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창조도시 기록보관소

벚나무, 꽃을 토해내다

2010.05.10 18:23

타이머 조회 수:363 추천:1

extra_vars1
extra_vars2
extra_vars3
extra_vars4  
extra_vars5  
extra_vars6  

이 땅에는 무에 나쁜 것이 있어
봄이며 가을마다 길거리를 흐트리는가

대학은 지성의 요람이련만
청년들은 대학의 지성을 길거리에 밭어낸다
맨정신에 밭을 수 없어
알코올의 독기를 빌어 속을 비워낸다

뱃속을 비우는 것이 아니다
덜 여문 머리에 들어찬 덜 여문 지식
그것을 한 번 두 번 게워내는 것이다
범람하는 지식을 길거리로
청년들이 제 깜냥껏 전파하는 방식인가

아니
지식의 성전을 더럽히는 속된 것들
삽으로 퍼내듯
현실 밖으로 버리는 방식이라

이 땅에는 무에 나쁜 것이 있느뇨
봄, 벚나무는 꽃을 토해낸다

이 땅에 뿌리밖은 제 깜냥껏
피처럼 불그레한 피고름
제 가지 밖으로 꾸역꾸역 게워낸다
저도 맨정신에 밭을 수 없을 것인즉
봄의 알싸한 독기를 빌어
제 자리에 주저앉아
산이며 도로며 길거리며 가리지 않고
등 치는 바람의 손길에 따라
우왁 하며 밭어낸다.

이 땅은 온통 벚나무의 피고름에 넋을 잃고 올려보는 무지한 인간들 뿐이라 말라죽는 벚나무는 아랑곳도 없이 조금 더 토해내라며 밤낮으로 실실거리며 축제를 벌이는 것이다


 


2010. 04.


---------------


 


오랜만이군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551 콜라 [1] 테시오 2010.06.04 201
5550 붕괴 [1] 바람의소년 2010.06.04 214
5549 천사의 제국 [1] RainShower 2010.06.03 162
5548 호접몽 [1] 생강뿌리즙 2010.06.03 427
5547 똥개 [1] $in 2010.06.02 183
5546 모놀로그 [2] Yes-Man 2010.06.02 70
5545 소음 [4] Yes-Man 2010.05.28 85
5544 금지 [2] idtptkd 2010.05.23 118
5543 허세 [2] 뱀신의교주 2010.05.22 257
5542 한숨 [7] 테시오 2010.05.20 272
5541 숲을 거닐다가 [2] 은빛파도™ 2010.05.19 217
5540 꿈을 꾸었습니다. [2] 뱀신의교주 2010.05.18 274
5539 잿빛도시 마른 잡초 사이에 몸을 누이다 [2] 타이머 2010.05.17 409
5538 순환 [4] 뱀신의교주 2010.05.15 219
5537 [1] file 덧없는인생 2010.05.11 235
» 벚나무, 꽃을 토해내다 [2] 타이머 2010.05.10 363
5535 성장통 [2] 바람의소년 2010.05.10 203
5534 앎을 안다고 할 수 있을까 [1] 엔틱테디 2010.05.07 275
5533 달변 [2] 엔틱테디 2010.05.07 328
5532 마비노기 - 스킬의 시 광시곡 2010.05.06 2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