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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릴레이연재 Neptunus Story

2010.11.28 04:20

크리켓 조회 수:59 추천:4

extra_vars1 Eye of guillot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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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명소리가 내 심장을 옭아맨다. 바로 앞에서 고통에 울부짖는 남자의 모습을 보아도 죄책감이 들지 않는다. 이자르와의 악연이 가져다준 광기가 나를 괴롭히고 있다. 나는 더더욱 잔인한 사람이 되어가고 있고 내가 의사인지, 시체를 파먹는 구울인지 알 수가 없다. 실험대에 묶여있는 남자의 피가 내 가운에 약간 튀었다. 알 수 없는 뜨거움이 내 몸속에서 확하고 올라왔다가 다시 사라졌다. 처음엔 이 비명소리에 수십 일 동안 괴로워했다. 지금은 단지 이 기나긴 악연이 빨리 끝났으면 하는 바램으로, 이 남자가 살았으면 하고 있다. 생명의 존엄이란 없이 단지 나의 이기심 때문에. 뒤를 흘끗 쳐다보았다. 이자르는 진심으로 즐거운 듯한 표정을 짓고 서있었다. 그는 내가 만나본 많은 사이코 환자들 보다 더했다. 지금까지의 환자들에게 없었던 힘이 이자르에겐 있었다. 그는 악랄한 뱀이었다. 이 어둠의 세계에 들어와서 나름 알아본 자료에 의하면, 이 세계 내에서도 최하층의 소굴엔 인간을 천천히 광기로 몰아넣어 스스로 타락하게 만든 뒤, 완전히 미쳐버린 인간을 잡아먹는 우로보로스가 있다고 했다. 이 전설은 바로 이자르를 뜻하는 것이다. 가장 은밀하게 움직이며 한번 찍은 목표는 최대한 악랄하게 죽인다. 이 거대한 전설이 내 뒤에서 웃고 있는 데 내가 좋아해야하는가?


 


 


 


 지금으로부터 3년 전, 의사인 나도 알 수 없는 미지의 병이 내 아내에게 닥쳐왔다. 나의 힘으로는 도저히 그녀의 병을 알아낼 방법이 없었고, 조금씩 죽어가기 시작했다. 그녀가 쓰러져 뇌사상태에 빠지게 되었을 때, 내 앞으로 한통의 편지가 날아왔다. 발신자는 표시되어 있지 않았다. 그러나 편지에 적혀 있는 단 한 줄의 문장이 나를 사로잡았다.


 


 - 아내의 병을 치료할 방법을 알고 있다. by기요틴.


 


 마지막 단어를 읽고 난 뒤, 이것은 나에게 거래를 요구하는 악마의 속삭임임을 알게 되었다. 자신이 발명한 사형 방법에 자신이 죽은 조제프 기요탱. 사실이 와전되어 전해진 것이지만 이 편지를 보낸 자는 나에게 선택을 강요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였다. 나는 아내를 살리기 기요틴을 만나보기로 하였지만, 3일이 지나도 다른 편지는 오지 않았고 아내의 병세는 더욱 심각해져갔다.


 


 “젠장! 만나겠다고! 만나겠다는 말이다!”


 


 의사임에도 병을 치료할 방법을 몰랐던 나 자신에게 너무 화가 나서 그랬던 것일까. 무심코 내뱉은 그 외침을 그 기요틴이 들었는지 다음날 검은색 봉투의 편지로 집에 도착했다. 거기엔 간단명료한 치료방법이 적혀있었다.


 


 - 센버러-윈터가든 대학 병원, 87병동 1210호 병실이 비어있다.


 


 내가 일하는 뉴하버드 대학병원과는 완전히 반대방향에 있는 다른 병원이었다. 하지만 내가 알기론 87병동은 존재하지 않았고 13층까지 있지만 1210호는 없는 걸로 알고 있었다. 86병동은 12층에 위치해 있고 센버러-윈터가든 병원의 VIP병동이었다. 도대체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나는 더 이상 생각하지 않고 찾아 나서기로 했다. 아내의 이마에 키스하고 나는 곧장 집을 나와 센버러-윈터가든 병원으로 차를 몰았다. 차를 타고 가는 도중에 누군가 나를 감시하는 듯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 아마 착각이 아닐 것이다.


