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음악이 비교가..
2007.02.15 06:46
그림과 음악을 놓고 서로간의 예술성에 대해 '비교적' 객관적인 비교가 가능할 지 궁금해요.
저는 그림을 주로 그리는 편인데요, 음악을 듣고 있으면 음악에 '강하게' 실린 감정에 매혹되곤 하거든요.
그림의 경우, 감정을 실었을 때 상대방에게 전달되는 비율이 음악에 비해 좀 낮다고 느낍니다.
반면, 음악의 경우 그림에 비해 구조적인 치밀함등을 보여주기가 '비교적' 힘들다고 생각해요.
물론 구조를 치밀하게 짠 음악도 많겠지만, 그런 음악도
빛의 방향과 회절에 대한 해석, 양감, 질감, 미묘한 형태의 변화등을 세밀하게 표현한 그림에 비하면 아무래도 세밀하고 구체적인
표현면에서 조금 불리하지 않은가 싶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음악은 감정적이고 그림은 이성적이냐 하면 그렇게 말하기도 힘들잖아요? 그림도 음악도 많은 장르가 있는데...
특징이 조금씩 다르지만..
상호 주관성이라는 단어를 쓰던데...그러니까 '비교적' 객관적인 예술성의 비교를 할 수 있을지 궁금해요.
사실은 그림과 그림, 음악과 음악 사이에도 예술성 비교를 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만..(많은 사람들은 불가능하다고도 하죠.)
그림과 음악사이에서는 좀 더 힘들까요?
여러분의 의견이 궁금해서 한 번 올려봅니다.
댓글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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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夢想家]
2007.02.15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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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짱께
2007.02.15 08:34
적지 않은 분들이 '비교하는 것은 무리' 라는 댓글을 다실테고 저 또한 그렇게 생각하지만,
능력 닿는데 까지는 비교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객관적 비교라기 보다는 보편적인 판단에 근거해야 한다고 봅니다.
객관적이라는 말 자체가 수치나 통계 등 주관적인 감정이 배제된 사고방식을 뜻하는데,
이는 예술의 성격을 보았을 때은 맞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저는 예술작품을 '감동'이라는 보편적 요소로 비교해 보겠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감동이라는 것은 눈물이 줄줄 흐르는 극단적인 감정의 범위로 제한되지 않습니다.
감동은 개인에 따라 주관적인 성격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일상생활에서의 행복이나, 대자연의 섭리를 느끼게 하는 잔잔한 감정들도 감동에 속합니다.
두 예술 사이에서 '어느 예술이 더 강한 감동을 가져다주는가'는 비교기준이 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어떤 예술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가져다줄 수 있는가' 로 비교를 시작하겠습니다.
우리가 대학로에서 연극이나 뮤지컬, 영화를 보며 감동을 느끼는 것은
그러한 작품들 속에는 이야기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야기 속의 등장인물들이 서로 관계하는 모습에서 희로애락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리고 마치 그들의 이야기가 나의 일인 것처럼 느끼게 되고, 그 상황을 대처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감동을 받게 됩니다.
여기에서 감동을 받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은 보는 이의 몰입입니다. 얼마나 그 작품에 몰입하게 되느냐가 좌우하게 되는 것입니다. 만약 그 이야기가 나와 전혀 상관없는 일처럼 느껴진다면, 주인물들이 어떤 행동을 하든 그것은 어떠한 감흥도 주지 못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림은 캔버스라는 화폭에 써내려간 하나의 이야기입니다. 각각의 등장물들은 캐릭터가 있고 이야기의 요소가 됩니다. 마치 짧은 이야기책을 보는 느낌을 줍니다.
그런데 과연 그 그림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얼마나 감동으로 다가올 수 있을까요?
베르메르의 '진주귀고리를 한 소녀'를 한번 감상해보시길 바랍니다. 무언가 설명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그림을 본 사람들 중 몇명이나 그림에서 감동을 느낄 지 의문입니다.
