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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yswichard 일상으로의 초대 2

2006.08.21 17:33

찰드♥ŁØŁΥ♥ 조회 수:950 추천:3

extra_vars1 타락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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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헤인과 강령님께 신세를 지고 말았군요.”

천무는 씁쓸한 표정으로 셸 안에 안치되어 유충의 치료를 받고 있는 셀샤스를 바라보며 한숨 섞인 말을 내뱉었고 강령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리 생각할것 없네. 어차피 엔젤의 일은 이미 퀘롤드만의 문제가 아냐. 이 나라 전체가 혹시 자신들이 사는 동네에도 엔젤이라는 존재가 나타나 모든걸 때려 부술지 몰라 전전긍긍해 하는 판국이지. 어느 도시는 시장이 앞장서서 외곽의 방비를 튼튼히 강화하고 있다더군. 거기다 도시를 출입하는 인원의 신분 검열까지 하고 있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말 다한거지.”

“...젠장. 뭐 그런 쓸데없는 짓을. 어차피 놈들은 타론님을 쫓아 오는겁니다. 다른 도시로 갈 이유가 없질 않습니까.”

“인간의 심리라는게 다 그렇지 뭐... 적어도 자신들이 사는 곳은 별 탈이 없길 바라는게 어찌보면 당연하지 않은가. 그로 인해서 다른 동네가 죽어나더라도 말일세.”

“으흠...”

슥슥슥... 하는 소리가 들려오지는 않았지만 마치 그런 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유충들은 얼음송곳에 사정없이 뚫려버린 셀샤스의 등 쪽에 바글바글 모여서 열심히 손상된 내장이며 근육 등을 재생시키고 있었다.
강령은 물끄러미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물었다.

“아란이는... 역시 자네가 허락한게 아닐테지.”

“멋대로 간 겁니다. 사실 그것이 한번 간다고 했을때 제가 반대를 하긴 했었습니다만, 제가 뭐라고 한다고 해서 들을 나이도 아니고... 10대 후반이면 한창 이리저리 모험심이 발휘될 나이지요. 그 모험심이 스스로를 망치게 되더라도.”

“아란이가 엔젤블레이드를 사용함으로써 몸이 망가지게 된다고 생각하는겐가?”

천무는 슬쩍 강령을 바라보았다.

“아니라고 생각하십니까? 사용에 있어서 위험이 따를 수 있다고 강령님 스스로 말씀하셨었습니다. 더구나, 그 내장덩어리를 끼고나서 싸우는 상대가 누굽니까? 이 최강의 도시라 불리는 퀘롤드의 불안요소로 떠오르고 있는 엔젤들이 아닙니까?”

“자네 마음을 모르는 바는 아니네만, 조금은 폭 넓게 생각하는 것이 좋은 듯 허이. 어차피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 아닌가? 남의 자식이 그렇게 되면 괜찮고, 자네 자식이 그렇게 되면 안된다는 뜻인가? 한 도시의 시장이 하는 말 치고는 꽤 이기적으로 들리는구먼.”

“......”

천무는 별 말없이 다시 셸 쪽으로 고개를 돌려버렸고, 강령은 잠시 뜸을 들이더니 다시 말했다.

“최소한 좋아서 그 일을 하려는 사람까지 가로막지는 말게. 그게 자네 딸인 광황, 아란이든, 자네의 귀여운 아내인 비안카든 그런 고려는 해줘야지. 민간인이 목숨 내걸고 엔젤블레이드를 사용해주기를 바랬단 말인가? 자네들이 지켜야 하는 민간인이?”

“무슨 말씀인지는 알겠습니다. 이거 정말... 이럴 때에는 별로 할말이 없어지는 부녀간의 정이로군요. 하지만 제가 그럴 수 밖에 없었던 것은 강령님도 딸자식 키워보셔서 아마 아시리라 믿습니다.”

“헛헛헛... 물론이네.”

