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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전쟁 「Prisoner Princess」

2006.09.18 08:15

아란 조회 수:2484 추천:4

extra_vars1 Pain of War 
extra_vars2 09(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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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 2066. 4. 1. PM 01:00 독일 베를린 국회 의사당 앞]

“무능한 정부는 물러가라!!”

“우리에게 빵과 평화를 달라!!”

베를린 국회 의사당 정문 앞에서 불과 10m도 안 되는 부근에서 방패를 앞세운 전경들과 플래카드를 제각기 들고 있는 성난 군중들이 금방이라도 충돌할 듯 대치하고 있었다.

“네오 제네시스에 기생하는 악덕 정치인들은 물러가라!!”

맨 앞 열의 군중들 중 모자를 푹 눌러쓰고 마스크로 입을 가린 젊은 청년 대 여섯 명이 미리 준비한 쇠파이프로 앞 열에서 방패를 앞세우고 있는 전경들을 급작스레 찌르면서 순식간에 전경 몇 명의 방패가 부서지고 피를 흘렸다.

“우리들의 피를 빨아먹는 기업들은 꺼져라!!”

순식간에 앞 열의 성난 군중들은 폭도로 돌변해서 제각기 들고 있던 플래카드와 휘두를 수 있는 거나 던질 수 있는 것은 뭐든지 전경들을 향해 던져댔지만, 그들이 휘두른 플래카드와 던져지는 유리병과 돌멩이들을 전경들은 주변에 동료들이 피 흘리고 다치는 것을 그저 묵묵히 지켜보며 그 자리에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선배!! 언제까지 이러고 있어야 합니까!”

전경들 중에서 보다 못한 한 전경이 뒤에서 똑같이 방패 들고 버티고 있는 선배에게 묻지만, 선배는 그저 분한 표정으로 이를 가는 모습만을 보여줄 뿐이었다. 후배 전경도 선배의 표정만으로도 대답을 알 수 있었다. 아무리 동료들이 피 흘리고 다치고 불구가 되더라도 자기들 끼리 헐뜯고 싸우고 기업에 아양 떨기 바쁜 정치인들이 과격 진압을 할 수나 있을 리가 없었다.

「제군들, 책임은 내가 진다! 다 조져!!」

갑자기 확성기를 통해 들려오는 전경들을 지휘하던 자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잠시 전경들은 자신들이 잘못 들은 게 아닐까 의아해 했다.

「다시 한 번 전한다! 책임은 내가 진다! 몽땅 패버려!」

그러나 다음 순간 다시 확성기를 통해 들려오는 목소리에 전경들은 확신을 갖고 쌓이고 쌓인 울분들을 폭력 시위대로 변한 군중들을 향해 폭발시키려고 하였다.

부르르르릉.

“으아아아아악!!!”

“꺄악!!”

바로 그 순간 갑자기 성난 군중들을 닥치는 대로 들이박고 짓밟아버리며 국회 의사당 정문을 향해 돌진해오는 한 트럭이 있었다. 트럭의 뒤에는 식빵 모양의 천막으로 가려져 있었는데, 트럭이 과격하게 돌진해서 그런지 트럭의 뒤에서 드럼통 몇 개가 튕겨져 나오며 혼비백산한 시위대의 머리통을 갈기고 깔아뭉개며 거칠게 아스팔트로 코팅된 바닥에 내동댕이쳐지며 그 중 한 드럼통에서 시커먼 기름이 흘러나왔다.

“모두 도망쳐!!”

선배 전경 중 한 명이 트럭에서 튕겨져 나온 드럼통을 보며 안색이 새하얗게 변하며 즉각 소리쳤지만 트럭이 더 빨랐다. 트럭은 순식간에 정문 앞에서 성난 군중들과 대치하던 전경들을 싸그리 박아버리며 그대로 정문을 들이박았다.

콰쾅.

거대한 화염이 국회 의사당 정문 일대를 뒤덮었다.




머리가 까지고 정장을 잘 차려 입은 남자의 책상에는 서류들이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 그러나 남자는 서류들 때문에 머리가 아픈지 벌레 씹은 표정으로 서류들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각하, 닷소 社에서 항의가 들어왔습니다만.”

한 정장을 입은 젊은 여성이 서류를 한 무더기 들고 오며 남자를 보며 말했다.

“그래, 뭐라고 하던가?”

남자는 여성이 책상 위에 올려놓는 서류는 거들 떠 보지도 않고 여성에게 되물었다.

