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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hwarang102 꿈꾸는 자들의 도시

2007.10.27 09:35

Mr. J 조회 수:1209 추천:7

extra_vars1 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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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 정신 없이 밤거리를 내 달렸다. 난리통 속에 어느새 게맛은 사라져 있었고, 그를 쫓기 위해 갈라졌는지 아까보단 적은 수의 병사들이 끈질기게 엘을 쫓아 달리고 있었다. 게맛도 없는 지금, 엘은 잡히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달렸지만 역시 연약한 마법사 소년보단 병사들의 체력이 뛰어났다. 하지만 궁지에 몰리게 되면 쥐도 고양이를 물지 않던가. 엘은 달리기를 멈추고 주문을 먹일 생각으로 병사들을 향해 돌아서 불덩어리를 발사하였다.


 


엘의 파이어 볼은 적중하였지만, 옅은 회색의 바리어가 불꽃을 수많은 조각으로 흐트렸다. 아마 병사들의 갑주에 대 마법 결계가 쳐진 듯 하였다. 내분이 일어나고 있다더니, 역시 마법사가 많은 문학지구라 갑주에 특별한 처리가 된 모양이었다.


병사들은 거친 숨을 내쉬며 검을 뽑아 들고 천천히 엘에게 접근하기 시작했다. 파이어 볼이건 인페르노건 얼른 병사들을 쓰러트려야 했지만 구역질이 나서 도저히 주문을 외울 수가 없었고, 바리어를 깰 자신도 없었다. 도대체 이럴 때 게맛은 어디로 샌 것인가.


 


그때 누군가가 엘과 병사들의 사이로 뛰어들었다. 짙은 검정색 로브를 휘날리며 날아든 정체불명의 사람은 엘을 흘끗 쳐다보곤 바로 병사들을 향해 돌아섰다. 휘날리는 흑빛 장발에 얼굴이 가려져 잘 보이지 않았지만 그의 생김새는 엘이 잘 알고 있는 누군가와 매우 흡사했다. 소엽 선생님.


 


하지만 잠깐이나마 마주쳤던, 그 육식동물과도 같은 광기를 풍기는 그 눈은 소엽의 것이 아니었다.


 


갑자기 등장한 검은 로브에 병사들은 잠시 당황한 듯 했으나 갑주의 결계를 믿는지, 거침없이 검을 들고 돌격하였다. 그러나 마법사가 한 손을 들고 주문을 외우자 허공에서 작은 물보라가 일어나더니, 병사들이 순식간에 생겨난 커다란 물방울 속에 갇혀버리고 말았다.


 


흑색 로브의 마법사가 들었던 손을 꽉 쥐자, 물방울 안이 물로 가득 차 올랐고, 병사들은 숨을 쉬지 못해 고통에 꿈틀거리다 결국 하나같이 눈을 허옇게 뜨곤 익사하였다. 물방울이 흐뜨러지며 축 젖은 병사들의 시체들이 굴러 떨어졌다.


잔인한 성격의 물 마법을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한다는 것은 매우 성품이 고약한 마법사임에 분명했다. 저건 소엽이 아니다.


 


병사들의 주검을 몇 번 차보던 마법사는 이제 엘을 향해 돌아섰다. 역시 그는 소엽이 아니었다. 얼굴에 길쭉한 상처가 난 남성이었다. 엘은 무언가를 해야겠다 생각하였으나 섣불리 행동하였다간 죽게 되는 것은 엘이었다. 마법 상성상 엘의 특기인 불 마법은 상대방의 물 마법에 무용지물일 것이었고, 보기에도 더 강한 마력을 가진 마법사와 정면으로 붙는다는 것은 미친짓이나 다름이 없었다. 사실 선제공격이나 습격을 하더라도 승산은 별로 없을 듯 하였다.


 


넌 어느 파지?


어떻게든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머리를 굴리던 엘은 흠칫하였다. 남자는 엘을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는데, 잔혹하게 빛나는 그 눈은 대답에 따라 거침없이 엘을 죽일 기운이었다. 엘은 병사들의 고통스러운 최후를 떠올리며, 현명한 대답을 생각하였다.


병사를 공격했다면, 적어도 정부 편은 아니겠지.


 


, 구해주셨군요! 그 놈의 더러운 문학지구 병사들 때문에 혼쭐이 났습니다.


엘이 미소를 띄우며 말을 시작했다.


 


망할 놈의 에테넬! 아니 보십쇼. 시청 때문에 우리 고생이 이게 뭡니까?


엘은 열심히 남자의 눈치를 살폈다.


 


, 저는 이제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러 가야겠습니다. 감사하오!


엘이 말을 맺으며 돌아섰지만 발이 바닥에서 떨어지질 않았다. 엘은 바닥을 내려다보곤 기겁하였는데, 끈적끈적한 느낌의 액체가 두 발목을 붙잡고 있었다. 어두워 잘 보이지는 않았으나 거무죽죽한 것이 물은 아니고, 병사들의 피가 분명했다.


 


검은 로브의 남성은 언제 잘라내었는지 병사의 팔을 한 손에 들고, 피로 물 마법을 시전하고 있었다.


 


중요한 모임이 곧 있다. 그렇게 급한 임무는 없을텐데?


남자의 목소리는 겨울바람과도 같이 차갑고 말라붙어 있었다.


 


, 아 그랬습죠! 멍청하다보니 모임에 대해 까맣게 있고 있었군요. 죄송합니다 형님.


엘이 크게 머리를 긁적이며 남자에게 굽신굽신대었다. 그러나 갑자기 날아든 남자의 주먹은 엘의 코를 세게 쳤고, 엘은 코뼈가 부러졌는지 피가 철철 흐르는 코를 부여잡고 바닥에 쓰러졌다.


 


앞으론 레이님이라고 부르도록. 따라와.


그가 엘을 거만하게 내려다보며 말했다. 그는 냉랭하게 돌아 걷기 시작했다.


 


엘은 소매로 코피를 훔치며, 또 레이의 빠른 발걸음을 좇으며 중요한 순간에 사라진 게맛에게 속으로 저주를 한소쿠리 퍼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