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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mirpia 나르실리온

2006.11.24 20:10

솔비 조회 수:1631 추천:5

extra_vars1 3장 - 도망쳐라. 행복해지고 싶다면.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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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 그리곤 엔터테이먼트 (주) 개발 2팀 가람과 바람
시나리오 : 김보영
초안 : 김무광

본 소설은 게임 나르실리온의 시나리오집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일종의 팬픽입니다.
내용은 기존의 시나리오와 같게 나가지만, 제 임의에 따라 많은 부분에 수정이 가해졌습니다.
이것은 연습용이자 반쯤은 재미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연재 기간은 일정하지 않습니다.



15.
‘ 여긴 어디지? 어두워. 온몸이 아파. ’

‘ 엘은 괜찮겠지? 모리스, 그 사람의 정체는 무얼까... ’

‘ 그 수인... 날 알고 있었어. ’

‘ 날 보고 덤벼들었었지. 날 죽이려고 했었어. 어째서지...? ’

‘ ...아니. 생각할 가치조차 없는 일이겠지. ’

‘ 아마도 수없이 행했던 내 파괴의 피해자일터. ’

‘ 날 죽이고 싶은 것도 무리가 아닐 거야. ’

‘ ...그래... ’

‘ ...... ’

‘ 그러고 싶지 않았다는 말이 변명이 되진 않겠지. ’

‘ 미안해. 네 삶을 분노로 물들여서 미안해. 무엇보다도 그것이 가장 미안해. ’

‘ ...... ’

‘ ...... '


‘ 날 용서하지 않아도 좋아. ’




“ 레이나님! 레이나님, 정신이 드는 겁니까?! 눈을 떠보세요! ”

레이나는 자신의 귓전에 들려오는 커다란 목소리 때문에 천천히 잠에서 깨어났다. 눈을 뜨자 천으로 만들어진 낮은 천장과, 모리스의 얼굴이 보였다. 레이나는 푸른 눈으로 주위를 둘러보며 낮게 말했다.

“ 여긴 어디죠? ”

레이나가 입을 열자 그제야 안심한 것인지 모리스는 근처의 의자에 털썩 주저앉으며 그녀의 말에 대답했다.

“ 고드프리님의 부대 주둔지입니다. 감사하게도 막사를 내어 주시더군요. ”

“ ...제가 정신을 잃은지 얼마나 지난 거죠? ”

“ 에- 그러니까 꼬박 하루를 잠들어 계셨습니다. 깨어날 때가 되었는데 일어나시지 않으셔서 걱정했어요. 하하. ”

레이나는 모리스의 웃음소리를 들으며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몸을 일으키자 눈앞이 순간 새하얘질 정도로 강한 두통이 머리를 강타했으나, 레이나는 미간하나 찡그리지 않고 그 고통을 참았다.

“ 이런, 레이나님. 그렇게 갑자기 일어나시면 빈혈이 옵니다. 제 마법은 몸의 상처는 치유할 수 있지만 마법으로 생긴 내상은 치료할 수 없어요. ”

모리스가 창백한 레이나의 얼굴을 바라보며 걱정스레 말했다. 하지만 레이나는 파리한 눈으로 잠시 모리스의 얼굴을 바라 보았을 뿐, 여전히 무뚝뚝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 엘과 그 수인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

정말로 지독한 여자였다. 모리스는 얼음인형같은 레이나의 모습에 작게 한숨을 내쉬며 손을 들어 그녀의 이마를 짚었다. 레이나의 이마는 불덩이처럼 뜨거웠다.

“ 뭐하는 거죠? ”

레이나가 그런 그의 행동이 불쾌한 듯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모리스는 그녀의 이마에서 손을 때지 않은 채 낮은 목소리로 또박또박 말을이었다.

“ 레이나님. 저는 당신이 어떠한 수준의 감정 절제 훈련을 받았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적어도 제 앞에서만큼은 고통을 참지 말아주십시오. 차라리 아프다고 울고 소리를 질러 주세요. 저는 당신의 전속 의사입니다. 당신의 고통을 알지 못하면 치료 또한 하지 못하니까요. ”

“ ...... ”

“ 뭐, 그런 점에서 보자면 엘은 참 좋은 환자지요. 자기감정에 솔직하거든요. 지금은 수술이 잘 끝나서 옆방에서 잠들어 있습니다만, 좀 전까지도 레이나님을 지키겠다고 아주 난동을 부리는데 재운다고 고생했어요. 하핫. ”

넉살좋게 웃음을 터트리며 허공에 주먹을 휘두르고 있는 모리스를 가만히 지켜보던 레이나는, 점차로 자신의 두통이 사라짐을 알아챌 수 있었다. 그 이유가 자신의 이마를 짚고 있는 모리스의 손 때문이라는 것 또한.

레이나는 그의 얼굴을 계속하여 바라보며 그의 손을 때어냈다. 모리스는 안경너머 부드러운 녹색 눈으로 레이나의 눈을 마주해 주었다.

