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민주공화국, 실제로는?
2006.06.20 18:47
얼마 전에 지하철을 타고 가던 중이었습니다.
사람이 꽤 타고 있었기에 앉지는 못하고 서서 가던 길이었는데, 어떤 아주머니께서 목발을 짚고 지하철에 오르시더군요.
물론 그때 아무도 자리를 비켜드리지 않은 것은 잘못이었습니다. 거기에 대해서 누군가 한 소리 했다 한다면, 저도 별로 의의를 갖진 않았을 겁니다.
그런데 몇 분 정도 지나자 그 모습이 마음에 안드셨던지 한 아저씨께서 앉아있던 학생더러 자리 좀 비켜드리라고 말씀하시더군요. 아주머니는 물론 체면상 괜찮습니다, 라고 말은 하셨지만 그런 건 물론 자리를 비켜드리는 게 당연한 겁니다. 다리도 불편하신데...거기까지는 아무래도 좋다 이겁니다.
그런데 학생이 어쩔 수 없이 자리를 비켜드리자 그 아저씨가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요즘 빨갱이 --들이 많아가지고, 애들이 다 물들었어. 안그래요? 우리때는 안그랬잖소. 참, 어떻게 된 세상이, 교수 40%가 빨갱이래. 원."
따지고 싶은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지만, 제가 소심한 탓에 그 아저씨 내리실때까지 한 마디도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참, 시험보는 날 아침부터 기분이....
대체 교수 40%가 빨갱이란 건 어떤 통계에서 나온 거랍니까? 자리 양보 안해주면 빨갱입니까? 대체 어떤 논리 전개를 펼치면 그런 상황에서 그런 결론이 나올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보시기에 좋지 못해서? 그러면, 남의 밭에서 서리해먹던 추억을 종종 이야기하는 어르신들은 전부 빨갱입니까? 학교에서 컨닝하거나 선생님께 대들거나, 심부름 잘 안하면 전부 빨갱이라던가, 그런 논리일까요?
아니, 이런 감정적인 것들 전부 제외하고서 이야기해 봅시다. 우리나라는 민주공화국입니다. 사실 헌법에도 민주공화국이라고만 적혀 있을 뿐, 뭐가 민주공화국인지는 전혀 언급된 바가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
까지 우리나라에 대해서 논의된 몇몇 이야기들을 보면, 그것이 개인의 능력을 믿고, 개인의 자유로운 의지를 존중하는 것 정도로 정리할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에 부응이라도 하듯, 우리나라는 전반적으로 괜찮은 수준의 자유를 누리고 있습니다. 경범죄 등의 규제에 대해서는 싱가폴보다는 낫고, 길거리에서 대통령을 욕해도 문제가 없는 나라는 별로 없을 것입니다. 심지어 종교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다른 선진국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자유를 누리고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사상적 자유를 누리고 있는가 하면, 그렇지는 않은 듯 합니다. 월드컵만 하면 거리로 쏟아져나오는 몇 만이 될지 모르는 인파가 전부 빨간 옷을 입고 있는데, 굳이 '빨갱이'라는 용어를 구분해 쓰는 저의를 알 수 없습니다. 빨간 옷을 입으면 애국자인데, 빨간 정신을 뒤집어쓰면 매국노처럼 봅니다. 하지만 그건 상당한 편견으로밖에 보여지지 않습니다.
식견있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공산주의와 사회주의는 다릅니다. 그 기반은 비록 같지만, 방향에 있어서 이미 둘은 서로 다른 방향으로 갈라져 버렸습니다. 게다가 근현대에 이르러서는 공산주의 역시 정치적 문제들을 통해 소련식 공산주의, 중공식 공산주의, 북한을 포함한 일부 국가의 독자 노선 공산주의 등으로 갈라졌고, 민주주의 틀 내에서 사회주의의 이상을 이루어보겠다는 일부 사람들에 의해 사회 민주주의가 형성되었습니다. 현대에 들어선 경제적 자립정신과 결합해 남미를 중심으로 각국에 전파중인 좌파라는(이게 어떤 주의인지는 솔직히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것까지 생겨났습니다.
