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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yswichard * Fantasy Location *

2009.02.01 21:34

◈ÐÆЯΚ◈찰드 조회 수:974 추천:5

extra_vars1 반란의 마침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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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문 쪽에 몬스터가 출현했나봐요.”


 


“4년 만에 처음이라며?”


 


“엄청난 규모래요!”


 


라이기르 영지 전체가 갑작스런 몬스터의 공습으로 시끌시끌해져 있었고, 마침 라이기르 남부대로에 나와있던 정완과 정연도 그 소문을 듣게 되었다. 이제 겨우 4살 된 정연은 상황이 정확하게 이해되지 않는 듯한 얼굴을 하고 있었으나 정완은 곧장 눈살을 찌푸렸다.


 


“...아버지도... 싸우시겠구나.”


 


그러다 무심코 곧 싸움이 시작될 북쪽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곧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바로 그 아버지가 무장을 한 상태로 혼자 이쪽을 향해 달려오고 있는게 아닌가.


 


“...아빠?”


 


원양도 생각보다 빨리 자식들을 만나게 되자 다행스러운 표정으로 멈춰섰다. 안겨드는 정연을 안아올리며 정완에게 급히 말했다.


 


“엄마는 어디 계시니.”


 


“잠깐 이웃집에 놀러 가셨는데요. 아마 엄마도 지금쯤 소문을 들으셨을 거예요.”


 


“그래.”


 


원양은 정연을 내려놓고 정완과 나란히 세우더니 침착하게 말했다.


 


“정완아, 정연아. 잘 들어. 곧장 엄마랑 같이 집에 가서, 중요한 짐만 빨리 싸들고 바로 도망갈 수 있도록 준비해 두도록 해라. 알겠지? 절대로 몬스터에게 희생당해선 안돼.”


 


“네? 벌써 우리가 졌어요?”


 


정완이 놀란 얼굴로 묻자 원양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건 아니다. 지금 영주성의 작전대로 하면 안전한건 오히려 전투가 벌어질 북부야. 반대로 이 남부의 문은 텅 비어서 반드시 한갈래 몬스터 부대가 기습을 해오겠지. 그렇게되면 북부 보다는 여기가 더 위험해져.”


 


“그럼 병력을 조금 떼어서 남문에 배치하면 돼잖아요?”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랄까. 결국 영주성의 참모 기병은 10살 난 정완도 생각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하지 못한 바보가 되고 말았다.


 


“일이 좀 그렇게 됐어. 어쨌든 정완아. 아빠가 말한데로 빨리 엄마 모시고 집으로 가서 짐을 싸 두거라. 알겠지?”


 


그제서야 조금 사태가 파악된듯 정연이 울먹울먹 하면서 물었다.


 


“아빠... 싸우러 가? 응? 괴물이랑 싸우는 거야?”


 


“아빠 걱정은 말고. 정연아. 엄마랑 오빠 말 잘 듣고 너도 무사히 피해 있어야돼. 알았지?”


 


그리고 원양은 한차례 남매를 크게 품어안아준 뒤 다시 남문을 향해 달려갔다. 정완은 잠시 멍하니 그런 원양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퍼뜩 정신이 들어 정연을 달래며 어머니를 찾아갔다.


남문에 도착한 원양은 먼저 농담 안하고 완벽하게 텅 비어있는 남문의 모습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하다못해 경비대원으로 한두사람 정도는 있으리라 여겼는데...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성벽 위로 올라가 사방을 둘러보던 원양은 온몸에 기운이 쭉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다. 과연 왼쪽편에 있는 산과 이어져 있는 숲지에, 아무리 적게 잡아도 5~60마리는 되어보이는 몬스터가 잠복해 있는 것이 보였기 때문이다.


 


‘큰일났다...’


 


원양은 급히 성 안쪽에서 불안한 얼굴을 하고 있는 시민들을 향해 소리쳤다.


 


“이쪽에도 몬스터가 있습니다! 빨리 북문으로 가서...!”


 


“꺄아아!”


 


“이쪽에도 몬스터가 있대!”


 


원양의 고함소리는 그대로 파묻혀버렸다. 몬스터가 있다는 말만 듣고도 시민들은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기에 바빴다. 거기서 한번 더 기운이 빠져버린 원양은 체념한듯 다시 몬스터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잔인하게도 싸움은 그대로 시작되어 버렸다.


 


[콰광!]


