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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왜 우리는 게임제작 앞에서 좌절할 수 밖에 없는가?

2007.05.05 05:57

고독한짱께 조회 수:677 추천:1

 


  게임제작에 관한 게시글들을 읽다 보면,


 


'게임 스토리를 짜는데 왜이렇게 힘든지 모르겠다, 만들다보면 어느새


스킬이나 캐릭칩 만들다가 시간이 다 간다.'


 


  라는 글들이 많은 것을 보게 됩니다.


 


  자신만의 게임을 만드는 것은 대단히 매혹적인 일입니다.


단 하나뿐인 자신의 게임을 만들고 싶어하는 욕심이란 것은 대단해서, 많은 쯔꾸르게임 개발자분들이 


캐릭터, 기술 하나라도 기본재료가 아닌 새로운 그래픽이나 시스템의 것을 이용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스토리구상, 전투시스템, 맵작성도 어려운데, 스크립트, 애니메이션 등 본외 작업까지


혼자서 소화해 내기는 불가능한 것 처럼 보입니다(팀을 구성하여 해결하려는 시도도 보이지만, 쉽지 않습니다).


  스토리를 구상하고, 월드맵과 마을을 스케치 해놓았지만, 막상 컴퓨터 앞에 앉으면


어떻게 대화해야 할지, 어떤 이벤트를 만드는 게 좋을지 막막합니다. 어느 새 스킬애니메이션을 만들거나,


도트를 찍거나, 아이템 만들기에 시간을 보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스토리진행과 대화.


가장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가장 진행이 더딘 부분입니다. 그 이유는,


컴퓨터에 앉는 그때그때마다 스토리를 생각하고 대화를 만들어내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게임의 뼈대는 그래픽도, 스킬도, 게임 시스템도 아닌 스토리입니다. 점토로 작품을 만들때


철사로 뼈대를 잡아줘야 살을 붙여나가기 수월한 것처럼, 게임을 만듦에 있어서 스토리구상과 대화는


가장 먼저 완료되어야 할 작업입니다.


 


  그렇게 하기 위한 작업으로, 저는 스토리라인과 각본을 만들기를 권장합니다.


컴퓨터를 끄고, 공책과 펜을 들고, 자유롭게 써보시길 바랍니다.


특히 각본은, 캐릭터를 생각하고, 캐릭터의 성격, 배경, 가치관, 주변상황을 고려하여 이야기를 써보십시오.


그리고 캐릭터가 어떻게 움직일 것이다, 하는 지문을 넣어주십시오(이것을 구체적으로 적어놓을 수록


나중에 있을 이벤트의 이동루트 설정작업에 큰 도움이 됩니다).


 


ex)


scene#1,


파비아마을


<하이넬, 두 하인을 이끌고 마을로 도착한다.


  1년만에 도착한 그는 마을 경관을 둘러본다>


 


하이넬: 파비아에 온 건 정말 오랫만이군요.


하이넬: 1년이라는 세월이 지났건만, 모든게 그대로에요


 


<머크, 경비실문을 나오다 그들을 발견한다>


 


머크: 오, 이것참 반가운 손님이 오셨구만!


...


 


  이런 느낌으로


마치 연극대본이나 영화각본을 구상하듯이 대사를 적어보는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하면 쉽게 수정과 첨가를 할 수 있고, 상황과 장면이 머릿속에서 상상되기 때문에


더 집중해서 어휘를 구사할 수 있게 됩니다.


(모든 내용을 한번에 쓸 수는 없으니 화면이 넘어가는 것 등을 기준으로 씬(scene)을 나누는 것이 좋습니다)


 


  만들어진 씬 하나 씬 하나를 게임에 옮기실 때,


대사가 이미 완성되어 있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의 작업속도와 퀄리티가 각본의 유무에 따라


얼마나 많은 영향을 받는지 알 수 있으실 겁니다.


 


그리고


게임작업시에 절대로, 스킬이나 도트찍기, 재료찾기에 시간을 낭비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예를 들어, 거대한 나무그림이 필요한데 당장에 없을 경우, 무작정 인터넷으로 검색하기보다는


일단 맵 상에 다른 나무로 대신 배치해놓고, 나중에 찾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스킬을 만들었는데


스킬애니메이션이 당장 없다고 해서 게임진행작업을 내팽개치고 그것에 매달리는 것은


전체 게임작업진행을 더디게 만듭니다.


 


  아까도 말했지만, 스토리진행은 게임작업에 있어서 가장 먼저 완성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맵의 작성에 있어서도 스토리진행에 필요한 필수적인 요소만 만들고 나중에 디테일한 작업을 하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쯔꾸르게임 '데이드'의 향수를 기억하고 있는 것은, 그래픽이나 액알전투시스템보다는


캐릭터들의 어색하지 않은 대사처리, 시종일관 톡톡 찌르는 유머, 그리고 고개가 끄덕여지는 스토리의


훌륭한 조화 덕분입니다. 


 


  스토리와 대화는 무술의 기본기같은 것입니다. 구멍이 숭숭난 허전한 맵과, 볼품없는 스킬,


진부한 캐릭터칩이 당장은 참기 힘들더라도, 꾹 참고 스토리진행에 매진하시길 바랍니다.


그것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탄탄한 스토리라인과 게임구성으로 보답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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