“저기 그게 이번 달에만 벌써 반 기업을 표방하는 테러리스트 때문에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고…”

“그래서, 대량 살상 폭탄이라도 떨구겠다고 하나? 아니면, 나를 끌어내리고 다른 녀석을 총리로 앉히겠다고 으름장 놓았나?”

“둘 다…입니다. 각하.”

“그 밖에 다른 보고는 없나?”

“아, 방금 들어온 소식입니다만…”

여성은 남자의 묻는 말에 방금 전 국회 의사당 정문에서 벌어진 트럭을 이용한 테러에 대해 간략히 보고했다. 여성의 말을 다 들은 남자는 눈을 지그시 감았다 뜨며 여성을 보며 말했다.

“후우, 그 밖에 다른 사항은 없나?”

“현재로서는 그게 다입니다. 각하.”

“알겠네. 잠시 혼자 있고 싶으니, 이만 물러가 있게.”

“알겠습니다. 각하.”

여성이 문을 닫고 나가자, 남자는 한숨을 내쉬며 머리를 뒤로 젖혀 천장을 바라보며 말했다.

“처음 총리가 될 때, 반드시 이 나라를 기업들에 휘둘리지 않는 나라로 만들겠다는 결심을 했지만….”

남자는 곧 다시 머리를 원래대로 숙인 뒤 탁자에 놓여 있는 전화기를 바라보며 씁쓸한 듯 마저 말했다.

“나도 결국은 퇴물에 불과하다는 것이군.”

남자는 곧 수화기를 들고 어딘가를 향해 전화를 걸었다. 잠시 후 전화가 연결되었는지 남자가 입을 열었다.

“독일 총리가 하인리히 국장님께 간만에 할 이야기가 있다고 전해주오.”









「Prisoner Princes」
Wish to the Star
제9화. 잊지 마라, 너와 나의 아픔을.(上)








흰색으로 전신을 도색한 19m 정도의 신장의 하얀 A.T I-FODsL(second Lake) 3대가 각자 붉은 모노 아이를 빛내며 하얀 눈으로 뒤덮인 벌판을 눈보라를 헤치며 나아가고 있었다.

“잠깐.”

3대의 I-FODsL 중 앞장서 나아가던 sL이 그 자리에 멈춰서며 신호를 주자 뒤따라오던 sL 2대도 일제히 그 자리에 멈추어 서서, 앞장 서 가던 대장의 지시를 기다렸다.

“여기서부터 저번에 탐색에 나섰던 3번 탐사대가 통신이 두절된 지점까지 앞으로 100m도 채 안 남았다. 다들 조심하도록.”

- 라져.

- 라, 으악!

대장의 당부에 힘차게 대답을 하는 부하의 목소리가 통신기를 통해 들어왔으나 그 중 하나는 비명 소리였다. 그리고 동시에 전면 스크린의 우측 하단에 창에 표시된 3개의 작은 A.T 표시 중 좌측 하단에 것이 붉게 빛나며 신호가 사라졌다.

“무슨 일이냐! 아인!! 보고하라!!”

대장이 피격당해 신호가 사라진 아인의 sL을 보기 위해 급히 시선을 돌려 뒤를 보자 거기에는 좌측 어깨, 가슴, 우측 무릎이 하얀 얼음송곳(?) 비스무리한 무언가에 관통당해 붉은 액체를 뿜어내고 있는 것이 보였다. 놀라운 것은 관통당한 부분을 시작으로 마치 얼음이 살아있는 마냥 괴상한 모양으로 얼음(?) 같은 것이 피어오르며 관통당한 부분을 시작으로 아인의 sL을 침식해 얼음(?)꽃을 천천히 피워나가기 시작한 거였다.

“제길, 아인은 틀렸다!”

- 앗! 대장! 전방에 정체불명의 물체 다수 이쪽을 향해 급속도로 날아오고 있습니다!

“즉각 트라이 건으로 대응 사격하라!”

- 라져!

아인의 sL이 관통당한 곳을 중심으로 괴상한 얼음꽃을 피워나가는 것을 어쩔 수 없이 내버려 둔 채 전방에서 날아오기 시작한 정체불명의 물체-아마, 아인이 조종하는 sL을 피격한 그 얼음송곳 같은 것이리라 탐사대의 대장은 짐작했다-들을 향해 즉각 들고 있던 트라이 건의 방아쇠를 당겼다.

투타타타타타타.

트라이 건의 총구에서 불꽃을 튀기며 탄환들이 눈보라로 한치 앞도 분간할 수 없는 전방을 향해 쏟아지며 트라이 건의 옆으로는 탄피들이 열기를 미처 식히지도 못하고 끊임없이 쏟아져 나왔다.

