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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mirpia 정령

2005.06.25 02:19

솔비 조회 수:755 추천: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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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는 내 눈앞으로 얼굴을 들이밀었다. 그리고 내 뺨을 양손으로 감싸고 미소지으며 말을 이었다.

// 이 세상이에요. 잘 부탁드리와요. //

가까이에서 본 그녀의 눈동자 색은 그 어떤색도 아닌 투명한 색이었다. 그리고 나는 이제서야 그녀의 눈동자의 색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그녀의 눈동자가 비추는 것이 바뀌어 왔던것 뿐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 .... 무슨? "

// 못알아들었나요오? 이 세상말이여요. 아, 그래 사람들은 정령이라고도 불렀던 것이 기억이 나네요 //

" 귀신말인가....? "

// 아니에욧 아니에욧 그런게 아니에욧. 저는 이 세상이고 정령이에요 //

" ,,... "

// 그런데 인간씨~ //

" 펠.. "

// 에? //

" 내이름은 펠이다. 펠이라는 이름이 있으니 인간인간 하지마라 "

// 이름이요오? //

자신을 정령이라 밝힌 소녀는 내 뺨을 놓고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고개를 갸웃했다.

// 인간의 이름은 인간이 아닌가요? 펠이라니요? 인간은 아니아니 펠은 이름이 두개인가요? 왜 그런거죠? //

나는 어이가 없어져 정령을 쳐다보았다.

" 넌 이름이 없는건가? "

// 있어요. 정령이에요 //

" 정령이 너 하나 밖에 없나? "

// 아니예요오 정령은 하나가 아니에요 //

" 그럼 모든 정령을 정령이라고 부르나? 서로를 어떻게 구별하고 무어라고 부르지? "

// 꼭 하나하나를 구별하는 이름이 있어야 하나요? 눈을 보면 알 수 있어요. 모두들 다른 노래를 부르고 다르게 웃지요. 다른 말을 해요. 또 다른 꿈을 꾸지요. 그런데도 구별할 수 없나요? 정령은 정령이라는 이유로 다들 하나인걸요. 인간은 틀린가요? //

나는 그녀를 쳐다보았다. 그녀는 동그란 눈으로 이상하다는 듯 날 쳐다보고 있었다. 이상하게도 가슴이 쓰라렸다. 어쩌면 인간들도 처음엔 이름 따위는 없었을지도 모른다.

" 달라. "

// 어째서지요? //

" 다른 눈을 하고 있지. 다른 노래를 부르고 다르게 웃어. 다른 말을 하며 또 다른 꿈을 꾸지. 그것 때문이야. 그것 때문에 하나가 될 수 없어 "

대답을 이어나가던 나는 순간 무언가 이상한 느낌에 눈을 크게 떴다. 깊었던 온몸의 상처가 거의 사라지고 없었던 것이었다. 나는 깊었던 오른팔의 상처가 흉터밖에 남지 않은 것에 세번째로 내 눈을 의심했다.

// 헤에. 무슨 소린지는 모르겠는데 어렵네요 //

" 이봐. 내 몸의 상처... 어떻게 된거지? "

// 우에엣!! 당신이 약을 마음대로 발랐잖아요! //

정령소녀는 뺨을 뾰롱퉁하게 부풀리며 붉은빛이 꽤 엷어진 옹달샘을 가리켰다.

// 저건 숲의 모든 생명체들에게 선물로 주려고 했던 치료수에욧. 얼마나 힘들게 만들었는데에 갑자기 당신이 써버려서 얼마나 놀랐는데요오오오 //

" ...미안하다. 그건 그렇고 상처가 나았으니 난 이만 가봐야겠군 "

// 네? 앗!! 아니에요옷. 그러니까 맘대로 치료수를 써버려서 화내는거 아니에요! 금방 다시 만들 수 있는거에요. 그냥 조금 놀라서.. //

" 그런게 아니야. 이곳에 오래 머물면 위험해. "

절벽위를 올려다보았다. 저곳으로 올라간 뒤에 어떻게든 도망쳐야한다. 이런 곳에서 들키는 것은 시간문제이니..

