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그릇 싸움에 정답은 있는걸까?
2007.01.31 04:07
오늘은 그냥 두서없이 밥그릇 이야기나 해볼까 합니다.
대표적인 밥그릇 싸움 2개.
만화가 - 대여점.
의사 - 약사.
이 둘은 대동소이함에도 그것을 보는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까요.
밥그릇 싸움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이 둘은 매우 재미있는 양상을 띱니다.
소비자들이 대여점에서 만화책을 빌려 보는 바람에 만화책이 안 팔려서 가난해지는 만화가.
환자들이 의사처방전 없이 약사에게 약을 살 수 있어 환자가 안오니 가난해지는 의사.
둘 다 자유경제에서 공리주의에 희생되는 입장입니다. 단기적으로는 사회가 그들을 희생시켜 얻어가는 이익을 결코 적다고 볼 수 없습니다.
가난하건 말건 만화 그려야 하고, 가난하건 말건 진료를 계속 해야겠지요? 양쪽 다 절대빈곤은 아닙니다. 먹고 살만해도 자녀교육, 노후불안 등의 상대빈곤을 겪고 있을 뿐입니다.
만화가들은 그래서 소비자들에게 만화책 안 사도 좋으니까 빌려서 보지는 말라고 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그건 사실 의사들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태어날 때부터 의사인 사람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아플 때 병원 안 와도 좋으니까, 처방전 없이 약국 가서 도박하듯 멋대로 넘겨짚고 자신이 의사인 척 약 사지는 말라고 하고 싶을 것이고, 보험처리 안되는 진료가 필요하면 외국 가서 치료받으라고 하고 싶을 것입니다. (보험처리가 안되는 진료는 과잉진료로 분류되어 환자가 아닌 의사가 부담하도록 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자유경제에서 공리주의는 어떨까요?
돈이 필요한 만화가는 결국 사회와 타협하여 대여점 상대로 공장형 만화 그리면서 삽니다. 의사? 태어날 때부터 의사인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실력있는 의사들은 결국 미국 의사 시험 보러 한국 떠나는 겁니다. 환자가 불쌍하니까? 아픈 사람 도와주고 싶으니까? 미국으로 못가게 막을까요? 좋은 생각입니다. 하지만 그런다고 실력있는 의사가 줄어드는 걸 막지는 못할 것입니다. 태어날 때부터 의사인 사람이 세상 어디에 있습니까? 의사보다 돈 되는 직업 찾아 가는겁니다. 대여점 주인하면 딱 좋겠군요.
대여점 덕택에 소비자는 2천원에 구입할 만화를 300원에 대여하여, 자그마치 1700원이나 절약하게 됩니다.
약사, 보험 제도 덕택에 환자는 20만원은 들어야 할 진료를 한 2만원쯤에 해결하여 자그마치 18만원이나 절약하게 됩니다.
그 절약한 돈이 어디서 나온걸까요? 대여점 없다고 해서 만화책 샀을까요? 2천원 쓰기 싫어서 안 샀을지도 모릅니다. 약사, 보험 제도 없다고 해서 병원 갔을까요? 20만원 쓰기 싫어서 안 갔을지도 모릅니다.
대여점 없어도 어차피 안 샀을 사람들이 빌려 보니까 만화가에게 법적인 피해가 없듯이, 어차피 진료는 안 받았을 환자들이니 의사에게 법적인 피해는 없습니다.
한국만화의 미래가 암담하고 하듯이, 한국 의료업계의 미래도 암담하다고 하는데는 이런 이유가 있습니다. 옛말에 곳간에서 인심난다고 한 말도 다 이런 이유입니다.
그런데 소비자들, 입으로는 "참 걱정이네요"해도, 정작 주머니 사정은 그렇지가 않을 것입니다. 발등에 불 떨어졌는데 십년 후 미래 이야기할 사람 있습니까?
당장 주머니에 2만원밖에 없는데 일단 살고 봐야겠지요. 당장 주머니에 3백원밖에 없는데 2천원짜리 만화책 사겠다고 모을까요?