구소련 멸망 이후 역사가 처분한 사상은 '공산주의'와 '전통적인 민주주의'였습니다. 양자에게 모두 모순이 있었기 때문에, 냉전 시대의 사상들은 모두 알게모르게 폐기처분되었고, 그 쓰레기 위로 태어나 오늘날까지 전 세계적으로 퍼져나간 사상은 '수정된 민주주의'와 '민주주의에 대한 민주주의적 대안들', 그리고 '민주주의에 대한 사회주의적 대안' 이 세가지 정도일 것입니다.
솔직히, 저 역시 사회주의가 마음에 들지는 않습니다만, 그건 적대국의 사상이라던가, 불합리적인 사상이라던가 하는 것과는 거리가 멉니다. 사회주의가 산업화의 기반에서 태어난 사상이고, 따라서 반생태주의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지 않을 뿐입니다.(사회주의를 최종목표로, 그리고 공산주의를 선행목표로 생각한 레닌은 미국의 테일러가 주장한, 과학적 경영을 통한 생산 증대 주장을 찬양한 바 있습니다. 이는 생산은 최대한 효율적이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 작은 동작 하나하나까지 효율화시켜야 한다는 초보적인 자본주의 경영사상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이 나라가 민주공화적인 나라라면, 사회주의 논의와 발전, 그리고 적절한 수용을 두려워하거나 거부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민주공화국이기 때문에 개인의 자유로운 사상을 피력할 수 있으며, 그것을 듣고 비판하고 수용하는 것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개개인의 다양성을 최대한 보장하는 것이 민주공화국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치적 이슈는 정치적으로 해결되어야지, 법적으로 해결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고로 저는 이렇게 결론내리고자 합니다. 개인의 자유로운 의지를 꺾는 독재, 정치적 무관심, 제약 따위는 민주공화정인 우리나라에서 거부해야 하지만, 개인의 자유로운 의지와 사상, 정치적 관심과 대안의 제시, 국익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갖가지 방법들에 대해서는 정치적 토론 무대에 올려놓고 활발히 논의될 수 있어야 한다고 말입니다.
사람이 꽤 타고 있었기에 앉지는 못하고 서서 가던 길이었는데, 어떤 아주머니께서 목발을 짚고 지하철에 오르시더군요.
물론 그때 아무도 자리를 비켜드리지 않은 것은 잘못이었습니다. 거기에 대해서 누군가 한 소리 했다 한다면, 저도 별로 의의를 갖진 않았을 겁니다.
그런데 몇 분 정도 지나자 그 모습이 마음에 안드셨던지 한 아저씨께서 앉아있던 학생더러 자리 좀 비켜드리라고 말씀하시더군요. 아주머니는 물론 체면상 괜찮습니다, 라고 말은 하셨지만 그런 건 물론 자리를 비켜드리는 게 당연한 겁니다. 다리도 불편하신데...거기까지는 아무래도 좋다 이겁니다.
그런데 학생이 어쩔 수 없이 자리를 비켜드리자 그 아저씨가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요즘 빨갱이 --들이 많아가지고, 애들이 다 물들었어. 안그래요? 우리때는 안그랬잖소. 참, 어떻게 된 세상이, 교수 40%가 빨갱이래. 원."
따지고 싶은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지만, 제가 소심한 탓에 그 아저씨 내리실때까지 한 마디도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참, 시험보는 날 아침부터 기분이....
대체 교수 40%가 빨갱이란 건 어떤 통계에서 나온 거랍니까? 자리 양보 안해주면 빨갱입니까? 대체 어떤 논리 전개를 펼치면 그런 상황에서 그런 결론이 나올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보시기에 좋지 못해서? 그러면, 남의 밭에서 서리해먹던 추억을 종종 이야기하는 어르신들은 전부 빨갱입니까? 학교에서 컨닝하거나 선생님께 대들거나, 심부름 잘 안하면 전부 빨갱이라던가, 그런 논리일까요?