" 너도.. 나도. "

// 어째서죠? //

" 너에게 이 숲이 소중하지? 그렇듯 나도 내 목숨이 중요하니. 서로 중요한걸 지키기 위해서 나는 지금 이곳을 떠나야 하는거고, 너는 나에게 어째서냐고 붙잡으면 않되는거야 "

// 헤에 상냥하군요? //

" 웃기는군. 나 살자고 하는 짓이야. "

// 그치만 조금만 더 이곳에 있으면 안되나요? //

" 설명 했을텐데 "

나는 절벽이 올라가기 쉬운지 알기 위해 벽이 단단한지 주먹으로 두드렸다. 그리고 힘껏 도약해 절벽의 틈을 밟고 위로 위로 뛰어 올랐다.

// 아니예욧! 설명 덜들었어요! 펠이 왜 위험한지 듣지 못했다구욧!! //

귀찮게도 정령소녀는 나를 계속 따라왔다. 나는 눈살을 찌푸리며 소리쳤다.

" 나는 패잔병이야! 날 죽이려고 적군이 쫘악 깔렸어! 그러니까 빨리 나한테서 떨어져! "

// 적군요? 뭔가요? 괴물인가요? //

나는 우뚝 멈춰섰다. 그리고 정령소녀를 노려보았다.

" 인간이다 "

// 인간이라니요? 같은 인간끼리도 서로 죽이나요? 왜요? 같은 인간이잖아요. //

" 넌 이해못해. 인간이 아니니까 "

// 그래요. 이해 못하겠어요. 그러니까 한가지만 가르쳐 주세요. 가르쳐주면 돌아갈테니까. //

소녀는 나와 눈높이를 맞추었다. 그리고 나의 검은눈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 지금부터 뭘 할꺼죠? //

나는 돌연 그녀를 감싸안고 나무위로 뛰어올랐다. 정령이라 그런지 무게는 느껴지지 않았다. 그녀가 눈을 동그랗게 떴고 나는 내 입에 검지손가락을 세로로 세워 보였다. 풀숲이 부시럭거리며 열살이 조금 넘은 듯 한 어린 여자아이들이 나타났다. 어린아이들인데도 무서울 정도로 무표정해 섬뜩한 소녀들이였다. 저 아이들이.. 우리 부대를 몰살 시켰지. 실험.. 미완성인 인형들... 아직은.. 알려지면 안되겠지. 그러니까 날 그렇게 죽이려 하는걸꺼야.

나는 옆의 정령소녀를 힐끔 쳐다보며 낮게 말했다.

" ... 처음엔.. 처음엔 도망칠 생각이였는데... "

나는 내 허리의 짧은 두자루의 검을 매만졌다. 오랜 시간을 나와 함께한 나의 무기이다.

" 지금은.. 죽인다. "

// 적을? //

" 개조당한 인간이다. 그녀석들 한둘만 있으면 군대하나 몰살시키는 건 아주 쉬운 일이지. 저녀석들만 죽이면 전쟁.. 끝나. "

// 이해못하겠어요. 어째서 죽여야만 하는지 어째서 죽어야만 하는지 //

" 다른눈을 하고 있거나 다른꿈을 꾸는 선의 문제지.. "

// 이해 할 수 없어욧!!!!! //

정령소녀는 그대로 대기에 녹아버리는 듯 사라져 버렸다. 이해 해달라고는 말할 수 없지만.. 그래도 마지막 그녀의 눈가에 글썽이던 눈물이 가슴에 걸렸다.

...이제는 어쩔 수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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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햐햐햣.
요즘 요구르팅 삼매에 빠져 있습니다(정신차려 이놈의 수험생아!!!)
현랑군 왜그렇게 귀여운지...//-///
아. 정말 정신 차려야지 -_-;; 현실도피는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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