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창조도시 기록보관소

mirpia 나르실리온

2006.10.31 20:43

솔비 조회 수:1100 추천:6

extra_vars1 3장 - 도망쳐라. 행복해지고 싶다면. (8) 
extra_vars2 41 
extra_vars3 1017-1 
extra_vars4
extra_vars5
extra_vars6
extra_vars7  
extra_vars8  
extra_vars9  


제작 : 그리곤 엔터테이먼트 (주) 개발 2팀 가람과 바람
시나리오 : 김보영
초안 : 김무광

본 소설은 게임 나르실리온의 시나리오집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일종의 팬픽입니다.
내용은 기존의 시나리오와 같게 나가지만, 제 임의에 따라 많은 부분에 수정이 가해졌습니다.
이것은 연습용이자 반쯤은 재미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연재 기간은 일정하지 않습니다.


13.
" 에에잇! 저런 놈 하나에게 이리 쩔쩔 매다니! 자, 모두 비켜라! 이 몸이 직접 싸움이 무엇인지 보여주겠다! “

수십 명의 병사들이 방패를 단단히 쥔 채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 진영 뒤에서 한 기사가 자신의 검을 마구잡이로 휘두르며 외치고 있었다. 두꺼운 쇠갑옷으로 온몸을 빼곡히 휘감다시피 한 채로 덜그럭거리며 뒤뚱거리는 그의 모습은, 그곳의 병사들이 말을 하지 않아서 그렇지 꼴불견 그 자체였다.

그리고 막 그 장소에 도착한 엘은 그 남자의 행태를 보고는 솔직한 심정을 입 밖으로 내뱉었다.

“ 뭐야? 저 바보는. ”

뒤이어 도착한 레이나와 모리스 또한 그 남자를 쳐다보며 한마디씩을 했다.

“ 엘, 아무리 바보라도 대놓고 바보라고 말하면 안 되는 거예요. ”

“ 레이나, 괜찮습니다. 바보는 자기 얘기 하는 줄 모를 테니까요. 하하하핫. ”

엘을 꾸짖으려고 한 말 같긴 한데, 하나같이 엘 이상가는 폭언들이었다.

“ 으아아아아악!!! ”

아수라장이 따로 없는 그곳에서 태연히 얘기를 주고받던 세 사람 앞에서 돌연 커다란 비명소리가 울려 퍼졌다. 예의 그 기사가 앞으로 나가겠다고 설치다가 결국 수인에게 한방 얻어맞은 것이었다. 수인은 기사의 얼굴을 사정없이 햘키고는 날렵하게 그의 어깨를 발판삼아 허공으로 높게 뛰어 올랐다.

거의 알몸이다시피 한 조그마한 몸이 허공을 가르자 병사들은 기겁을 하며 뿔뿔이 흩어졌다. 인간과 짐승의 중간형태인 수인들 특유의 커다란 귀와 긴 꼬리가 바람에 휘날렸다.

“ 아직 어린아이잖아? ”

허공으로 뛰어오른 수인의 모습을 포착한 엘이 미간을 찡그리며 중얼거렸다. 레이나 또한 그 수인의 모습을 유심히 바라보다 지팡이를 쥔 손에 힘을 주며 걸어 나가기 시작했다.

“ 일단 가까이 가보도록 하죠. ”

나머지 두 남자들도 레이나의 뒤를 따랐다. 그리고 예의 그 기사는 수인에게 당한 얼굴을 감싸 쥔 채로 세상이 떠나가라 소리를 질러대고 있었다.

“ 내 눈...!! 으아악!! 내 눈이! 내 얼굴!! 저... 저놈을 없애 버리겠어! 모두 공격해라! 공격해!! 총 진격이다!!! ”

“ 저 바보는 아직도 저러고 있나. ”

엘의 낮은 중얼거림에 레이나와 모리스는 수긍하듯 침묵만을 지켰다.



14.
병사들은 정신없이 도망 다니거나 하는 것이 고작이었기에 레이나 일행을 딱히 막아서는 사람은 없었다. 멀직히서 본 수인은 병사들을 괴롭히는 것이 질렸는지, 지루하다는 표정으로 길가에 주저앉아 하품을 하고 있었다. 인간의 나이로 보았을 때 열두세살이나 되었을까 싶은 수인은 다갈색의 짧은 머리칼과 같은 색의 꼬리를 가지고 있었다.