“사격 중지!”

그렇게 미친 듯이 사격을 하다 어느덧 레이더에 정체불명의 물체 다수의 신호가 사라지고도 혹시 몰라 계속 사격하던 대장은 이 정도면 됐다고 생각했는지 중단 명령을 내렸다.

“맥스 괜찮나?”

- 좌측 무릎이 당했지만, 아직 괜찮습니다. 대장.

맥스의 상태 보고를 들은 대장은 즉시 시선을 돌려 맥스의 sL을 보았다. 맥스의 보고대로 좌측 무릎은 아인의 sL을 파괴한 얼음송곳 같은 것에 관통당한 채 관통당한 곳을 중심으로 괴상한 얼음꽃을 천천히 피워나가며 침식하였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맥스의 보고와는 달리 오른쪽 팔이 아예 잘려버린 것인지 보이지 않았다.

“맥스! 금방 들킬 허위 보고는 왜 했나?”

- 아까는 미친 듯이 트라이 건을 갈기다보니 이 녀석의 오른팔이 뜯겨 나가는 것도 몰랐습… 대장! 9시, 5시, 1시 방향에서 정체불명의 물체 다수 이쪽을 향해, 으아아악!!!

대장의 눈앞에서 맥스의 sL은 하얀 얼음송곳 같은 물체에 가슴, 좌측 어깨를 관통당하며 붉은 액체를 분수처럼 쏟으며 그 자리에서 고꾸라졌다.

“맥스!! 큭!”

그리고 대장이 타고 있던 남은 I-FODsL마저도 부하들의 sL가 똑같이 얼음송곳 같은 물체에 곳곳을 관통당해 붉은 액체를 눈밭에 흩뿌리며 고꾸라졌다.



“4번 탐사대와 통신이 완전 두절되었습니다.”

여성 오퍼레이터가 다급한 목소리로 보고를 하였다.

‘역시, 아직은 인간의 발길을 허락하지 않는 다는 것인가? 하긴, 아직 때가 이른 것이겠지.’

제임스 쉘은 굳은 얼굴로 북극 지역이 표기된 스크린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과거의 북극과는 달리 스크린에 표시된 북극은 대륙이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방대한 빙하가 바다를 메우고 있었다. 21년 전, 유성우 낙하 사건 때, 직접적으로 유성을 맞지는 않았지만 어째서인지 21년에 걸쳐 북극은 지금의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는 중이었다. 변해가고 있다고 표기한 것은 지금 제임스 쉘이 스크린을 통해 보고 있는 북극 빙하 지대가 조금씩 계속 넓어지고 있기 때문에 그리 표현한 것이다.
유성우 낙하는 지구에 고갈되어 가던 자원을 다시 넘치게 만들어주고 전혀 듣도 보도 못한 우주의 신 자원까지 가져다주었지만 유성우 낙하자체가 이미 재앙이었던 것처럼, 유성우가 낙하한 지역에서 포착되고 있는 기이한 현상들이-다리가 셋 뿐인 송아지가 태어난 다거나 하는 돌연변이가 태어날 확률이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은 기본이고- 발생하고 있는 것이었다.
아직까지는 이전에도 방사능 누출로 태어나곤 하던 돌연변이 수준이 기이한 현상에 대부분이었지만 간혹 믿기지 않는 현상들 I-FODsL들이 당한 것과 같은 사태들도 확인은 안 되었지만 발생했다는 보고가 종종 있어왔다.
하지만 북극에는 유성우가 낙하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1년에 걸쳐 가장 크게 변하고 또한 기이한 현상들이 자주 목격되는 곳이 바로 북극이었다.

“다른 탐사대도 그만 귀환하라고 제임스 님께서 명하십니다.”

제임스 쉘이 자기 앞에 제복을 입고 서 있는 한 20대 초반의 연한 회색 머리카락에 둥그런 렌즈의 작달막한 안경을 코에 걸친 청년에게 몇 가지 제스처를 취하자 청년은 알아들었다는 듯, 앞에서 스크린을 보며 보고를 했던 여성 오퍼레이터에게 즉각 제임스 쉘에 의사를 전했다.

“아, 알겠습니다.”

여성 오퍼레이터가 즉각 명령을 실행하는 사이, 제임스 쉘은 몇 가지 제스처를 취했고 청년은 즉각 알아듣고는 다시 여성 오퍼레이터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후의 일은 일찍이 제임스 님께서 내리신 명대로 처리하라 하십니다.”

