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창조도시 기록보관소

mirpia 나르실리온

2006.10.15 20:02

솔비 조회 수:1252 추천:5

extra_vars1 3장 - 도망쳐라. 행복해지고 싶다면. (5) 
extra_vars2 38 
extra_vars3 1017-1 
extra_vars4
extra_vars5
extra_vars6
extra_vars7  
extra_vars8  
extra_vars9  


제작 : 그리곤 엔터테이먼트 (주) 개발 2팀 가람과 바람
시나리오 : 김보영
초안 : 김무광

본 소설은 게임 나르실리온의 시나리오집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일종의 팬픽입니다.
내용은 기존의 시나리오와 같게 나가지만, 제 임의에 따라 많은 부분에 수정이 가해졌습니다.
이것은 연습용이자 반쯤은 재미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연재 기간은 일정하지 않습니다.



7.
에이렌 마을.

제 3번가.

가장 커다란 나무 아래.

한 남자가 등을 기댄 채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의 목을 반쯤 덮을 만큼 짧은 머리칼은 새벽안개 속에서도 황금을 뽑아 만든 듯 금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앞을 똑바로 응시하고 있는 두 눈동자는 머리칼보다 더욱 진한 황금빛이었다. 몸의 급소와 관절 부위에는 단단해 보이는 묵빛 갑옷을 걸치고 그 위에는 진한 갈색의 망토를 둘렀다.

잠시 몸을 움직이자 등 뒤에 십자로 매달린 두 자루의 검이 보였다. 검은색의 튼튼해 보이는 검집에 담겨있는 그의 검은 가드와 손잡이가 매우 독특한 모양이었으며 색 또한 금속치곤 특이한 녹색이었다.


날씨는 흐렸다. 이른 아침이라 뿌옇게 시야를 가리는 안개사이로 보이는 하늘에는 구름만이 뭉실 거리며 푸른 하늘을 모두 가리고 있었다.


한 여자가 안개 속을 걷고 있었다.

허리까지 길게 내려오는 연한 금발은 붉은 리본에 묶여 그녀의 목덜미에서 흔들리고 있었다. 앞을 물끄러미 응시하고 있는 두 눈은 얼음처럼 차갑게 가라앉은 푸른빛이었다. 몸에는 이런 추운 계절과는 어울리지 않는 짤막한 옷만을 걸치고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 위에 겹쳐 입은 갑옷조차도 간신히 가슴과 어깨만을 보호하는 하얗게 물들인 가죽갑옷 이었다.

잠시 뒤를 돌아보는 그녀의 허리 뒤춤에 매달린 기다란 지팡이가 보였다. 닳고 닳아 반질거리는 그 나무 지팡이는 검붉은 빛이었다.


“ 여, 마도사 아가씨. ”

“ ...엘 ”

“ 올 거라고 생각했어. ”

“ 오지 않으려고 했어요. ”

“ 와 줘서 고마워. ”

“ 미안해요. 이곳에 나타나서... ”


두 사람은 서로를 와락 끌어안았다.



8.
엘과 레이나. 두 사람은 한동안 말없이 큰 나무에 기대어 서있었다. 새벽안개가 걷히고 또렷이 거리가 보일 때까지. 그리고 마침내 사람들이 하나둘씩 집에서 나오기 시작할 그 즈음. 레이나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 몇 번이나 오지 않겠다, 당신과 만나지 않겠다고 생각했어요. 당신을 상처 입히고 싶지 않았거든요. 그런데도 당신이 있는 곳을 알게 된 순간 그만 당신을 찾아 와버렸어요. 당신을 만나고 싶었거든요. 너무나도 이기적인 행동이죠..? ”

잠자코 레이나의 말을 듣고 있던 엘이 발끝으로 바닥을 툭 차며 그녀의 말을 이어받았다.

“ 몇 번이나 당신을 만나고 싶었어. 당신을 구해주고 싶었지. 그런데 내게는 그럴만한 힘이 없어서 그럴 수 없었어. 분하고 너무 분해서... 그런데도 나 여기서 당신을 기다렸어. 이런 내가 나쁜 놈인가? ”

엘의 말이 끝난 순간 레이나의 입에서 ‘풉’하는 작은 웃음소리가 새어나왔다. 엘은 놀란 듯 그녀를 바라보다 곧 자신도 미소를 지었다.

레이나는 한결 부드러워진 얼굴로 엘을 바라보았다.