 센버러-윈터가든 병원에 도착해서 안으로 들어가보니 주말이라 그런지 사람이 많았다. 원래 이 시간에는 나도 뉴하버드 병원에서 일을 해야겠지만 오늘은 휴가날 이었다.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접수처에 가서 원무과 직원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이 대학 병원에 87병동이 있습니까?”


 


 “죄송합니다. 저희 병원엔 87병동은 운영하지 않고 있으며 VIP병동인 86병동까지 있습니다.”


 


 역시나 87병동은 존재하지 않았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대기석으로 걸어가 앉아서 눈을 감았다. 누군가가 나에게 장난을 친 것일까? 그렇기엔 너무나 타이밍이 좋았고 나의 모든 것을 꿰뚫어보는 듯했다. 아까부터 느껴지는 시선. 그 누군가의 시선이 아마 나를 기다리고 있겠지. 그는 단순히 나를 기다리는게 아닐 것이다. 나를 시험하는 것이다. 그가 문제를 주었다면 나는 그 문제를 풀어야 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은 결단이었다. 나는 감은 눈을 번쩍 뜨고 일어나서 VIP병동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쪽으로 다가갔다. 그 엘리베이터 앞에는 따로 출입문이 있었고 출입문 양옆의 2개의 차폐된 방안에는 아마 경비원들이 있을 것이다. 내가 다가가자 삑 하는 소리와 함께 출입문일 덜컹하고 잠겨졌고 곧 이어 2명의 검은색 양복을 입은 경비원들이 나타나 나에게로 다가왔다. 그들은 이 병원 소속이 아닌 VIP병동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개인 보디가드로 보였다.


 


 “실례합니다. 이 엘리베이터는 VIP병동으로 가는 엘리베이터입니다. 혹 사전 면회 예약하신 하신 분입니까?”


 


 경비원이 위협적으로 손을 내밀며 나를 뒤로 물러나게 만들었다. 누군가의 시선이 더욱 나를 노려보는 느낌이 들었다. 이 장애물을 넘어서기 위한 어떤 행동을 취해야겠지.


 


 “저는 뉴 하버드 대학 병원에서 여기 센버러-윈터가든 대학 병원의 원장님과 상의를 통해 외과 수술 집도를 맡게 되어 왔습니다.”


 


 나는 그들에게 내 의사신분증을 내밀었다. 그들은 내 신분증을 확인하다가 나에게 물었다.


 


 “이 신분증엔 외과가 아니라 신경정신과라고 나와 있습니다.”


 


 “뉴 하버드 대학 병원에서는 현재 신경정신과 과장을 맡고 있지만 대학 재학 시절부터 인턴 까지 외과 쪽으로 일했으며 이곳 원장님도 제 외과 수술 실력을 잘 알고 계십니다.”


 


 말이 되는 소리가 아니었지만 이들은 그다지 자세히 모를 것이라고 생각했다. 역시나 내가 복잡하게 나오자 그들은 주춤했다. 그래서 나는 좀 더 다급하다는 목소리로 재촉했다.


 


 “시간이 늦었습니다. 수술은 10분 후에 시작되고 그전에 준비를 하기 위에 빨리 올라가 봐야합니다.”


 


 내가 그렇게 말하자 서있던 경비원 한명이 허겁지겁 품속에서 스위치같은 것을 꺼내어 눌렀다. 출입문이 삑 하는 소리와 함께 열리자 나는 신분증을 받고 안으로 들어가 엘리베이터 스위치를 눌렀다. 엘리베이터는 지하2층에 있었고 서서히 올라왔다. 그 때문일까, 뒤에 있던 경비원 한명이 나를 불렀다.


 


 “일단 병원장님께 연락을 해보겠습니다. 기다려주십시오.”