레이나일행이 숨을 죽인 채 조심조심 수인에게 다가가자, 수인은 커다란 귀를 쫑긋거리며 몸을 벌떡 일으켰다. 그리곤 ‘냐아아앙-’하는 울음소리만을 남긴 채 뒤로돌아 민첩하게 달려가 버렸다. 그리고 수인이 높은 나무위로 뛰어오른 순간, 아무런 주문도 무엇도 없이 갑자기 허공에서 주먹만한 불덩어리들이 바닥을 향해 무작위로 떨어져 내리기 시작했다.

콰과과과과과과광!!!!

“ ?!!! ”

레이나는 수인이 마법 같은 것을 사용할 것이라고는 생각도 할 수 없었기에, 두 눈을 커다랗게 뜨며 급박하게 마력을 운용하여 방어결계를 형성해 냈다. 굉장한 마력의 압력이 레이나가 만들어낸 방어결계에 쏟아져 내렸다.

“ 이거이거, 퓨리로군요. ”

레이나는 자신의 방어결계에 내리꽂히는 압력이 훨씬 가벼워짐을 느끼며 뒤를 돌아보았다. 그녀의 뒤에서는 모리스 또한 마력을 운용하여 방어결계를 형성하며 말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이정도 수준의 방어결계를 형성할시에는 말도 할 수 없을 만큼 정신력이 소모될 터인데, 그의 얼굴은 마치 아침밥이라도 먹고있는냥 평안했다.

“ 저 수인에겐 분노의 정령이 씌인 것 같습니다. 증오와 절망에 빠진 생물에게만 달라붙는다는 투쟁의 신. 저놈이 지나간 자리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죠. ”

“ 흐응~ 잘 알고있네. ”

할일이 없는 엘이 팔짱을 낀 채 투덜거리자, 모리스는 싱긋 미소를 지으며 ‘별 말씀을’이라고 대꾸했다. 레이나는 별 감흥이 없는 표정으로, 나무위에 앉아 자신들을 내려다보는 수인을 올려다보며 중얼거렸다.

“ 할리카르낫소스에서 이용하고 있는 분노의 정령에 씌인 수인이 있다고 들었는데, 이런 어린 아이인줄은 몰랐군요. ”

“ 할리카르낫소스도 은근히 악질이라니까. 그나저나 이제 어쩔 거야? 계속 이대로 있을 수도 없잖아. ”

엘의 말에 레이나는 잠시 생각에 잠긴 듯 말이 없다가 모리스를 돌아보았다.

“ 모리스. 지금부터 수인에게 가까이 접근하도록 하겠습니다. 수인의 가까이에서 마법을 제지하기위한 결계마법을 사용할 것인데, 혼자서 이 방어마법을 지속시킬 수 있으시겠습니까? ”

“ 하하. 맡겨 주십시오. ”

“ 그럼 방어마법은 당신에게 맡기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엘. 수인이 언제 갑자기 달려들지 모릅니다. 엄호를 부탁할게요. 주위를 경계해 주세요. ”

“ 걱정 마. ”

레이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방어마법에 사용한 마력을 다시 자신에게 되돌렸다. 혼자서 수인의 마법을 막게 된 모리슨의 미간이 살짝 일그러지며 그의 입에서 낮은 신음소리가 새어나왔지만, 레이나는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이 사용할 결계마법의 룬을 외우며 앞으로 조금씩 나아가기 시작했다.

앞으로 나아가면 나아갈수록 수인의 마법은 거세어졌지만 레이나일행을 감싸고 있는 보호막은 여전히 단단하게 지속되고 있었다. 그들이 점차로 다가오자 어린 수인은 인상을 찌푸리더니 낮게 울음소리를 내뱉으며 엄청난 속도로 레이나 일행에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수인의 날카로운 발톱이 레이나에게 도달하기 직전 엘의 검이 수인의 발톱을 막았다.

키기기기긱-

듣기 괴로운 소리가 울려 퍼졌다. 엘은 생각보다 강력한 수인의 힘에 미간을 찡그리며 크게 외쳤다.

“ 레이나! 지금이야!!! ”

레이나의 몸에서 환한 빛이 확 뿜어져 나왔다. 그 빛은 끈끈한 점성 같은 느낌으로 변해 수인의 몸에 달라붙더니 순식간에 수인의 몸을 결박했다. 엘은 이때다 싶어 빠르게 칼등으로 수인의 목을 쳐 바닥으로 밀어 붙였다.

“ 엘, 죽이지는 말아요. 퓨리는 숙주가 죽게 되면 폭주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

엘의 칼이 목을 결박하여 움직이지는 못하고 크르릉 낮게 울고만 있는 수인을 바라보며 레이나가 낮게 경고했다. 엘은 레이나를 돌아보며 ‘나도 어린애를 죽이는 건 찝찝해서-’라고 말했다.

