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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hwarang102 꿈꾸는 자들의 도시

2007.11.23 00:05

Mr. J 조회 수:1374 추천: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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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을 웅크린 덕분인지 데미지는 그렇게 크지 않았다. 어째 마법탄에 맞은 것보다 바닥에 떨어진 게 더 아픈 것이 분명 강한 마법은 아니었던 듯 하였다. 게맛이 일어나 자세를 취하는 동안 정예군이 일제히 인페르노를 시전하였다. 불마법은 그 소리와 온도에 꽤나 감지하기 쉬운 편에 속했고, 게맛은 재빨리 날아드는 불기둥들을 피하며 대쉬하였다. 그러나 실전 경험이 많은 정예군의 마법사들이 재빠르게 브레이크를 시전하자 바닥의 흙이 솟아오르며 게맛의 발목을 붙잡았다.


 


게맛은 더블로 순식간에 분신을 만들어 대쉬하였다. 하지만 분신으로 시전자들을 공격해 호흡을 끊으려던 게맛의 계획은 분신에 바로 대응하여 두 번째로 시전된 브레이크에 무너져버렸다. 아무리 발이 빠른 게맛이라도 발이 잡혀버리면 어쩔 수가 없으니 말이다. 보통 인간의 수준을 뛰어넘는 완력을 가진 그였지만 족쇄처럼 굳어진 흙을 뿌리칠 수가 없었다.


 


랭크-워스트 3위 현상범 게맛. 분신을 하는 능력이 있다지.


관저에서 상황을 내려다보던 에테넬이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중얼거렸다.


 


게맛을 확실하게 묶어두는 데 성공한 마법사들은 일제히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양손을 앞으로 펴고 마력을 모으는 것이 상당히 강력한 주문임에 틀림없었다.


 


이 기술만큼은 쓰고 싶지 않았지만 어쩔 수가 없군.


게맛은 기를 모으기 시작했다. 지금껏 단 한번도 사용한 적이 없는 기술이었고 이론상으로만 가능하였지 실전투입은 없었기에 신중을 가해야 했다. 게다가 실패는 곧 죽음과 연결될 터였으므로…….


 


난 이래서 마법사가 싫어.


게맛이 중얼거렸다.


 


순간, 멈춰라!와 같은 고함과 함께 광장 근처 건물에서 누군가가 날라 들어 왔다. 게맛과 마법사들 사이에 착지한 괴한은 군대가 반응하기도 전에 양 손을 크게 저었다. 그는 양 손에 장갑을 끼고 있었는데, 신기한 기운을 풍기는 것이 예사 물건이 아닌 듯 하였다.



빼 입은 양복, 굵직한 눈썹, 넓은 어깨 그리고 얼굴에 난 흉터가 마치 건달 두목과도 같은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는데, 폭력배라고 단순 표현하기엔 어려운 것이 호걸의 이미지 역시 풍기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늘로 쳐든 괴한의 양 손이 순간 빛나는가 싶더니, 모아지던 마법력들이 갑자기 주인들의 손을 떠나 흘러가기 시작했다. 마치 진공 청소기처럼 장갑은 마력을 빨아들이고 있었다. 그에 당황한 정예 부대가 손을 써 보려 했지만 이미 흡수되기 시작한 마력은 돌아오질 않았다.


 


사냥은 다시 시작되었다.


괴한이 중얼거리며 손을 펴자, 파열음과 함께 마법력의 파장이 일어나기 시작하였다.


 


풍선에 바람을 가득 담은 뒤 입구를 놓으면 세찬 바람이 불지 않던가. 괴한의 장갑은 마치 풍선과도 같은지, 공기대신 가득 담긴 마법력이 폭풍처럼 휘몰아쳐 나왔다. 손을 주축으로 뻗어져 나오는 마력의 소용돌이는 강력한 힘으로 일렬로 서 있던 정예군을 한번에 쓸어버렸다.


 


저 녀석은 설마!


에테넬은 자신의 눈을 믿지 못하고 있었다. 사라진 줄로만 알았던 그 메이지 킬러가 갑자기 나타난 것이다. 그 남자는 에테넬이 시장으로 부임하기 전에 문학도시를 쥐고 있던 인물이었는데, 타인의 마법을 흡수하는 능력으로 문학도시의 내노라 하는 마법사들을 쓰러트리며 은행털이 등을 일삼던 거물급의 범죄자였다.


어느 날 그는 문학 시립 은행을 크게 털고 난 뒤 종적을 감추었는데, 후에 상부로부터 그가 최악의 현상범만 모아놓은 랭크-워스트 목록 상위권에 등록되며 정부에서 처리가 되었다고만 들었던 것이다. 그 당시 에테넬은 막 새 시장으로 부임할 때였고, 문학 도시를 관리하는데 골칫거리가 사라졌다는 사실만이 중요하였기에 그 처리라는 것이 무엇이었는지는 일절 신경 쓰지 않았던 것이다.


