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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종교에는 자유가 있어야 한다

2005.07.15 03:20

*미르* 조회 수:645 추천:2

* 이 글은 네이버의 '진정한 성인은?' 이란 제목의 릴레이 글들 중 하나로써, 예를 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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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성인은?


사실 이런 진지한 릴레이에 어울리는 글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단지 댓글로 쓰기엔 칸이 좁고 좀더 많은 사람들이 보고 느끼실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릴레이로 글을 씁니다.

제겐 외종사촌누이동생이 결혼해 키운 7살짜리 어린 조카가 있습니다..

제가 너무나 이뻐하고 사랑하는 조카지요.

녀석의 재기발랄함과 재롱은 정말 깨물어 주고 싶을 만큼 이쁩니다.

개인적으로 어린 아이들 땡깡피고 울고불고 고집피고 암튼 귀찮아서 별로 좋아하지 않는 체질입니다만,

아시는 분은 아실만한 사실이

개중에 깨물어 주고 싶을만큼 사랑스럽고 진짜 사람 귀찮게 안하는 아이들이 간혹 있는걸 아실겁니다.

그런 녀석이 바로 제 조카입니다.

어느 날 직장끝나고 불현듯 고녀석의 재롱을 보고 싶어 사촌여동생 집에 갔습니다.

아..참고로 저희집안은 평범한 불교집안이며,

그녀는 처가와 시댁모두 '독실한!' 기독교 집안입니다.

제가 그곳에 간 첫날이었습니다..

Day 1

조카: 삼촌~~

나 : 어 그래 우리 강아지~ 왜그래?

조카: 삼촌은 집에서 뭐믿어?

나 : 음~ 삼촌네 집에서는 불교믿어~

조카: 불교는 뭐믿는 거야?

나 : 음~ 불교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믿는거야~

조카: 아니 그런거 말고~ 뭐 믿는 거야??

나 : 음.........

조카: 뭐 믿어?~~

나 : 음...그래..부처님을 믿는거야~

조카: 아~ 부처님이 뭐하는 거야??

나 : 음~ 부처님은 수연이 나가는 교회의 예수님 같은 분이야~

조카: 삼촌~ 세상에 예수님같은 분은 단 한분 뿐이야~

나 : -.-;;

조카: 삼촌~ 예수님 안믿으면 지옥가는 거 알어?

나 : -.-;;

조카: 삼촌도 부처(반말!!)믿지말고 예수님 믿어~ 삼촌 나랑 같이 교회가면 좋겠따~

나 : -.-;;

조카: 예수님은 삼촌 돈도 많이 벌게 해주는데~ 나도 교회가니깐 인제 학교가면 공부도 잘한댔어~

나 : 수연아~ 저기말이다.....

이때쯤 사촌누이 들어와 아이를 데리고 갔습니다..

이야기의 이해를 돕기위해 말씀드리자면..

저는 그다지 온화한 인품을 가지고 있지 못하며,

이런 어린아이의 철모르는 말에도 안면의 근육이 굳어버리는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흔한말로 옹졸하다고 하죠..

아마도 사촌동생은 제 얼굴표정의 변화를 보고 이상한 낌새를 느꼇을겁니다..


Day 2

나 : 수연아 삼촌 또 왔다~~

조카: 삼촌~ 나 줄거 있어~ 나 삼촌 선물있어~

나 : 어구어구 우리 수연이가 삼촌 선물도 다 샀어?~~ 뭔데??

조카: 이거야~~

나 : -.-

조카: 삼촌~ 빨리 해봐~~

나 : 음..이건...

(선물은 십자가 목걸이와..십자가 귀걸이었습니다..)

나 : 수연아~ 삼촌은 여기 귀에랑 목에 부처님이 해준(이런 말도 안되는 표현을 정말 싫어하지만, 어린아이를 이해시키기 위해 어쩔수 없었습니다) 귀걸이랑 목걸이가 있어서 다른거 차면 안되는데~~ 이거 어쩌지??

조카: ......가따버려....

나 : >.<;; ............^^ 수연아~~ 그래그래 우리 수연이가 해준거니 삼촌이 한번 해보자~

조카: 우와~ 신난다~~ 삼촌 내가 해줄께~~

- 1분후 -

조카: 삼촌 근데 클났따~!

나 : 어?? 왜??

조카: 우리 엄마가 그러는데 십자가 귀걸이 목걸이 한 사람이 교회안가면 천벌받는데~~

나 : 뭐??

조카: 그러니까 삼촌 이번주 일요일날 나랑 교회가야돼~ 나랑 교회안가면 하나님께서 삼촌 지옥가고 나도 지옥가..