아니, 이런 감정적인 것들 전부 제외하고서 이야기해 봅시다. 우리나라는 민주공화국입니다. 사실 헌법에도 민주공화국이라고만 적혀 있을 뿐, 뭐가 민주공화국인지는 전혀 언급된 바가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
까지 우리나라에 대해서 논의된 몇몇 이야기들을 보면, 그것이 개인의 능력을 믿고, 개인의 자유로운 의지를 존중하는 것 정도로 정리할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에 부응이라도 하듯, 우리나라는 전반적으로 괜찮은 수준의 자유를 누리고 있습니다. 경범죄 등의 규제에 대해서는 싱가폴보다는 낫고, 길거리에서 대통령을 욕해도 문제가 없는 나라는 별로 없을 것입니다. 심지어 종교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다른 선진국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자유를 누리고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사상적 자유를 누리고 있는가 하면, 그렇지는 않은 듯 합니다. 월드컵만 하면 거리로 쏟아져나오는 몇 만이 될지 모르는 인파가 전부 빨간 옷을 입고 있는데, 굳이 '빨갱이'라는 용어를 구분해 쓰는 저의를 알 수 없습니다. 빨간 옷을 입으면 애국자인데, 빨간 정신을 뒤집어쓰면 매국노처럼 봅니다. 하지만 그건 상당한 편견으로밖에 보여지지 않습니다.
식견있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공산주의와 사회주의는 다릅니다. 그 기반은 비록 같지만, 방향에 있어서 이미 둘은 서로 다른 방향으로 갈라져 버렸습니다. 게다가 근현대에 이르러서는 공산주의 역시 정치적 문제들을 통해 소련식 공산주의, 중공식 공산주의, 북한을 포함한 일부 국가의 독자 노선 공산주의 등으로 갈라졌고, 민주주의 틀 내에서 사회주의의 이상을 이루어보겠다는 일부 사람들에 의해 사회 민주주의가 형성되었습니다. 현대에 들어선 경제적 자립정신과 결합해 남미를 중심으로 각국에 전파중인 좌파라는(이게 어떤 주의인지는 솔직히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것까지 생겨났습니다.
구소련 멸망 이후 역사가 처분한 사상은 '공산주의'와 '전통적인 민주주의'였습니다. 양자에게 모두 모순이 있었기 때문에, 냉전 시대의 사상들은 모두 알게모르게 폐기처분되었고, 그 쓰레기 위로 태어나 오늘날까지 전 세계적으로 퍼져나간 사상은 '수정된 민주주의'와 '민주주의에 대한 민주주의적 대안들', 그리고 '민주주의에 대한 사회주의적 대안' 이 세가지 정도일 것입니다.
솔직히, 저 역시 사회주의가 마음에 들지는 않습니다만, 그건 적대국의 사상이라던가, 불합리적인 사상이라던가 하는 것과는 거리가 멉니다. 사회주의가 산업화의 기반에서 태어난 사상이고, 따라서 반생태주의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지 않을 뿐입니다.(사회주의를 최종목표로, 그리고 공산주의를 선행목표로 생각한 레닌은 미국의 테일러가 주장한, 과학적 경영을 통한 생산 증대 주장을 찬양한 바 있습니다. 이는 생산은 최대한 효율적이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 작은 동작 하나하나까지 효율화시켜야 한다는 초보적인 자본주의 경영사상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이 나라가 민주공화적인 나라라면, 사회주의 논의와 발전, 그리고 적절한 수용을 두려워하거나 거부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민주공화국이기 때문에 개인의 자유로운 사상을 피력할 수 있으며, 그것을 듣고 비판하고 수용하는 것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개개인의 다양성을 최대한 보장하는 것이 민주공화국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치적 이슈는 정치적으로 해결되어야지, 법적으로 해결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고로 저는 이렇게 결론내리고자 합니다. 개인의 자유로운 의지를 꺾는 독재, 정치적 무관심, 제약 따위는 민주공화정인 우리나라에서 거부해야 하지만, 개인의 자유로운 의지와 사상, 정치적 관심과 대안의 제시, 국익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갖가지 방법들에 대해서는 정치적 토론 무대에 올려놓고 활발히 논의될 수 있어야 한다고 말입니다.