"그래도 의사는 가진 자에 속하지 않느냐"고 하는데, 표면적으로는 맞습니다. "들인 돈이 있으니 본전은 빼야 한다"는 생각은 확실히 인기가 없는 주장입니다. 그런데 말을 조금 고쳐볼까요?
"들인 노력이 있으니 그만한 대우는 받아야 한다."
많이 듣는 이야기입니다. 만화가들도 이에 대해서는 동의할 것입니다. 공장형 만화를 그리는 것과, 장인정신이 깃든 만화를 그리는 것의 차이 정도는 만화가들도 알 것입니다.
유복한 집안의 의사들 역시 들이는 돈이라도 그 부모의 피와 땀으로 이루어져 있을텐데, 당연히 부모에게 돌려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돈 버는 것은 사람 마음대로 되는 일이 아니고 돈 벌기 쉬운 일 아닙니다. 만화가가 최고가 되기까지 힘들듯이, 공부도 최고로 하기는 결코 쉽지가 않다는 것을 아실 분들은 아실 것입니다.
만화가의 자존심을 팔아가며 공장형 만화를 그려서 번 피와 땀이 배어 있는 돈으로 자식을 의대로 보냈으면 자식이 그 돈 다 갚아드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자식이 만화가의 길을 가고 싶을 때 의사인 부모가 돈을 못 벌어서 집에 돈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공장형 만화가의 길을 가는 것이 불가피하게 된다면 그것 또한 참 안타까운 일이 아니겠습니까?
반면 공공의 복리를 생각해볼 때 "우선 먹기는 곶감이 달다"는 말도 맞는 말이지만, "발등에 불부터 끄는 일"이 우선인 것도 소비자의 입장입니다. 어차피 사지도 않을 것이니 삼백원에 빌려 보는 것이 우선인 소비자도 있습니다. 우선 급한대로 아프니까 20만원짜리 처방전 없이 2만원에 항생제나 진통제 정도를 사서 복용하는 것이 우선인 환자도 있습니다.
의사의 분노를 자극하는 약사업계. 만화가의 분노를 자극하는 대여점.
대여점이 가진 것, 그리고 약사가 가진 것.
만화가에게 "억울하면 대여점 개업하세요"라고, 의사에게 "억울하면 약사하시면 되잖아요"라고 해봅시다.
만화를 사랑하는 만화가. 그리고 환자를 진료하는 일을 사랑하는 의사.
만화가가 분통 터뜨리는 것이 만화를 사랑하기 때문인데, 의사가 분통 터뜨리는 것은 돈을 사랑하기 때문일까요?
굳이 없이도 살 수 있는 그림을 계속 그리는 것이 그것을 사랑하기 때문인데, 그 그림을 그리는 사람을 살리는 일을 사랑하지 않고 의사가 되길 택한 사람이 과연 있을까요?
(만화가들이 만화책을 많이 사면 박리다매를 통해 만화책을 대량생산해서 700원에 팔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소비자 입장에서는 3백원에 빌려 볼 수 있는 것을 1700원이나 더 주고 사 보라는 건 자살행위를 하라는 말이나 다름없습니다. 차라리 만화가가 팔리건 안 팔리건 위험부담을 자신이 떠안고 투자를 해서 만화책을 대량생산해서 700원의 값을 매기면 그 때 소비자가 결정하라고 한다면 문제는 다를 것입니다. 투자할 돈이 없으면 투자자를 끌어들이면 될 것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 자살행위라고 보고 섣불리 투자를 못하는 것 역시 대여점과 경쟁이 어렵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책값을 700원으로 낮추면, 대여점은 1300원을 절약하기 때문에 대여료는 100원이 됩니다. 소비자가 그 투자자가 되어 추가로 1700원을 내도록 해도 100원에 일곱권 빌려 볼 수 있는 것을 700원에 한권 사 볼지는 미지수이기에 소비자가 위험을 부담하게 한다는 발상은 경제적으로 뜬구름만 잡는 일입니다. 언제 사고나서 비명횡사할지 모르는 만화가를 믿기보다는 우후죽순 생겨나는 대여점의 싼 가격이 유지될 것이 일반이고, 따라서 부자 되려면 차라리 만화책 값을 전부 한 십만원쯤 받아버리는 게 낫습니다. 대여권은 법적으로 존재하지 않지만 저작권은 존재하기 때문에 대여점에서 만화책을 합법적으로 복사해서 돌릴 수는 없는 노릇이고, 설령 그런다고 해도 값이 비싸면 그만큼 저작권 피해액이 올라가기 때문에 법적으로 처벌하기가 용이해집니다. 물론 이것도 위험부담이 있기 때문에 판매부수를 봐가며 시간을 두고 값을 올려야 합니다.)