옆에서 문득 나를 보고 웃고있는 사촌여동생이 보였습니다..

그녀는..절대 교회로 끌어들일 수 없는 나를 끌고가고자..

이 앙큼한 꼬마를 이용했던 것입니다..

고 엄마에 고 딸이라고 앙큼한 모녀들..

여하튼 어린 조카 마음에 상처주기 싫어서 어쩔수 없이 일요일 약속을 하고 말았습니다..

Day 3

조카: 와~ 우리 삼촌 십자가 귀걸이 목걸이 하고 교회왔따~~!!

선생님~ 우리 삼촌이에여~~

선생님: 와~ 우리 수연이 삼촌이신가봐여~

여긴 첨오신거 같은데 어디 교회 다니세요??

(작은 교회였고..나의 악세사리로 인해서 그녀는 바로 나를 기독교인으로 인식했습니다)

나 : (속삭이며) 사실 저 불교인인데요~그게 저기 말이..(뚝)

선생님: 수연이 삼촌!!!

나 : 예??

선생님: 개종축하드려요~

나 : 아니 그게 아니라~

선생님: 사실 불교는 존재하는 종교도 아니고 악마가 사람들을 혼란시키기 위해 만든 거라는 걸 잘 아셔야 되요..오로지 하나님과 예수님만을 따르셔야 합니다.

이 말에 뒤도 안돌아보고 나와버렸습니다..

어린 조카를 위해 그곳에 가긴 했으나, 타인의 사랑과 성의마저도 자신들의 잣대로 저울질하고 타인의 종교를 무자비하게 묵살해버리는 그런 이들과는 더이상 상대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어린 시절 부터 줄곧 불교인이셨던 어머님께선

항시 제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부처님의 가르침에 귀의한 불자이기에 나의 신념과 뜻이 옳다고 여기지만,

우리 아들이 스스로 알고 느끼기전에 그것을 강요하고 싶지 않다..

우리 아들은 언제든 살다가 교회가고 싶으면 교회를 가고

성당가고 싶으면 성당을 다니도록 해라..

그것으로 인하여 내 아들이 맘의 평안과 선을 유지할 수 있다면 나는 개의치 않는다..'

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더욱 불교신자이길 스스로 원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남들은 매주 교회니 성당이니 꼬박꼬박 가는데

저는 어느날 마땅히 나가는 절도 없고 해서 어머님께 말씀드렸습니다..

'절에는 꼭 안가도 되요??'

어머님께서 말씀하시길..

'네가 지금 믿고 있는 종교는 네 인생을 바꾸어 주지는 못할것이다..

그런 절대적 힘이 없으니 매주 나가서 너의 신념과 믿음을 증명해 보일 필요도 없단다..

물론 절에도 매주 법회를 열어..

하지만 우리 아들이 가고 싶다면 엄마 따라 오던지 싫으면 말던지 맘대로 하려므나~'

당시 많이 어렸고, 더우기 사춘기를 맞아 어떤 절대성이나 종교에의 관심이 많던나는 그 대답에 큰 실망을 느껴 이렇게 말해버렸습니다..

'남들은 다들 교회나가서 친구만나고 맛있는거 먹고 여학생 만나고 기도도 하고 그러는데 뭐 이런게 다있어~!!'

(솔직히 인정할거 인정하자면 어린 학생신도들 중에 위의 이유로 교회나 성당 나가는 사람들 많습니다..삶의 당연한 이치이며, 아직 철없는 나이에 당연한 일이니 그게 큰 잘못일것도 없구여)

그 때 어머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그뿐아니라 교회에서는 여러가지로 사람에게 강한 의지를 준단다..

네 삶에 네 의지 이상의 힘이 필요하다면 교회를 나가도록 하거라..

절에가서 그런것을 찾을수는 없을테니..'

제가 다시 물었습니다..

'그럼 절엔 왜가?!!!'

어머님 말씀하시길..

'절은 오라하지도 가라하지도 않아..

네가 너 스스로 당당하고 멋지게 살다가..

가끔 앉아서 쉴 나무그늘이 필요하다면 그때 절에 가면 돼..

그게 불교란다..'


그 이후로 저는 남들이 제가 찬 염주를 보고 악마를 믿는다며 지들끼리 수군대고,

지하철에서 다니는 목사나 전도사들이 문득 저의 염주를 보며 어쩌니 저쩌니 해도 그냥 웃을뿐입니다..

어느 종교이던지 따져보면 문제가 있겠죠..

허나 전 개인적으로 신의 존재같은거 믿지 않습니다..