“ 휴우. 정말 힘들었습니다. ”

모리스가 이마의 땀을 닦으며 레이나에게 다가왔다. 강한 마법을 막고 있던 양손은 그 압력에 빨갛게 부어있었다. 레이나는 그런 모리스를 바라보며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그녀의 눈동자에는 의아함이 서려 있었다.

“ 솔직히 이쯤 되면 도망가실 줄 알았습니다만. 이상한 분이시군요. 보통 승려들은 겁이 많던데 말이죠. ”

“ 하하하! 보통 의사들이 제 몸 걱정을 더 하니까요. 그나저나, 내 테스트는 어떻게 됐나요? 합격입니까? ”

“ ....최소한 적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만은 인정해 드리지요. ”

“ 하핫. 그럼 합격인줄 알겠습니다. ”

“ 윽... 뭐야, 이 녀석 정말 데려가는 거야?! 크으... 그런 수행 나 혼자서도 충분한데. ”

수인을 결박하고 있어 대화에 낄 수 없었던 엘이 멀직히서 입술을 비죽 내밀며 투덜거렸다.

“ 위험한 임무니까요. 비밀스런 임무라 많은 인원을 데려갈 수는 없지만 적어도 승려 한분쯤은 필요합니다. ”

레이나의 딱딱한 한마디에 엘은 불만 가득한 목소리로 ‘우우... 그야 그렇지만’라고 중얼거렸다. 레이나는 그런 그의 모습에 입으로만 살짝 미소를 지으며 엘에게 다가갔다. 엘의 검에 결박당한 수인은 레이나가 다가오자 이빨을 세우며 더욱 극성 사납게 크르릉 거렸다. 레이나는 새파란 눈으로 어린 수인을 내려다보며 한손을 뻗었다.

“ 엘, 지금부터 더욱 강력한 결계마법을 사용하겠어요. 수인을 단단히 붙잡아 주... ”

“ 넌... ”

수인의 입에서 흘러나온 인간의 언어에 레이나는 놀란 듯 두 눈을 크게 뜨며 입을 다물었다. 가까이서보니 제법 예쁘장한 얼굴을 가진 수인은 다갈색의 눈동자로 레이나의 얼굴을 빤히 들여다보며 더듬더듬 말을 이었다.

“마도사? 그때... 그 마도사...? ”  

“ ......? ”

수인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레이나의 얼굴을 뚫어져라 바라보다 돌연 얼굴 한가득히 미소를 지으며 커다랗게 외쳤다.

“ 이제야 만났다! ”

“ ?! ”

콰과과과과광!!!

엄청난 굉음과 함께 수인의 몸에서 검은 빛이 뿜어져 나왔다. 엘은 순식간에 몇 미터 밀려나며 비명을 질렀고, 레이나도 급히 방어마법을 썼지만 제법 크게 타격을 입은 듯 입술 사이에서 가느다란 선혈이 흘러내렸다.

“ 죽어어어!!! ”

수인의 두 눈이 빨갛게 빛났다. 수인은 자신이 뿜어내는 증오와 원망의 대상을 찾은 냥 하안 이빨을 드러내며 레이나에게 달려들었다. 레이나가 급히 몸을 틀어 수인의 공격을 피했지만, 수인의 손톱은 레이나의 팔뚝에 깊은 상처를 내었다. 새빨간 피가 허공으로 흩뿌려졌다.

레이나는 극심한 고통을 느꼈지만 간신히 쓰러지지 않고 버틸 수 있었다. 하지만 수인은 그런 레이나의 사정을 봐줄 생각이 전혀 없는 듯 다시 한번 공격을 하기 위해 땅을 박차고 레이나에게 달려들었다. 단거리에서의 급작스런 공격에 대해서는 대항할 방법이 거의 없다시피 한 레이나는, 이를 꽉물며 앞으로 오게 될 충격에 대비했다.

콰과과과곽!!!

하지만 수인의 발톱은 레이나에게 채 닿지 못했다. 수인의 손톱이 레이나의 가슴을 꿰뚫기 직전 투명한 결계가 그녀의 주위를 감쌌던 것이었다.