댓글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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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
2007.01.31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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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
2007.01.31 05:02
아.. 얘기가 너무 횡설수설 한가... -_-; |+rp+|14941|+rp2+|14942|+rp3+|main_sibal -
Child
2007.01.31 05:48
그렇다고 공산주의체제로 나갈수도 없으니.. -_-;|+rp2+|14943|+rp3+|main_sibal -
아란
2007.01.31 08:33
간단히, 책도 DVD처럼 대여용 만화책과 소장용 프리미엄 만화책으로 따로 나눠서 발매하는 거예요.
대여점에는 대여용 만화책만 구입해 둘 수 있게 하고 말이죠.|+rp2+|14947|+rp3+|main_sibal -
승사마
2007.01.31 09:17
우리나라만화가들은 (정부의 실업자 구제정책)대여점이 생겨서 또다른 실업자를 만들었다고 욕하지만
꼭 그렇건만은 아닌것 같습니다. 사실 대여점에서도 빌리게해주는 일본만화책 많이 사서 봅니다.
과연 대여점탓일까요? 오히려 대여점이 없어지면 그만화책 수입이 떨어질것 같기까지 하는데요(대여점에서 사주니까..)
허영만의 타짜나 식객을 보십시오, 잘팔리고 돈도 잘벌지 않습니까 궁도 드라마로까지 만들어지고...
개인적으로 한국만화책중에서 살만한 책이 과연 몇권이나 되는지 궁금합니다.
애초에 빌려봐서 '아이거 소장가치있다' 하면 사서 보는거지, 어느누가 처음부터 무대포로 사봅니까.
P.S 사도 안아까울 한국만화책 있으면 추천부탁드립니다.|+rp2+|14948|+rp3+|main_sibal -
승사마
2007.01.31 09:18
협객님이 쓴글과는 좀 어긋난것 같기도하네요. 만화가 문제를 예를들기에 그만..ㅡㅡ; |+rp+|14948|+rp2+|14949|+rp3+|main_sibal -
협객
2007.01.31 16:17
하지만 법이 없는데 굳이 나눌 수가 있을까요? 법으로 없는 대여권을 만화가 마음대로 만들어낼 수는 없습니다. 법적으로 아무런 보호를 받지 못하거든요.
법을 고치는 걸 생각한다면 만화가를 공무원 범주에 포함시켜서 대여점에서 걷은 세금으로 먹여 살리는 방법도 있고, 대여점을 단속하는 법을 통과시킬 수도 있는데 굳이 대여점용 만화책을 따로 만들도록 법을 고칠 필요는 있을까요? 따로 만들면 생산비용도 더 듭니다. 출판사에서 그걸 하려고 할까요? 법률적으로 소장용 만화책이건 대여점용 만화책이건 다른 것은 없습니다. 대여점에서 소장용 만화책을 쓴다고 해서 법적으로 고소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현행법상 법적 효력이 없습니다.
법을 고칠 수 없는 현실에서는 만화가 입장에서 해볼 수 있는 건 손가락 빠는 일 정도겠지요.