나는 그냥 인간이라는 한 종류의 생명체일 뿐이고,

결국 죽고나면 파리의 죽음이나 인간의 죽임이나 흙으로 돌아가는 것임엔 차이가 없습니다..

그 흙은 또다시 다른 생명 탄생의 양분이 될것이고..

언젠간 그 누구의 힘도 아닌 자연의 섭리에 의해서

이 지구가 멸망하거나 인간이 멸종할수도 있겠죠..

허나 이 넓고 넓은 우주어딘가에서 또다시 인간같은 존재들이

돌도끼들 들고 등장하기 시작할겁니다..

간혹 무생물이 어떻게 미생물로 변하느냐~ 말도 안된다~ 모두 하나님의 힘이다~

라고 하시는 분들..

엄밀히 따지면 생명과 비생명의 차이는 있지도 않고 없지도 않습니다..

인간 역시 살아있으나 인간육체의 태반을 차지하고 있는 수분(H2O)는 인간의 육체와 정신을 이루는 살아있는 작은 생명이 아닙니다..

단지 세상의 구조를 이루고 있는 한 구조일뿐이죠..

이런 비생명물질들이 모여서 인간이라는 생명체는 만들어지고..

생명체의 모든것을 샅샅이 나누어보면 결국 근원에는 생명이 아닌것들이 기본일 뿐입니다..

그것들이 적절하고 교묘하게 조합되어 자연의 섭리대로 우리는 존재하는 것일뿐입니다..

그것 아닌 그 어떤것이 있겠습니까..

아..그리고..

어린 시절 기독교인 특유의 강요적 억지논리로 아이를 가르치는 것은 좋지 않다 생각됩니다..

그들이 자라나며 어린시절 얼마나 많은 타종교 어린이들을 무시하고 괴롭히는지 아시는가요??

물론 어리다보니 하는 행동이겠지만, 그런 핍박을 당한 어린이들은 그것을 잊지 못합니다..

오죽하면 젊고 어린 불교인들이 자신은 불교인이란 생각을 자신있게 피력하지 못하겠습니까?

기독교나 천주교나 모두 같은 선을 지향하지만,

우리 한국내 기독교의 위치는 자못 위험한 선상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작년 푸켓해일로 수많은 사람이 죽었던 그 사건 기억나나요??

그 당시 한국기독교의 메카라고 불리는 XXX교회의 수뇌급 목사가 수많은 신도들 앞에서 떠들어대던 소리가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날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지 않고 놀러간 인간들에게 벌주신거다..그런 사람들 모두 죽어도 싼거다..'

작년 김선일씨 사로잡혀 참수당할당시 기독교인들 국회앞에 모여 데모하던거 기억납니까?

'미국은 선택받은 국가다. 하나님이 선택한 국가에 반기를 드는것은 망국의 길이다..'

김선일씨는 선교사가 꿈이던 분이셨는데, 같은 종교인이 그곳에서 울며불며 살려달라는 와중에도 그들은 막말로 자신의 형제의 죽음에 아랑곳없이 그런 시위를 하더군요..어린 여학생들이 티켓까지 들고..역시 순복음의 어느 목사가 선발로 서서..

제가 동영상 링크를 할수 없어 말씀을 더 드릴수는 없지만,

인터넷에서 확인해 보십시오..

그 목사의 설교와 데모의 모습등을 생생히 볼수 있을겁니다..

장경동(?)목사님 같은 분을 보십시오..

저는 불교인이지만 그 목사님을 진정으로 존경합니다..

방송하시거나 방송의 설교등에서..(물론 기독교 방송에서야 다르시겠지만, 일반 공중파에서)

항시 종교의 자유를 주장하시고 권유하시며,

그 이전에 종교에 대한 주제는 상당히 어필하지 않으려 노력하십니다.

심지어는 기독교인들에게 따끔한 일침까지 놓으셨습니다..

성경의 가르침에 당신들은 몇프로나 따르고 있냐며..

성경의 가르침을 믿어야지 예수님을 믿어서 천국 갈수 없다구요..

암튼..저의 두서없는 글은 여기까지 입니다..

생각은 마음대로 하시길 바랍니다만,

한국의 기독교..정말 문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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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이와 같이 저 또한 같은 생각입니다.

종교에 자유가 없다니 찝찝하군요.

교회 안 다니면 지옥 간다라... 저에겐 권유가 아닌 강요로 들립니다.

요즘 우리나라 교회의 위치가 상당히 불안정 합니다.

애들한테 사탕 쥐어주면서 교회오면 이거 준다, 저거 준다 하며 꼬드기다니...

우리나라 교회들이 조금은 반성 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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