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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yswichard 일상으로의 초대 2

2006.08.17 11:11

찰드♥ŁØŁΥ♥ 조회 수:793 추천:1

extra_vars1 타락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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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이 어떠하냐.”

엔젤 블레이드가 가지고 있는 체액과 동일한 성분의 액체로 가득 차 있는 셸 안에 들어서서 조용히 눈을 감고 있던 광황은 살짝 고개를 가로저어 보였다. 그 동작을 보던 강령은 반대로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은 순조로운 편이군. 지금 거기서는 별 느낌 없어야 정상이지. 아직 엔젤블레이드가 활성화 되지 않았으니까. 헤인아. 지금 싱크로율이 몇이냐?”

분면 컴퓨터는 컴퓨터인데 온갖 생체 내장기관들이 덕지덕지 들러붙어 연결되어있어서 기계인지 생명체인지 구분이 안가는 묘한 덩어리 앞에 서 있던 헤인이 몇개의 버튼을 눌러대더니 말했다.

“아직... 50%가 안돼요.”

“엔젤블레이드는 싱크로율이 80% 이상 되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아. 아란아. 좀 더 엔젤블레이드를 향해 집중 해보거라.”

광황의 고개는 또다시 천천히 가로로 움직였다.

“후움... 시간이 좀 더 필요한 것인가. 헤인아. 조금 더 퍼센테이지를 조절해보고 안되면 약간의 각성이 더 필요하다는 뜻이니 혈액을 거둬들여라.”

“네.”

헤인은 다시 키보드를 눌러대기 시작했고 강령은 다시 심각한 눈으로 광황을 바라보았다.
광황은 넥서스로 오자마자 강령을 찾아와 자신이 엔젤블레이드를 사용하겠다고 못을 박아놓았다. 함께 온 셀샤스는 더이상 광황을 말릴 기력이 없는지 순순히 광황이 하는대로 내버려 두었고, 강령은 천무의 허락을 받았느냐는 질문도 하지 않은체 말 없이 광황에게 엔젤블레이드를 보여주었다. 셀샤스는 잠시 나가있고, 광황만이 알몸을 한 체 엔젤블레이드의 체액 이라는 “혈액”으로 가득 채워진 셸 안에 들어가 눈 앞에 있는 엔젤블레이드와의 싱크로율 측정에 들어간 것이다.
뒷일을 헤인에게 맡기고 연구실을 나선 강령은 곧 자신을 애타는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는 셀샤스를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넥서스의 장수중 한명인 그리폰즈가 함께 있었다.

“어때요, 강령님? 아가씨의 싱크로율은 괜찮은가요?”

강령은 슬쩍 고개를 가로저었다.

“시원치가 않네. 지금 아란이는 너무 투지만 앞서있어. 엔젤블레이드를 착용 하려면 투지 보다는 엔젤블레이드와 하나가 되고 싶다는 마음가짐이 더 중요하지. 접선이 시작된지 30분이 지나도록 50%가 안넘는다는 것은 다시 생각해볼 일이야.”

셀샤스는 눈살을 찌푸리며 의심스럽게 말했다.

“뭔가... 버그나 에러 같은 문제가 아닐까요?”

“엔젤블레이드는 생명체에 가깝네. 버그라니. 그렇잖아도 헤인이가 얼마전에 시험 장착을 해봤어. 10분만에 95%가 나오는 기록을 세웠지. 이래도 에러라고 할텐가.”

“으음... 그럼... 아가씨는 가망이 없는 건가요?”

셀샤스의 목소리는 실망하는 기색도 없었고 기뻐하는 기색도 없는 좀 투명한 것이었다. 무신경 하다기 보다는 기뻐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갈피를 못잡고 있는 중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할 듯 싶다. 강령은 지그시 셀샤스를 바라보다가 정색을 하며 물었다.

“그런데 먼저 이걸 알아봐야 하겠군... 내가 예상하기에, 아란이는 천무의 허락 없이 마음대로 엔젤블레이드를 사용하겠다고 이곳에 온 것 같은데... 맞는가?”

셀샤스의 고개가 힘없이 끄덕여졌고 강령이 한숨 섞인 어조로 다시 말했다.

“그럴것 같았지... 지금같은 마음가짐이면 가망이 없다고 말해두는게 낫겠네. 차라리 천무의 허락이 있었다면 지금같이 싱크로율이 나쁘지는 않을걸세. 뭔가 반발심리를 가지고 있으니까 타인의 의견이나 생각이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 심리상태인 것은 당연할테고, 그러니 엔젤블레이드의 마음이 제대로 아란이의 마음에 침투하질 못하는게야.”

“그게... 다른사람의 말이 잘 들리지 않는 상태의 마음인 것과 연관이 있는 거예요?”

“그렇지. 아마도 자네는 오면서 계속 아란이를 말렸겠지. 하지만 아란이는 귓등으로도 듣지 않고 여기까지 왔을게야. 그런 거라면 설명이 되겠는가? 반발심이 너무 커져버린 그런 심리상태 말일세.”

“...그렇군요.”

셀샤스가 대답한 그 순간이었다.

“할머니! 할머니!”

갑자기 헤인이 다급하게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강령은 무슨 일인가 싶어서 얼른 다시 안으로 들어갔다. 셀샤스도 기겁해서 함꼐 들어가려고 했다가 그리폰즈가 얼른 뒤에서 잡아주자 걸음을 멈추고 얼굴을 붉혔다.

“무슨 일이냐?”

강령이 묻자 헤인이 모니터를 가리켰다.

“가, 갑자기, 갑자기 싱크로율이...!”

“뭐?”


‘뭐야... 어디에 있는 거지?’