댓글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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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fect
2006.06.20 18:48
최소한, 멀쩡한 짓 안하면 빨갱이, 이런 식의 논리는 지양되어야 한다고 봅니다.|+rp2+|10954|+rp3+|main_sibal -
아란
2006.06.21 01:26
사상적 자유를 누리기에는, 바로 윗동네에 언제 내려올 지 모르는 북한이 있으니.
뭐, 북한이 같은 동포다, 감싸줘야 한다, 뭐 이런건 둘째치더라도,
북한과 남한이 만약을 가정하여 전쟁이 다시 일어나서, 남한이 이긴다고 하더라도,
전쟁이 나면 이 땅에서 벌어질 테고, 이긴다해도 지금까지 이룩한 모든 것이 잿더미가 된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니...
어쨌든, 사상의 자유는 법적으로는 있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휴전 상태기 때문에 완전한 자유는 불가능합니다.|+rp2+|10956|+rp3+|main_sibal -
로안
2006.06.21 02:39
휴..|+rp2+|10959|+rp3+|main_sibal -
카일러스
2006.06.21 06:59
일찍이 채만식 선생은 사회주의에 대한 당시의 편파적인 처단에 대한 풍조에 대해 "민족, 인권, 자주, 반봉건 등을 외치는 사람들을 다 빨갱이라고 불렀다"라고 하신 바 있습니다. 사실 사회주의에 대한 왜곡된 생각의 근간은 일제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입헌주의나 자유주의에 충실한 신민회를 비롯한 지식인층의 애국지사들이 상당수 친일로 돌아선 데에 비해, 그 당시에 사회주의에 가담한 인물들이 대부분 무장 독립투사들이었으므로 일제의 입장으로서는 사회주의에 대한 왜곡된 지식들을 가르치는 데 열을 올렸습니다.
'치숙'이라는 단편소설을 보시면 알겠지만, 일제시대에 얼마나 사회주의에 대해 혐오를 넘어서 적대까지 보이는 언론에 대해 아실 겁니다.
PS - 결국 이래저래 한민족의 뿌리를 송두리채 망친 일본은 결코 용서받지 못할 과오를 남겼습니다.|+rp2+|10962|+rp3+|main_sibal -
misfect
2006.06.21 07:00
사상은 구실밖엔 되지 않을 듯 합니다만...그게 자유롭지 않아야 할 이유가 있을까요?
고대에는 사상이란 개념이 없었어도 서로 자기들 땅에서 전쟁을 벌이고 잿더미로 만들었습니다. 원나라나 외세의 침공에 협력했던 사람들은 침략한 나라의 사상에 물들었기 때문이 아니라, 순전히 자신들의 이익이 거기에 있기 때문에 그들에게 빌붙었습니다. 사상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것이죠.
우리가 북한 사상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요. 민주 시민은 독재를 거부하는 거지, 평등을 거부하는 것은 아닙니다. 평등을 이룩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을, 과거 마르크스는 제시했습니다. 커다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론으로써 이해하고 수용하면 될 텐데, 불필요한 것은 거부하면 될텐데,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우리나라가 공산주의를 따르건, 민주주의를 따르건, 결국 북한이 언제 내려올지 모른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는 것 아닐까요 |+rp+|10956|+rp2+|10963|+rp3+|main_sibal -
카일러스
2006.06.21 07:05
사회주의는 그 방법이 과학중심적일 뿐이지, 인간사회의 궁극적 이상향의 푯대를 알려준 데에 지대한 공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전통적인 자유주의가 개인을 통한 분리와 독립성을 추구한 나머지, 총괄적인 안목을 잃어버린 패해에 대해 나름대로 경종을 울린 것입니다.