그 그림의 이야기는 고정되어있습니다. 비록 허구이나, 소설 '진주귀고리소녀'의 내용을 베르메르가 진주귀고리를 그리게 된 배경이라고 가정해 봅시다. 소설에 따르면, 이 작품의 주인공은 베르메르가 작품을 그리는 것을 도운 하녀를 그린 것입니다. 하녀는 자신이 주인마님의 진주귀고리를 하고, 주인님이 자신의 얼굴을 그리고 있다는 흥분감을 애써 감추고 있습니다. 뭐라 표현하기 힘든 애틋한 눈동자와 살짝 벌어진 입술, 그리고 약간 불그스름하게 상기된 볼은 이러한 하녀의 감정을 절묘하게 표현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그림의 이야기일 뿐, 우리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당시의 하녀의 입장이 되어 그림을 감상한다면 훌륭한 감동을 체험할 수 있겠지만, 이는 상당한 집중력이 필요합니다. 또 이 그림이 무엇을 그렸는지에 대한, 즉 그림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다면 그것조차 거의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림에게서 감동을 얻기 위해 꽤나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이에 비해 음악은 비교적 빠른 몰입이 가능합니다. 음악의 이야기는 그림보다 추상적인 스토리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음악은 기승전결이 분명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중가요, 팝송, 그리고 클래식 등 많은 노래들이 리듬과 가락을 이용하여 이야기를 자아냅니다. 그러나 구체적인 등장인물은 없으며, 정해진 배경도 없습니다. 듣는 사람이 주인공인 것입니다. 따라서 쉽게 이야기에 빠져들고, 즐길 수 있습니다.
또 음악은 배경지식이 많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장르에 따라서는 클래식 같은 경우 그 배경을 알면 더욱 큰 감동으로 다가오기도 하지만, 배경지식 없이도 음악의 이야기를 불편 없이 즐길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야기의 주인공은 자신이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이야기가 전개되기 때문입니다.
음악은 그림보다 더 쉽게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음악이 그림보다 '감동'의 측면에서는 우위에 서지 않을 까 생각합니다.|+rp2+|15044|+rp3+|main_sibal -
사람님
2007.02.15 08:49
음..이런 설명으로 보자면 아무래도 음악쪽이 끌리네요^^ |+rp+|15043|+rp2+|15045|+rp3+|main_sibal -
사람님
2007.02.15 08:53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감동 외에도 예술성을 결정하는 요소는 있을 것같아요. 작품을 완성하는데 드는 정성이라거나 뭔가 중심이 되는 철학이나 사상같은 것이 있어서 작품에 '깊이'라는게 있다거나 단순히 '아름답다'는 측면이라거나...
감동의 대중성으로 따지자면 음악이 좀 우세인 것 같네요.
상당히 생각하기 어려운 주제인데 깊이 생각하시고 답변 주셔서 감사합니다.^^ |+rp+|15044|+rp2+|15046|+rp3+|main_sibal -
아란
2007.02.15 10:30
대중적인 인기도와 취향은 제껴두고,
저에 경우는 제가 보고 들어서, 보기 좋고 듣기 좋으면 그뿐입니다.
대중적인 것을 기준으로 한다면,
어느 정도 객관적인 분석은 가능하겠지만, 대중적으로 인기가 있다고
꼭 제가 좋아한다는 보장은 없는 거죠.|+rp2+|15048|+rp3+|main_sibal -
고독한짱께
2007.02.15 11:24
그건 그래요. |+rp+|15048|+rp2+|15049|+rp3+|main_sibal -
언제나'부정남'
2007.02.15 18:45
음악은 듣기좋으면좋고, 그림은 보기좋으면 그만|+rp2+|15051|+rp3+|main_sibal -
사람님
2007.02.15 20:17
개인적인 측면에서는 그렇겠군요!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rp+|15048|+rp2+|15052|+rp3+|main_sibal -
협객
2007.02.16 04:43
차원을 따진다면 그림은 평면적인 것으로 2차원적입니다.
반면 청각예술은 시간이 개입되어 4차원적입니다.
따라서 이 둘을 비교하기보다는,
3D 애니메이션과 청각예술을 비교하는 것이 더 공평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rp2+|15053|+rp3+|main_sibal -
사람님
2007.02.16 04:52
정답.|+rp2+|15054|+rp3+|main_sibal -
사람님
2007.02.16 04:58
정답x<-뭔소리야=_=;;
코멘트리플이 작동을 안하는 관계로;;그냥 코멘트로 할께요^^;(제 댓글에는 되네요.)