광황이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시뻘건, 동시에 어두운 어떤 생명체의 내장 속인듯한 분위기. 그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너는 지금 날 보고 있어... 아직 모르겠니?’

‘누구야. 어디에서 이야기 하는거야.’

혹시나 해서 천정을 바라본다. 퀘롤드의 건물에서는 천정에 스피커가 달려 있어서 거기서 말소리가 나오곤 하지만... 역시 그런건 없었다.

‘난 너의 눈 앞에 있어.’

‘그럼... 엔젤블레이드? 엔젤블레이드야? 어떻게 나에게 말을 할 수 있는 거지?’

‘듣지 못한 모양이구나... 난 생명체에 가깝게 창조되었어. 그래서 이렇게 자아도 있고, 너와 이야기도 할 수 있는 거란다.’

‘난 왜 여기에 있는거지?’

다시 이어지는 말. 그 목소리를 사방에서 울려 퍼지듯 웅장하게 들려왔다. 남자의 목소리인지, 여자의 목소리인지 구분이 잘 가지 않는 목소리다.

‘넌 나의 체액 안에 들어와 있어... 말하자면 내 안에 있는 것과 마찬가지지.’

‘그렇구나... 난 셸 안에...’

광황은 정확히 자신이 보이진 않았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고개를 끄덕인것 같다.

‘나와 하나가 되고 싶니?’

광황은 잠시 대답을 망설이다 가까스로 말했다.

‘그런 생각은 해보지 않았어... 난 다른 아무 상관없는 사람이 엔젤과 싸우게 되는게 싫었을 뿐이야.’

‘나와 하나가 되고 싶은 마음은 없는 거구나?’

광황은 다시 망설였다.

‘그런 생각은 해보지 않았어... 난 다른 아무 상관없는 사람이 아빠의 명에 의해 목숨을 걸게 되는게 싫었을 뿐이야.’

‘나와 하나가 되고 싶지 않은 거지?’

광황은 또한번 망설일 수 밖에 없었다.

‘그런 생각은 해보지 않았어... 난 다른 아무 상관 없는 사람이 싸우느니 차라리 내가 싸우고 싶었을 뿐이야.’

‘나와 하나가 되기 싫으니?’

광황은 더이상 망설이지 않았다.

‘아냐!’

‘그러나 너의 마음에는 나와 하나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없는걸? 그러면 내가 다가갈 수가 없잖니.’

‘난 그런거 몰라! 복잡해. 난 단지 내가 싸우고 싶을 뿐이라구. 다른 사람이 엔젤과 싸우게 되는 걸 원치 않을 뿐이야. 다른 사람이 아빠 때문에 목숨을 걸어야 하는걸 원치 않을 뿐이라고!’

‘그럼... 나와 하나가 되길 원하는게 맞는거지?’

‘왜... 그렇게 생각하지? 너는 나와 하나가 되길 원하니?’

엔젤블레이드는 망설임이 없었다.

‘나는 너와 하나가 되고 싶은걸. 너에게선 또다른 존재가 느껴져.’

‘또다른? ...나는 악령 같은걸 달고 살지는 않아.’

‘그런게 아니란다.’

츄우욱. 갑자기 한쪽 벽에서 기다란 촉수 하나가 튀어나와 가만히 광황의 오른쪽 어깨를 쓰다듬었다.

‘이 상처... 이 상처에서 또다른 존재가 느껴져.’

‘이 상처에서?’

광황은 조용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건 내가 태어날때부터 있었데... 무슨 이상한 주술 같은걸 심어놓은게 아냐.’

‘그런 의미가 아니란다.’

촉수는 흉터 한가운데에서 쓰다듬기를 멈추더니 약간 흉터를 뚫고 들어가버렸다. 그러나 광황은 조금도 고통을 느낄 수가 없었다.

‘난 느낄 수 있어. 너와는 또다른 존재를.’

‘나는 잘 모르겠어... 나와는 또다른 존재라니?’

‘너에게는 너와 똑같은 전생이 있어.’

촉수는 조금 더 깊숙히 파고들어갔다.


“이런... 이런 말도 안돼는...”

강령은 서서히 수십줄기의 촉수를 내뻗어 광황의 오른쪽 어깨의 흉터를 파고들어가기 시작하는 엔젤블레이드를 보며 입을 쩍 벌렸다.

“엔젤블레이드는... 아냐. 손목 쪽에 연결되게 되어 있어. 그런데 어째서? 어째서 저게 어깨에 달려드는 거지? 그리고 갑자기 싱크로율은 왜 이렇게 높아지는 거지?”

“할머니. 그 뿐만이 아녜요. 엔젤블레이드의 마음 까지도 그래프에 표시되기 시작했어요. 아란 아가씨가 엔젤블레이드와 하나가 되고 싶어하는게 아니라 엔젤블레이드가 아란 아가씨와 하나가 되고 싶어하는 거예요.”

“...그게... 그게 가능한가?”

추우욱, 추우욱. 이미 백여 가닥의 어마어마한 촉수들을 광황의 어깨에 박아넣은 엔젤블레이드는 서서히 그 본체를 어깨 쪽으로 이동시키기 시작했다. 그리고 헤인이 바라보고 있는 모니터에 표시된 싱크로율은 이미 99퍼센트를 넘어서고 있었다.

“어쩌면...”

강령은 식은땀을 흘리며 간신히 말했다.

“생명체를 사용한 것이 실수였을지도 모르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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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무 : 엔젤블레이드가 생명체라면... 그렇다면 걔를 부수거나 하면 살인죄가 성립되나? ㅡ.ㅡ;

허접작가 찰드 : -_-;;;; 글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