 


 나는 속으로 이를 갈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문이 열리자마자 빠르게 들어가서 타고 올라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하 2층에서 지상1층 까지 오는데 걸리는 시간은 5초밖에 안됐지만 나에게는 1년과 같이 길게 느껴졌다. 나는 손에 생기는 땀을 옷에 닦고 도착한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기를 기다렸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기 시작하고, 내가 뛰어 들어가려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엘리베이터 안 또한 검은 양복을 입은 남자가 서있었기 때문이다.


 


 “어서오세요, 윌 크레이츠먼 선생님.”


 


 내가 좌절을 하고 있을 때 놀랍게도 엘리베이터 안에 있는 남자가 말을 걸어왔다. 나의 뒤에 서있던 경비원들은 엘리베이터 안의 남자를 보고 설명을 부탁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오늘 외과 집도의입니다.”


 


 그는 간단하게 말하고는 웃었다. 방금 전까지는 긴장이 되어서 그를 자세히 살펴보지 못했지만 그는 상당한 미남에 속했다. 키는 183cm정도 되어 보였고 약간 마른 체형이었지만 옷으로 드러나는 근육들이 상당히 많은 운동을 했다는게 보였다. 뒤쪽의 경비원들은 그가 하는 말을 믿고 돌아가는 것을 보아 아마 이들의 대장쯤 되는 것 같았다.


 


 “타시죠.”


 


 하지만 나는 여기 온다는 것을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았고 누군가 알고 있다면 그것은 나를 감시하는 자일 것이다. 내 앞에 서있는 이 사람이 바로 그 감시자인 것일까? 나는 더욱 긴장하며 엘리베이터 안에 들어가 그의 옆에 섰다. 엘리베이터는 12층으로 천천히 움직였다. 나는 옆의 거울을 통해 그의 얼굴을 보았고 그는 엘리베이터의 층수를 확인하며 위를 바라보았다. 나는 그에게 먼저 말을 걸었다.


 


 “당신이 길로틴입니까?”


 


 남자는 입꼬리를 올리는 정도의 미소를 보이고 말을 했다.


 


 “길로틴께서는 그곳에 계시죠. 제 이름은 이자르 노포비츠라고 합니다.”


 


 이것이 나와 이자르의 첫 만남이었다.


 


 



 그의 이름은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본명을 알 수 없다. 하지만 그는 언제나 이자르라는 이름을 사용했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남자여서 일까. 확실히 그는 당장 시내로 나가면 여자들이 줄을 설 정도로 멋있는 남자였다. 하지만 그의 아름다움은 그의 마음속에 깃들어 있는 추악함을 가리기 위한 장막일 것이다. 나는 또다른 생각도 해보았다. 어쩌면 이자르는 자기 자신의 암흑에 크게 매력을 느끼고 그것을 아름다움이라고 표현하는지도 몰랐다. 만약 그렇다면 그는 확실히 이자르, 가장 아름다운 자라는 말이 맞을 것이고 굉장한 나르시스트일 것이다. 나와 그와 함께하는 시간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과연 내가 이 실험이 끝나고 난 뒤에 그의 어둠의 나르시즘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미 나는 그의 광기에 동화되고 있었고 나를 붙잡아 주는 것은 이런 광기를 인정하는 나의 마음이었다. 때문에 나는 오늘도 한명의 실험자를 죽이기 전에 책을 펼쳐들었다. 세계 전쟁 당시 전쟁의 공포를 자신의 마음에 가둔 시인의 시집이었다. 암울함과 극도의 공포 속에서 전쟁터를 오고 다녔던 그는, 최후에 자기 스스로가 공포가 되어 광기 속에 살았던 시인이었다. 참 웃기게도, 시인의 이름은 이자르 세런이었다.


 


 “공포를 바라고, 혼돈을 사랑하며, 죽음을 기다리는, 나는 재물이다.”


 


 또 다시 나는 한명의 남자를 실험대 위에서 죽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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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