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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yswichard 일상으로의 초대 2

2006.07.31 11:56

찰드♥ŁØŁΥ♥ 조회 수:720 추천:3

extra_vars1 타락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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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쿠라, 셀샤스와 함께 번화가를 거닐던 광황은 큰 빌딩 위에 붙어있는 대형 멀티비전을 올려다보았다. 지금 거기에는 엔젤과의 전투를 위해 특수 개발중인 병기를 장착하고 엔젤과 싸워줄 용기있는 특수 전사를 찾고 있다는 식의 공고가 나오고 있었다.

"...아빠가..."

광황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아빠가 왜 시민들한테 저런걸..."

셀샤스가 나직히 말했다.

"워낙에 위험한 일이어서 그래요... 두목이 직접 레어의 장수들 중에서 찾는다면 그건 위험한 명령을 강요하는 꼴 밖에는 안되고, 그래서 굳이 지원자를 찾는 거예요."

"그래도... 어떻게 다른 장수들과 한마디 상의도 없이..."

사쿠라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런데... 과연 할 사람이 있을까?"

광황이 당장 대답했다.

"있을 리가 없잖아. 이미 시민들은 엔젤이 어떤 존재들인지는 충분히 알았다고. 직접 그들과 1:1로 싸워 달라는 거나 마찬가지인데, 그 위험한 일을 하고 싶을 사람이 어디 있겠어?"

"아... 그런가?"

광황은 셀샤스를 돌아보았다.

"일단 시청으로 돌아가자. 아빠한테 얘기해야지."

"아, 네..."

"사쿠라. 그럼, 나중에 또 봐!"

"어? 아, 응."

사쿠라의 얼른 가보라는 손짓에 광황은 마주 대답해 주고는 셀샤스와 함께 시청 레어를 향해 바쁘게 걸음을 옮겼다. 사쿠라 역시 고개를 갸웃 하더니 마신군 쪽으로 서둘러 걷기 시작했다.


"......할머니, 이건..."

헤인은 수많은 혈관(?)에 꽂힌체 허공에 떠 있는, 마치 생물의 몸에서 꺼내져 피만 씻어낸 듯한 내장 비슷한 물체를 보며 입을 딱 벌렸다. 강령이 나직하게 말했다.

"생체 병기에 가깝지... 뭘 상상한 게냐? 설마 고작 기계 덩어리를 가지고 엔젤을 상대할 수 있다고 생각한건 아니겠지."

"그래도 ... 징그러워 보이는 데요."

갑자기 심장이 뛰듯 벌떡 거리는 그 생체 병기를 보고 깜짝 놀라버리는 헤인을 보며 강령은 씨익 웃었다.

"엔젤 블레이드(Angel Blade)다. 생체 병기이니 만큼 착용자와 한몸이 되어 그 전투력을 급속하게 끌어올려 주게 되겠지. 아직 실험은 안해 봤지만, 엔젤 블레이드 유저(User)가 정해지고 나면 그와 싱크로율 측정을 거치면 될거다."

"네? 블레이드 라고요? 칼날이 없는데요?"

어딜봐도 칼은 비슷한 것 조차 달려있지 않았다. 단지 갓 꺼낸 내장과 같이 징그러운 살점 덩어리 일 뿐이었다. 강령이 다시 말했다.

"물론... 지금은 겉으로 드러나진 않는다. 그러나 일단 착용 하고 나서, 사용자의 의지에 의해 그 형태가 결정되면 그대로 튀어나오게 된다. 딱히 어떻게 모양이 지금 결정되어 있는게 아냐."

"아... 그것도 역시 사용자의 역량에 달린 문제겠지요?"

"아마도... 그럴게다."

강령은 말을 멈춘 체로 조용히 그 덩어리(?)를 올려다 보았고 헤인도 따라서 덩어리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다시 물었다.

"그런데... 저걸 착용하고 엔젤과 싸우려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요?"

"...왜. 네가 하고 싶은게냐?"

헤인은 고개를 설레 설레 흔들었고 강령은 싱긋 웃었다.

"누군가 지원자가 있어야 할게다. 천무 그 아이가 어떻게든 한명 찾아보겠다고는 했지만 쉽지는 않을거야. 이미 모두가 엔젤이 어떤 존재인지를 알아버렸을 텐데, 그런 괴물들이랑 1:1로 싸워보려고 하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방금 제가 물어본 거잖아요."

강령이 다시한번 허헛, 하고 웃고는 계속 말했다.

"그러나... 저것 역시 조건이 있지. 무조건 싸움만 잘 한다고 능사가 아니야. 싸움이야 상관이 없지, 사실. 어차피 전투력은 엔젤 급으로 올라가니까. 다만 중요한건..."

