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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mirpia 나르실리온

2006.10.08 01:11

솔비 조회 수:1197 추천:4

extra_vars1 3장 - 도망쳐라. 행복해지고 싶다면.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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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 그리곤 엔터테이먼트 (주) 개발 2팀 가람과 바람
시나리오 : 김보영
초안 : 김무광

본 소설은 게임 나르실리온의 시나리오집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일종의 팬픽입니다.
내용은 기존의 시나리오와 같게 나가지만, 제 임의에 따라 많은 부분에 수정이 가해졌습니다.
이것은 연습용이자 반쯤은 재미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연재 기간은 일정하지 않습니다.



5.
날씨는 비록 추웠지만 하늘에서는 구름한점 없이 밝은 햇살이 내리 쬐이는 오후. 긴 겨울동안 처마 밑에서나 웅크리고 있었을 회색 고양이는 오랜만에 일광욕이나 하자 싶었는지 느릿느릿 지붕위로 향하고 있었다. 아마도 녀석의 지정석일 초록색 지붕위로 가볍게 뛰어 오른 고양이는, 자신보다 먼저 지붕위에 올라와 있는 손님을 발견하곤 멈칫 발걸음을 멈추었다.

그 손님은 금발을 짧게 다듬은 잘생긴 청년이었는데, 그는 무언가 깊은 생각에 골똘히 빠진 채로 웅크리고 앉아 먼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고양이는 자신의 자리에 떡하니 차지하고 앉아 비킬 생각을 하지 않는 그 남자에게 충고라도 해야겠다 싶었는지 가벼운 발걸음으로 그에게 다가갔다. 하지만 고양이의 조용한 발소리를 어찌 들은 것인지 그 남자는 고양이가 채 가까이 오기도 전에 고양이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 이런. 너도 일광욕을 하러 온 거야? ”

“ 냐아- ”

“ 여기가 네 지정석인가 보군. 이거 미안한데. ”

마치 고양이의 말을 알아듣기라도 한 냥 남자는 픽 미소를 짓더니 고양이의 목덜미를 쓰다듬었다. 고양이는 기분이 좋은 듯 갸르릉 울며 그에게 몸을 문대더니 문득 무언가를 발견한 듯 폴짝 남자의 무릎을 뛰어넘어 그의 왼손이 자리 잡고 있는 곳까지 갔다. 그곳에는 날카롭게 날이서있는 두 자루의 녹색 검이 형형한 빛을 내며 놓여있었다.

고양이가 빛나는 검이 신기한 듯 앞발로 그것을 만지려 하자, 남자는 난처한 미소를 지으며 고양이의 뒷덜미를 잡아 올렸다.

“ 이런- 미안해서 어쩌지? 이건 굉장히 위험한 물건이라서 말이야. ”

그리고 그는 고양이를 다시 바닥에 내려주고는 양손에 한 자루씩 검을 집어 들었다. 검을 든 그의 손이 천천히 허공으로 치켜 올라갔다. 고양이는 호기심이 가득한 푸른 눈으로 그의 하는 냥을 지켜보았다. 남자는 그런 고양이를 싱긋 웃으며 내려다보았고, 그 순간 바람을 가르는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한 자루의 화살이 남자를 향해 쐬도했다. 하지만 그 화살은 남자가 가볍게 살짝 움직인 검의 날에 부딪혀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남자는 왼쪽의 검을 어깨에 짊어지며 화살이 날아온 방향을 차가운 눈으로 노려보았다.

“ 이거 수고가 많으시네. ”

어느샌가 반대편 옥상에서는 단단해 보이는 은색 갑옷으로 온 몸을 감싼 한 갈색머리 남자가 재장전이 어려운 석궁을 바닥으로 내버리며 자신의 검을 뽑아들고 있었다. 잘 훈련이 된 듯 깔끔하게 검을 뽑고 있는 그의 모습을 여전히 싸늘하게 바라보며 남자는 비꼬듯 말했다.

“ 이번에는 기사나리께서 납시셨군. 왠지 내가 대단한 사람이라도 된 것 같은 기분인데? ”

은색 갑옷의 남자는 갈색 눈을 내리깔며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 자네에게 원한은 없지만, 상부의 명령이라. 죽어줘야겠다. ”

“ 열세 명. ”

“ ......? ”

“ 지금까지 나에게 보내진 암살자들의 숫자다. 아, 당신까지 포함해서 이제 열넷이로군. 이젠 날 죽이러 온자들을 죽이는 것도 슬슬 질리던 참인데 말이야. 이봐, 하나 물어보자. 왜 너는 나를 죽이려고 하는 거지? 어째서 나에게 수배령이 내린 거냐. 이해가 되지 않는군. 분명 식량창고는 불태웠고, 나는 사면일 텐데? ”

기사는 남자의 말에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잠시 기사의 대답을 기다리던 남자는 작게 한숨을 내쉬며 어깨를 으쓱했다.

”뭐, 대충 짐작은 가지만. ”

기사는 그의 얼굴을 바라보다 검을 쥐고 몸을 낮추며 이 한마디를 툭 내뱉었다.

“ 네 짐작대로다. ”

“ 그래... ”

남자는 입가에 비릿한 미소를 띄우며 자신 또한 몸을 낮추었다. 회색의 고양이는 그의 모습에서 무언가를 느낀 것인지 재빨리 옥상에서 뛰어 내렸고, 고양이의 발이 바닥에 닿은 순간 전광석화처럼 두 사람의 검이 맞부딪쳤다.




6.
“ 억울해. ”

엘은 뚱한 표정으로 옥상에 쭈그리고 앉아 투덜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옆에는 은색 갑옷을 입은 한명의 기사가 쓰러진 채로 따뜻한 햇살을 받아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 냐아옹. ”

어느샌가 다시 옥상으로 올라온 회색의 고양이는 가느다랗게 울며 그들에게로 다가왔다. 하지만 엘과 기사의 거의 근처까지 다가온 고양이는 무언가 진득진득 한 것이 자신의 발에 묻은 까닭에 깜짝 놀라며 몇 발자국 물러났다.

고양이 발의 모양을 따라 크고 작은 동그라미들이 초록지붕위에 빨갛게 새겨졌다.  

“ 다른건 다 참겠는데 마도사와 연애를 했다고 죽어야 한다니. 말도 안 되는 소리잖아. ”

엘은 냥냥거리며 자신의 주위에 빨간 발자국을 늘려가고있는 고양이가 신경도 쓰이지 않는지, 움직이지 않는 기사를 향해 투덜거림을 늘어놓고 있었다.

“ 그렇지? 당신이라면 억울하지 않겠냐고. 난 아직 시작도 못해봤는데! 키스한번 못해봤단 말이다!! ”

거기까지 말한 엘은 주먹을 꽉 쥐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무언가를 결심한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신의 두 자루 검을 등 뒤의 검집에 차례로 집어넣었다. 그리곤 기지개를 한번 펴 보이고는 번개처럼 지붕에서 뛰어내려 골목을 달리기 시작했다.

“ 이런 오해 받고 난 못 참아! ”

이 한마디와, 은빛 갑옷사이로 붉은 피를 계속해서 흘리고 있는 기사 한명, 그리고 이제야 조용해 졌다 싶은지 잠을 청하려는 회색 고양이를 남겨둔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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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제 1원인 2편과
나르실리온 36편의 조회수 차이로 유추해 보건데
댓글은 남겨주지 않아도 나르실리온을 보고계신 분들이 계신거겠죠?!
그런거죠?!!
아아~ 의심하면 안되는데에...


(이상 소심한 솔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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