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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새마을운동 옹호에 대한 그럴듯하지 못한 반론

2005.10.03 08:04

misfect 조회 수:441

숙제를 하다가 영 답답해서 들어왔습니다.

숙제가, 베트남 같은 국가들에서 새마을운동과 같은 운동을 시행한다고 했을 때, 우리가 과거에 겪었던 시행착오를 피하면서 개발하는 방식을 제시하라는 거여서 새마을 운동에 대해서 조사해보고 있었는데...답답하더군요.

금성출판사의 근현대사 교과서에 대한 논란 이야기가 가득 있었습니다. 물론, 옛날 이야기긴 하죠. 하지만 새마을운동에 대해서 조사하는 내내 그 논란을 다룬 포스트들이 많아서 불쾌했습니다.

금성 근현대사 교과서가 물론 매우 좋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최소한 그 동안의, 정부와 동일한 노선을 밟아왔던 다른 교과서에 반하는 의견을 제시함으로써 우리들로 하여금 당연시했던 문제들을 다시 생각해볼 수 있게 했다는 의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새마을운동이 찬양해야할 정도로 대단한 것입니까? 새마을운동에 대해서, 국가 발전에 지대한 기여를 했다고 말하고, 정치적 전략이 없는 순수한 개혁운동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분명 많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런 점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싶습니다.

새마을운동의 동기는, 각 농촌에 농촌 자율의 사업을 하라고 정부에서 시멘트를 대량으로 지급해준 것이었다는 말이 있더군요. 뭐 사실 여부는 둘째 치더라도 새마을운동이 정말로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면, 지방이 이렇게까지 낙후되었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새마을운동은 중앙회와 각 지역을 담당한 자치회별로 활동이 이루어진게 아니었습니까? 그렇다면 균형적이진 않더라도 최소한 편중이 있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점 아닙니까.
정치적 전략이 없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애매모호하긴 합니다만, 도시의 성장에 비해 농촌이 갈수록 사정이 나빠지면서 농촌 지역에서 불만이 없지 않았을 거란 예상은 가능합니다. 실제로 박정희 씨의 지지율이 농촌 지역에서 계속 하락했었다는 사실도 있고요. 그것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건...박정희 씨와 집권당이 사람이 아니라 기계라도 된다는 말일테죠.

새마을 운동의 단점에 대한 논의들은 쏙 들어가버렸더군요. 개인은 철저히 무시되어 거의 강압적인 요구하에 지붕에 슬레이트가 올라가고 지도에도 없는 길이 등장하고 그 과정에서 개인의 땅이 제대로 보상받았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않습니다.

물론 저는 금성근현대사교과서 세대입니다. 균형잡혔다고는 보기 힘들겠죠. 게다가 방금 전까지 새마을운동 옹호글을 잔뜩 보고 답답해진 상태니 더더욱...
하지만 되도록 양면을 다 봐줄 것을 여러분께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어떤 사건이건 한 면만을 가지는 사건은 없습니다. 우리의 세계는 1차원이 아니라 3차원 내지 4차원의 세계이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한 가지만 더 말씀드리자면, 박정희 씨가 성공할 수 있었던 데는 그 시대와 환경이 박정희씨가 등장하고 성공할 수 있었던 시대와 환경이었다는 점이 작용했다는 것입니다. 박정희 씨를 이 시대와 이 환경에 가져온다면 그의 성공 여부는 가능성으로만 측정가능합니다. 1인당 국민소득 수백 불에서 가능한 성장전략과 1인당 국민소득 1만불에서 가능한 성장전략은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같은 문장이라도 문맥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당연합니다. 경차와 트럭을 모는 감각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마른 사람과 뚱뚱한 사람 각자에게 효율적인 움직임이란 아마도 다를 것입니다. 새마을 운동을 통해 국가 경제 되살리자는 의견은, 최소한 제 세계관 하에서는 있을 수 없는 말입니다. 이 시점에 국가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근면 자조 협력이 아닐수도 있습니다. 아무쪼록 많이 고려해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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