강령은 잠시 뭔가 생각하는 듯 고개를 돌렸고 헤인은 묵묵히 강령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저것은 생체 병기지... 얼마만큼 자신이 들어갈 사용자의 마음의 공간이 있느냐를 따질게야. 그러자면 머리 굳은 어른들의 경우 절대로 저것과 싱크로를 할 수가 없겠지."

"...그렇다면..."

강령은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헤인을 바라보았다.

"얼마나 순수한가가 아마 가장 중요할게다."


"허어... 유진아, 이거 봐라."

마신군. 멀티비전 앞에 앉아 있던 카나코가 유진을 불렀다. 유진이 다가오자 카나코가 화면을 가리킨다.

"뭐 나오나 봐바."

"...?"

유진이 화면을 잠시 바라보더니 이내 정색을 했다.

"...특수 병기 개발... 엔젤과 싸워주실 용기있는 분을 찾습... 이건...?"

유진이 입을 딱 벌리자 카나코가 짧게 한숨을 내쉬고는 말했다.

"대충 소문을 듣긴 했는데 사실이었군. 이제 소모전은 피한다는 얘기겠지. 사실 적은 한두명이 올 뿐인데, 이쪽은 수십명이 다치니까 이대로 가다간 우리가 불리해져. 그걸 해결하기 위한 방침이겠지만..."

"......"

유진이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고, 카나코가 다음 말을 이었다.

"하려고 나설 사람이 있으려나 모르겠네."

"그렇겠죠..."

유진이 짧게 대답하고는 다시 화면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공고 방송이 끝나는 그 순간까지 유진은 꼼짝도 하지 않고 그 화면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유진?"

"...아, 네?"

"무슨 생각해?"

"아, 아녜요. 아무것도..."

유진은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고는 몸을 돌렸지만 그녀의 표정은 다시 어두워졌다.

'특수 장비라... 어쩌면...'

뭔가 생각을 더 진행시켜 보려던 유진은 밖에서 부하들의 사쿠라를 맞이하는 소리에 얼른 밖으로 달려나갔다.


"그래도, 아빠를 위해 목숨을 바칠 각오를 하고 있는 장수들도 많은데 그 생각은 안해본 거예요?"

광황이 뾰로퉁한 얼굴로 묻자 천무는 슬쩍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러나 그게 그렇게 쉬운 일이 아냐. 내가 장수들한테 이야기 하면 아무리 지원자를 찾는다고 해도 그건 명령 밖에 안돼. 차라리 더 넓은 곳에서 진짜 하고 싶어서 할 사람을 찾아보는 것이 낫지."

"하지만..."

천무는 더 말하지 않았고 광황도 말꼬리를 흐릴 수 밖에 없었다. 뭔가를 더 생각해보던 광황은 목이 매인 어조로 말했다.

"사실은... 아빠도 그 일이 너무 위험한 거라 생각하고 있는 거죠? 그래서 아빠의 부하들에게 그 위험한 일을 하게 하고 싶지 않은 거고... 그렇죠?"

"아란..."

천무는 조그맣게 딸의 별칭을 불렀지만 광황은 계속 말했다.

"하지만 그건 다른 시민들도 마찬가지잖아요. 누군가 하겠다고 하면 그 부모 등 가족한테는 또 슬픈 일이 될 것이고... 주변에 사랑하는 사람들은 역시 그가 위험한 일을 하기를 바라지는 않을 것이고... 다르게 예상해보면 또 아빠가 시민들에게 욕을 먹을 수도 있다고요."

"...그래, 사실 나도 하고 싶지는 않은 결정이었어. 하지만 넌 아직 너를 위해 죽을 것을 각오하고 따라다니는 부하들을 거느려보지 못해서 하는 말이야. 이런 것은 약간의 어두운 경로가 섞이게 마련임을 네가 깨닫기에는 아직 네가 어릴 뿐이다. 인간을 사랑하는 나이인 네가 보기에 이해하지 못할 결정도 내려지기도 하는 것이고."

"......"

광황은 잠시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해가 뉘엿 뉘엿 기울면서 붉은 피를 하늘에 흩뿌리는 시간. 창 밖에 노을은 아름다운 하늘을 만들어 내고 있었고 그 검붉은 기운은 커다란 벽창을 통해 천무의 사무실 까지 들어와 모든 사물을 주황빛으로 물들이고 있다. 간간히 들리는 이름 모를 새의 울음 소리가 그 침묵을 한층 더 깊이 있게 만들어 내고 있었다.

"...아빠."

광황이 무겁게 입을 열었다. 그 음성은 꽤 낮은 것이었지만 고요하던 사무실 안을 일시에 흔들어 깨워놓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

천무는 삿갓 사이에 감춰진 주름살 가득한 눈을 들어 그의 딸을 바라보았고, 광황은 반쯤 나사가 풀린 듯한 어조로 간신히 말했다.

"...내가 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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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싸! 앞으로 62회 남고~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