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지방선거 단상.
2006.06.01 12:28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관심은 없었던 지방선거가 끝났습니다.
뭐 결과야 여론조사 뜨는 순간에 이미 너무 확연하게 드러나 있었지요.
그런데 여기에서 하나만 생각해 봅시다.
과연 지방선거에서 '정당'을 보고 표를 던지는 게 과연 합리적일까요?
자, 한번 생각해 봅시다.
우리 동네 일을 잘 해나갈 일꾼을 뽑는 선거입니다.
그런데, 그 선거의 당선자가 특정 정당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그 당선자의 대부분 - 아니, 거의 전부가 한 정당에 소속되어 있지요.
정당에 소속된 사람은, 일을 해 나감에 있어서 소속 정당의 방침을 따라가게 마련입니다.
그것이 지역의 이익과 상반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저 위에 언급한 '한 정당'은 그런 쪽에서 정당의 영향력이 좀 더 강할 것으로 예상되는 당입니다.
개표방송에 출연한 한 '전문가'의 얘기를 인용해 보겠습니다.
"기초 자치단체장과 기초의회는 정책에 있어 서로 견제를 할 수 있어야 하는데,
한 정당이 모든 자리를 독식하는 현 상황에서 그러한 기능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이번 선거는 정당만을 보고 투표하는 경향이 유독 강했다고 합니다.
물론 현 집권당이 워낙에 민심을 잃어버렸기 때문 - 이긴 하지만,
선거를 정당간의 싸움으로 몰고 가려는 기성 정당들의 행태,
그리고 후보자 개개인의 자질과 정책 비전에는 별 관심이 없었던 유권자들의 무관심이
이런 결과를 가져왔다고 봅니다.
이번 선거 유세에서 모 당의 대표께서 피습을 당해 부상을 입으셨습니다만
- 그 사건으로 지방선거의 판세가 크게 요동칠 이유는 사실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지요...... 이 사건이 대부분의 접전지역을
일제히 그 정당의 우세로 돌려놓았다는 말은 그냥 넘어갈 말이 아닙니다
(서울 경기지역에서의 싹쓸이가 바로 이 때문이죠. 딱히 우세정당이 없는 지역이기 때문에).
이번 선거에서 '매니페스토 운동 - 인물, 정책을 보고 표를 던지자는 운동' 이 벌어졌음에도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것은,
글쎄요, 아직 우리는 멀었다고 생각해야 할까요?
여담 - 저는 이번 선거에서 '무소속을 우선으로 고려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만,
실제로 표를 준 후보들은 다 정당인들이군요(열린우리3, 민노1)......
뭐, 저 둘 중 어느 당 지지자도 아닙니다만,
덕분에(?) 제가 찍은 후보들은 다 낙선하게 생겼습니다... 참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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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虎)
2006.06.01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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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연방
2006.06.01 22:07
투표권이 있습니까?
왜 이런 말을 하시는지? |+rp+|10680|+rp2+|10685|+rp3+|main_sibal -
로안
2006.06.02 03:29
투표권이 없어서 패스.|+rp2+|10692|+rp3+|main_sibal -
CatsEyesOnly
2006.06.02 03:34
정치는 현실이고, 주어진 조건에 먼저 충실해야지요. 열린 우리당이 참패한 원인은 되풀이 되는 실정과 오만 함 때문이죠. 자기들만의 세상이 있나요? 게다가 그 책임당원인가 뭔가 하는 사람(물론 배후가 있으리라고 보는데...)이 자기와 생각이 다르다고 생명을 노리는 일이 있어야 할까요! 그런 일 때문에 더욱 국민이 분노하는 겁니다. 그러니 당연히 표가 한쪽으로 쏠리게 되고, 더이상 기대할 것이 없는 정당에게 표 안주는 것 당연하죠.|+rp2+|10693|+rp3+|main_sibal -
카일러스
2006.06.02 11:35
아무래도 현 대세는 한나라당이 맞습니다. 그동안 형평성 확보를(물론 실패했지만) 위시한 정당과 정책이 추진되었으니, 다시 앨리트를 중점으로 한 보수주의자들이 고개를 드는 것은 정치 생리로서 당연한 일입니다. 마치 옛 프랑스에서 벌어졌던 지롱드 - 자코뱅 파의 몰락과 나폴레옹 통령정부가 들어서는 과정과도 비길만합니다.|+rp2+|10704|+rp3+|main_sibal -
카일러스
2006.06.02 11:38
이것은 일종에 과도기라 할 수 있습니다. 평등사상에 기초한 복지국가의 몰락과 다시 부활나는 앨리트 사회의 예고라 할 수 있습니다. 전 세계의 전체적인 추세로 민주주의 몰락, 왕정과 귀족주의의 대두를 보고있습니다.|+rp2+|10705|+rp3+|main_sibal -
카일러스
2006.06.02 11:42
확실히 지금 현대사회는 무의식적으로 강력한 지도자를 원하고 있습니다. 부시의 재선, 고이즈미의 행진, 박근혜의 비정상적인 인기 등을 미루어 세계의 힘의 분배는 좁아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세계의 움직임은 그동안 누차례 예고했던 앨리트 사회의 탄생입니다.|+rp2+|10706|+rp3+|main_sibal -
CC(虎)
2006.06.03 06:40
결과적으로 안찍은건 맞지 않습니까?
