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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SF [테창-릴레이완결] Tialist

2006.12.21 08:21

아란 조회 수:79 추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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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창-릴레이소설 완결]
제목(팀명) : Tialist
장르 : SF
총화수 : 전 25화 완결
팀장 : 아란
팀원 : 다르칸, 영원전설, 높새바람(핏빛노을.), 카에데
연재기간 : 2004년 10월 24일부터 2005년 4월 9일 전 25화 완결

[Tialist] 23 : 핏빛 하늘
글쓴이 : 영원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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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젠장, 그래, 와라!  난 네 녀석들을 빨리 빨리 처리하고 광신도 하나 물에서 건져 올려야 한단 말이다!!”

  메가세리움 알파의 라이플이 불을 뿜어냈다.  고속으로 회전하는 몇 발의 총알이 먼저 오던 레드 팬텀나이트의 몸을 사정없이 찢어 발겼다.  자신이 내던 엄청난 속도에 의해 이미 죽어버렸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전진해 오던 그것을 플라즈마 커터로 그은 뒤 유우키는 재빨리 라이플을 다른 목표에 겨눴다.
  하지만 자신을 향해 날아오고 있다고 믿었던 다른 레드 팬텀나이트는 그런 그를 멈춰서 서 그저 응시하고 있었다.

  “뭐..?”

  - 좌측에 팬텀 레드 나이트 5기 출현!

  - 아니, 후방에서도 3기..

  - 잠깐, 이것은..?!

  한 줄기의 땀이 유우키의 목을 따라 흘러내려가 그의 몸을 차갑게 식혔다.  수송선에서의 보고 없이도 그는 볼 수 있었다.  더 이상 좌측에 뭐가 오고 전방에 뭐가 오고 그런 것은 이미 의미가 없었다.
  그것들은 사방에서 몰려왔다.

  “젠장, 누가 이게 레콘(Recon) 미션이라고 한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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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압도적이었다.  저 붉은 파도는.  이제까지 그나마 가지고 있던 희망을 절망으로 바꿔버릴 만큼.

  “여기서 끝을 볼 작정인가..?”

  미르의 사지는 아직도 자신의 역할을 하지 못했다.  이런 상태에서 저런 숫자의 팬텀들을 당해낼 수 있을 리가 없다.

  “결국, 아무것도 해내지 못해.  그 어떤 힘을 가져도, 난...”

  마치 밧줄에 목을 매단 시체마냥 아카라의 미르는 힘없이 공중에 떠있었다.  그에게 이미 최후의 발버둥 따윈 의미가 없었다.  숨이 막혀와 편안한 죽음의 그림자로 들어설 시간만을 기다렸다.
  몇 초가 지나고 몇 분이 지나간다.  그 다음엔 도대체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아카라는 알지 못했다.

  - 아카라, 들리나?

  유우키의 목소리에 그의 정신은 현실로 돌아왔다.

  “유우키.. 형?”

  - 그 어벙한 목소리는 뭐냐.  잠자고 있었나?

  “에..?  아직, 우린 살아있는 건가..?”

  통신기에서 나는 요란한 잡음 사이로 유우키의 한숨소리가 언뜻 들려왔다.

  - 녀석들이 뭘 하고 있는지 네 눈으로 직접 봐라.

  아카라의 미르는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들의 주위엔 엄청난 숫자의 레드 팬텀나이트들이 공중에 떠 있었다.  하지만 그것 뿐.  그들은 그 어떤 행동도 하지 않은 채 그저 하늘에 걸려 있을 뿐이었다.

  “뭘..  하는 거지?”

  - 설마 내가 답변하길 기다리는 거냐?  어쨌든 이 틈에 그 파계신부를 물에서..

  갑자기 하나의 팬텀이 귀가 찢어지는 듯 한 괴성을 질러댔다.  그 것의 비명에 맞춰 또 다른 팬텀이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또 하나, 그리고 또 하나..  전체가 하나의 음을 내 지를 때까지.
  그리고 제일 먼저 괴성을 질렀던 팬텀의 몸이, 마치 모래언덕이 바람에 의해 휘날리는 것처럼, 붉은 결정을 뿜어내며 사라져 갔다.  그리고 또 하나, 그리고 또 하나..  
  형상이라는 결속에서 벗어난 수많은 적색의 결정들은 하얀 구름과 푸른 하늘을 향해 뻗어 나갔다.  굶주린 메뚜기 때 마냥 모든 것을 집어 삼켜 나갔다.  저 무한한 창공을 향해.  강한 노란 빛을 뿜어내던 태양마저 붉은 장막에 의해 변색되어갔다.
  