값을 팍 올려서 십만원짜리 만화책만 찍는 것도 만화가가 하는 일이 아니라 출판사의 몫입니다. 만화가는 인세를 올려 받을 수 있습니다. 권당 300원 받던 것을 한 9만8천원 정도 받으면, 권당 2천원의 만화책 값이 십만원으로 팍 뛰는겁니다. 소장하는 사람들이 억울하지 않겠느냐고요? 억울하면 소장하는 사람들도 돈받고 빌려주면 됩니다.
현행법상 책 주인은 대여점이건 아니건 똑같은 권리를 갖습니다. 법률적으로 따로 대여점용 만화책이라는 것이 없다는 뜻입니다. |+rp+|14947|+rp2+|14950|+rp3+|main_sibal -
협객
2007.01.31 17:05
맞는 말씀입니다. 대여점 수만큼은 팔린다는 것이 거의 확실합니다. 그만한 판로는 뚫려 있습니다.
그러나 대여 시장은 매우 애매모호합니다. 빌려서 보는 사람들 때문에 만화책이 안 팔린다는 발상, 그건 어쩌면 만화가들의 피해의식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만화가들은 자신들이 손해 보는 것이 아니라도 자신들에게는 한푼도 돌아오지 않는 것으로 대여점이 돈버는 것이 싫다고 합니다. 대여점으로의 판로는 뚫려 있지만, 그 판로가 확실한 대신 다른 판로는 대여점이 막아버렸을지도 모른다는 아쉬움이 있는 것입니다. (아, 사람의 욕심은 참으로 한도 끝도 없습니다.)
권당 인세 300원 받는데 2천원에 구입해서 대여료 300원 가져가는 대여점 보니 허망함을 느낀다는 것입니다. 머니메이킹 에셋(money-making asset)인데 그 값을 제대로 못 받고 있다는다는 것입니다.
저라면 만화가협회를 모은 후 만화가 신탁을 설립해서 투자자를 받은 후 모든 출판사의 만화책을 모두 사는 것으로 계약한 뒤, 판매를 중단하고 소장 신간을 대여점에 임대해주는 쪽을 택할 것입니다. 만화가들이 결성해서 신간을 독점하면 대여점은 공급을 얻기 위해 협상이 불가피해질테니 정당한 임대료를 협상할 수 있고, 잘 나가는 만화책의 임대료를 대여점으로부터 다르게 받을 수 있습니다. 신탁에서 인기 만화는 그만큼 임대료를 협상해서 인기 만화가에게 그에 비례하는 커미션을 주고, 인기가 적은 만화는 인기가 적은대로 협상한 임대료에 비례하는 커미션을 줍니다. 계약은 만화의 인기에 반응해야 하기 때문에 매월 갱신해야 합니다. 대여가 잘 나가는 만화책일 수록 대여점에서는 더 많은 값을 지불하려고 할 것이고, 따라서 만화를 종류별로 개별 협상하면 인기가 높은 만화는 임대료가 비싸지고 인기가 낮은 만화는 임대료가 싸질 것입니다.
(이런 것을 흔히 노조 운동에서 컬렉티브 바게닝이라고 합니다. 만화가 노조 운동입니다. 노조하면 빨간 글씨가 떠오르겠지만, 원래 노조의 의미는 노동의 정당한 댓가를 협상하는데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공장형 만화는 대여점에 몰리지만 대여점과 협상에 실패한 만화는 대여점과의 협상과정에서 제시한 요구 조건에 맞는 값에 내놓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요구한 인기만화 임대료가 한달에 총 십억이라면, 그리고 대여점 일동과 협상이 실패한다면?
일단 십억을 대여점 수로 나눈 것이 대여점 하나와 협상할 때의 개별 계약 한달 임대료입니다.
