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창조도시 기록보관소

이야기

2010.08.12 03:27

idtptkd 조회 수:149 추천:1

extra_vars1
extra_vars2
extra_vars3
extra_vars4  
extra_vars5  
extra_vars6  

<이야기>


 


손끝에서 울리는 타이핑 소리.


그건 일정한 박자를 가진 듯하지만


생각이 끊기면 그 박자는 절대 살아나질 않는다.


 


잡히지도 않는 백지 위에 깜빡임이 가슴을 설레게 한다.


정확히는 설렘보다 걱정과 불안에 가깝다.


긴장과 공포로 인해 심장 박동이 타이핑 소리와 비슷해진다.


손 끝에서 한 사람이 선다.


그 다음 줄에서는 그 사람은 남자가 된다.


하지만 그 다음줄에서는 그 사람은 여자가 된다.


그렇지만 뭐가 중요하겠느냐.


백지 속에 있는 그 사람은 진짜 있지도 않는데.


 


가슴 아픈 사랑을 하는 그 사람을 보면서도


백지를 마주하는 나는 울지도 웃지도 않는다.


그저 손을 섬세히 움직여 그가 더 아픈, 그렇기에 더 아름답게


그렇게 갈 수 있게 만들고 있을 뿐이다.


 


그 사람이 마치 나를 향해 말하듯이


아프다고 소리치고 사랑한다고 말해도


그 누구도 나를 향해 그렇게 말하지 않았기에


그 생소한 감정에 당황한다.


타이핑 소리가 끊어진다.


길게 길게 끊어진다.


 


재빠르게 박자를 살려서 급박한 노래를 만들다가도


모든 것을 지우는 빠른 반복의 소리가 다시 백지를 만든다.


그 사람이 나를 사랑한다고 외친 그 줄은 이미 지워진 상태다.


다 만들 수도 되돌릴 수도 있다.


 


내 손 끝에서 나는 타이핑 소리가 멈춘다면.


 


 


==================================


 


new 띄우러 왔습니다 ㅇㅁㅇ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651 미적거리다 꼬마사자 2010.08.19 201
5650 보석 [1] 완폐남™ 2010.08.19 155
5649 It all about you 꼬마사자 2010.08.17 220
5648 먹는다. [2] 꼬마사자 2010.08.16 170
5647 미안해 [2] 완폐남™ 2010.08.15 169
5646 [1] 느브므읏때 2010.08.15 206
5645 서중낙우[曙中落雨] [3] Yes-Man 2010.08.13 245
5644 내사랑울보 [2] 꼬마사자 2010.08.13 166
» 이야기 [1] idtptkd 2010.08.12 149
5642 노크 (Knock) 꼬마사자 2010.08.10 75
5641 집착 혹은 사랑 PlaZMaVIm 2010.08.10 131
5640 늑대거미 꼬마사자 2010.08.09 117
5639 스치듯 꼬마사자 2010.08.09 79
5638 아오 [2] 꼬락서니 2010.08.09 75
5637 하다보니 꼬마사자 2010.08.08 92
5636 정신 차리세요 은빛파도™ 2010.08.07 143
5635 i 은빛파도™ 2010.08.07 187
5634 유기견 꼬마사자 2010.08.05 87
5633 불순물 RainShower 2010.08.04 249
5632 맥주 예찬가 꼬마사자 2010.08.04 1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