“ 치료 솜씨가 뛰어나시군요. ”

“ 하하, 이거참 쑥스럽습니다. 아직 한참은 미숙하지요. ”

“ ...좀 전의 전투로 인해 당신의 전투실력도 아주 잘 보았습니다. 당신의 말대로 일개 미천한 성직자라기에는 너무나 강하더군요. 모리스, 이제 설명해 주시지 않으시겠습니까. 당신이 나와 함께 하려는 진짜 이유를. ”

레이나의 진지한 눈빛을 마주한 모리스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졌다. 그는 시선을 아래로 향한 채 잠시 무언가를 고민하는 듯 하더니, 곧 품속에서 목걸이를 하나 꺼내었다. 그것은 색이 바랜 은제 목걸이로, 손가락 두 마디 정도 크기의 작은 소켓이 펜던트로 달려 있었다. 그는 복잡한 표정으로 목걸이를 한참 내려다 보다, 레이나에게 건네주었다.

“ 열어보십시오. ”

레이나는 모리스의 지시에 따라 그 소켓을 열어보았다. 누군가가 수천번을 문지르기라도 한 듯 모서리가 닳아 맨들맨들한 그 소켓 속에는 한 사람의 얼굴이 그려진 초상화가 담겨있었다. 워낙에 초상화 자체의 손상도가 심한지라, 레이나는 그 초상화의 인물이 누구인지 처음에는 알아보지 못했다. 하지만 곧 그 인물의 정체를 알아채고는 자신도 모르게 한손으로 입을 가렸다.

“ 이 사람은... ”

“ 그래요. 당신입니다. ”

금색의 짧은 단발머리. 크고 또렷한 푸른 눈동자. 아직은 천진한 미소를 머금고 있는 입술과 열살도 채 되지 않은듯한 어린 얼굴. 틀림없었다. 성으로 가기전의 자신이었다. 레이나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자신의 어린 모습을 한참동안 바라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천천히 입술을 때었다.

“ 이건... 대체 뭐죠? 어디서 난거죠? 어째서 당신이 이걸 들고 있는 거야... ”

“ 그것은 제 은인의 유품입니다. ”

“ 유품 이라니.. 설마.. ”

“ 네. 당신의 어머니입니다. ”

레이나의 입술이 일순간 가늘게 떨렸다. 하지만 그녀의 눈은 조금도 흐려지지 않고 소켓을 응시하고 있었다. 한참이고 말없이 초상화를 바라보던 레이나는 그 소켓을 꽉 쥐며 모리스를 올려다보았다.

“ 어머니는 어떻게 돌아가셨죠? ”

“ ...들으시지 않는 편이 좋으실 겁니다. ”

“ 똑같은 질문을 하게 만들지 마세요. ”

모리스는 작게 한숨을 내쉬며 안경을 벋어 근처 테이블위에 올려놓았다. 그는 떠올리기 싫은 기억을 떠올리는 듯 한손으로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 아마도 5년쯤 전이었을 겁니다. 테미시온과 할리카르낫소스의 국경지역에서 대규모 전투가 벌어진 적이 있었죠. 그리고 그 전투에 하나의 작은 마을이 휘말리게 되었습니다. 그곳에서 저는 당신의 어머니를 만났고, 그분은 돌아가셨으며, 저는 살아남았습니다. 흔한 이야기죠. ”

“ ...... ”

“ 그분은 당신을 마지막까지 불렀습니다. 마지막까지 그 목걸이를 놓지 않았죠. 당신을 정말로.. 마지막까지 사랑하고 있었습니다. ”

“ ...... ”

“ 그분을 해하게 한 죄책감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분에게 입은 은혜를 갚고 싶은 것일지도 모르겠군요. 혹은 호기심일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저는 오랜 시간을 들여 당신을 찾아내었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당신이 나를 쳐내어도, 당신과 함께 하리라는 것 또한. 레이아님, 저는 제 모든 것을 버려서라도, 적어도 이 임무가 끝날 때 까지 만이라도 당신을 지킬 것입니다. 당신과 함께할 것입니다. ”

“ ...... ”

“ 아, 슬슬 엘이 깨어날 시간이 다 되었군요. 다른 부상자들이 많기도 하고~ 하하. 이만 나가봐야 되겠습니다. 밥값은 해야죠. ”

모리스는 다시 안경을 쓰고는 싱긋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막사에서 막 나가려던 찰나 등 뒤에서 줄곧 말이 없던 레이나의 목소리가 나지막이 울려 퍼졌다.

“ 모리스, 아직 두통이 채 가시지 않는군요. 약을 부탁해도 될까요? ”

“ !! ”

“ 그리고 앞으로 저를 레이나님이 아닌, 레이나라고 불러주시기 바랍니다. 긴 여행이 될 테니까요. ”

모리스는 미소를 지으며 뒤를 돌아보았다.

“ 물론입니다. 레이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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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요즘 좀 바쁘네요.
영웅전설6 하고싶은데 할시간도 없고.....(중얼중얼중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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