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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yswichard * Fantasy Location *

2009.01.28 06:25

◈ÐÆЯΚ◈찰드 조회 수:986 추천:5

extra_vars1 반란의 마침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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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드라의 게릴라전이 시작된지도 10여년이 지났으나, 아직도 히페인츠는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체 미비한 경비대원들 만의 힘으로 방어하고 있었다.


경비대원이 있는 “영지”들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경비대원 마저도 없는 일반 소규모 마을에 온드라의 게릴라 부대가 들이닥치면 어김없이 마을이 초토화 되곤 했다.




히페인츠력 1990년.




농경지를 일구는 농사꾼의 손이 부지런히 움직인다. 마을의 논밭 이곳 저곳에서 땅을 일구던 농부는 유난히 고요한 주변의 산이며 숲들을 둘러보고는 허리를 높이 편다.


 


“후우...!”


 


긴 한숨. 그러나 근심 걱정이 서려있는 한숨이 아닌, 그저 오랜 노동으로 인한 피로를 날려버리려는 듯한 한숨일 뿐이다. 지금 그는 다시한번 이 마을을 먹여 살려줄 준비를 갖추고 있는 논과 밭을 바라보느라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아빠! 아저씨, 아줌마들! 여기 오찬 왔어요!”


 


부지런히 농기구가 움직이는 그곳으로 한 소년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허리를 펴고 주변을 둘러보던 그 농부를 비롯한, 함께 일하러 나와있던 다른 사람들도 그 목소리를 듣고 빙그레 웃으며 허리를 편다.


 


“아이고! 수현이가 아빠 밥을 가져왔구나!”


 


이웃 아주머니가 활짝 웃으며 달려오는 소년을 반긴다. 다른 아줌마들과 함께 오찬을 가져온 수현은 가장 먼저 그의 아버지에게 달려들었다.


 


“아빠, 아빠! 힘들지? 엄마랑, 아줌마들이랑, 같이 오찬 가져왔어!”


 


수현이라 불린 그 소년은 아버지의 손을 끌고 신나게 점심상이 차려지고 있는 곳으로 왔다.


농민들이 각기 땀을 훔치며 상 주변으로 모여들었고, 일손이 잠시 멈춰진 논두렁길은 어느새 즐거운 식사 시간이 되어 웃음소리가 퍼져나갔다.


 


 




그렇게 음식이 절반 정도 줄었을 때였다.


수현의 아버지는 갑자기 정색을 하면서 밥을 먹다말고 고개를 들어 저 멀리를 바라보았다.


 


“수현아빠, 왜 그러우?”


 


한 아주머니가 그런 수현의 아버지를 보며 묻자 자연히 모두의 시선이 그에게로 모아졌다. 어린 수현도 의아한 표정으로 아버지를 올려다보았다.


 


“...무슨 소리 안들렸어요?”


 


아버지가 주민들을 둘러보며 물었으나 주민들은 굳이 “아뇨? 왜요?”와 같은 대답을 할 필요는 없었다.


 


[촤라라라랑!]


 


가늘지만 이번엔 분명했다. 어린 수현의 귀에도 분명히 들렸고, 동시에 주민들의 눈이 동그랗게 되어 수현의 아버지가 바라보던 방향을 함께 바라본 것 만으로도 입증은 충분하다.


 


“큰일났소! 여러분들!”


 


가까운 산 위에서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산에서 약초를 캐던 다른 주민의 목소리다. 그의 시선이라면 지금 논두렁에 모여있는 사람들 보다는 훨씬 더 먼곳을 볼수 있을 터.


 


“무슨 일이오!”


 


한 농민이 소리쳐 묻자 산 위의 그가 다시 소리치려는 그 순간.


 


“꺄아아아!”


 


순간적으로 펼쳐진 장면에 아주머니들은 비명을 지르며 몸을 일으켰다. 산 위에서 위험을 알리려던 그 사람의 목 한가운데에서 “쩍” 하고 피가 튀더니 이내 목없는 시체가 비탈길을 구르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곧 사방에서 함성 소리가 들려왔다.


 


“이야아아아!”


 


“또 한번 닥치는 데로 휘두르는 것이다! 이번엔 이 마을이다!”


 


“히페인츠를 교란시켜라!”


 


온드라의 게릴라 부대였다.


수백명에 달하는 온드라의 기병들이 어디서 나타났는지 삽시간에 사방을 애워싼 체 마을을 향해 돌격해오고 있었다.


 


“크... 큰일났다!”


 


주민들이 다급히 마을을 향해 도망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온드라의 게릴라부대는 기병들 만으로 구성된 것은 아니었다.


 


“열염탄(熱炎彈)!”


