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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테창-릴레이완결] Tialist

2006.12.21 08:23

아란 조회 수:124 추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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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창-릴레이소설 완결]
제목(팀명) : Tialist
장르 : SF
총화수 : 전 25화 완결
팀장 : 아란
팀원 : 다르칸, 영원전설, 높새바람(핏빛노을.), 카에데
연재기간 : 2004년 10월 24일부터 2005년 4월 9일 전 25화 완결

[Tialist] 24 : Bridge
글쓴이 : 핏빛노을.(높새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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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아리스트 에르나는 아카라의 팔을 잡았다. 아무리 티아리스트라지만 기껏해야 5살 여자아이의 모습일 뿐인데다, 그저 살짝 잡았을 뿐이었지만 아카라는 그런 티아리스트의 힘조차 이겨내지 못했다. 티아리스트는 부드럽게 아카라의 팔을 아래로 내리눌렀다. 아카라는 잠시 저항하는 듯 싶다가, 결국 체념하는 듯 팔을 떨어트렸다. 하지만 그는 미련을 못 버린 듯 티아리스트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거 놔, 티아리스트."
 "안 돼. 하지 마."

 아카라는 티아리스트의 그 말에 대답하려다가 고개를 돌려 막힌 창문을 바라보았다.
 아카라의 병실의 창은 막혀있었다. 오퍼레이션 블루 이후 노을만 보아도 히스테리를 일으키는 아카라 때문이었다. 하지만 아카라는 침대에 누워있어야만 하는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하늘이 붉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어했다. 그래서 매일 저녁이면 티아리스트가 아카라의 곁을 지켰다.
 갑자기 병동에 전투경보가 울렸다. 아카라는 반사적으로 윗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곧 격한 기침과 함께 다시 침대에 눕고 말았다. 놀란 티아리스트가 아카라에게 다가갔을 때, 아카라가 초점 없는 눈을 하고 중얼거렸다.

 "싸워야…쿨럭, 싸워야 해."
 "안 돼, 오빠! 아직은 쉬어야 돼."
 "하, 하지만…레드 팬텀 나이트를 막아낼 수 있는 건……."
 "다른 사람들을 믿어! P.E.V.필드 제네레이터도 투입됐잖아. 왜 오빠 혼자 짊어지려고 해?"

 아카라는 초점 없는 눈으로 티아리스트를 바라보았다. 약간 시간이 지나자 그 눈에 생기가 돌아왔다. 하지만, 슬픔도 함께였다.
 아카라가 슬픈 목소리로 말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게…슬프고 두려워……."

 오퍼레이션 블루는 그저 정찰작전일 뿐이었지만, 예상외로 큰 피해를 입은 것이 사실이었다. 안데르센 신부의 트론 베드로는 태평양 해저에 가라앉았고, 아카라의 트론 미르는 실전 투입하기엔 큰 무리가 있었다. 사실상 세계 최강이자 지금껏 유라시아 지부의 전과를 가능하게 했던 두 트론이 전선에서 빠져버린 것이다. 일선에서 전술지휘를 하는 카렌티어스에게는 커다란 부담이 되었을 것이다.

 "트론 이미르와 마크 03 드로우, 메가세리움 알파는 최전방에서 적을 저지하고, 유그드 라실은 최전방기를 지원하겠다. 마크 07 그레이는 방어선 후방에서 지원사격하는 시엘을 엄호하고, 마크 02 스카디는 위험한 지역에 즉각적으로 전력을 보충할 수 있도록!"
 "라져!"

 클레이즈는 전투상황을 지켜보며 입술을 깨물었다. 아직 유그드라실은 완전한 상태가 아니었다. 하지만 예상외로 큰 전력손실은 가능한 모든 전력을 투입하게 만들었다. 커텔의 의지였고, 카렌티어스의 의지였다. 그리고 유그드라실이 폭주하기 전에 전투가 끝나리라는 기대도.
 하지만 마지막의 기대는, 사실 파일럿들에겐 의무나 마찬가지였다. 물론 어떤 파일럿도 거기에 이의를 제기하지는 않았다.

 "10분 준다. 8분 9분 이런 거 소용없다. 정확히 10분이다!"

 스투코프 총통은 뜻모를 소리를 내지르며 광검으로 달려오는 레드 팬텀 나이트화한 헬하운드를 내려베었다. 곧 코어가 붕괴하면서 소규모의 펜릴이 일어났다. 하지만 이미르의 어깨에 장착된 P.E.V.장 발생기가 작동하면서 펜릴을 중화시켰다.

