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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hwarang102 꿈꾸는 자들의 도시

2007.07.28 21:13

Mr. J 조회 수:1086 추천:10

extra_vars1 늑대와도 같은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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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우연히 창조도시를 방문하게 된다면 그곳의 마음씨 착하고 유쾌한 시민들에게 물어보라. 창조도시에서 가장 볼만한 곳이 어디냐고. 여러 가지 다른 의견들이 있겠지만 단연 그림도시와 음악도시를 최고로 꼽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림도시는 마치 동화 속 도시 같은 느낌의 특이한 따스함과 아름다운 예술품으로 가득 차 있는 반면 음악도시는 그 나름대로의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었다.


 


동쪽에 위치한 그림도시는 해가 가장 잘 비추이는 장소에 있었는데, 매일 오전이면 햇빛에 음악도시를 가로질러 흐르는 강물이 아름답게 빛났다. 길가엔 수십 종류의 꽃들이 심어져 있었고, 도로는 적색 벽돌로 가지런하게 깔아 평탄하였다. 건물엔 그림도시와 같이 파스텔 풍의 따듯한 느낌이 아니라, 주로 하얀색을 사용하였다. 아치와 돔을 사용하여 지은 큰 건물들은 웅장한 아름다움을 뽐내었다. 길가엔 가로수들 역시 가지런하게 심어져 있었다.


 


음악도시의 주민들은 그렇게 아름다운 거리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활동적인 그림도시 사람들과는 다르게 집에서 조용히 음악을 즐기었고, 덕분에 조끼에 칠보바지가 평상복인 그림쟁이들과는 정반대로 소매가 긴 옷을 즐겨 입었다. 그렇다고 해서 음악도시인들이 전부 샌님 같다는 것은 아니다. 작곡과 노래에 더불어 함께 발달한 것은 춤이었다. 문무를 균형 있게 익히는 것을 미덕으로 생각하는 음악도시인들은 그 춤의 형태를 진화시키어 검무로 만들었다. 음악도시인들의 검무는 보기에도 아름다우면서도 또한 실용성 역시 뛰어났다. 특히 검무 동작 중 일부가 건강 유지에 좋다고 하여 아침이면 많은 수의 음악도시인들이 나이를 막론하고 풀밭 위에서 함께 신체를 단련하였다.


별 큰 트러블 없이 조용조용 살아가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 바로 음악도시였다.


 


 


가게에서 후드가 달린 음악도시의 긴 소매 옷을 구입한 게맛과 엘은 후드를 뒤집어 쓴 채 일부러 사람들이 없는 골목을 택해 걷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처럼 입고서 의심 받지 않고 조용히 관저로 향하자는 엘의 아이디어였는데, 게맛은 처음엔 그 방법이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칼춤을 훈련 받은 수준 높은 병사들과 맞닥뜨린다면 게맛이라도 별로 유쾌한 여행이 될 것 같진 않아 마음을 접었다.


 


비교적 따듯한 날씨에도 옷을 뒤집어 쓰고 있는 둘을 이상하게 바라보는 행인들도 몇 있었지만,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듯 하였다. 물론 엘 일행도 나름 신경을 써서 병사들이 있는 길은 돌아서 지나갔다.


 


이봐,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고 있는거야?


“…….


게맛이 물었지만 엘은 대답이 없었다.


 


너 문학도시 밖으로 나와 본 적도 없는 것 같던데.


그게……. 그냥 북쪽으로 가다 보면 될 줄 알았는데 길이 좀 복잡하네요.


북쪽 언덕 위에 위치한 시장의 관저는 햇빛에 비추이며 그 순백의 미를 과시하고 있었다. 엘은 최대한 사람이 없는 길을 택하여 북쪽으로 향하였으나 지리는 의외로 복잡하였다. 게다가 병사들을 피해 다니며 길을 몇 번 돌아 가다보니 완전히 길을 잃고 말았다.


 


뭔 딴소리야? 이런 길치…….


게맛이 엘의 엉덩이를 걷어 차버렸다. 엘은 외마디 소리를 내지르며 앞으로 몇 번 굴렀다. 주변에 사람이 없었기에 망정이지 시선집중을 당할 뻔 했다. 발끈한 엘은 게맛에게 따지고 들으려 했는데, 주변 풍경을 의식하곤 행동을 멈추었다. 이리저리 복잡하게 움직이다보니 꽤나 깊숙한 골목까지 오게 되었고, 하얀색 건물로 가득하던 거리는 어느새 사라져 있고, 잿빛으로 그득한 넓고 그늘진 광장에 와 있었다. 게다가 엘의 앞엔 매우 낡은 건물이 하나 세워져 있었는데, 그 크기가 크고 첨탑이 달려있는 것으로 보아 일종의 성당 같은 곳인 듯 했다.


 


우와……. 여긴 뭐죠.


아직 개발이 덜 된 장소겠지.


게맛이 말했다.


 


그림지구에서도 공사가 덜 된 곳들을 봤잖아? 여기도 아직 손질이 덜 된 모양이군.


그렇군요…….


 


 


누가 위에 있는걸.


갑자기 게맛이 뭔가를 눈치챈 듯, 엘에게 말했다. 어리둥절해진 엘은 건물 위를 쳐다보았고, 게맛이 말 한대로 누군가가 성당의 첨탑 꼭대기에 서 있었다.


엘이 뭔가 말하기도 전에 그는 아래로 뛰어내렸다. 꽤 높은 거리였는데도 불구하고 그 사람은 고양이처럼 공중에서 제비를 돌며 바닥에 가볍게 착지하였다. 엘보다 한두 살이나 더 먹었을까, 위에서 뛰어내린 녀석은 더부룩한 갈색 머리카락을 가진 소년이었다. 그는 거칠게 다루었는지 끝부분이 닳아 빠지기 시작한 갈색 망토를 입고 있었으며, 그 안쪽에 입은 청색 방어구가 살짝 보였다. 그는 특이하게도 하얀 색 천 머리끈을 매고 있었다.


 


킁킁, 그가 갑자기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 뭐죠 이 사람은? 당신처럼 킁킁대는데 동족아냐?


뭔 소리야…….


 


갑자기 머리끈소년이 낮게 으르렁거리기 시작했다. 냄새를 맡는 행위하며 이를 가는 게 도저히 인간 같지가 않았다. 게다가 그 눈빛은 그야말로 야성의 것이어서, 완전히 그의 존재와 인간을 갈라놓는 경계였다.


 


네놈들이 음악도시로 숨어 들은 랭크-워스트 현상범들이군.


그가 입을 열었다.


 


, 뭐야!


……. 벌써 시작됬나?


게맛이 중얼거렸다.


 


현상금 사냥꾼들이 움직이기 시작했군.


머리끈 소년은 망토 안에서 작은 막대를 꺼내었다. 그가 두 뼘쯤 되는 막대를 한번 휘두르자,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엘의 키만큼 늘어난 작대기는 어느새 십자창이 되어 있었다. 세 개의 가는 창끝이 머리끈 소년의 눈빛처럼 날카롭게 빛났다.


 


 


이 몸, 울프보이 블루님께서 둘 다 한번에 잡아 넣어주마!


 


그가 기합과 함께 창을 겨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