 


낭랑한 캐스팅 소리와 함께 터져나온 시동어. 온드라 부대에게 게릴라전을 펼칠 수 있게끔 텔레포트를 사용해주고 있는 마법사까지도 섞여 있었던 것이다. 도망가던 주민들을 삽시간에 따라잡은 불덩어리가 등을 덮친다.


 


“아아악!”


 


갑작스런 불길에 놀란 몇몇 사람들이 멈칫 하는 순간을 놓치지 않은 온드라의 기병들이 창과 칼을 휘둘러 주민들에게 일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으아앙! 엄마! 엄마!”


 


어린 수현이 펑펑 울면서 그의 어머니를 붙들고 있는 기병에게 달려들었으나 기병은 귀찮다는 듯이 수현을 걷어차 떨어뜨리고는 창을 치켜들었다.


 


“이 귀찮은 꼬마가! 너도 같이 죽여주마!”


 


“이놈들!”


 


수현의 아버지가 크게 노해 기다란 낫을 집어들고 휘둘렀으나 애초에 두터운 갑옷으로 무장한 온드라의 기병을 낫으로 어떻게 할수는 없었다. 그러나 그 바람에 수현을 찌르는데 실패한 기병이 타겟을 돌렸다.


 


“이 자식이!”


 


촤아악!


 


“.....!”


 


멈춰진 눈. 수현의 아버지는 그렇게 멍해진 표정 그대로 입에서 피를 쏟으며 허물어졌다.


 


“여보!!”


 


수현의 어머니가 그에게 팔을 뻗었으나 곧 근처의 기병 두어명이 더 달라붙었다.


 


“어이쿠! 이제 과부가 됐으니 우리랑 재혼하자구.”


 


“킬킬킬!”


 


졸병들이 그 모양으로 늑대같은 표정을 짓고 있는데, 지휘자로 보이는 한 화려한 모양의 갑옷을 걸친 장수가 한술 더 떠서 기병들과 마법사들에게 외쳤다.


 


“취향껏 약탈해도 좋다! 그리고 가장 예쁜 계집을 잡아 나에게 바치는 자는 큰 상을 내리겠다!”


 


“이년은 그래도 아줌마 축에 속하니까, 장군님께 바칠 정도는 안되지 않아?”


 


“맞아. 우리가 먹어 줘야지 뭐.”


 


그 모양으로 수현의 어머니가 세명의 기병에게 질질 끌려가자, 어린 수현이 다시 벌떡 일어나 기병 하나에게 매달렸다.


 


“이, 이 나쁜 놈들아앗!”


 


“이 꼬마는 아까부터 진짜...!”


 


두명이 마저 수현의 어머니를 끌고가고, 남은 한 기병이 수현을 집어들어 동댕이쳤다. 그리고 쓰러져 일어서지 못하는 수현에게 창을 겨누었다.


 


“젖비린내 나는 꼬맹이는 필요 없어!”


 


창날이 거칠게 튀어나가 수현의 얼굴 한복판을 관통할 찰나, 느닷없이 또다른 창이 어디선가 튀어나와 막아내었다.


 


“저리 꺼져! 인간도 아닌 것들!”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라이기르 영지의 경비대원들이었다. 맨 처음 산 위에 있던 주민을 베어버리는 것이 라이기르 영지에서도 보였던 것이다.


라이기르 영지의 경비대원들과 온드라 게릴라 부대와의 거센 접전이 시작되자 다시한번 여지없이 죽어나가는 것은 겁탈을 당하던 마을 여자들이었다. 경비대원들이 들이닥치고 당장 목숨을 담보로 한 싸움이 시작되자 온드라의 기병들이 앞다퉈 달려나가면서 팽게치고 짓밟은 탓이었다.


 


기습을 당한 온드라의 게릴라 부대는 잠시 당황했으나 이내 기세를 정리하고 본격적인 반격을 시도했다. 애초에 숫자가 게릴라 부대가 더 많았고, 거기다 그들 사이엔 마법사 까지 섞여있어서, 가끔가다 어디선가 불덩어리라도 하나 날아오면 어김없이 경비대원 서너명씩 한덩이가 되어 나자빠지곤 했다.


라이기르 영지도 몇십명에 불과한 경비대원들을 파견한 뒤 손놓고 있지는 않았다. 경비대원들을 파견함과 동시에 수도 임펠에 원군을 요청했고, 결국 임펠에서도 궁성 경비대원 200여명이 원군으로 달려와, 오래잖아 게릴라로 왔던 온드라의 기병들과 마법사들을 전멸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피해는 심각했다.


생존자는 어린 수현을 포함해 10명도 되지 않는 데다가, 라이기르 영지에서 파견을 나갔던 경비대원들도 절반 이상이 희생됐다.


