래..... 분명히 나를 아는 눈치였어. "
대화의 내용이 이상한데다 이상하게 무서워서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긴 했지만..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그 남자 나를 아는 눈치였다. 그리고 그 눈빛... 어딘지 모르게 강렬했던 그 눈빛도 어디선가 봤던것 같은... 처음이 아니었던것 같은........
" 아.. 아니 그렇다고 해도. 왜 자신을 죽여 달라고 하는거지? 설마.. 정말로 내가 그런 약속을 했던건가..? 아니 그건 그렇고 꼭 나여야 하나? 말투를 보니 나를 아주 오랫동안 찾아 헤맸던것 같은데.. "
아아.. 뭔지는 모르겠지만 생각을 하면 생각을 할수록 이상하다. 뭔가가 이상해..
(대체 무슨사이였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남자와 나는 옛날 아는 사이였다. 그런데 내가 죽여주겠다고 약속을 했나보다. 그래서 자신을 죽여달라고 적어도 이년 이상을 나를 찾아 헤매어 나를 겨우 찾아냈다..?
" 그게 사실이라고 해도 이건 왠지 쌍방이 변태가 되어 버리는것 같은 느낌이잖아. 죽여 달라고 2년이나(혹은 그이상) 나를 찾아다닌 그녀석이나, 죽여주겠다고 약속을 해버린 나나.... "
그런데 왜? 왜?? 대체 왜????
" 크윽..... 모르겠다. 하지만 하나 확실한건, 그런 변태같은 녀석과 연관되는 과거라면 차라리 없는게 났다는거다!! "
그래. 바로 그게 정답!
처음으로 (그것도 제발로 나를 찾아 온 ) 찾은 기억에 대한 힌트였지만, 왠지 정말로 내가 그런 약속을 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해도 싫을것 같은데다 저런놈을 죽여주는건 더더욱 싫었기 때문에 나는 그런 결론을 딱하니 내려버리곤 집 안으로 성큼성큼 걸어들어갔다. 아, 이 집은 두달동안 내가 머물고 있는 마을 외각의 버려진 집이다. 일단 여행 자금을 모우기 위한 알바를 하면서 임시 거점으로 쓰고있지. 하하하.
" 늦었군 "
" 아아. 미안미안. 밖에서 왠 변태같은 놈이 나를 따라오는 바람에............"
나는 에헤헷 하고 웃으며 뒷통수를 긁적이며 변명하다 문득 이 집에는 나밖에 없는데... 라는걸 깨닫곤 크악! 하고 비명을 지르며 한걸음 뒤로 물러섰다.
" 네.. 네.. 네가 어떻게...?!! "
회색머리! 이상하리만큼 강렬한 눈동자!! 녀.. 녀석이다!! 한치의 의심도 가질수 없이 그 녀석이야!! 방금전까지 나를 따라오던 그 변태놈!!!
" 뭐, 그런건 중요한게 아니지. 아까 하던 얘기나 계속 하자고 "
집안의 의자에 앉아서 무덤덤하게 그는 말했다. 나는 식은땀을 쫘악 흘리며 물었다.
" 에... 그... 죽여줘? "
" 그렇다 "
" ........... "
나는 주저없이 그대로 빙글 돌아서서 도망치려 했다. 하지만 놈의 행동이 더욱더 빨랐다.
" 꺄악!!! "
놈은 전광석화와도 같은 속력으로 달려와 나를 벽으로 밀어 붙혔던 것이다. 나는 뭐가 뭔지도 모르고 손목이 잡힌채로 벽까지 밀려 버렸다.
" 이거 놔!! "
" 그 전에. 설명을 듣고 싶은데. 왜 도망친거지? "
" 아.. 아파!!! "
" 빨리 대답하란 말이야!!! "
그의 외침에 나는 흠칫 놀라고 말았다. 무척이나 진지하게 다그치는 목소리.. 그 눈빛에서도 진지함을 넘어서 애절함까지 느껴졌다. 어째서..? 그것에 그렇게까지 집착을 보이는거지..? 하지만 일단 사실대로 말하지 않으면 이 손도 놓아주지 않을것 같아서 나는 버럭 소리를 질렀다.
" 기억이 나지 않는단 말이야! 나는 2년 전부터 기억 상실증이야!!! "
" !!!! "
" 이유를 말했으니까 빨리 이것좀 놔줘! "
그는 왠진 모르겠지만 절망적인 표정으로 '설마'라던가 '그럴리가..'같은말을 중얼거리며 내 손을 놓아주었다. 나는 그 순간 긴장이 풀려서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손목이 욱신거려 내려다 보니 빨갛게 부어 올라 있었다.
" 으... "
이게 무슨 일이람. 나는 고개를 숙이고 투덜거리다, 다시 의자로 가서 앉은 그 남자를 힐끔 쳐다보았다. 그는 여전히 절망적인 표정으로 뭔가를 중얼거리고 있었다. 대체 왜 저러는걸까? 그.. 꼭 죽어야 되는거였나? 그리고 나와는 무슨사이..? 여러가지 의문점들이 겹쳐져서 내 머릿속을 휘감았다.
" 아... 저어. 그런데 왜 그렇게 나한테 죽여달라고 하는거야..? "
나는 비틀비틀 일어나 몇번을 주저하면서 조심스래 그에게 물어보았다. 그러자 그의 얼굴이 뻣뻣하게 굳더니 순식간에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정말 의외의 반응에 나는 그대로 멍.. 해져 버렸다. 그는 주먹을 쥐고 내게 소리를 질렀다.
