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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아마추어 게임제작 때려치는 이유란 과연?

2005.12.30 19:10

협객 조회 수:711 추천:2

근래 창조도시에 대한 말이 많던데, 제가 보기엔 아마추어 게임제작계... 아니, 정확히 말하면 쯔꾸르 유저계가 침체기입니다. (참고로 제 소개에 운영자라고 되어 있는 것은 곱게 무시해주세요. 졸업 앞둔터라 때려친지 몇달 됐는데 굳이 원래대로 할 필요를 천무님이 못 느끼신 듯합니다.)

일단, 저는...ㅡ.ㅡ;;; 아마추어 게임제작 때려쳤습니다. 예전에 때려치신 분이 글 올렸던 걸 본 적이 있었는데... 아마도 큐마님이셨던가....?

일단 창도 침체기에 대한 천무님의 한 시각은 온라인게임 무료화였지요. 상당히 설득력이 있습니다. 아마추어가 게임을 만드는 이유 중에 하나. 바로 "게임을 하기 위해 게임을 만든다"였습니다. 쯔꾸르 유저계에는 우리끼리 서로 만들어서 서로 게임을 하게 해주자는 무언의 약속이 있다고 믿는 분이 꽤 되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온라인게임이 무료화가 되니 제작자들도 꽤 쏠릴겁니다.

엑사포에서 다른분의 의견도 있었는데, rpg2000, 2003까지는 인기가 좋았는데 rpgxp로 넘어오면서 침체기가 급류를 탔다는 시각이었습니다. 저는 이 주장 역시 굉장히 설득력이 있다고 봅니다. 제가 때려친 이유와도 꽤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rpg2000, 2003까지만 해도 저는 솔직히 제작툴의 한계를 느꼈습니다. 그런데 rpgxp를 접하고 나서 저는 제 기술의 한계를 제대로 느껴버리고 말았습니다. 한편으로는 프로그래밍을 사용하기에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졌지만, 그것은 프로그래밍 수준이 매우 높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전문가의 수준. 그것은 아마추어... 아니, 쯔꾸르 유저로서는 감히 넘보기가 힘든 영역이었습니다. 물론 저도 rpg2000, 2003의 가능성은 높게 평가합니다만, rpg2000과 2003로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들 수 있을거라고 믿는 쯔꾸르 유저들에게, rpgxp의 스크립트는 한마디로 아스키에서 내뱉는 아래의 한마디와 같이 느껴지지 않았을까 합니다.

"그리 잘났으면 니가 한번 해봐라"

ㅡ.ㅡ;;;;;
게임제작자, 특히 게임프로그래머가 전문직이라고 함에 손색이 없음을 저는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고도의 전문지식과 전문기술이 필요한, 쯔꾸르 유저가 넘보는 수준의 "게임의 세계"가 아니라 "일의 세계", "생업의 세계"가 바로 상용게임제작이라는 것입니다.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게임제작이라는 것이 취미로 할만한 것은 못된다는 것을 깨달아버렸다고나 할까요. 예전에는, "프로에게는 프로의, 아마추어에게는 아마추어의 세계가 있다"고 생각했지만, 게임제작의 세계에 아마추어의 세계는 아주 작은 마을에 불과합니다.

상용게임제작에 몸담을 생각이 아니라 게임제작을 애들 장난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절대 넘볼 수 없는 곳이 있다는, 게임제작을 만만하게 보는 한 사람에게 아스키가 가르쳐준 따끔한 가르침으로 와닿았습니다.
제가 본 rpgxp는, 쯔꾸르 유저나 아마추어의 세계라기보다는 게임프로그래머 지망생의 교재에 가까웠습니다. 전문성이 요구되는만큼 진지함이 필요한 영역이었습니다.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인 일입니다."

단지 가볍게 재미를 찾아서 재미로 게임제작을 하는 사람들에게 아스키가 rpgxp를 통해 무언으로 던진 저 한마디. 그에 대해 제가 할 수 있는 대답은, "난,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다"였습니다. 프로는 대중을 위해서 대중의 호응을 위해 게임을 만들지만, 아마추어는 스스로를 작품으로 표현하기 위해 게임을 만듭니다.

하지만 과연, 나는 정말 아마추어인가. 여기에 저는 다시 한번 스스로를 돌아보았습니다. 아마추어 게임제작자라는 넓은 표현 속에서도 "쯔꾸르 유저", 단지 "쯔꾸르 플레이어"에 불과한 것이 아닌가 하고 말입니다. rpg2003까지는 게임이었습니다만, rpgxp는 게임이 아니라 컴파일러입니다. 물론 스포츠도 아마추어 선수권 대회가 있고 올림픽이 대표적이지요.

쯔꾸르로 시작한 창조도시. 다른 시각으로 본다면, 워크래프트나 스타크래프트 팬페이지와 마찬가지로, 쯔꾸르 시리즈 팬페이지에서 시작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쯔꾸르 시리즈 중에 제작사에서 저작권 포기한 것이 있다고 했었는데 무엇이었지요...?
아마도 2003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rpgxp에 제작사의 어떤 특정한 의도가 있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만, 진정 제작자에게 있어 게임이란 무엇인가, 게임제작이란 무엇인가를 rpgxp처럼 잘 느낄 수 있게 표현한 작품도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증명되는 것은....

쯔꾸르 열기는 아마추어 게임제작에 대한 열기라기보다는, 쯔꾸르라는 또 하나의 "게임"에 대한 열기였기 때문에 유행이 지나면서 다른 게임에 밀리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남는 사람들은, 정말 게임프로그래머 지망생 또는 다른 아마추어 계층이거나, 아니면 적당히 매니악한 계층이겠지요.

게임으로서의 쯔꾸르를 다시 찾는다면 뭔가 달라지지 않을까요.
쯔꾸르를 게임으로 즐기는 법에 문제가 있지 않을까 합니다.

다른 게임이 나오면 시들해지는 일은 일반적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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