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창조도시 기록보관소

hwarang102 꿈꾸는 자들의 도시

2007.08.02 03:52

Mr. J 조회 수:1203 추천:11

extra_vars1 늑대소년 VS 게맛 
extra_vars2 10 
extra_vars3 121642-1 
extra_vars4
extra_vars5
extra_vars6
extra_vars7
extra_vars8  
extra_vars9  

 


 


 


 


 


 


 


 프보이가 야성의 눈을 빛내며 달겨들었다. 마치 발에 날개가 달린 듯 경쾌한 움직임이었다. 머큐리처럼 뛰어올라 윱피테르가 벼락을 떨어뜨리듯 격동적인 움직임으로 엘의 정수리를 향해 그의 십자창을 내리 찍었지만 게맛이 재빨리 엘을 걷어차 저만치 날려버리는 바람에 블루의 창 끝은 표적을 벗어나 바닥에 깊숙이 꽂혔다.


엘은 게맛에게 차인 부분이 욱신거렸지만 방금 전 일격을 피해 다행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와 나이도 얼추 비슷해 보이는 것이 몸놀림은 정말로 굉장했다. 지금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먼지 속에 주저앉아 게맛과 블루의 대결을 바라보는 것뿐이었다.


 


그들은 서로를 경계하는 듯, 원을 그리며 달리고 있었는데, 블루는 파워풀하게 달리고 있던 반면 게맛은 마치 수면 위를 스쳐 달리는 듯한 움직임으로 먼지바람 하나 일으키지 않은 채 달리고 있었다. 게다가 슬슬 체력의 한계를 보이는 울프보이와는 다르게 게맛은 여유만만이었다.


결국 체력싸움에서 진 블루가 기합과 함께 원을 가로질러 달려들었다. 앞으로 내지른 창은 궤도를 정확하게 계산하여 게맛의 심장을 겨누고 있었다.


 


! 기세 좋게 내지른 창이었지만 게맛은 오른쪽 발가락 두 개로 블루의 창 끝을 받아내었다. 순간 둘이 하나가 되어버리며 원을 그리며 달리던 굉장한 회전력으로 인해 공중에서 몇 바퀴를 돌았다. 그 순간에 게맛이 엄청난 발가락 힘으로 창과 함께 울프보이를 끌어 당긴 뒤 허리를 돌리며 왼발로 안면킥을 날렸지만 블루는 창을 놓으며 피하였다.


 


역시 굉장하군. 랭크-워스트 3위 게맛.


블루가 자세를 가다듬으며 어느새 얼굴에 난 피를 닦았다.


 


.


게맛이 코웃음을 쳤다. 울프보이가 창을 놓고 달아난 바람에 그의 창은 게맛의 발치에 놓여 있었다.


 


정정당당하게 싸우지. 받아라.


게맛이 창을 집어 들어 블루에게 가볍게 던졌다.


 


고맙…….


울프보이는 창을 받으려 손을 뻗었는데, 창 뒤로 게맛이 함께 날아오고 있었다.


 


비겁하다!


블루가 울부짖었지만 게맛은 야비한 미소와 함께 날아들었다.


! 간발의 차이로 블루가 창을 받아 게맛의 발차기를 막아내었다. 강하게 그를 밀쳐낸 블루는 재빠른 반격을 위해 창을 치켜들며 자세를 취하였다.


 


- 하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측면에서 날아온 게맛의 주먹이 블루의 관자놀이를 제대로 가격하였다. 강렬한 일격에 쓰러지며 상황파악이 안된 울프보이가 이리저리 눈을 굴렸지만 이미 정신은 달아나버리고 있었다. 블루는 눈이 까뒤집혀 나부라졌다.


 


엘은 다시 한번 게맛의 움직임에 감탄했다.


 


게맛은 블루에게 창을 던진 뒤, 곧바로 그의 신기한 능력 더블을 사용하여 몸을 두 개로 늘렸다. 울프보이가 던져진 창에 정신이 쏠린 틈을 타 첫 번째 게맛이 블루의 사각, 그러니까 뒤쪽 그늘로 숨어들었고, 첫 번째 게맛이 그 행동을 시작하는 순간 두 번째 게맛은 뛰어올라 던진 창 뒤로 날아들어 블루의 정신을 분산시킨 것이다. 블루가 공격을 막아냈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 첫 번째 게맛은 이미 그늘에서 나와 주먹을 날리고 있었다.