" 그.. 그걸 어떻게 말하란 말이야! "
" 에? "
" 아무튼 다음에 또 찾아 오겠어! "
" 옛?? "
그는 그대로 벌떡 일어나 문을 밖차고 밖으로 다다다닥 뛰어 나가 버렸다. 나는 그를 잡지도 어쩌지도 못한채 멍하니 그가 현관문으로 달려나가는 것을 지켜볼수밖에 없었다. 저....저건 또 무슨 반응이래니..? 마치... 꼭...
" 무진장 부끄러워 하는것 같은... 아니 쑥쓰러워 하는것 같은...? "
-------------------------------------------------------------------
에~ 그럼 이번에는 분위기를 바꿔서, 명랑코믹로맨틱판타지액션물입니다~(야;)
미녀와 야수.
본제가 '죽으러 온 사람'이었지만 부제인 '미녀와 야수'가 결국 제목이 되어버린 녀석.
어째서 미녀와 야수인지는 곧 나옵니다만...
이상하게 저는 제목을 내용과 연관있게 짓는다고 짓는데, 나중에서야 알아채는 사람들이 제법 되더라구요.
하하하!!; 다 본인의 잘못입니다아.
ps
표지는 월트디즈니의 미녀와 야수 홍보 포스터 입니다.
참 재미있게 봤었죠^^
댓글 11
-
소로★
2005.06.26 21:53
머엉= ㅂ =) 재밌어서 정신없게 주욱주욱 읽어버렸습니다아 ; 어쨌거나 이번 편에서 결정 지을 수 있는 건, '분명히 저 사람 뭔가가 있다.' 뿐이네요[머엉] 어쨌거나, 앞으로도 기대하겠습니당♡|+rp2+|61|+rp3+|fiction_jakga -
idtptkd
2005.06.26 21:58
에에에에에!(부들) 사신은 안쓰시는 겁니까?!(부들부들) 어쩄든 은백색의(-_-; 이봐 회색이라고 했을뿐
은백색이라고 말한 적은 없다고;) 사내라...(이미 멍해졌다.)|+rp2+|62|+rp3+|fiction_jakga -
세이니
2005.06.26 22:36
냐햐햐핫. 재미있게 읽으셨다니 저도 기쁘기 한량없습니..(??)<ㅡ 어설프게 어려운말 쓰다 막혔다.
|+rp+|61|+rp2+|63|+rp3+|fiction_jakga -
세이니
2005.06.26 22:37
앗. 그... 그게... 일단은 예전에 썼던 단편들 부터 올리고 사신은 좀더 비축분을 마련한 다음에...;ㅁ; 엉엉. 무... 무서워요. |+rp+|62|+rp2+|64|+rp3+|fiction_jakga -
아란
2005.06.26 23:00
혹시... 저 남자가... 늑대로 변신(?)|+rp2+|65|+rp3+|fiction_jakga -
세이니
2005.06.26 23:12
....-_-; |+rp+|65|+rp2+|66|+rp3+|fiction_jakga -
비의 검마
2005.06.27 03:20
앗, 상당히 재미있을 듯한... 기대하겠습니다 ;-)|+rp2+|67|+rp3+|fiction_jakga -
세이니
2005.06.27 06:26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ㅡ* 는 오바구요;
앞으로의 내용도 재미있으셔야 할텐데(불안초조) |+rp+|67|+rp2+|68|+rp3+|fiction_jakga -
강연
2005.06.27 07:44
명량코믹로맨틱판타지액션물이라.. 기대되는군요 =ㅁ=|+rp2+|69|+rp3+|fiction_jakga -
세이니
2005.06.28 02:19
냐하하핫~; |+rp+|69|+rp2+|70|+rp3+|fiction_jakga -
시라노
2006.07.24 12:22
이거 웬지 시원시원한 전개에 재미있을것같은 향기가 물씬풍기는[두둥]|+rp2+|941|+rp3+|fiction_jakga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9 | 피아니스트 [3] | 세이니 | 2005.07.17 | 586 |
18 | 피아니스트 [6] | 세이니 | 2005.07.16 | 611 |
17 | Necromancers [6] | 세이니 | 2005.07.16 | 736 |
16 | Necromancers [9] | 영원전설 | 2005.07.14 | 1214 |
15 | 피아니스트 [5] | 세이니 | 2005.07.13 | 623 |
14 | [공지] Necromancers [9] | 세이니 | 2005.07.10 | 698 |
13 | 피아니스트 [10] | 세이니 | 2005.07.10 | 530 |
12 | 피아니스트 [10] | 세이니 | 2005.07.08 | 840 |
11 | 피아니스트 [12] | 솔비 | 2005.07.07 | 670 |
10 | 미녀와 야수 [12] | 세이니 | 2005.07.04 | 651 |
9 | 미녀와 야수 [7] | 세이니 | 2005.07.03 | 680 |
8 | 미녀와 야수 [13] | 세이니 | 2005.07.02 | 639 |
7 | 미녀와 야수 [8] | 솔비 | 2005.06.28 | 717 |
» | 미녀와 야수 [11] | 솔비 | 2005.06.26 | 735 |
5 | 피아노 [8] | 솔비 | 2005.06.26 | 959 |
4 | 정령 [10] | 솔비 | 2005.06.25 | 743 |
3 | 정령 [7] | 솔비 | 2005.06.25 | 755 |
2 | 정령 [12] | 솔비 | 2005.06.24 | 1076 |
1 | 한 소년이 있었습니다. [31] | 솔비 | 2005.06.22 | 10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