따라서 한권을 한달 임대해줄때, 대여점이 한 천개쯤된다고 가정했을때, 한권을 한 대여점에 한달 임대해주는데는 백만원을 받아야 합니다. (한달에 전국의 대여점으로부터 십억의 임대료를 받는다고 가정했을때)
만화책의 수명은 한 10년쯤 잡으면 충분하다고 봅니다. 따라서 한권의 값은 10년 임대료입니다.
120개월 곱하기 백만원 = 1억2천만원 정도.
신인 만화가의 경우 임대료를 싸게 시작해서 대여점이 임대계약을 계속하길 원할 경우 매월 인기에 맞게 임대료를 올려 받는 것입니다. 신탁에서 해당 만화의 판권을 독점하고 있는 이상 대여점이 만화책을 구입할 길은 없고 오로지 신탁으로부터의 임대만이 가능하게 되며, 십년 임대료를 받아야만 살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달 임대료가 백만원이면, 그 만화책이 한달에 몇번 나가야 본전이 뽑힐까요? 당연히 대여료가 오릅니다. 한 만원쯤으로 올라서 백번쯤 나가야 하게 됩니다.
따라서 한달에 십억 계약은 좀 허황되고. 인기만화라도 한달에 1억 정도면, 천원쯤으로 한달에 백번 나가야 하는데 백번 나가는건 불가능이니, 대여료 4천원에 스물다섯번 정도 나가야 대여점에서 본전 뽑는다고 보면 됩니다.
한달에 5천만원 임대료를 요구하면, 대여료는 알아서 계산.
어쨌든 이런 식으로 대응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합니다. 만화가들이 뜻만 모은다면 말입니다.
계산에 넣지 않은 것은, 대여점은 가겟세를 낼 것이라는 겁니다. 따라서 요구조건에 응하기보다는 대여점 문을 닫거나, 혹은 그냥 협상중단하고 사골국물만 낼 가능성도 있습니다.
서울 땅값. 부동산에 들어간 돈이 많으면 이렇게 만화가가 살 길도 막막합니다. |+rp+|14948|+rp2+|14951|+rp3+|main_sibal -
협객
2007.01.31 17:22
반면 대여 사업을 아주 없앤다는 것은 현실적이지 못한 발상입니다. 만화가들은 대여점을 만화가에 기생하는 기생충이라는 듯이 말하곤 하지만, 대여점은 만화책을 샀고, 대여권은 만화책의 소유권이 넘어갈 때 넘어갑니다. 땅이 넘어갈 때 임대권이 넘어가는 것과 같습니다.
대여점 주인들도 유통업자입니다. 소비자가 사기 힘든 만화책을 사서 더 싼값에 대여해주고 이윤을 남기는 유통업입니다. 만화책값 3천원이면 3백원에 열번 빌려줘야 본전 뽑습니다. 대여를 못해주면 대여점 문 닫습니다. 사업이 적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망한다는 뜻입니다.
대여점 주인들도 노동자입니다. 대여점 지키고 있으면서 대여점 관리하는 일을 하고, 그리고 대여점을 열기까지 자본이 들어갑니다. 무엇보다도 가겟세가 나가고, 그나마 합법적인 사업이 바로 대여점인 것입니다.
만화가들 말도 일리가 있는 것이, 또다른 실업자를 만든 것은 사실입니다. 만화가는 실업자가 되지 않았겠지만, 대여점이 없어서 만화책이 조금이라도 잘 팔리는 것이 만에 하나라도 실현될 수 있다면, 대량생산으로 생산공장 돌아가고 일자리 생겨납니다.
오히려 요점을 제대로 짚으신 것은 바로 그겁니다.
밥그릇 싸움.
제가 말하려는 것이 바로 실업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는 밥그릇을 빼앗기게 되어 있습니다. 정답은 있을까요? 누구의 밥그릇을 빼앗아야 할까요? |+rp+|14948|+rp2+|14952|+rp3+|main_sibal -
협객
2007.01.31 17:27
대여점 밥그릇을 빼앗으면 노점상이 활개를 칠텐데 그 때는 또 정당히 세금 내는 사람들을 위해 노점상 밥그릇도 빼앗아야 할 것입니다.