“ 아이고. 아슬아슬 했습니다. ”

레이나의 바로 뒤에서 그 결계를 생성한 주인인 모리스가 거의 전투불능이 되다시피 한 엘을 바닥에 내려놓으며 자신도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창백한 그의 안색은 이 결계를 무리하여 만들어 냈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 크윽.. 쿨럭쿨럭. 뭐 이따위야. 왜 이렇게 강해? 뭔가 약점이라도 없는 거야?! ”

엘이 검붉은 피를 토해내며 쉰 목소리로 외쳤다. 모리스는 그런 그의 모습에 한숨을 내쉬며 어깨를 으쓱했다.

“ 퓨리는 분노가 가라앉을 때 까지는 대적할 놈이 없습니다. 솔직히 이 결계도 언제까지 버텨줄지... "

" 그럼 가서 좀 달래봐! “

“ 아하하하하... 사람이라도 몇 명 잡아먹으면 화가 풀릴지도 모르겠군요. ”

엘은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이미 모든 병사들은 꽁지나게 도망친지 오래여서 주위엔 쥐새끼 한 마리 없었다. 엘은 머리통에 힘줄이 솓아오르는걸 느끼며, 그저 웃음을 흘리고만 있는 모리스의 멱살을 잡아 흔들었다.  

“ 여긴 우리밖에 없잖아!! ”

레이나는 잠자코 그들의 대화를 듣다 무언가를 깨달은 듯 한손으로 자신의 입을 가리며 고개를 숙였다.

“ 약점...? 분노... ”

레이나는 자신의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 ...가능할까? ”

그 순간 요란한 소리와 함께 결계에 금이 갔다.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다 판단한 레이나는 피가 철철 흐르고 있는 손에 지팡이를 꽉 쥐며 한걸음 앞으로 나아갔다.

“ 모리스. 제가 신호하면 이 결계를 해제해 주세요. ”

“ 네? 하지만... ”

“ 시간이 없습니다. 제게 생각이 있으니 제 말을 따라주세요. 지금입니다! ”

레이나는 모리스의 의견은 전혀 듣지 않고 지팡이를 쥔 채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모리스는 그런 그녀의 모습에 놀란 듯 급히 결계를 해제했다. 결계를 해제한 순간 수인은 레이나를 향해 달려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레이나는 조금도 속도를 줄이지 않은 채 수인을 향해 달려 나갔다.

“ ...모든 변화와 기억과 시간을 다스리는 하갈라즈의 힘이여... ”

“ 죽어라!!!! ”

“ 이베시아-야스-유프라테스카-이드! 너의 기억을 가져가겠다!!! ”

수인의 날카로운 손톱이 레이나에게 닿기 직전 레이나에게서 엄청나게 눈부신 빛이 터져 나왔다. 엘과 모리스는 절뚝거리는 다리로 급히 레이나에게 달려갔다. 그리고 잠시 후 눈부신 빛이 사라질 즈음에, 그들은 바닥에 쓰러져있는 레이나와 수인을 발견할 수 있었다.  


-------------------------------------------------------------------------------

저번화에 댓글컴온!!식의 글을 적었다가
왠지 댓글의 증가는 거녕 조회수까지 하락해 버렸습니다.
죄송합니다.
다시는 그러지않겠습니다.(눈물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6 사은(詐隱)고교 사건모음집 [4] file 솔비 2007.01.19 4473
125 나르실리온 [8] file 솔비 2007.01.18 2812
124 나르실리온 [13] file 솔비 2007.01.11 2763
123 나르실리온 [7] file 솔비 2007.01.06 2416
122 나르실리온 [10] file 솔비 2007.01.05 3042
121 나르실리온 [2] file 솔비 2006.12.28 2339
120 내가 떠난 뒤의 넌. [14] file 솔비 2006.12.20 2715
119 내가 떠난 뒤의 넌. [11] file 솔비 2006.12.19 2736
118 나르실리온 [2] file 솔비 2006.12.17 2157
117 끝의 끝에서 [6] 솔비 2006.12.10 1844
116 나르실리온 [6] file 솔비 2006.11.28 2554
115 나르실리온 [2] file 솔비 2006.11.24 1631
» 나르실리온 [2] file 솔비 2006.10.31 1100
113 나르실리온 [4] file 솔비 2006.10.26 1111
112 나르실리온 [3] file 솔비 2006.10.21 1217
111 열여덟 살의 나에게. [5] file 솔비 2006.10.21 1294
110 나르실리온 [5] file 솔비 2006.10.15 1252
109 나르실리온 [3] file 솔비 2006.10.08 1197
108 나르실리온 [6] file 솔비 2006.10.04 1104
107 두사람의 눈물 [4] file 솔비 2006.09.03 10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