실재로 극심한 자연파괴와 환경오염의 원인은 무리한 자유주의에 있었습니다. 사회주의는 그 안티테제로 나온 것이죠.
고로, 이후에 등장할 이데올로기는 사회주의와 민주주의의 목표의 완벽한 실현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의 복지국가는 그 시초라 할 수 있죠.(개인적으로 신자유주의는 공산주의만큼이나 혐오합니다.)|+rp2+|10964|+rp3+|main_sibal -
misfect
2006.06.21 07:22
카일러스님의 이야기가 대부분 옳습니다만, 사회주의 역시 자연 파괴와 환경오염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사회주의가 태동한 시기가 산업화 시대고, 고대 아테네 시민들이 땅을 가지고 있었기에 권력을 얻었던 것처럼, 현대 노동자들이 생산 시설을 가지게 되면 권력을 얻게 될거라는 마르크스의 생각에서 사회주의가 출발했습니다. 그리고 이를 현실에 적용한 레닌은,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국가에서 철저한 통제하에 생산량 증대 정책을 세웠고, 여기엔 제가 위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테일러의 과학적 경영 논리도 들어가 있었습니다. 테일러식의 논의란 이런 것으로, 예를 들어 같은 삽으로 모래와 자갈을 뜨는 것이 비효율적이다라고 판단되면 삽의 크기를 조절해가며 모래와 자갈을 떠서 최적의 효율점을 찾아내는 거죠. 그리고 그 해결방법에 따라 모래는 더 작은 삽, 자갈은 더 큰 삽으로 뜬다는 구체적 해결책을 제시합니다. 다시 말해, 사회주의 역시 인류의 문명을 찬미하고 그 문명을 계속적으로 발전시키는 데 목적이 있지, 환경과는 거리가 멀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마르크스와 반대로 서구에서 문명에 대한 환멸을 느끼고 자연 친화적 삶을 누릴 것을 제안한 것은 루소였죠. |+rp+|10964|+rp2+|10968|+rp3+|main_sibal -
misfect
2006.06.21 07:26
사회주의가 전통적 자유주의의 안티테제였다, 라고는 저는 생각하지 않는 것이지요. 결국은. 자유주의는 그냥 되는 대로 두다 보면 언젠간 좋게 되겠지, 이고 사회주의는 문명의 혜택은 그 혜택을 생산하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루소는 문명 자체가 너무했다 이런 식이라고 봅니다.|+rp2+|10969|+rp3+|main_sibal -
카일러스
2006.06.21 07:34
과학주의적 사고가 세상을 지배하면서부터 불행은 시작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과학주의에 너무도 충실했기 때문에 사회주의는 불완전했습니다.(종교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만 보아도 알 수 있지 않습니까?) 인류를 오히려 수렁에 빠뜨린 과학주의, 아니 그보다 인간의 요람 속에서 등장한 과학에 대해 인간 스스로 그를 통제할 능력을 키우지 않았기 때문에 불행했을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컴퓨터나 핸드폰 등을 빼면 1000년 전 사람이나 다를 것이 없는게 우리들. 결국 인간의 근본적인 진화가 있어야 겠습니다. 어린아이에게 목수의 연장이 무의미하듯, 현재의 인류도 그러한 가 봅니다.