강령은 거의 헤인을 낳자마자 죽은 자신의 딸을 생각했다. 나라의 발전을 위해 1차적으로 없어져야 하는 것이 바로 몬스터라며 전국의 뜻있는 젊은이들이 들고 일어섰을때, 몬스터 때문에 죽은 자신의 남편의 원수를 갚기 위해서라도 그 일에 동참해야겠다며 산후조리를 마치자마자 포차드 계열인 자신의 창을 비껴들고 달려나가던 그 마지막 모습이 다시 떠오른다. 그리고 그 죽은 시체로 돌아온 자신의 딸의 모습은 어느덧 헤인에게로 그대로 옮겨가, 여자의 몸으로 기가막히게 창을 잘 쓰던 기사에서 능숙하고도 침착한 마도의 조합술을 구사하는 마도사가 되었다.
그때 자신은 어떠했던가. 그것을 확신할 자신은 없었지만 그때 강령은 자신의 딸에게 지금 천무와 똑같은 말을 했었던것 같다.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너만은 나가서는 안된다. 사위도 잃은 상황에 딸인 너까지 잃으면... 극구 반대를 하던 자신. 하지만 결국 상당한 수의 몬스터를 잡았다고 나라에서 내린 공적패까지 함께 가져온 딸의 시체를 보며 어딘지 모를 자랑스러움을 느끼고, 마지막 남은 헤인이라도 잘 키워서 딸의 모습을 이어가고자 마음 먹게 되었던 자신.
천무는 그러한 강령의 옛 일을 알고 있었던 것일까. 긴 수염을 가슴까지 드리우고 희끗희끗 해지는 눈썹 사이에 깊은 눈매가 자리잡은 천무에게는 어쩐지 그런 분위기가 느껴졌다.

“옛 생각을 하십니까?”

역시 그는 알고 있었다. 강령은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자네를 보니 나 역시 내 딸의 출전을 말리던 때의 내가 생각나는구먼.”

“큭큭... 그때 생각하실 줄 알았습니다.”

강령도 마주 피식 웃었다.

“자네에게 뭘 숨기겠나. 나야 20년 전 일이고 자네는 지금 겪고 있는 일이니 하는 생각이야 똑같겠지. 허면, 아란이는 허락을 해 주는겐가?”

“그렇잖아도 당분간은 그만두게 할 생각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헤인이는 어떻게 된 겁니까? 헤인이도 엔젤블레이드를 사용할 수 있는 건지요?”

“그 아이야 샘플 유저로 맨 처음 측정을 마친 아이니까 엔젤블레이드와 통하게 된걸세. 당연히 사용에는 큰 문제가 없고.”

“아란이 보다 훨씬 더 좋은 싱크로율을 보인 모양이군요.”

“아니.”

강령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결과만을 본 사람으로서는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싱크로율 100%를 달성한건 오히려 아란이 쪽이었네.”


같은 시각. 살며시 정신이 든 광황의 눈에 가장 먼저 보인 것은 헤인이었다.

“아가씨. 정신이 좀 드세요?”

“...여긴...?”

헤인이 쿡쿡 웃고는 말했다.

“아가씨 방이예요. 집에 도착했으니까 마음 푹 놓으세요.”

광황은 고개만 움직여 헤인을 바라보았다.

“그 엔젤은... 어떻게 되었나요?”

“처리 되었습니다. 다행히 사상자나 커다란 피해는 없었어요. 아가씨 덕분이예요.”

헤인은 광황의 자존심을 건드리게 될까봐 일부러 자신이 엔젤블레이드를 사용했었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광황은 다행히 그런가보다 하는 표정으로 다시 천정을 바라보았다.

“셀은... 괜찮은가요?”

“지금 셸 안에 안치되어 회복중입니다. 다행히 오래 가는 상처는 아니라고 해요. 곧 완쾌될 수 있을거예요.”

“하아... 네. 다행이예요.”

광황은 잠시 눈부신 아침 햇살이 마구 쏟아져 들어오는 창문을 멀건히 바라보다가 우울한 어조 그대로 말했다.

“아빠는... 화가 많이 나셨죠?”

“...아뇨, 그다지...”

헤인은 차분히 말했으나 광황은 더욱 암울하게 말했다.

“나 위로하려고 일부러 좋게 이야기 하지 말아요...”

“아녜요, 정말 별로 화 안나셨어요. 오히려 아가씨의 엔젤블레이드 사용을 허락해 주실 눈치시던데요. 그리고 할머니께서 그에 관해 또 이야기를 해보려고 지금 천무님과 함께 계시고요.”

“......”

광황은 우울한 표정 그대로 뭔가 생각하는 눈치더니 슬쩍 몸을 일으켰다.

“아, 아직 기력이 좀 더 회복되셔야 할텐데...”

“괜찮아요. 나... 타론이 보고싶어서요.”

헤인은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타론님을요?”

“마치 굉장히 오래 안본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그냥... 잘 있나 보려고...”

“아아... 네. 그럼 함께 가 드릴까요?”

광황은 마침내 약하긴 하지만 미소 비슷한 것을 지어보였다.

“네.”


“그래... 역시 다른 아이들도 모두 다...”