결국 누군가의 밥그릇은 빼앗을 수밖에 없습니다. 약육강식이기 때문에 힘없는 자가 힘있는 자의 밥그릇을 빼앗을 수는 없습니다. 확실한건 힘없는 자만이 밥그릇을 빼앗긴다는 것입니다. 매춘특별법 단속대상인 화류계 종사자들처럼 말입니다.|+rp2+|14953|+rp3+|main_sibal -
승사마
2007.02.02 02:53
협객님말대로라면 거의 몇백권의 만화책을 대여해주는 대여점은 부자밖에 열수 없겠네요. 대여료도 영구 대여료가 아니라 기간제라면...
애초에 정부의 실업자 구제 정책이 즉 대여점인데, 그래가지고는 누가 대여점을 하겠습니까?
수입도 그렇게 많지 않은 게 대여점인데.
그리고 글을 쓰실때 요점만 짧게 적어 주셨으면 합니다.
글 내용이 길어지면 안읽게 되거든요...|+rp2+|14956|+rp3+|main_sibal -
SSS
2007.02.03 01:33
음.. 글 제가 아는거랑 많이 다르네요;
우선 보험처리 안되는 진료는 환자부담으로 알고 있는데..
그리고 의약분업은 처방은 병원에서 받고 약은 약국에 가서 받으라는거 아닌가요?
예전에는 병원안에서 약까지 지어줬지만 이제는 그게 안되는대신 약국에 처방전을 가지고 가야 약을 주죠..|+rp2+|14959|+rp3+|main_sibal -
협객
2007.02.03 01:37
짧게 요점만 적는다고 한것입니다. 세상에는 요점만 써도 이야기가 긴 복잡한 문제가 많습니다. 내맘대로 요점이랍시고 짧게 끄적거린 것대로 세상이 움직이기에는 인생이 그리 만만하지가 않다는 것을 깨달을 날이 오실 것입니다. 제대로 설명하려고 하면 석박사 논문 분량 충분히 나오는 문제입니다.
제가 말씀드린 대책은, 정부의 대책이 아니라, 정부의 대책에 대한 만화가들이 할 수 있는 대응책을 말씀드린 것입니다.
하지만 만화가들은 뭉쳐서 대여점을 압박하기보다는, 대여점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을 부추기는 방향으로 압박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것이 언론플레이가 아닌가 합니다.
소비자들은 합법적인 선택을 하고 있습니다. 만화가 인세가 대여료와 같은 것이 불만이면 인세를 올려서 받으면 될 일입니다.
대여점을 이용하는 소비자를 탓하기 전에 누구의 책임일까요? 대여점의 책임? 대여점에게 책임을 지울 생각을 못하고 있는 만화가의 책임?
과연 대여점이 폭리를 취하고 있을까요? 정부의 정책이 그렇다면 인세를 받을 때 대여료까지 계산해서 받으면 될 일입니다. 대여료까지 계산해서 책값과 인세를 정하지 않은 것은 계약 당사자들의 책임입니다.
대여료까지 계산해서 받은 것이 현재의 가격이라면 만화가들에게 불만이 있어서는 안됩니다. 대여점은 대여료를 계산한 정당한 가격을 만화가에게 지불했고, 그 가격을 지불하고 만화책을 구입한 사람이 대여수입을 뽑지 않는 것은 그 사람의 선택권 문제입니다. |+rp+|14956|+rp2+|14960|+rp3+|main_sibal -
승사마
2007.02.03 01:55
예, 불필요한 내용은 되도록 넣지 않는 석박사 논문과는 달리 내용이 불필요한 내용이 너무 많아
글을 읽는 저로 하여금 혼란을 주기도 하고 지치게 하길레 쓴 글이었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에는 오히려 짧은글로 강한 인상을 남겨야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어낼수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글을 길게쓴다고 사람들이 공감하는건 아니겠죠?