청년은 말을 끝내기가 무섭게 제임스 쉘을 따라 탐사대를 지휘하던 통제실에서 나갔다.

“저기 그 사람 너무 멋지지 않니?”

제임스 쉘과 청년이 통제실을 나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여성 오퍼레이터 중 한 명이 볼을 붉히며 옆 자리에 앉은 동료 여성 오퍼레이터에게 말했다.

“그 사람이라면 제임스 님의 손발 노릇을 하는 ‘아밀 스미스’를 말하는 거지?”

“응! 맞아. 혹시 메리는 아밀에 대해서 알고 있어?”

“하아, 글쎄 알고 있다면 어느 정도 알고 있기야 하지. 하지만 반했다면 꿈 깨는 게 좋을 거야. 리에.”

“그게 무슨 뜻이야? 혹시 메리가 미리 점찍었다는 거야?”

리에가 볼을 부풀리며 메리를 슬쩍 노려보자, 메리는 한심하다는 눈으로 리에를 마주 보며 입을 열었다.

“우선 아밀이라는 남자, 분명 내 취향이긴 하지만 그는 인간이 아니야. 걸어 다니는 특제 슈퍼컴퓨터나 다름없는 안드로이드라고.”

“뭣!!”

“아시다시피 제임스 님은 옛날에 큰 사고를 겪어서 간신히 살아나시는 대신 두 번 다시 A.T와 동조할 수 없게 된 데다, 말까지 못하게 되어버렸잖아. 물론 어떤 사고를 당했는지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그래서 특별히 바이에른 사에서 제임스 님의 편의를 위해 제작한 특제 미니 슈퍼컴퓨터 칩이 장착된 특별 사양 안드로이드가 만들어지게 된 것이지. 일단은 제임스 님의 의사소통이 가장 큰 문제였기에 대충 8개국인가 아마 그 정도 수화는 한 번 보고 척척 번역해 내고 제임스 님의 특별한 제스처나 표정까지 감지해서 그것을 분석해서 해석해서 대신 말해주는 기능 정도 기본으로 전시에 전황 분석 및, 제임스 님이 신속하게 지휘를 할 수 있게 도와줄 정도로 우수한 AI를 지니고 있지. 그리고 전투용 목적은 아니지만 유사시 제임스 님을 보호하기 위해 B급 용병급의 전투력을 발휘할 수도 있지만.”

“우웅, 아쉬워라. 인간이 아니라니. 정말 내 타입이었는데. 그런데 메리는 어떻게 그렇게 아밀이라는 안드로이드에 대해 그렇게 잘 아는 거야?”

리에가 메리의 설명을 듣고 아깝다는 듯 한숨을 내쉬다 문득 그렇게 자세하게 아밀에 대해 알고 있는 것에 대해 궁금해서 메리에게 묻자, 메리는 순간 양 볼에 홍보를 살짝 드리우며 고개를 돌려 리에의 시선을 피했다.

“흐응, 왠지 수상한데?”

돌연 리에의 자리에서 삑삑 소리와 붉은 점등이 깜빡이자 리에는 놀라서 즉각 폰을 집어 들고 수신 버튼을 눌렀다. 덕분에 잠시나마 리에로부터 벗어나게 된 메리는 한숨을 후 내쉬며 그때를 생각했다.

‘그때… 제임스 님을 암살하려고 습격한 용병들, 분명 제임스 님만 지키면 될 터였을 텐데, 아밀이 날 지켜주지 않았다면….’

리에는 메리의 속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여기저기서 들어오는 통신에 정신이 없었다.




[AD 2066. 4. 1. PM 02:23 시리아 네오 제네시스 사 공군 기지]

대형 정비소 내에 한편에서 하얀 인간 형태의 A.T와 은색의 항공기 머리 모양을 한 기형의 유사 인간형 기체가 서로를 마주 보며 대치하였다.

“N, 이번엔 복합적으로 해보자. 먼저 와라.”

은색 기체의 조종사가 하얀 A.T의 라이더에게 통신을 보내자 하얀 A.T는 즉각 은색 기체를 향해 달려와 오른손으로 펀치를 날렸다. 그러나 은색 기체는 가뿐히 우측으로 상체를 기울여 피해내면서 동시에 오른발을 걸어서 하얀 A.T가 중심을 잡지 못하고 앞으로 넘어지게 만들려고 했다.
그러나 하얀 A.T는 그대로 넘어지는 것 같았으나 찰나의 순간, 왼손으로 바닥을 짚고, 바로 옆으로 구르면서 상체를 일으킴과 동시에 재빠르게 오른발을 휘둘러 은색 기체의 다리를 걷어찼다.