타론은 침울하게 중얼거렸다. 그리고 그 맞은편에 앉아있는 레온은 고개를 떨군체 한동안 말이 없었다. 타론은 피식 웃으며 레온의 어깨를 짚었다.

“그렇게 의기소침해 할 것 없다. 사실 천계, 지계를 상대로 아무래도 수가 몇 안되는 우리가 유리했었다면 말이 안되는 이야기겠지. 말도 안돼는 법규로 우릴 타락한 천사니 어쩌니 하면서 추방한 그 작자들이 원망스러울 따름이다.”

“타론님...”

레온은 역시나 고개를 들지 못했고 타론은 슬쩍 눈살을 찌푸리더니 씹듯이 말했다.

“그러게 왜 그 지계 놈들은 쓸데없는 일이 참견을 해가지고... 젠장. 천계 하나만 적으로 놓고 있었으면 어느정도 승산은 있었는데 말이지.”

레온은 갑작스럽게 말했다.

“마, 맞습니다. 따지고 보면 그 지계의 군주인 아트브리츠 놈들에게 당한것이나 마찬가지 아닙니까? 우리의 적은 천계의 엔젤들이었는데, 도대체 왜 거기에 지계 놈들이 섞여 있었던 건지 저는 아직도 인정할 수가 없습니다.”

“이미 떨어진 결과를 어찌 하겠느냐. 우울한 과거의 이야기는 접어 두자. 그런데 도대체 내가 여기에 있는것은 어떻게 알았느냐?”

레온은 간신이 얼굴을 좀 펴면서 말했다.

“음, 타론님이 이곳까지 오시면서 흔적을 많이 남겨 두셨습니다. 타론님의 기운이라든지, 만났던 사람들이라든지... 그런 흔적이 남아 있으면 이곳을 찾아내는 것은 크게 어려운 일도 아닙니다.”

“하하하... 이거, 내가 스토커를 부하랍시고 믿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모르겠구나.”

“핫핫핫.”

간만에 번지는 웃음이다. 레온이 타론을 처음 만난 이후, 그간의 상황이 보고되면서는 한번도 지어질 수 없었던 웃음이 타론의 방을 가득 채웠다. 도대체 이처럼 맑은 웃음을 지을 수 있는 이들이 왜 타락한 천사라는 오명을 얻게 되었는지는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레온이 [문득] 말했다.

“아... 타론님.”

“음?”

“그보다, 희소식이 있습니다. 다시 타론님이 유피넬리드로 돌아가 재기를 꾀할 수도 있는 방법입니다.”

타론은 눈이 확 뜨여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는 일단 의심스러운 눈으로 레온을 바라보았다.

“지금 이 이야기에서 장난이 섞이면 안될것이다.”

“농담이 아닙니다.”

레온의 표정은 진지하기 그지 없었다.

“오는길에 들른 차원 중에 메이져스 놈의 피지배층 대륙이 있었습니다. 거기 주술사들이 말하는 바에 의하면, 상위엔젤급의 경우 다크 로케이션 이라는 이공간을 강제로 생성시켜 자신에게 걸려있는 모든 봉인을 풀고 유피넬리드로 돌아갈 수 있는 방도가 있다 하였습니다.”

“...저... 정말인가? 모든 봉인을 풀 수 있다면 유피넬리드로 물론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타론에게는 몹시 중요한 일이었다. 자신이 이 인간의 세상으로 쫒겨 내려오기 전의 세상으로 돌아갈 수가 있는 것이다. 아트브리츠와의 싸움에서 패할때, 타론은 수많은 봉인으로 거의 대부분의 힘이 묶여 다시 유피넬리드로 넘어갈 수 있는 결정적인 권능이 박탈당해 버린 것이다. 하지만 그 능력의 봉인을 풀 수 있다면 당장에라도 돌아갈 수 있다.

“마침 이 차원에는... 타론님 덕분에 꽤 많은 수의 엔젤들이 꼬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이곳의 주술사나 무당 쯤 되는 인간이 가만히 있을리 없지 않겠습니까?”

“음... 물론이지. 지금도 뭔가 하는것 같드만.”

“바로 그겁니다.”

레온은 정색을 하고 말했다.

“그로 인해 [엔젤 포스]를 손에 넣게 되는 인간 여성을 노리시지요. 그 인간 여성의 마음을 얻게 되면 엔젤 포스에서 발휘되는 힘을 이용해 타론님의 봉인을 풀고 다크 로케이션을 열 수 있을 겁니다.”

“...인간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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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뭔가 시작되려 한다 +_+
앗싸 좆쿠나! > 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