개인적으로 협객님의 결론은 무엇인지 잘 정리가 되지않습니다. 계속 변덕을 부리듯이 이랬다 저랬다 하는 태도를 보이시지 말고 결론을 딱잘라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rp+|14956|+rp2+|14961|+rp3+|main_sibal -
협객
2007.02.03 02:06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습니다만, 그 부분의 핵심은 의사들의 밥그릇이 작아졌다는 의사 본인들의 주장에 있습니다.
보험처리 안되는 진료가 환자부담이라고 하셨지만 그 조건이 얼마나 까다로운지는 알아서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의약분업은 부분적으로는 맞는 말씀입니다만, 그것은 의사들이 원한 "제대로된" 의약분업이 아닙니다.
의약분업의 취지는 약의 남용과 오용을 막는 것에 있습니다.
그런데 그 취지와는 정반대 방향으로 나간 것입니다.
반쪽 의약분업이라고 합니다. 병원에서 약을 지어주지는 못하게 했는데, 약국에서 진료 행위를 금하지는 않았다는 것입니다.
의약분업의 필요성은, 병원에서 약을 지어주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약국에서 진료 행위를 남발하여 약의 남용과 오용이 벌어지는 것이 핵심적인 문제입니다.
그런데 그 취지를 무시한 채 별다른 이유없이 애꿎은 의사 밥그릇만 줄여서 약사밥그릇을 키웠다는 것입니다. 병원에서 약을 지어주는 것은 약의 남용과 오용이 벌어지는 문제를 일으키지 않습니다.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약사의 오진입니다.
의약분업 취지의 핵심은 처방전이 없으면 약국에서 약을 받을 수 없어야 하는 것에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은 그대로 둔 채, 의약분업 취지에는 전혀 어긋난다고 볼 수 없는 병원에서 약을 주는 것만을 금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의사들은 분통이 터질 수밖에 없습니다. 국민들 보기에야 밥그릇 줄어서 그런 것이 맞긴 맞습니다. 그런데 밥그릇 줄은 것만이 문제가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기는 커녕 오히려 키워놨다는 것에 있습니다. 병원에서 약을 주던 상황에서도 약국에서 있던 오진으로 인해 의약품 남용과 오용이 생겼는데, 이제 병원에서 약까지 못팔게 되었으니 어떻게 보입니까? 병원에서 약을 못받는 것을 아는 이상, 사람들은 병원에 갈 필요를 못 느끼고 스트레이트로 약국에 가서 약국의 오진을 받고 편하게 약을 사는 것입니다. |+rp+|14959|+rp2+|14962|+rp3+|main_sibal -
협객
2007.02.03 02:19
대여점 만화책의 경우는 세균이 많다는 정도에 불과하지만, 약국의 오진은 병을 악화시킵니다. 병이 악화될 수록 법률적인 문제와 의료기술적인 문제에 오차가 심해지고, 따라서 의사에게는 "의사에게 유리하게" 법대로 치료하는 방법과 의사의 소신대로 치료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법대로 치료하면 환자가 죽습니다."
법적으로 의사에게 부담되는 치료는 환자가 부담하지 않습니다. 법적으로 과잉진료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rp+|14959|+rp2+|14963|+rp3+|main_sibal -
협객
2007.02.03 02:45
말씀하셨듯이 긴 글이라서 잘 쓴 것은 아니고 오히려 짧고 간결하게 쓰는 것이 좋은 것입니다.
그것 역시 맞는 말씀입니다. 길게 썼다고 해서 반론을 한 것은 아닙니다. 단지 제 글과 어긋난 것 같다고 하시기에, 오히려 논지를 잘 짚으셨다고 한 것입니다.
