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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hwarang102 꿈꾸는 자들의 도시

2007.09.05 02:56

Mr. J 조회 수:1043 추천:11

extra_vars1 게맛 VS M2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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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불의 손을 가진 어린 아이가 떨어지면, 그는 귀한 손님이니라.


그가 쓰레기들을 다시 한번 일으켜 세워 인도하리라!


 


이런 내용이었다. 정확한지는 몰라도 대충 이랬지.


정크 로드가 말했다.


 


, 저 위에서 떨어진 것이 맞느냐?


예에…….


불을 쓸 줄도 알고?


마법사니까요…….


그렇다면 너는 우리의 희망이 분명하다.


그가 말하며 엘을 무릎에서 내려놓았다.


 


그런데, 제가 무슨 수로 그런 일을 하겠나요……?


그건 나도 모른다. 하지만 그 점쟁이의 예언은 지금까지 단 한번도 틀린 적이 없었으니 말이야. 그게 언제인지는 몰라도 반드시 네가 쓰레기들은 빛으로 인도하는 날은 오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가라! 소년. 너는 이 어두운 곳에서 지체할 시간따윈 주어지지 않았다. 네가 천무의 탑을 무너뜨리고 검정 문을 여는 그 날을 기다리마!


예엣?


정크 로드는 그의 이마에 박혀 있던 은색 돌을 뽑더니 나뭇가지와도 같은 손가락으로 그것을 엘의 뱃속에 밀어 넣었다. 쑥 하며 정크로드의 손가락은 부드럽게 엘의 살집에서 빠져나왔다. 엘이 놀라서 배를 더듬어 보았지만 배에 구멍은커녕 옷에도 구멍은 나 있지 않았다.


 


정크 로드는 웃고 있었다. 엘은 물어보고 싶은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지만 어느새 뚱뚱한 남자의 손에 붙들려 그의 머리 위로 들려져 있었다. 정크 로드가 이끼 낀 왕좌를 밀어 젖히자 구멍이 하나 있었고, 그 안쪽에선 쏜살같이 흘러가는 물살의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 안되!


엘이 소리쳤지만 뚱보 남자는 엘을 구멍 안으로 집어넣어 버렸다. 엘은 그대로 요동치는 검정 물살 속으로 떨어져 버렸다. 정크 로드의 웃음소리, 뚱보 남자의 떫은 표정, 곰팡이의 폭풍, 검정 물결이 한데 뒤섞이기 시작했다. 그리곤, 전부 새까맣게 돌아가버렸다.


 


 


.


.


.


 


 


마르커스가 신신당부를 하는 바람에, 그의 경호원과 집사는 안쪽으론 들어가지 못한 채, 돔 표면에 난 작은 창문을 통해서 안의 상황을 살펴보고 있었다. 돔 안에 설치된 원형 경기장에선 마르커스와 게맛의 전투가 한창이었는데, 언뜻 보기엔 상대방의 강력한 공격을 피하기만 하고 있는 게맛이 불리해 보이기도 했다.


 


게맛은 태연한 듯 했으나, 사실 파고들어갈 틈을 찾지 못해 조금 애먹고 있었다. 본래 게맛은 치고 박고 싸우는 스타일이 아니라 빠른 발 놀림으로 상대를 현혹시키며 타이밍을 잡고 치명타를 입히는, 치고 빠지는 타입의 전투가이다. 그 덕분에 방어가 튼튼한 적과 상대할 땐 비교적 상대를 때려눕히기까지 시간이 걸렸지만 방어에 중심을 두는 적들은 공격이 둔했기에 상대가 어렵지는 않았다.


반대로 상대가 호전적이라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게맛의 속도로 제압하는 것은 매우 쉬웠다. 그 예로 울프보이가 있는데, 울프보이 역시 재빠른 속도를 내세운 공격을 하였지만 서로 같은 스타일의 전투에선 게맛이 훨씬 유리했었던 것이다.


 


하지만 마르커스는 폭풍과도 같은 파워로 공격을 해오면서도 방어태세를 늦추지 않았던 것이다. 무리하게 파고들어 공격을 시도했다간 게맛 역시 상처를 입을 것이 분명했고, 상처 입기를 꺼리는 게맛에겐 최선의 방법은 아니었다. 게다가 마르커스의 공격이 아주 위협적이지도 않았으니 말이다. 하지만 마르커스는 울프보이와는 다르게 체력이 뛰어났고, 게맛을 좀 더 귀찮게 하고 있었다.


그의 체력과 두 자루의 보랏빛 글라디우스는 거의 완벽에 가까운 공방 조합을 이루어내었다.


하지만…….


 


역시 맨티스보다 한 수 아래군.


게맛이 말하며 마르커스가 질러 넣은 왼손의 검을 피하며 몸을 틀었다. 그것은 미끼였다. 마르커스의 안쪽으로 몸을 틀며 들어감과 동시에 오른손의 공격 범위에 하반신이 노출된 것이다. 그 찬스를 놓칠 마르커스가 아니었다. 그는 재빠르게 오른손의 검을 게맛의 허리부분에 질러 넣었다. 순간 게맛은 몸을 반대방향으로 틀었다. 그리곤 허리로 날아오는 검 끝을 아슬아슬하게 피하며 마르커스의 양 손 사이로 들어갔다. 동시에 몸을 틀 때 생긴 회전력으로 팔꿈치를 휘둘렀고, 강렬한 타격에 마르커스의 얼굴이 튕겨져 올라갔다.


그 틈을 타 게맛은 마르커스의 오른 손목을 뒤틀며 검을 빼앗고, 마르커스가 주춤거리는 짧은 틈을 타 왼팔을 오른 팔꿈치로 내려 쳐 나머지 검 한 개를 그의 손에서 떨구었다. 그 다음 오른손으로 목을 강하게 밀쳐 그를 넘어뜨렸다.


그 모든 동작은 약 5초 안에 이루어졌다.


 


게맛은 쓰러진 마르커스에게 검을 겨누었다.


 


역시……. 형님 말씀대로 당신은 너무 강해.


맨티스도 나한테 많이 맞았지.


죽일 건가?


게맛은 글라디우스를 저 멀리 던져 버렸다.


 


맨티스와 약속이 있어서 봐주도록 하지.


?


마르커스가 물었지만 게맛은 대답해주지 않았다. 그대신,


 


엘은 어디로 떨어졌지?


“……. 지하수도로 떨어졌다.


! 이 자식이!


게맛이 일어나려던 마르커스를 걷어차 다시 쓰러트렸다.


 


그때 엄청난 소리와 함께 원형 경기장의 중앙이 뚫리며 물줄기가 쏟아져 나왔다. 그런데 물이 새카맣고 악취가 나는 것을 보아 하수구에서부터 올라온 듯 했다. 오물들은 경기장의 모래와 뒤섞여 난장판이 되어버렸고, 게맛은 냄새에 기겁을 하며 돔의 끝자락으로 물러섰다.


구멍 근처에서 조그마한 형체가 켁켁거리며 바깥쪽으로 기어 나오고 있었다.


 


이런, 무사했잖아.


게맛이 엘을 보며 중얼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