하지만 그렇게 하면 작동하는 감각기관이 차이납니다.
미술의 경우는 눈. 음악의 경우는 귀입니다만, 3D 애니메이션의 경우 눈과 귀를 동시에 자극합니다.
미술과 음악을 섞어놓았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러니까..예를 들어, Fly me to the moon 이라는 음악과 에반게리온(엔딩음악이 Fly me to the moon)을 비교하는 경우 시각적인 요소가 너무 조잡하지 않는 한(저는 조잡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fly me to the moon이 음악만으로서 이기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시간이라는 개념이 있어 음악이 조금 유리할 수는 있지만 이런 측면은 다시 한 번 고려를.. |+rp+|15054|+rp2+|15055|+rp3+|main_sibal -
크레시스
2007.02.20 01:28
-,-; 이런건 영원히 해결할 수 없는 질문입니다 ...
답이 없죠.|+rp2+|15130|+rp3+|main_sibal -
사람님
2007.02.20 02:30
그래도 그냥 생각해 볼 수는 있겠죠?^^ |+rp+|15130|+rp2+|15136|+rp3+|main_sibal -
테스타렛
2007.02.20 20:47
그림과 음악을 비교한다라..
그것은 마치
산문과 운문을 비교한다와 같은 이야기인 것 같네요..;|+rp2+|15155|+rp3+|main_sibal -
이제우
2007.02.20 20:54
전 사진에서도 강한 감동이 느껴지더라고요|+rp2+|15157|+rp3+|main_sibal -
사람님
2007.02.20 23:12
와..감성이 풍부하신가 보군요. 부러워요.(제가 무감한 걸지도;;) |+rp+|15157|+rp2+|15158|+rp3+|main_sibal -
MoonMarsh
2007.02.28 10:37
여러해동안 음악동에서 작곡을 한 아마추어입니다.
회절에 대한 해석-> 어느 악기를 어디에 배치하느냐에 대한 주제
예를들어 락을 배치할때 보통 두가지로 합니다. 기타를 양쪽으로 나누고, 베이스와 드럼을 중앙, 그리고 보컬(보컬은 딱히 정해져 있는 위치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싱글코드로 연주하는 부분을 왼쪽, 파워코드로 연주하는 부분을 오른쪽, 드럼을 오른쪽, 베이스 중앙, 그리고 보컬
등등 락이라는 장르라고 할지라도 악기배치에 따른 해석이 다릅니다. 오케스트라 부분은 더욱 민감하지요. 단 비올라는 캐안습=_=
양감-> 곡의 분위기라고 할 수 있겠네요. 무겁게 코드를 깔아 놓느냐 가볍게 까느냐...
질감-> 악기의 조율상태라고 할 수 있겠네요. 예를 들어 일렉기타같은 경우 엠프에 따라 엄청난 차이를 만들어 냅니다.
미묘한 형태의 변화->A라는 곡을 만들때 사용한 코드를 그~~대로 다시 쓰게 되면 미묘한 차이의 곡이 탄생하게 됩니다. 한 때 논란이 있었던 쥬얼리의 Tonight과 핑클의 뭐였지=_=...? 그 두곡이 대표적 차이라고 할 수 있겠죠...
제생각에는 특히 음악에서는 '미묘한 형태' 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 '미묘' 가 '미묘' 가 아니거든요= _=; 아... 글로 안나오넹...
보고서 느끼는 감동과 듣고 느끼는 감동은 결국 대뇌에서 처리되는 동일한 감동입니다. 다만 경로가 다를 뿐이지요... 아빠에서 느낄수 있는 정서하고 엄마에서 느낄수 있는 정서를 비교하는 것 같네요. 도착점은 결국 '따스함' '다정함' '의지감' 등이 아니겠습니까... |+rp2+|15268|+rp3+|main_sibal -
사람님
2007.03.03 06:40
우문현답이군요! 성의있는 댓글 감사합니다^^ 제 마음대로 결론지어 보자면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겠죠? |+rp+|15268|+rp2+|15285|+rp3+|main_sibal -
Child
2007.03.11 21:47
클래식음악중엔 구체적 배경과 등장인물을 정한 경우가 있던데요. -_-; |+rp+|15044|+rp2+|15370|+rp3+|main_sib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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