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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민족에 극약을 먹여라

2006.08.27 08:43

misfect 조회 수:475

신라 시대 유물 가운데, 특이할 만한 유물들이 있습니다.


페르시아 양식의 문양이 세겨진 돌이며, 초기 기독교와 흡사한 상징이나 유물 따위가 종종 이 땅에서 출토됩니다. 하지만, 그걸 두고서 우리나라가 페르시아의 영역에 속해 있다느니, 우리가 기독교 국가였다느니 하는 말은 좀처럼 나오질 않습니다.


마찬가지입니다. 사람은 보고 싶은 것만 봅니다.


한국 사람들은 우유를 소화시키는 효소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뜻밖에도 남부 유럽인 역시 락타아제를 가지고 있지 못합니다. 하얀 옷을 전통 의상으로 입는 사람들도, 지구상에 비단 한국인들만은 아닐 것입니다. 매우 특징적인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실제로 우리와 타인을 구별하는 결정적 기준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의외로 민족이라는 개념은 구별짓기 애매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요즘은 방송 3사에서 약속이나 한 것처럼 고구려 역사 사극을 방영합니다. 일본이 독도를 노리고, 중국이 동북공정을 강행하는 현실상 어쩔 수 없는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사극에 등장하는 고구려는 세계에 이바지하는 민족이라기보단, 위대하고 영광스러운 민족에 가깝다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일류 민족입니다. 중국 한족이나 일본 왜인들과는 상대가 되지 못합니다.


세계 역사상 일류 민족을 자처한 국가는 많이 있었습니다. 이스라엘은 선민사상을 내세우며 인근 아랍 민족을 공격했고, 세계대전 당시 러시아는 범 슬라브주의를 내세워 오스만투르크 영토를 침공했습니다. 그리고 독일은 범 게르만주의를 내세워 인근 국가들을 묶었고, 유대인을 구별하여 비참한 대우를 했습니다. 가까운 예로 일본은 자신들을 '일등 신민'으로 여기고, 타 국가들을 침략했으며 태평양전쟁을 일으키게 되었습니다. 천년만년 살아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민족이 주는 순기능은 이루 말할 수가 없을 겁니다. 작은 나라에서, 민족이란 말은 희망과 협동을 이끌어 내었고, 다양한 종교 사이에서 극에 달하는 충돌을 피하게 해 주었습니다. 그래서 민족은 영원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민족에겐 극약처방을 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개념조차 정의하기 어려운 한민족은, 오늘날 엄청난 비상을 꿈꾸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의 방식대로라면 그 비상이 언제 과거의 일류 민족들의 전철을 밟게 될지 알 수 없습니다. 최소한 방송 3사의 사극에 등장하는 민족이라면 그러할 것입니다.


독한 병에는 비상이라는 극약을 쓴다고 합니다. 지금의 민족이, 세계에 이바지하는 민족이 아니라 영광과 위엄을 되찾으려는 민족으로 변할 경우, 그 때가 언제이건 극약처방이 절실하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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