“큭! 기술이 많이 늘었군. 그래 그 감각이다. N.”

하얀 A.T에게 다리를 걷어차여 하마터면 앞으로 넘어질 뻔 했던 은색 기체가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다시 잡으면서 은색 기체 레귤루스 크로체의 조종사인 퀸이 하얀 A.T, 니르바나를 조종하는 N(니나)에게 통신을 보냈다.

- 퀸.

“왜지? 축전지가 다 떨어졌나? 니나.”

- 네.

“그래.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해야겠군.”





“좋아, 다 됐다!”

도미니크가 니르바나의 다리 정강이 부분 흰색 장갑판을 탁 닫으며 스패너를 쥔 오른손으로 이마의 땀을 닦으며 말했다.

“시키미 아줌… 아니, 누, 누님 시키신 일은 다 마쳤습니다.”

도미니크가 뒤에서 팔짱 낀 채 자신-정확히는 니르바나-을 바라보는 시키미를 보며 말했다.

“그전에 앞에 하려다 만 말이 신경 쓰이는 건 왜일까?”

“하하하, 그, 그건 못 들은 체 해주시면 안 될까요.”

“니르바나의 상태는 어때?”

“볼트의 조임이 약간 풀린 것뿐, 다른 데는 멀쩡합니다.”

시키미가 약간 굳은 표정으로 묻는 말에 도미니크는 자신 있게 대답했다.

“그래.”

“도미니크! 거기 다 끝났으면 여기로 와 봐!”

시키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고스트 플롯을 정비 중이던 길버트가 도미니크를 부르자 도미니크는 ‘예~이!’라고 대답하며 단박에 시키미를 뒤로 하고 길버트에게 달려갔다.

“이 녀석! 이거 네놈 작품이냐?”

단번에 길버트의 손에 들린 스패너가 도미니크의 머리에 내다 박으며 소리쳤다.

“아야야! 갑자기 왜 그러세요!”

“내 참 살다 살다 기가 막혀서 어떻게 정비하면 멀쩡한 A.T를 이 모양으로 만들 수 있냐?”

“저기, 그러니까 우왁!”

금방이라도 화난 표정으로 도미니크를 윽박지르던 길버트가 갑자기 도미니크의 머리를 우악스럽게 오른손으로 붙잡은 뒤 거칠게 헝클어뜨리며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저 어리버리 길치인 줄 알았는데 나도 미처 발견하지 못한 결함을 발견하다니, 아니 단순히 발견한 것도 모자라 그걸 고쳐? 허허, 이거 정말 니르바나 개량 작업에 꽤 도움이 되었단 소리를 들었을 때 내가 잘못 들은 건 줄 알았는데 말이야.”

“우와악! 그전에 이거부터 놓고 말, 우왁!!”

“발렌 그 자식, 쳇 인정하긴 싫어도 나보다 기술이 좋은 것만은 인정할 수밖에 없겠는 걸.”

시키미는 다른 의미로 도미니크에게 헤드락 걸며 갈구고 있는 길버트를 보며 자신이 약 한달 전 어쩌다 운 좋게 사건이 겹쳐서 좋은 이미지로 팬텀 블랙에 신세 지게 되었던 때를 생각해보았다.
그때만 해도 도미니크는 예비역으로 편성되어 함 내에서 사실상 잡 심부름꾼이나 다름없는 소위 밥만 축내지 않으면 또는 발목만 잡지 않으면 그만인 있으나 마나한 존재였다. 확실히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니나가 습격당할 때 인질이 되어버리는 등 아직까지 전투에서는 금방 죽거나 동료의 발목만 잡는 아이였다.
그때 만약 혹시 몰라 르브낭을 고용하지 않았다면 도미니크와 니나가 돌보는 고아들은 분명히 사이좋게 저 세상에서 사이(?) 좋게 소꿉장난이나 치고 있을지 모를 일이었지만 어쨌든 그 일로 인해 도미니크도 몇 가지 강도 높은 군사 훈련을 퀸들에게 2주간 받게 된 것은 그러한 일이 재발하여 아군을 위험하게 하지 않게 하기위한 예방 차원이었다.
2주 정도의 강도 높은 군사 훈련을 몇 가지 받았음에도 길 못 찾는 건 여전했지만.

“발렌이라? 그 영감 아직도 건장하려나?”