 


북문 쪽에서 철포 소리가 들려온다. 북문의 전투가 시작된 것이다. 그리고 그 소리를 신호로, 이쪽의 숲 속에 매복해있던 몬스터들이 일거에 들고 일어나며 몰려오기 시작했다.


 


“빌어먹을...!!”


 


성벽을 끼고 있다고 해도 이쪽은 한원양 한명이고 상대는 인간도 아닌 몬스터 5, 60마리였다. 당장 장거리 사격이 가능한 몬스터들이 원양을 향해 맞으면 무지무지 아플것 같은 타액을 쏘아대기 시작했다.


 


“파이어 볼(Fire ball)!”


 


원양도 몰려오는 몬스터 무리 한가운데로 불덩어리를 날렸으나 고작 두마리 정도가 나가떨어진 정도였다. 꽃 모양의 몬스터 플라우리스가 쏜 타액이 원양의 갑옷을 후려치기 시작했고, 난생 처음 싸워보는 몬스터의 그 강력한 타격에 원양은 무릎이 그대로 꺾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빈약하게 생겨갖곤... 제법 하는데?”


 


원양이 그렇게 중얼거리는 찰나, 오거(Ogre)의 새끼인 오글링(Ogling) 십여마리가 믿을 수 없을만큼 가공할 점프력으로 단숨에 뛰어올라 성벽 위에 올라섰다.


 


“건방진것! 여길 지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나!!”


 


크게 창을 휘둘러 한방에 세마리의 오글링을 도로 성벽 밑으로 베어 떨어뜨렸으나 나머지 오글링들이 구경만 하고 있진 않았다. 즉시 원양에게로 달라붙어 거대한 낫 처럼 생긴 앞발을 휘둘러대기 시작했다.


 




“영주님!!”


 


그러나 시민들이 모조리 줄행랑만 놓아버린 것은 아니었는지, 남문의 소식이 머지않아 북문에 도착했다. 성벽 위에서 궁격과 포격을 가하고 있는 기병들을 독려하던 영주가 고개를 돌렸다.


 


“무슨 일인가!”


 


시민들로부터 상황을 들은 그 기병이 다급하게 보고했다.


 


“원양의 말이 맞았습니다! 몬스터들이 남문에서 빈집털이를 노리는 모양입니다!”


 


“뭣이?”


 


농담 안하고 그 자리에 있는 수백명의 기병들과 경비대장, 영주들이 모두 입을 쩍 벌리며 굳어버렸다. 몬스터들이 남문을 노리고 몰려온다면 그대로 라이기르의 남부는 쑥밭이 되어버릴 것이 분명하다. 아까부터 한원양이 안보이는 것을 걱정하던 영주가 턱을 덜덜 떨며 물었다.


 


“나... 남문에 혹시 원양이 가 있나?”


 


“시민들이 급하게 이야기를 전한 것이라 잘은 모르겠습니다만, 남문의 몬스터의 출현을 시민들에게 알린 것이 어떤 기병 한명이었다고 합니다. 아마 원양인것 같습니다!”


 


“큰일났다!!”


 


영주는 경비대장을 돌아보며 급히 영을 내렸다.


 


“성문 안쪽에서 대기하고 있는 200명 중 100명을 이끌고 남문으로 가게! 원양 혼자서는 될일이 아닐세!”


 


“예!”


 


경비대장이 즉시 성벽 아래로 내려간 뒤, 영주는 그제서야 땅을 치며 뉘우쳤다.


 


“원양의 말을 들었어야 했는데! 이제 이 일을 어쩌면 좋단 말인가!”


 


급히 경비대장과 함께 남부를 향해 달려가는 100명의 기병들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바라보던 영주는, 드러내놓고 말은 하지 못했으나 내심 원양 만이라도 무사하길 빌기 시작했다.


 




병력이 남문에 도착했을땐, 이미 남문은 부숴져버린 뒤였다. 그리고 남문을 가로막고 혼자 비틀비틀 거리면서도 혼신의 일격으로 한마리 한마리씩 두동강을 내버리고 있는 원양이 보였다.


그러나 역시 될일은 아니었다. 인간은 불가능했던 성벽 뛰어넘기를 몬스터들은 아주 우습게 시도하여, 벌써 수십마리가 성벽을 넘어 들어와 닥치는 데로 건물을 부수고 시민들을 죽이거나 잡아먹고 있는 중이었다. 비명소리는 하늘을 찔렀고, 벌써 시내의 거리는 여기 저기 뜯겨진 시민들의 시체와 핏자국으로 엉망이 되어 있었다.