PS - 개인적으로 인간의 총체적인 변혁을 촉구했던 스피노자, 루소, 니체 등은 제가 아주 동의하는 분들입니다.|+rp2+|10970|+rp3+|main_sibal -
카일러스
2006.06.21 07:40
문득 '에밀'에서 보았던 구절이 생각납니다. '...인간은 사물에 대해 한 가지 혹은, 편협한 방식만을 강조한다.' 그것은 유연한 사고를, 창조적인 지혜를 만들지 않는 인간에 대한 경고겠지요. 물질문명을 유연히 다룰 정신문명이 저급하다는 것이 루소의 생각이었습니다. 여러모로 루소는 동양의 장자에 맞먹는 인물.|+rp2+|10971|+rp3+|main_sibal -
호야군☆
2006.06.21 16:02
역시 다른분들 글보기전에 우선 글부터씁니다.
우선 이야기가 계속 읽어나가면서 왠지 딴길로 세어나가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뭐그건 그렇다치더라도, 우선은 우리나라는 민주공화국입니다.
그런데 그 아저씨가 말한것은 민주공화국에서 님에게 뭘 하라고 명령한것은 아닙니다.
그냥 그때 그냥 앉아있으면, 그것이 그만인것인걸요(물론 욕인 무지 먹습니다만;ㅋ)
문제는 아저씨의 의도가 민주공화국적으로 나가는게 아니라, 그냥 해프닝에 관한이야기가 엄청나게 발전한듯;
아무튼 의도는 아무래도 자유적인 개인의권리보다는(지하철돈주고탄것에대한 앉을권리)
우리나라의 예를 말한것같군요. 민주적이니 공산적이니 따지는것이 아니라 오직 우리의 고유의 예의에대한것입니다.
그러니깐 우리나라는 윗사람을공경하고 나라에 충성하는 것을 따지는것이 아저씨의 의도였던것같습니다.
그리고 너무 자리양보에 대해서 나쁘게 생각하지마시고 긍정적으로 생각해주시는게 어떨지?
내가 조금 불편한덕분에 힘드신 아주머니께서 잠시나마 편안함을 가질수 있다고 생각하시는게 어떨까요?
저는 왠만하면 그래서 자리에 앉지않습니다. 앉으면 무슨일이 있어도 일어나지 않고요...;ㅅ;
물론 가장나쁜것은 그런것을 알고 있다고 떠드는 파렴치한 아저씨 입니다.
그러면 아저씨 당신이 일어나면 됬을꺼 아니냐고요!!!
자신이 아주머니가 힘드신걸 알고있다면 먼저 일어나서 모범을 보여줘야하지 않을까요?
말만 아주머니를 위로한다고 했지만, 사실 아주머니도 불편했을것입니다.
아주머니는 정신적으로 힘드셨을꺼예요. 학생의 자리를 뻇어 앉아서 가는데 편하셨겠습니까?
스스로 일어난것도 아니라 다른사람의 말에 학생이 불편한마음으로 일어났는데,
아주머니도 그런것을 알고 계시는데, 어찌 편한 길이 되었겠습니까?
아무튼 아저씨 나뻐요........|+rp2+|10978|+rp3+|main_sibal -
협객
2006.06.21 21:56
그 아저씨가 일어나면 되지 않냐는 부분에 대해서 한말씀 올려야겠습니다.
아저씨가 하려던 것은 "평등"과 "정의실현"이지 "호의를 베풀라"는 것이 아닙니다.
그 아저씨가 일어나야 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도덕적 권리가 적은 자가 일어나야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일어나지 않은 다른 사람들은 잘못이 없고, 일어나야 하는 사람은 단 한사람 뿐이었던겁니다. |+rp+|10978|+rp2+|10979|+rp3+|main_sibal -
협객
2006.06.21 21:58
참고로 좋은 글에 보면, "용감한 여학생"이라는 제목으로 있는 글이 있습니다.
저 아저씨는 그 글의 "용감한 여학생"이고, misfect님이 그 글의 "버스 운전사"입니다.