길버트의 입에서 발렌이란 이름이 나오자, 시키미는 짐짓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어쨌든 도미니크가 처음으로 쓸 만하다고 여겼던 때는 다름 아닌 니르바나의 개량 작업에서였다. 처음에는 시키미 혼자서 작업에 착수하려고 했지만, 잔심부름 정도 부려먹어 보자는 생각에 함 내에서 할 짓 없는 도미니크를 데려다 같이 작업을 하게 되었다.
처음에 도미니크는 말 그대로 잔심부름만 시켜댔었지만 곧 시키미는 알 수 있었다. 도미니크 이 녀석이 보기보다 A.T에 대해 많이 알고 있는 것과 많이 만져보고 고쳐본 것 같은 손놀림을 말이다.

‘생각해보니, 니르바나의 조종 시스템을 레귤루스 크로체의 조종 인터페이스를 접목시킨 것은 도미 녀석의 아이디어였지.’

그래서 큰맘 먹고 니르바나의 두 다리 개량을 도미니크에게 맡겨보았고 결과는 지금 도미니크가 어스워드 3번 함선 팬텀 블랙에서 A.T 정비반에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었다.




도미니크는 아주 심각한 표정으로 손에 들고 있는 돈 봉투를 노려보며 생각했다.

‘아무리 첫 월급이라지만, 나랑 나이도 같은 니나는 3,300? 정도 받고 퀸들은 A.T 라이더니까 12,000? 이상 받는다 치지만, 저기 길 아저씨도 나랑 같은 정비사인데 3,700?나 받는 데, 이건 정말 곤란해. 이 정도 돈으로는.’

도미니크는 봉투 속에 30? 어치 지폐 뭉치를 보며 식은땀을 흘리며 이 난국을 어떻게 타파하면 좋을 지 궁리해보았지만, 생각하면 할수록 볼케인 단장에 대한 욕지거리밖에 생각나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는 마리아 함장님까지 포함해서.

“제길, 들어온 지 얼마 안 되었다고 전투반이 아닌 정비반이래도 이건 아니잖아!”

“생선 도미가 왜 심통이 났을까나?”

“그야 당연히, 우왁! 시키미 아줌, 커컥!”

갑자기 나타난 시키미를 도미니크는 당황해 혀꼬이는 소리를 몇 마디 하자마자 눈 깜짝할 새에 아랫배에 무릎 5연타 뒷통수에 손날치기 3연타를 시키미에게 연달아 얻어맞고 고꾸라졌다.

“다시 한 번 말해 볼래? 생선 도미야?”

“자, 잘못했어요. 시키미 누님!”

“처음부터 그렇게 나왔어야 안 맞지.”

‘흥! 언젠가 벌 받을 거야! 아줌씨!!’

도미니크가 속으로 시키미에게 저주를 마구 퍼붓고 있을 때, 라비니가 시키미 뒤에서 지나가고 있는 것이 보였다.

“후우, 볼케인 단장님은 미성년자에 한해서는 철저할 정도로 보수가 짜단 말이야. 어쩔 수 없지. 시간도 당분간 비니까 잠깐 다른 이름으로 의뢰를 알아봐야지.”

“잠깐! 보수가 짜다니! A.T 라이더라면 적어도 12,000?를 받지 않…”

“3,300?.”

‘컥!! 니나랑 똑같잖아!! 아니, 그보다 나보다 100배나 많아!!’

라비니는 도미니크의 말을 중간에서 끊으며 대답했고, 라비니의 대답을 들은 도미니크는 놀래서 속으로 경악하고 있는 새에도 라비니의 말은 계속 되었다.

“이 돈으로는 고스트 플롯을 업그레이드하기엔 한참이나 모자르고 또 드레스도 몇 벌밖에 못 사고….”

갑자기 라비니가 도미니크를 슥 쳐다보았다. 그리고 뭔가를 잠시 생각하는 것 같더니 입을 열었다.

“저기, 도미니크. 네 이름을 사용해도 되겠니?”

“에?”

“아참, 도미니크는 아직 어스워드에 입단한 지 이제 한 달 정도 밖에 안 지났으니까 모르겠구나. 일단 너도 정비반이긴 해도 용병이니까 이야기 해 줄 게 있어.”