경비대장과 기병들은 그 꼴을 보자 눈에서 불꽃이 튀었다.


 


“잔대가리들을 굴리다니! 돌격하라!”


 


“돌격!!”


 


“한마리도 남기지 마라!”


 


몬스터들은 방어병력이 도착했음을 알자 제법 한자리에 모여 응전 태세를 갖추었다. 몬스터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뛰어난 단결성이었다. 100명의 기병들을 상대로 고작 십여마리에 불과한 몬스터들이 그렇게까지 단결하여 만만찮은 응전을 벌이는 모습을 보자 경비대장 역시 탄식해 마지않았다.


 


몬스터들이 대체 어느새 이렇게까지 지능이 생겨버렸단 말인가? 진작에 원양의 말을 듣고 2, 30명 정도만이라도 방어병력을 배치했었더라면 이렇게까지 되진 않았을텐데...’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곧 그는 시가지의 전장을 우회하여 똑바로 남문에서 사망 직전인 원양을 향해 달려갔다. 거대한 검을 치켜들고, 눈을 호랑이처럼 치켜 뜬 그는 우뢰같은 고함과 함께 원양을 짓밟고 뛰어든 랜드로드(Landlord)를 한칼에 허리를 끊어버렸다.


 


“빌어먹을 놈들! 라이기르 영지의 경비대장인 이 안둔중 소령을 모르느냐!”


 


정신을 잃어가는 원양을 자신의 뒤에 세우고 전투를 대신하기 시작한 그에게, 순식간에 시가지의 몬스터를 처리한 기병들이 가세했다. 그 와중에 원양은 다른 기병 두명에게 부축을 받아 영주성으로 옮겨졌다.


애초에 5, 60마리 뿐이었는 데다, 원양 혼자서 20마리 가량을 처리한 뒤 숫자가 줄은 몬스터의 기습 부대라, 100명의 기병들이 덤벼드니 몬스터들은 금세 전멸했다. 경비대장은 기병들로 하여금 몬스터들의 시체를 치우고 피해를 입은 시민들을 조사하도록 지시한 뒤, 원양의 상태를 살피고자 곧장 성으로 돌아갔다.


 




오히려 전혀 피해가 없었던건 전투가 직접 벌어졌던 북부였다.


북문으로 몰려온 몬스터들은 비록 숫자가 어마어마 했으나 라이기르 영지의 만만찮은 응전으로 겨우 성문을 부순게 고작이었다. 안에서 대기하고 있던 100명과 좌우에서 들고일어나 협공을 가해오는 200명의 기병들이 둘러싸서 후려대니 아무리 천여마리에 육박했던 몬스터들 이라고 해도 버텨낼 재간이 없었을 것이다.


 


“원양... 미안하네.”


 


의무실 침대에 조용히 눈을 감은체 누워있는 원양의 손을 잡으며 영주가 조용히 말했다.


 


“자네의 말을 대수롭잖게 흘렸다가 일이 이렇게까지 되었으니... 자네가 눈을 뜨면 내 무슨 낯으로 자네를 마주 볼 것인가?”


 


잠시 그렇게 정신을 잃은 원양을 향해 말하던 영주가 뒤에 있던 프리스트에게 물었다.


 


“원양의 상태는... 어떠한가?”


 


프리스트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지금은 말씀드리기가 힘듭니다. 약간의 독도 몸속에 남아있어 정상적인 건강을 되찾을 수 있을지는 좀더 두고 봐야 합니다. 아직 숨이 붙어 있는게 신기할 정도입니다.”


 


“.........”


 


영주는 낭패심이 가득한 얼굴로 다시 원양을 바라보았다. 그러다 고개를 떨구며 한숨과 함께 말했다.


 


“내가 이렇게 만든걸세... 내가 원양을 이렇게 만든게야... 절대 원양을 이대로 죽게 해선 안되네. 반드시 정신을 차리고, ...내가, 내가 사과를 해야 하네. 반드시 그렇게 되어야 해.”


 


그리고 다시 의무실 안은 침묵으로 뒤덮였다.



 


“원양 오빠!”


 


시간이 좀더 지나서 저녁 무렵. 그 소식을 듣게 된 아내가 의무실 안으로 들려들어왔다. 간신히 정신이 들어있던 원양은 천천히 고개를 돌려 아내를 바라보았다.


 


“어... 어. 애들은...?”


 


“아, 아직... 다른곳에 있어서 얘기를 못했어. 오빠 소식 듣고 바로 달려온거야.”