사실이 어찌되었던 간에 그가 지금 다시 나타났고, 지금 상황을 보기엔 전혀 우리 편은 아닌 듯 하니……. 어쩌면 반대 세력에 의해 게맛과 함께 고용되었을 수도 있었다.


 


시장님! 전보입니다!


비서가 외치며 방에 달려들어왔다. 그는 손에 작은 서찰을 들고 있었다. 봉인에 붉은 색으로 새겨진 자가 눈에 들어오자마자 에테넬은 숨을 멈추었다. 전보는 중앙 시청에서 온 것이다. 그것도 대 시장 천무 본인으로부터 직접.


 


아무 말 없이 전보를 개봉하여 읽던 에테넬의 얼굴은 천천히 굳어져만 갔다.


 


어떻게 할까요?


비서가 초초한 얼굴로 물었다. 감히 대시청에서 온 통보를 어깨넘어로 살펴볼 수도 없는 노릇이고, 지금 바깥 상황은 그냥 난리도 아니었으니 발을 구를 수 밖에 없었다. 얼굴에 그림자가 드리워진 에테넬이 마치 목소리를 짜 내듯 대답하였다.


 


병사들을 전부 후퇴시켜.


, 옛!


비서는 급히 고개를 숙이며 방을 나갔다.


 


게맛은 다리의 브레이크가 해제됨을 느꼈다. 누군가 급한 상황에서 자신을 도와주었다는 것은 알았지만, 앞이 보이지 않는 그로선 그 괴한이 누구인지 알 턱이 없었다. 정예군을 비롯한 모든 병사들이 관저 안쪽으로 사라지는 것을 보던 괴한은 발목을 주무르고 있는 게맛에게 돌아섰다. 그는 주머니에서 빗을 꺼내어 흐뜨러진 앞머리를 뒤로 밀었다.


 


실력이 많이 줄었군. 게맛. 일개 마법사들한테 꼼짝없이 당하기나 하고 말이지.


이 목소리는……!


게맛은 자신의 귀를 의심하였다.


 


“……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군.


게맛의 한마디에 괴한은 잠시 충격을 받은 듯 하였지만 이내 평정을 되찾았다.


 


옛 이름은 중요하지 않겠지. 나는 지금 장사장으로써 널 잡아넣기 위해 왔으니까.


장사장은 빗을 다시 집어넣었다. 그때까지도 아리송한 표정을 짓던 게맛은 갑자기 뭔가가 생각났는지, 갑자기 이마를 딱 치며 물었다.


, 설마 문학 시립 은행에서 내가 잡았던 녀석 아니냐?


“…… 맞다. 그건 용케 기억하는군.


게맛은 미소를 지으며 혀를 차기 시작했다.


 


, 상황이 바뀌었군. 이젠 내가 처리될 때라는 것인가?


글쎄…….


한가지만 물어봐도 되냐?


게맛이 물었다.


 


뭐지?


의뢰한건 어느쪽이지? 매너맨인가 오잉크인가?


그건……. 말해줄 수 없다는 걸 너도 잘 알고 있을 텐데.


장사장이 대답하며 눈을 감았다.


 


빨리 끝내자. 널 처리한 뒤엔 마법사 꼬마도 찾아내야 하니까…….


장사장이 말하며 전투자세를 취하였다.


 


말은 쉽게 하는군. 과연 얼마나 실력이 늘었는가 보겠어. 랭크 4위.


게맛의 말에 장사장은 대답 없이 작게 웃을 뿐이었다. 그가 양 팔을 펼치자, 마력이 한 쌍의 날개처럼 펼쳐져 나오기 시작하였다. 여러 속성의 마력을 축척해 둔 것인지 가지각색의 마력이 현련하게 빛났다.


 


.


.


.


 


관저 앞에서 소동이 일어나고 있답니다!


한 단원이 방 안으로 들어오며 외치자 잠시 조용하던 방이 긴장으로 가득 찼다.


 


좀 전까지 정예군이 출동했었다는 보고입니다!


그 말은 레이마저 고개를 들게 하였으니, 엘은 지금 상황이 반대파에게 얼마나 중요한 순간인지 알 수 있었다. 단원의 보고를 듣고 가장 먼저 행동을 시작한 것은 잭이었다.


 


어서 서두르자!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일단 가서 확인을 하는 게 좋겠지.


그의 말에 간부들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곤 출동 준비를 하였는데, 이때 엘은 잭이 확실히 달라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웬지 좀 더 성숙해져 있었고, 그보다 나이와 경험이 많은 사람들을 은연중 리드하는 그런 능력을 소유하고 있었다.


그에 비하면 엘은…….


 


어서 가자. 재밌는 구경을 놓칠수는 없지.


갈가가 엘을 재촉하였고, 그는 대답하려 발걸음을 서둘렀다.


 


 


 


 


 


 


 


★ 삽화 : 새턴인D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