라비니가 도미니크에게 해준 이야기는 이랬다.
어디 용병단에 소속된 용병들이라 해도 일단 먹고 자고 자기 A.T와 무기에 대한 기본적인 정비는 용병단이나 고용주에서 거의 다 해준다. 그렇지만 자기 A.T에 대한 개조 및 업그레이드 하는 것은 대게 용병 개인의 사비가 들어가는 경우도 많단다. 물론 용병단에 따라서는 사정이 안 좋은 곳은 A.T 정비와 무기 정비 및 탄약 보급까지 용병 개인의 사비가 들어가는 경우도 있지만, 어쨌든 굳이 그런 경우가 아니더라도 용병들도 인간인 만큼 용병단에서 분배해서 주는 보수가 모자라는 경우도 충분히 있었다. 그래서 현재 팬텀 블랙이 시리아에 약 일주일 정도 머물 예정이라 적어도 일주일 정도 비는 시간이 생기면 라비니 같은 용병들은 어디 소속되었든 상관없이 은밀히 개인적으로 의뢰를 알아본다는 거였다. 물론 은밀한 의뢰에 경우는 적절한 위조 신분증을 요구하기도 했지만.

“그러니까 요점은 라비니 씨가 받으려는 의뢰는 적절한 위조 신분증이 필요한 은밀한 의뢰이고 그래서 새로 1회용 위조 신분증 만들기 귀찮은 데, 마침 제가 아직 어스워드에 입단한지 한 달 밖에 안 된데다가 무려 정비반이라 별로 안 유명하니까 제 이름을 곧이곧대로 위조 신분증에 사용하겠다는 소리 아닙니까?”

“정답이야.”

라비니가 대답하기 무섭게 도미니크가 오른손을 피면서 라비니 앞에다 보이면서 무섭게 노려보며 말했다.

“이름 대여료 1650?.”

순간 라비니의 이마에 십자 힘줄이 살짝 뜨였다.



도미니크는 지금 땀 삐질삐질 흘리며 초조하게 마음 졸이며 눈앞의 구렛나루와 턱수염까지 기른 흑색 머리카락에 암청색 제복을 입은 한 남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음, 알겠습니다. 시키미 씨가 보증까지 해주신다고 하신 데다 이자라 함장님께서도 승낙하셨으니 한 번 믿고 이번 작전에 여러분들을 개인 용병 자격으로 고용하도록 하겠습니다.”

남자의 말이 끝나자, 도미니크는 안도의 숨을 내뱉으며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어쨌든 꼼짝없이 라비니에게 강제로 이름을 빼앗(?)길 뻔 했다가 시키미가 니나와 도미니크 자신을 비롯 라비니까지 한꺼번에 일을 소개시켜주겠다고 해서 그래서 시키미를 쫄래쫄래 따라간 끝에 팬텀 블랙 보다 훨씬 큰 암청색의 공중 전함이 착륙해 있는 곳까지 가게 되었고, 그 와중에 그 전함이 블루세이비어(Blue Savoir) 소속 도바르카(Dobarca)라는 것과 그리고 지금 눈앞의 남자가 도바르카의 부함장인, 최민수라고 했다.

“고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도미니크 쉘이라고 했지. 사실 그쪽은 정비가 주특기라고 하길래 사실은 고용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마침 정비반 인력이 두 사람 분이나 모자라게 되어서 어쨌든 그렇게 되었으니 지금 당장 A.T들의 정비를 해주게.”

“네….”

도미니크가 기쁜 듯이 감사의 인사를 하자마자 최민수의 이어지는 명령에 어깨 힘을 쫙 빼며 힘없이 대답하며 니나와 라비니와 함께 방을 나갔다.



도바르카의 함장실에는 두 여성이 탁자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 보며 앉아 있었다. 한 명은 익히 보아왔던 연하늘색 머리카락을 한쪽으로 올려 묶고 코에 거는 작은 반 무테안경을 쓴 시키미였고, 반대쪽에는 허리까지 오는 흑단 같은 머리카락에 얼굴에는 하얀 가면을 쓰고 있는 여성이었다.

“오랜만이군. 카자하나 시키미.”

가면을 쓴 여성이 시키미를 보며 말하자, 시키미도 입을 열었다.

“이사벨라 쉘…. 지금은 이자라 함장님, 아님 언니, 어느 쪽으로 불러야 할까요?”

시키미의 말에 이자라 함장이 대답했다.

“어느 쪽이든 상관없어. 하지만 이번엔 무슨 일이지? 특별히 작전 인원이 부족하지도 않은데 친히 보수를 받고 도와준다고 온 이유는.”

“언니라면 제가 왜 그런 핑계를 대며 왔는지 알잖아요.”