 


“에이... 애들도 챙겨야지...”


 


아내는 곧 침대 옆에 앉아 원양의 손을 잡았다. 곧 눈물을 글썽이는 그녀를 보며, 원양은 배시시 미소를 지어보였다.


 


“결국... 이런 꼴이 되어버렸네.”


 


“그러게 왜... 왜 남문에는 혼자 가가지고!”


 


결국 울음섞인 질책이 아내의 입에서 튀어나오자, 원양은 다시 천정을 바라보며 눈을 감았다.


 


“내가 거기 가지 않았으면... 라이기르는 초토화가 됐을거야.”


 


“.......”


 


아내의 눈이 커지자, 원양이 다시 말했다.


 


“몬스터들은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영지를 쑥밭으로 만들면서 밀고 올라갔겠지... 그렇게되면 금방 북문에 도착할 것이고... 우리 병력은 북문 밖의 몬스터의 주력 부대와 남부에서 올라온 기습부대에게 포위당하게 돼... 그렇게 되면 끝장이라...”


 


그리고 다시 아내를 바라보았다.


 


“어쩔수가 없더군... 나라도 혼자 가서 시간을 벌어 보려고 한거지.”


 


“.........”


 


잠시 그런 남편을 바라보던 아내가 다시 울음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도... 약속해. 다신... 다신 그렇게 혼자 위험한 일 하지 않겠다고... 오빠 없으면 나, 나랑 우리 정완이, 정연이 어떻게 하라고...”


 


“미안....”


 


힘없이 손을 들어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던 원양을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리는 눈으로 바라보던 아내는 그래도 남편의 무사함에 큰 애정을 느꼈는지 그대로 고개를 내려 입을 맞췄다.



 


아름다운 장면이었지만 애석하게도 그 키스가 탈이었다. 프리스트가 그날 돌아가면서 절대로 침 같은 채액을 남에게 접촉하지 않도록 당부를 했건만, 전달을 받은 기병이 들이닥친 아내에게 그걸 일러주지 않았던 것이다. 아내가 급하게 움직여서 말할 기회가 없었는지 아니면 잊고 있었는지는 몰라도, 그러한 일로 미루어 봐서도 당시 히페인츠의 기강이 얼마나 엉망이었는지는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아무튼 그건 단순히 채액에 의한 접촉 수준이 아니었다. 아직 몬스터들이 공격할때 체내에 들어간 독이 다 소멸되지도 않았는데 그런 환자와 아예 키스를 나누었으니 더 무슨 설명이 필요할까.


 


설상가상으로 원양의 상태는 날이 갈수록 악화되었다. 다시 정신을 잃는 일이 잦았고, 이제는 가끔가다 사람을 못 알아볼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원양, 원양!”


 


영주는 그런 원양을 볼때마다 통곡해 마지않았다. 영지 복구는 모두 아래 지휘자들에게 일임해두고 자신은 날마다 뭔가에 홀린 사람처럼 원양을 위해 통곡하고 기도했다.


그러나 불과 일주일만에 끝내 원양은 아내와 단둘이 있던 어느 새벽, 아내의 품 안에서 숨을 거두었고, 그 마지막을 또다른 스타트로 하여 원양의 아내이자 정완, 정연의 어머니인 그녀 마저도 독성이 퍼져 쓰러지고 말았다. 건장한 원양 마저도 죽여버렸던 독인데 하물며 여성인 그녀겠는가.


 


“제수씨 마저!!”


 


이미 원양을 자신의 의동생으로까지 여기고 있던 영주는 정완의 어머니마저 그 독으로 쓰러졌다는 소식을 듣고 소스라치게 놀라다가 기절해버렸다. 즉시 자신이 친히 두어명의 프리스트와 함께 밤낮으로 그녀를 회복시키려고 애썼다.


차라리 한방에 몸에 퍼져 순식간에 사망에 이르게 하는 맹독이라면 프리스트의 신력으로 치료가 가능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독은 체내에 숨어있다가 눈에 안띄게 이것 저것 다른 내장을 오염시키고 나서야 본색을 드러내는 종류라 프리스트의 신력도 먹히질 않았다.


 


결국 정완의 어머니도 원양과 똑같이 정신이 들었다가 기절했다가를 반복하고 가끔 정완과 정연 조차도 못알아보는 증상에 시달리다가 기어이 숨을 거두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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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길어지네요 ㅡ.ㅡ;


한정완 이야기를 4회 까지 가야할듯 ㅇㅅ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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