“ 엘, 나 형벌의 일환으로 여행을 떠나요. 무척 위험한 여행이에요. ”

“ 잘됐군. 같이 가자. ”

“ 죽을지도 몰라요. 아니, 거의 죽는다고 봐야 하는 여행이에요. ”

“ 내가 지켜줄게. 당신이 죽지 않도록. ”

“ 보수도 영광도, 아무것도 약속해 줄 수 없어요. ”

“ 상관없어. ”

“ ...엘, 약속해줘요. 이 여행이 끝날 때까지 나와 함께 하겠다고. ”

“ 약속할게. 당신은 내가 지킬 거야. ”

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레이나의 왼쪽 눈에서 눈물이 한 방울 툭 떨어졌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는 듯 고개를 푹 숙이곤 엘의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 나, 레이나 다넷사. 자비의 베르카나와 위대하신 페르디난도의 이름으로, 그대의 죄를 사하노니. 이는 나 레이나의 이름 아래에서 이루어지는 일로 그대가 나를 수행하는 한, 테미시온 안에서 그 누구도 그대의 죄를 묻지 않을 것입니다. ”

“ ...... ”

“ 누군가 그대의 죄를 묻거든 자비의 룬 ‘베르카나’의 이름을 부르십시오. 사면의 증표가 그대의 머리위에 떠올라 당신의 무죄를 증명할 것입니다. ”

레이나의 몸에서 나던 빛이 엘에게 옮겨가 그의 몸까지 빛나게 만들었다. 레이나는 빛속에서 천천히 고개를 들어 엘을 바라보았다.

미안해요-

미처 그녀의 입에서 나오지 못한 한마디가 가슴속에서 가시처럼 뾰족하게 그녀를 찔러댔다. 아라누스를 찾기 위해 주어진 시간은 단 1년.. 그 시간동안 아라누스를 찾지 못한다면 자신은 죽음을 맞이할 터였다.

그 사실을 알고 있는데도 자신은 엘에게 자신의 곁에 함께 있어 달라 말하고 있었다. 그 결말을 알고 있는데도, 자신의 이런 행동이 엘을 더욱 힘들게 만들 뿐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어째서 그와 함께하고 싶은 것일까.

‘ 이런 내가 이기적인 걸까요.. ’

레이나는 이미 사면의 의식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더욱 엘의 어깨에 깊숙이 얼굴을 묻었다.



9.
어두운 골목 속. 엘과 레이나가 서있는 커다란 나무가 아주 조그마하게 보이는 그곳에서 한 소녀가 벽에 등을 기댄 채 홀로 서 있었다. 백발에 가까운 아주 연한 금발을 단발로 짧게 다듬은 조그마한 소녀가.

그녀의 회색 눈동자가 커다란 나무를 힘없이 바라보다 다시 바닥을 내려다보았다. 그 순간 왼쪽 눈에서 맑은 눈물방울이 툭 떨어져 내렸다.

소녀는 여전히 벽에 등을 기댄 채로 주르륵 바닥에 주저 않았다. 그리고 자신의 양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 왜지...? 왜 이런 기분이 드는 거야. 왜... 눈물이... 나는 거지... 어째서. ”


------------------------------------------------------------------------------

소심한척 하면서(음?) 댓글을 유도해 봤습니다만
역시 안되는건가(후ㄷ덜덜ㅈ더덜덜)

뭐 그건 그렇다 치고 ~ ; 4;

뒷북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픽션 스킬이 생긴건가나요.(갸웃)
꽤 된 일인데 저혼자 눈치채지 못한것일라나요.(갸웃)
거참... 계속 빵퍼이던 퍼센트가
올라가있으니 싱숭생숭한 기분입니다아.
누군가가 점수를 매기고 있는 것인가 라는 기분과 함께; 음;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6 사은(詐隱)고교 사건모음집 [4] file 솔비 2007.01.19 4473
125 나르실리온 [8] file 솔비 2007.01.18 2812
124 나르실리온 [13] file 솔비 2007.01.11 2763
123 나르실리온 [7] file 솔비 2007.01.06 2416
122 나르실리온 [10] file 솔비 2007.01.05 3042
121 나르실리온 [2] file 솔비 2006.12.28 2339
120 내가 떠난 뒤의 넌. [14] file 솔비 2006.12.20 2715
119 내가 떠난 뒤의 넌. [11] file 솔비 2006.12.19 2736
118 나르실리온 [2] file 솔비 2006.12.17 2157
117 끝의 끝에서 [6] 솔비 2006.12.10 1844
116 나르실리온 [6] file 솔비 2006.11.28 2554
115 나르실리온 [2] file 솔비 2006.11.24 1631
114 나르실리온 [2] file 솔비 2006.10.31 1100
113 나르실리온 [4] file 솔비 2006.10.26 1111
112 나르실리온 [3] file 솔비 2006.10.21 1217
111 열여덟 살의 나에게. [5] file 솔비 2006.10.21 1294
» 나르실리온 [5] file 솔비 2006.10.15 1252
109 나르실리온 [3] file 솔비 2006.10.08 1197
108 나르실리온 [6] file 솔비 2006.10.04 1104
107 두사람의 눈물 [4] file 솔비 2006.09.03 10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