 


“...빌어먹을..!”


 


궁성 경비대원을 이끌고 왔던 정견수 장군은 생존자들과 함께 폐허가 되어있는 마을을 다시 둘러보며 땅을 후려쳤다.


 


“이 마을은... 완전히 사라져 버린 셈이로군요.”


 


한 부하가 조심스럽게 견수에게 말했고, 견수는 한동안 조용히 있다가 힘들게 입을 열었다.


 


“병력을 동원하여 마을 사람들의 시신을 찾으라. 정중히 매장해 주고, 가능한 한 생존자들에게는 그 가족이 발견될 경우 알려줄 수 있도록.”


 


“...예.”


 


부하들과 다른 기병들을 부산하게 움직이게 한 견수는 바로 자신의 뒤에 서 있는 꼬마를 발견했다.


 


“...뭐라 말을 해야 좋을지 모르겠구나, 얘야.”


 


수현은 너무 울어서 퉁퉁 부은 눈으로 말없이 폐허가 된 마을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이젠 눈물도 더 나오지 않는지 눈물을 멈추고, 그저 어른이 보기에도 무척 성이 나 있는 얼굴로 바라볼 뿐이었다.


 


“...엄마, 아빠는... 생존자들 사이에 계시니?”


 


견수가 다시 묻자 수현은 묵묵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렇구나. 곧 시신이 발견될게다...”


 


“아저씨.”


 


수현이 갑작스럽게 견수를 불렀다. 늘 장군님 이라 불리던 그는 갑자기 너무도 서민적인 단어가 자신을 불러세우자 잠시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상대가 8살 난 꼬마라는 사실을 생각해내고는 부드럽게 대답했다.


 


“왜... 그러니?”


 


“우리 엄마... 아빠... 죽인 놈들은... 온드라죠?”


 


“......”


 


이번엔 견수 쪽에서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수현도 이제서야 뭔가 확신을 얻었다는 듯이 더 묻지 않고 입을 다물었다.


 


“정 장군님!”


 


한 기병이 견수와 수현 쪽으로 달려왔다. 수현은 그저 마을을 향해 시선을 고정시킨 체였으나 견수는 곧장 그를 돌아보았다.


 


“무슨 일이냐.”


 


“그 아이의 부모의 시신을 찾은듯 합니다. 그런데 이야기 중이신 것 같아서...”


 


“어, 응. 그래.”


 


부모의 이야기가 나오자 뱀처럼 고개를 돌린 수현에게 기병이 말을 걸어왔다.


 


“황덕근, 여일영씨가... 네 부모님 되시니?”


 


“마... 맞아요.”


 


수현이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간신히 대답했다. 기병이 손짓했다.


 


“너와 성이 같은 가문이라 네 부모가 아닐까 추측해본 거란다. 이리 오너라.”


 


기병이 수현을 이끌고 간 곳엔, 역시나 그의 부모가 다른 희생자들 사이에 반듯하게 누워 있었다. 아버지는 배 한복판에 창이 꽂혔던 그때의 참사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고, 어머니는 온드라의 기병들이 경비대원들에게 달려들면서 마구 짓밟았는지 온몸에 극심한 피멍이 들어있었다.


 


털썩.


 


수현은 다시금 치솟아 오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하고 그 앞에 주저앉았다. 보통 아이들 같으면 부모의 시신을 부둥켜안고 펑펑 소리내서 통곡을 했겠으나, 수현은 그렇지 않았다. 소리내지도 않고, 시신을 부둥켜 앉지도 않고, 그저 그 자리에 주저앉아 하염없이 눈물을 쏟을 뿐이었다. 수현의 대성통곡을 예상하며 걱정하던 기병은 이토록 침착한 어린 수현의 태도에 내심 감탄해 마지않았다.


잠시동안 그 모양으로 고개를 푹 숙이며 치밀어오르는 슬픔과 분노를 삭히던 수현은, 천천히 부모의 시신에 다가가 아버지와 어머니의 손을 꽉 잡으며 맹세하듯 말했다.


 


“반드시... 반드시... 온드라 놈들 그냥 두지 않을거예요...!”


 


어쩌면 8살 어린 아이가 벌써 부모를 잃고 맺힌 원한과 함께 한 맹세라 더더욱 매서운 맹세가 되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이때 8살 이었던 이 소년이, 바로 훗날 온드라의 게릴라부대를 상대하기 위한 히페인츠의 전투 길드 “판타지 로케이션”의 길드장, 황수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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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간만에 쓰니 진짜 이상하네 ㅡ.ㅡ;


왜 이렇게 문장이 정리가 안되지 ㅎ


판로 소설화 하면서 다시 감을 좀 잡아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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