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소개
2010.06.16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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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까지 내 맘을 전하지 못하고
서로운 도둑고양이의 울음소리에
밤을 지새우다
지금 끄적이는 것도
단지 소망으로 끝날터인데
괜한 종이에
애태우는 연필이 싫다
한가로이 내리는 봄비에
벚꽃은 우수수 떨어지고
콘크리트 바닥은 움푹패여
빗물을 삼키어라!
창밖에 비는
천리까지 내맘을 전하지는 못하지만
창밖 비 피하지 못한 풀벌레 소리로
내 맘을 삭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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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는 그렇니까... 고2때인가 고3때쯔음해서 쓴 시입니다. 뭐 예전에도 창조도시에 올렸던 시인데요. 다시 올리는 이유는 이 시에 대한 저의 애착이 좀 강해서 말이죠.
이 시를 쓰게 된 동기는 야간자율학습을 끝내고 오던 중 아파트 현관 옆에 심어져 있는 벚꽃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고 쓰게 됬습니다.
저는 보통 막 떠오른 참신하거나 좋은 귀절 하나를 가지고 시를 쓰기 시작하는데요. 이 시는 쓰는 도중에 정말 좋은 귀절을 운 좋게 떠올린 셈인데, 그 귀절이 바로 '괜한 종이에 애태우는 연필이 싫다'입니다.
이 시를 쓸 당시에도 그랬고 몇년이 지난 지금도 그렇고 이 귀절은 정말 마음에 듭니다.
창 밖에 내리는 비를 보며 책상에 앉아 빈 종이에 연필로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는 화자. 그것을 표현한겁니다.
아 그리고 최근 제가 올린 시를 보면 좀 이상한 시들이 많은데, 특히 '소음'이라는 시는 제가 쓴 시 중 최악인 듯한 시이고...
오해하지 말아주셨으면 하는게 보통 제가 비판적이거나 부정적인 혹은 철학적인 시를 많이 씁니다. 그래서 가끔 낯간지러운 시를 올리는데, 그 시들로 저를 딱 단정짓지 말아줬으면 해서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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