다른 사람들의 책임은,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그 아저씨와 함께 일제히 misfect님을 다굴먹이는 것이었습니다. |+rp+|10978|+rp2+|10980|+rp3+|main_sibal -
협객
2006.06.21 22:05
평등이란, 같은 것을 같게, 다른 것을 다르게 대하는 것입니다. 애당초 misfect님과 아저씨는 도덕적 권리가 달랐고 따라서 도덕적 책임, 의무도 달랐습니다. 어른이 일어나면 아이가 일어나는 것보다 공간을 훨씬 더 많이 차지하기 때문에 지하철이건 버스건 통행공간이나 탑승공간이 최대화되지 않습니다. |+rp+|10978|+rp2+|10981|+rp3+|main_sibal -
협객
2006.06.21 22:11
아...ㅡ.ㅡ; 비켜드린 그 학생이 misfect님이 아니었군요. 착각했습니다.
스스로 일어나건 다른사람의 말에 불편한 마음으로 일어나건, 그 학생은 일어났어야 했습니다.
그 학생에게는 도덕적 의무가 다른 사람보다 더 컸거나 유일하게 의무를 지녔던 사람이고, 불편한 마음으로 일어나건, 불편한 마음으로 앉아있건, 도덕적 의무를 기만하고 방종하건 잘못임에는 크게 다를 것이 없습니다.
그 아저씨는 가장 먼저 일어나야 할 사람에게 일어나라고 한 것이지 자신이 일어날 도덕적 이유는 없었습니다. 그런 식의 양보는, 사회정의 실현이 아닙니다. 스스로 기분좋게 일어난다고 해도 그것은 공익에 위배됩니다. 일어나야 할 사람은 명명백백히 따로 있는데 단지 일어서지 않아도 될 그 아주머니가 일어서 있다는 이유로 일어서지 않아도 될 아저씨가 일어나야 한다니요. |+rp+|10978|+rp2+|10982|+rp3+|main_sibal -
협객
2006.06.21 22:15
물론 그 아저씨는 노약자, 부상자는 아닙니다만, 그 학생보다는 우선권을 갖고 있었습니다.
노약자가 다른 노약자를 앉히기 위해 일어난다고 해서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부상자가 다른 부상자를 앉히기 위해 일어난다고 해서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rp+|10978|+rp2+|10983|+rp3+|main_sibal -
misfect
2006.06.22 01:48
단순한 해프닝일 거라곤 생각합니다만, 기본적인 사고 방식이 나타나는 사례라고 봐서 사용한 것입니다. 도덕적으로 옳지 못한 행동을 하는 사람을 보고, 왜 우리가 빨갱이를 떠올려야 합니까? 그건 사회주의자와 공산주의자를 뭉뚱그린 괴상한 집단에 대해서 우리가 그만큼 안좋은 인식을 갖고 적극적으로 거부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정말로 민주공화국이라면 이들까지도 하나의 의견을 가지고 주장을 가진 집단으로 인정을 해야 옳은 것 아니겠습니까.
자리를 내드리는 것은 민주시민으로서의 도리입니다만, 다양한 주장을 인정하는 것도 민주시민의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자리를 내 드리라고 이야기하면 되지, 왜 자리를 어쩔 수 없이 내주면서 기분나빠하는 사람더러 빨갱이라고 매도하고 비난하느냐는 거죠.|+rp2+|10985|+rp3+|main_sibal -
닝돌이
2006.06.22 04:27
일본이야말로 진정한 빨갱이입니다. |+rp+|10962|+rp2+|10987|+rp3+|main_sibal -
죄인 괴수
2006.06.23 03:26
유럽의 경우 사회주의 정책을 어느정도 받아들인 나라가 있지만 효과는 아직까지 미지수로 나와 있습니다.
아직까지 구소련의 멸망과 함께 사회주의,공산주의는 실패작이라는것이 만연한 사회의 의견이니 사회주의를
받아들이는것은 힘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빨갱이라고 매도하고 비난하는것은 나쁜일이지요. 그러나 사지가 멀쩡한 사람이 노약자에게 양보하는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rp2+|10989|+rp3+|main_sibal -
죄인 괴수
2006.06.23 03:29
맞습니다.