시키미는 떨리는 눈빛으로 말하지만, 이자라 함장의 표정은 가면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자라 함장은 시키미의 눈빛만으로도 이해할 수 있었고, 품에서 약병 하나를 꺼내 탁자 위에 내려놓으며 말했다.

“이 약이 이제 내가 만들어 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그레이 데미지 억제제야. 이 이상 강력한 것은 네 몸이 못 견뎌. 그리고 억제제를 쓴다 해도 네 몸이 얼마나 버틸 지 이젠 나도 장담 못해.”

“알고 있어요, 언니. 하지만 적어도 니나가 각성할 때까지는 그때까지는 제가 아미타 드라이브를 지켜야 해요.”

“지금 이름은 니나라고 했나? 어쨌든 니나가 언제 각성할 지 넌 왠지 확신하는 것 같구나. 무슨 구체적인 근거라도 있나?”

시키미가 탁자에 놓인 약병을 잽싸게 챙겨 품에 넣으며 대답했다.

“도미니크라면, 가능할 거야.”

“도미니크 쉘? 설마.”

“처음엔 몰랐는데, 눈동자를 보고 그리고 머리카락 색을 보고 자르 씨와 언니 아들이라는 것을 어렴풋이 알겠더라고.”

“왜 하필 그 애인거지?”

“그건….”

시키미는 잠시 뜸을 들였다 다시 말을 계속했다.




[AD 2066 4. 2. PM 05:13 이라크 모쑬 근방 공항]

시리아에서 출발한 도바르카는 잠시 마지막 전력 점검을 위해 이라크 모쑬 근방 공항에 착륙했다. 말이 좋아 공항이지 사실상 대형 항공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활주로만 갖췄을 뿐인 주유소 및 정비소나 다름이 없었다. 물론 가격이 싸다는 장점이 있기도 했고, 현재 블루세이비어 용병단이 바그다드 社가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이라크 정부로부터 받은 임무인 북쪽 아르빌 요새를 탈환하고 반란을 일으킨 불만분자들을 척살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진로 상으로도 모쑬은 아르빌에서 가깝다는 이점도 있었다.

“후아! 죽는 줄 알았네.”

도미니크는 도바르카에서 내리면서 있는 힘껏 두 팔을 위로 올려 기지개를 폈다. 시리아에서 모쑬까지 도바르카를 타고 날아오는 동안 도미니크가 한 일은 쉴 새 없이 A.T들-니르바나를 비롯해 고스트 플롯, 프리스베르그, EDA F22 3기-을 정비하느라 반 녹초가 되어 있었는데, 마침 도바르카의 정비로 인해 3시간가량 자유 시간이 부여되자 잠시 니나와 근처 마을에 가보려고 나온 거였다.




“니나, 괜찮아?”

들뜬 기분으로 마을에 들어서던 도미니크는 곧 니나의 얼굴에 약간 불편한 기색이 감돌자 조심스레 니나를 불렀다.

“으응. 별 일 아니야.”

라고 대답하는 니나의 얼굴에는 전혀 별 일 아닌 사람답지 않게 한층 강화된 불편한 기색이 감돌았다.

“잠시 혼자 있고 싶어. 이따 여기서 만나자. 도미니크.”

니나는 마을 어귀에서 구입한 지도에서 광장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총총 걸음으로 도미니크에게서 멀어져 갔다.

‘왠지 이 마을에 온 뒤부터 계속 불편해보였어.’

도미니크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생각해보니 니나 걱정부터 할 게 아니었다. 니나를 대동한 것도 일단은 자신이 끔찍한 길치였기 때문이었으니 그런데 니나가 잠시 혼자 있겠다고 도미니크를 마을 한복판에 내버려두고 가버렸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단 하나.

“어쩔 수 없지. 그래도 지도도 주고 갔으니까 어디 보자.”

도미니크는 일단 지도를 펼쳐서 마을 광장의 위치를 확인했다. 그러나 도미니크는 지금 자신이 지도를 거꾸로 들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잠깐만, 이거 떨어뜨렸어.”

니나가 곱슬머리의 7살가량 되어 보이는 황인 소년이 아까 자신과 부딪치면서 떨어뜨린 모자를 건네주자 황인 소년은 모자를 잽싸게 낚아채며 뒷머리를 긁적이면서 고개를 올리면서 말했다.

“감사합….”

황인 소년은 미처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니나의 눈동자를 마주치자 마치 못 볼 것을 본 마냥 그대로 굳어버렸다.

“악마다!”

황인 소년은 그 말만을 간신히 온 몸을 바들바들 떨면서 니나를 보며 소리쳤다.



-中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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