아무리 제가 보통선거권이 있는 것 처럼 얘기했다고 해도 거짓말은 안했는데요? |+rp+|10680|+rp2+|10719|+rp3+|main_sibal -
천무
2006.06.04 06:25
투표하는 사람들이 다 바보는 아닐겁니다.
세상 사람들은 생각보다 머리가 좋으니까요.
무개념하게 세상을 사는 사람들이라면 투표를 할 필요도 없으니 아마 투표를 안한 50%의 사람들중에 속해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들 사람보고 찍고 싶을겁니다만.
만약 정말로 이놈을 보나 저놈을 보나 아무리 봐도 찍을놈이 없다고 하면.
그 차선책으로 정당을 선택하게 됩니다.
정당도 선택하기 싫으면 자기 아는사람 찍는거고.
자기 아는사람도 없으면 그냥 안찍는거죠.
즉 사람들이 우민들이라서 당을 보고 투표를 한다기 보다는.
최선의 방법을 쓰기 어려울 때의 차선책을 썼다고 보는게 더 맞는다고 봅니다.
저도 어릴때 많이 생각했던 부분입니다.
세상엔 참 어리석은 사람들이 많구나~! 라는 생각..ㅡ.ㅡ;
하지만 세월이 흐르고 나이가 들어가면서 많이 느낀 것은.
생각보다 세상을 사는 사람들은 똑똑하다 라는 겁니다.
군중이 선택한 것에는 겉보기엔 굉장히 단순해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의 사상과 철학 생각을 하나의 개념으로 묶으려면 세밀한 부분은 떨어져 나갈 수 밖에 없으니까요.
하지만 여기엔 개인이 디테일하게 생각하면서 접근할 수 없는 힘을 가졌습니다.
재밌는 비유로 설명하자면 A라는 직장인은 월급을 200받고 싶고, B라는 고용주는 100을 주고 싶다.
여기에서 A와 B를 개인으로 본다면 150받기로 합의를 하는 부분의 개념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자기가 아닌 사람들에게는 너무 막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막대한다는 말이 좀 지나치다면.. 가볍게 생각하는 경향이라고 할까요.
즉, 나의 생각과 나의 사상, 나의 행동에 대해서는 관대하고, 남들의 생각이나 사상 행동에 대해서는 굉장히 까칠해지죠.
선거결과에 따른 사람들의 반응은 너무 당연하고 일반적이고 예상할 수 있는 내의 반응들이죠.
1. 당연한결과다. 낙선자를 찍은놈들 거봐라.
2. 당선자를 찍은놈들 이해안간다. 다들 바보인가.
3. 이 우매한 사람들아 사람과 정책을 보고 찍어라.
이번에도 굉장히 뻔한 이야기들이 오갔지요.
결과는 절대로 우습게 볼건 아닙니다. 특히 많은 사람들에 의해서 만들어진 결과는 한 사람이 가볍게 보고 비웃을 정도는 분명히 아닙니다.
이번 선거는 사람들의 염원이 담겨있는 겁니다.
좀더 멀리서 조용히 지켜봅시다.
물론...PianoForte 님이 지지한 후보들이 많이 낙선하게 된점은 안됐지만.ㅡ.ㅡ;..|+rp2+|10743|+rp3+|main_sibal
저도 당보고 찍는건 싫어하지만 서울 시장에 오세훈 말고는 찍을 사람이 없었다는...
그래서 안찍음[=_=]|+rp2+|10680|+rp3+|main_sib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