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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추리 수수께끼

2009.07.20 17:21

물망초 조회 수:566

extra_vars1 소녀의 당당함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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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로 열고 들어왔다고?!”




황당함의 극치가 따로 없다. 남의 집의 문을 당당히 키로 열고 들어왔다는 걸 당당히 말하는 건 어디서 나오는 자신감이란 말인가. 잠시 이성을 잃고 혼란에 빠져 있는데, 옆에서 ‘쿡쿡’거리며 웃는 소리가 들렸다.




“그렇게 놀랄 일 이느냐?”




태연스럽게 말하는 그 모습에 솔직히 짜증이 서서히 나기 시작한다. 나도 모르게 혀로 입술주변을 핥는다. 내가 초조했을 때 하는 행동이다.




“어이가 없네, 꼬마야. 누구 허락을 받아서 키를 갖고 내 집에 찾아왔다는 거야?”


“......허락을 받아야 할 사람은 내가 아니라 너 일건데?”




‘이건 또 무슨 말이야?’ 내가 어째서 저런 꼬맹이한테 내 집을 출입하는 데 허락을 받아야만 하는 건지 어처구니가 없었다. 사람의 혼란정도가 10이 최고라고 한다면 지금 나는 거의 8~9정도 수준일 것이다. 저 꼬맹이가 사람을 놀리는 것도 정도가 있지, 어디까지 까불 생각인지 모르겠다.




“그건 또 무슨 말이야?”


“말 그대로다. 허락을 받아야 하는 건 너란 말이다.”




당당한 것도 정도가 있지. 이렇게까지 밀고 오면 이유를 묻지 않을 수가 없는 게 인간이라는 것이다. 머리가 조금 아파서 이마를 오른손 엄지와 검지로 짓누른다.




“어째서 그렇지?”


꼬맹이는 다시 재미있다는 듯이 ‘쿡쿡’웃더니 눈 꼬리를 내리며 날 지그시 쳐다보았다.




“왜냐하면 이 집의 소유권은 나, 엘리자베스한테 넘어왔기 때문이다.”




순간 숨이 턱 막히는 느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