앞으로의 인류의 미래는 과학이 자연을 (각종 재앙, 자원 고갈) 앞서서 이기느냐에 달렸다는 군요...
|+rp+|10970|+rp2+|10990|+rp3+|main_sibal -
죄인 괴수
2006.06.23 03:32
또한 좀더 젊은 사람이 양보를 해야하는 법이지요.
젊은 수록 건강하고 힘이 넘치니깐....
9살된 어린이는 축구할떄 날아다니더군요. ^^ |+rp+|10989|+rp2+|10991|+rp3+|main_sibal -
호야군☆
2006.06.23 07:21
그 아저씨는 만약에 할머니가 있으면 먼저 일어났을까요?
아니면 다른 애들을 찾아볼까요; 으흠 무슨말씀인지 알겠지만
그래도 왠지 저는 그렇게 생각이 안돼네요..;ㅅ;
애들이 괜히 그러는것인가요? 교육의 잘못때문인것이지요
그 교육은 누가 시키는것이냐 애들이 누굴보고 배우는것이냐에 따른말이였습니다.
만약에 옆에서 그렇게 먼저 일어나셔서 말하셨으면 학생도 사람인데 양심의 깨닮음이 있지 않을까요?
그런의미로 쓴글입니다. |+rp+|10978|+rp2+|11001|+rp3+|main_sibal -
호야군☆
2006.06.23 07:22
그리고 일어난후에 행동에도 뭔가 문제인듯싶어서요.
일어서서 기분나쁜학생에두고 빨갱이가 뭐가 어쩌고 저쩌고는 올바른 어른의 행동이 아닙니다.
그래서 그 아저씨가 다만 개인적으로 싫을뿐입니다. |+rp+|10978|+rp2+|11002|+rp3+|main_sibal -
호야군☆
2006.06.23 07:22
당연히 젊은사람이 일어나는것은 당연하지만;; 그것에 대한 말은 할말없습니다.
|+rp+|10989|+rp2+|11003|+rp3+|main_sibal -
PianoForte
2006.06.25 21:35
'히틀러의 관점에서 보면 드골이나 대처도 공산주의자'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대한민국 초창기의 기득권층이 공산주의와 사회주의를 말살했던 이유는, 그들이 반기득권 세력이었기 때문입니다.
자신들의 기득권에 반기를 들면 그것은 곧 '반국가행위'였으니까요.
사실 남한의 사회주의와 공산주의는, 한국전쟁을 마지막으로 완전히 소멸했다고 봐야 합니다. 이후에도 수많은 빨갱이들이 있었지만, 그들은 '기득권에 반기를 든 우파'인 경우가 대부분이죠. 김구, 최능진, 조봉암 선생은 분명히 우파 독립투사들이었지만, 이승만 정권에서 보면 그들은 몽땅 '국가반역자=빨갱이'였을 뿐입니다.
이들은 또 교묘하게, '반기득권-공산주의-반국가행위-비도덕적-인간도아님'을 연결시켜 버렸는데... 좀 나이드신 분들은 우리의 부모님 시절에는 만화에 공산주의자들이 '뿔달린 늑대'로 표현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실 겁니다. 덕분에 사람들은 예절이나 도덕에 조금만 어긋나도 당장 '빨갱이'를 떠올리게 되어 버린 거죠. 위의 일화에 대한 제 분석입니다...|+rp2+|11077|+rp3+|main_sibal -
PianoForte
2006.06.25 21:38
참고로, 해방 직후 남한에서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던 정치체제는, 여운형 선생으로 대표되는 '온건한 사회주의'였습니다. 이를 단숨에 역전시킨 것이 미군과 친일파의 지원을 등에 업은 이승만 패거리들...이지요. 덕분에(?) 온건파 사회주의자 여운형 선생과 건전한 우파 독립투사 김구 선생이 어떤 최후를 맞았는지는 여러분도 잘 아실 겁니다.|+rp2+|11078|+rp3+|main_sib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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