 "좋아, 이거지! 덤벼 이 찌질이 새퀴들아!"
 "총통 각하! 진정하십시오!"

 카렌티어스가 외치자 스투코프는 멋쩍은 듯 헛기침을 두어번 하고는 근처의 헬하운드를 베어버렸다. 이전까지만 해도 레드 팬텀 나이트의 코어가 붕괴하면서 발생하는 펜릴 때문에 근접전은 불가능하다시피 했지만, P.E.V.장 발생기가 실전투입된 이후로는 그저 약간 위험하기만 할 뿐이었다.

 "마크 그레이! 정신차려!"
 "아, 알았어!"

 카렌티어스가 핀판넬로 그레이에게 접근하는 거대 절지류형 레드 팬텀 나이트를 해치운 후 말했다. 마크 그레이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최전방기를 지원하는 임무를 맡고 있었기 때문에 최전방에서 적을 저지한다는 임무엔 낯선 상태였다.
 적은 끝없이 몰려왔다. 애초부터 적의 병력은 레드 팬텀 나이트를 통한 연쇄 크로싱을 통해 적지에서 무엇이든지 동화시키는 것만으로 충원할 수 있었던 데다가, 사실상 이 곳이 지구상에 남은 최후의 나리아스 본부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티아리스트는 이곳에 전력을 집중하고 있는 듯 싶었다.
 남극에 있을 홍의 티아리스트를 해치우지 않는 이상 승산은 없다. 카렌티어스는 입술을 깨물었다.

 장장 한시간 반에 걸친 사투 끝에 녹초가 되어 돌아온 파일럿들을 바라보며 커텔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티아리스트가 마음먹기만 했어도 한시간 반이 아닌 하루 밤낮, 아니 일년 내내 이것보다 훨씬 강력한 화력을 퍼부어댈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파일럿들은 한시간 반동안 싸우고서도 전투 불능에 가까울 정도로 지쳐버렸다. 당장 내일, 파일럿들이 회복되기 전에 다시 공격받는다면 어떻게 대응할 방법이 없었다.
 커텔은 자기 집무실로 돌아가서는 스투코프 총통을 호출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스투코프 총통이 집무실에 들어왔다.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그는 그 정도는 문제가 되지 않는 듯 한 의지력 있는 목소리로 물었다.

 "피곤해 죽겠는데 왜 불렀나?"

 커텔은 동료의 슬픔은 곧 나의 슬픔이라는 듯 한 목소리로 말했다.

 "유감이군. 눈여겨 둔 묏자리가 있는데 한번 가보겠나?"
 "허허, 사람도. 제네시스 미션에 관한 일로 부른 거겠지?"
 "그래."

 스투코프는 근처에 있는 의자에 기대앉으며 말했다.

 "하지만 이미 말하지 않았나. 난 말만 총통이지 실제 능력은 하나도 없어. 있는 건 트론  이미르뿐이지."
 "아냐. 하나 더 있지. 총통이라는 직함 말이야."
 "말해 봐."

 커텔은 책상위에 놓인 서류들을 뒤적거리며 말을 이었다.

 "티아리스트의 역습 이후 유럽은 사실상 초토화됐지. 질서 있는 조직도 없고, 그저 소규모의 군사단체들이 생존을 위해 싸우고 있는 수준이야. 하지만 제네시스 미션을 위해서는 그들 전력도 아쉬운 상황이네."
 "말했지 않나? 난 이름뿐인 총통이라고. 내 지부는 이미 지구상에 없어. 손발이 잘린 거나 마찬가지란 말일세."
 "상관없어. 어차피 유럽에서 잔존병력을 찾아내고 규합하는 건 유라시아 지부가 할 테니까. 자네는 그저 이름만 빌려주면 되네."
 "그런 거라면, 뭐…그렇게 하지."

 스투코프는 대답하고는 기지개를 켰다. 그리고 미심쩍다는 목소리로 물었다.

 "설마 겨우 그 말 하려고 부른 건 아니겠지?"
 "아. 미국 쪽은 아직 지휘체계가 남아있는 듯 싶으니 머잖아 국가연합 수뇌회의를 열어야 할텐데, 참석해 주길 바라네. 그 쪽에 주도권을 뺏기면 여러 면에서 좋을 게 없으니까."
 "하하, 나같은 싸움꾼이 무슨 도움이 될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노력해 보도록 하지."
 "좋아. 그만하면 됐네. 나가봐도 괜찮아."

 커텔의 말에 스투코프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집무실을 나섰다. 피곤한 모양이었다. 커텔 역시 나가는 스투코프는 신경 쓰지 않고 책상에 놓인 서류더미를 뒤적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