논지는 밥그릇 싸움 이야기이고, 대체 누가 먹고 사는 것이 정답인가입니다. 먹고 살긴 다 먹고 살아야겠는데, 누구는 먹고 살기 힘들다 보니 애 생겨도 지워야 한다 하고, 부모가 먹고 살기 힘들다 보니 빛 한번 못보고 죽기도 합니다. 대체 누구의 책임일까요. 대여점도 먹고 살긴 살아야하는건 알겠는데, 만화가들의 불만은 재주는 우리가 넘는데 왜 우리가 받는 인세랑 똑같냐는 것입니다. 대여료가 한 10원 20원 정도로 아주 낮았다면 문제는 달라졌을지도 모릅니다.
힘없는 자의 힘없는 것이 책임일까요. 아니면 힘이 없는 것이 아니라 단지 자신의 힘을 모르는 것에 대한 책임일까요. 만화가들도 담합해서 힘을 모으면 힘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rp+|14956|+rp2+|14964|+rp3+|main_sibal -
협객
2007.02.03 02:54
먹고 살기 힘든 세상인데 먹고 사는데는 어디까지가 正道를 걷는 것일까요?
대여점의 경우는 법은 지키고 사는 편입니다.
하지만 만화계의 현실은 안타깝게도 그렇지가 않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대만입니다. 한국의 만화가들이 담합해서 값을 올리면, 값싼 외국만화가 물밀듯이 들어오게 됩니다.|+rp2+|14965|+rp3+|main_sibal -
협객
2007.02.03 03:18
반면 일본의 경우는 아예 대여점이나 만화방이 없다고 하는군요?
그래서 일본은 자국에서 팔아서 생산비 뽑은 다음이기 때문에 외국에 파는 건 거기서부터는 이미 순수익금이라고 합니다. 만화가들이 우려하는 게 이겁니다. 문화를 정복당한다.
의사들이 밥그릇 뺏기는 문제를 걱정하듯이 말입니다. |+rp+|14965|+rp2+|14966|+rp3+|main_sibal -
협객
2007.02.03 12:56
승사마님이 보기에는 길게 쓴 것처럼 보이시겠지만 논지의 깊이에 비하면 그리 길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한편으로는 약육강식 적자생존의 법칙에 따라 경쟁력있는 자만 살아남으면 모든 사람의 이익이 극대화될 것 같지만, 재미만 있으면 일본만화건 중국만화건 상관없을까요. 한명의 만화가가 수십명의 대여업계 인구를 먹여 살리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에 자부심을 가질만도 한 일인데 만화가들은 그러기 싫답니다. 손해 좀 보고 딴 사람 먹여 살리는 것보다 일에 대한 정당한 댓가를 받고 싶다고 합니다. 대여점이 하는 일은 생산으로 인정하지 못하겠다고 합니다. 만화가의 지적재산권의 착취라고 생각한다고 합니다. 만명을 먹여 살리는 한명의 천재는 되기 싫은 모양입니다. 그것은 의사들도 마찬가지인듯합니다.
결국 정치는 밥그릇 싸움입니다. 정치가들의 밥그릇 싸움이기도 하지만, 정치가들의 밥그릇을 지켜 주는 로비그룹들의 밥그릇 싸움이기도 합니다.
한미 FTA도 밥그릇 싸움이고, 스크린 쿼터제도 밥그릇 싸움입니다. |+rp+|14956|+rp2+|14967|+rp3+|main_sib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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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사람들이 만화책을 사서 봤다면 책값이 자연스레 떨어지는게 가능합니다.
그리고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아무리 일에 대해 열정을 갖고 사랑한다고 해도 생계에 지장이 있을 정도라면 그건 얘기가 달라지는 것 아닌가요? 만화가의 경우는 그 수준이 지나치니까 문제가 되는겁니다.
우리나라는 IMF 때부터 지금까지 빌려보는 문화가 전해져왔고,
이젠 너무 자연스러운 일이 되어 버렸죠. 길을 가다가 대여점이 보이는 것도 흔한 일이고요.
그런데 저 근처의 일본은 특별하게 싫은 소리 없이 사서 보는 것을 보면 사실 책 값이 많고 적고는 인식의 문제인듯 싶네요.|+rp2+|14941|+rp3+|main_sib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