눈 앞에 보이는 두 번째 게맛에게 정신을 팔고 있던 터라 완전 무방비 상태로 측면공격을 허용해버리고 말았다. 그것도 무시무시한 파워로 휘두른 주먹이었으니, 급소를 정통으로 맞고서 쓰러지지 않았다는 것이 더 이상했을 것이다.


 


게맛은 단순히 움직임만이 빠른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심리를 현혹시키고 그 허점을 파고들어가는 데에도 능했다. 왜 그런 말도 있지 않은가, 하수는 기회를 기다리지만 고수는 기회를 만든다고. 그 10초 정도의 시간 동안 벌어진 일은 게맛의 완벽한 작전이었다.


사실 객관적으로 볼 때 게맛이 싸우기 전 머릿속으로 작전을 세우고 움직이는 타입은 아닌 듯 하니, 분명 머리가 아니라 몸이 알아서 움직였을 것이다. 그런 점으로 미루어 볼 때 게맛은 이미 수 많은 전투를 치우어낸 자이리라.


 


하지만 18살도 채 안된 견습 마법사가 뭘 그렇게 자세히 알겠는가. 그저 날렵한 몸동작에만 감탄할 뿐이다.


 


!


게맛의 외침에 엘은 정신을 차렸다.


 


뭐해, 깨어나기 전에 얼른 가자니까.


, 예!


“…… 뭐야 또 쫄아가지곤.


게맛이 코웃음을 치며 발걸음을 옮겼다. 엘은 잠시나마 게맛을 멋지다고 생각했던 자신을 속으로 한심하다 여기며 그를 따라갔다.


 


 


여전히 따듯한 날씨에 후드를 뒤집어 쓰고 있는 엘과 게맛을 이상하게 보는 사람들의 눈길은 끊이지 않았지만 별다른 현상금 사냥꾼이 나타날 것 같진 않았다. 게다가 좀 전의 일도 엘에게는 조금 충격적이어서 쉽사리 적응을 할 수가 없었다. 엘은 게맛을 바라보았지만 그는 천하태평이었다.


하긴 바밤바가 혀를 내두를 정도였으니, 게맛에게 있어서 현상금 사냥꾼이래 봤자 하루 일과쯤에 불과할 것이다.


 


만약 게맛이 없었다면 엘은 어떻게 되었을까? 블루의 무시무시했던 선제공격을 떠올린 엘은 몸을 떨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바람에 엘은 저도 모르게 게맛을 따라와버렸고, 어느새 완전 모르는 처음 보는 거리까지 와 있었다.


 


, 어디를 가는 거에요?


다 왔잖아.


속으로 게맛을 욕하던 엘은 당황하여 게맛이 가리킨 곳을 바라보았는데, 그곳엔 거짓말처럼 음악시장의 관저가 떡하니 놓여 있었다. 하얀 색으로 칠해진 철창 앞엔 자주색의 제복을 입은 우람한 병사 둘이 허리엔 날이 널찍한 검을 매고 있었다. 관저 앞에서 기웃거리는 엘 일행을 바라보고 있긴 했지만, 그다지 경계하는 눈치는 아니었다.


 


경비가 있군. 잠시나마 바바의 집 같은 곳 일거라 생각하다니.


그럴리가 없겠죠…….


안에는 더 많겠지? 어쩐다……. 음악도시 병사들은 귀찮다고. 어떻게 하지?


나한테 물어보면 어떡해요!


둘이 아웅다웅하는데, 관저의 쇠창살 울타리 문이 열렸다. 음악도시의 예복을 차려입은 점잖은 노신사가 관저로부터 걸어 나왔다. 게맛과 엘의 다툼을 바라보는 그를 의식한 둘은 싸움을 멈추곤 짜증스런 표정에 당신은 뭐야? 라는 메시지가 묻어 나오는 뉘앙스로 그를 쳐다보았다.


 


아헴.


노신사가 헛기침을 하며 목을 한번 가다듬었다.


 


게맛님과 엘님, 맞으십니까?


맞는데…….


노신사가 그들의 이름을 부르자 둘은 조금 당황하였다.


설마 이 노인도 현상금 사냥꾼일까? 근데 왜 하필이면 음악시장의 관저에서 나온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