  - Mother of a god...

  수송선에 있는 오퍼레이터 하나가 욕인지 기도인지 분간이 안가는 말을 내뱉었다.  하지만 그것 뿐.  인간들은 그저 이 형용할 수 없는 괴이한 현상을 관람할 수밖에 없었다.  붉어지는 하늘을.  한때 팬텀이었던 결정들이 태풍마냥 하늘을 휘젓는 모습을.  

  [멋있지 않아?  이것이 내가 아버지에게 받치는 첫 번째 선물.  하지만 역시 관중이란 존재가 있어야 이런 일이 더욱 더 즐거운 법이지.]

  자신의 머릿속에서 나오는 목소리임에도 불구하고 아카라는 차분히, 하지만 분노어린 목소리로 대답했다.

  “당장 멈춰.”

  [이미 시작돼 버렸어.  화낼 필요가 없잖아?  어차피 내가 있는 한 이것은 예정된 일이었어.]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짓을..”

  [나의 모든 행동의 목적은 아버지의 의지를 위한거야.]

  “..  그의 의지는 이런 게 아니었어.”

  [네가 그걸 알 수 있다고?  인간에게 몸을 맡겨 하찮아진 주제에.]

  “적어도 난 내 의지대로 움직여.  그리고 내가 결정한 모든 것은 내 의지라고 인지해.  넌 뭐지?”

  [난...]

  “넌 아무것도 아니야.  자신이 원하는 결과에 자신조차 두려워 그의 그늘아래 숨어있는 겁쟁이에 불과해.  그가 어떤 형식으로든 곁에 있으면 모든지 될 것 같으니까.  결국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한다는 거야, 쓰레기.”

  자신이 말하고도 아카라는 움찔했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말을 한 걸까.  만약을 대비해 자신의 기체를 움직여 봤다.  여전히 조금 둔하긴 하지만 그럭저럭 움직여진다.  아카라는 다시 하늘을 바라보았다.  이제 자신이 볼 수 있는 반경의 창공은 더 이상 푸르지 않았다.  피같이 붉은 색.  하지만 모든 것이 적색은 아니었다.
  한 곳을 예로 들자면, 아카라 일행의 바로 위에 비치는 음산한 기운의 검은 균열.  그러나 유우키와 수송선의 대원들은 저 것을 그다지 심각하게 여기지 않았다.  사실, 이 붉은 하늘 자체가 그들에게 너무나도 충격으로 다가와 다른 것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아카라는 저 균열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았다.  
  그의 얼굴이 경악으로 물들어 졌을 때, 마치 아카라의 그런 반응을 기다린 듯, 때를 맞추어 다시 목소리가 그의 머릿속에서 속삭였다.
    
  [..  입만 살았네.  그래서, 그래서 뭐가 어떻다는 건데?  너의 말은 나에게 있어 약한 자의 절규, 힘없는 자의 발악으로 밖에 들리지 않아.  하지만 말이야, 여기까지 왔으니까 기회를 줄게.  게임을 하는 거야.]

  아카라는 그의 말을 다 듣기도 전에 유우키와 수송선에 통신을 맞추고 급하게 미르를 움직이며 말했다.

  “모두 벗어나!!”

  - 뭐?

  [시간 안에 거기서 벗어날 수 있다면 네가 이긴 거고 이번엔 그냥 보내 줄게.]

  “모두 그림자에서부터 벗어나라고!!!”

  미르가 낼 수 있는 최대의 속도로 그는 유우키와 수송선을 향해 날아갔다.  검은 균열의 주위엔 뱀의 형상을 한 에너지가 요동치고 있었다.

  [물론 내가 이기면..  안 말해도 알겠지?  하긴, 알 시간조차 없을 거야.]

  먼저 접촉한 유우키와 함께 수송선에 충돌한 미르는 그대로 비행선을 밀고 나가기 시작했다.  동시에 균열은 마치 토해내듯 검은 빛을 쏘아 내렸다.

  [아, 그러고 보니 충분한 시간을 주지 않은 것 같네.  미안해, 아카라.  깜빡했어.]

  검은 빛은 눈 깜짝할 사이에 그대로 바다를 통과해 내려가 그 곳의 지면 일부분마저 파먹어 내린 후 사라졌다.  마치 거대한 송곳이 박힌 듯 깨끗하게 구멍이 난 그 곳에 빈 곳을 매 꾸려는 바닷물들이 서로에게 포효하며 사나운 소용돌이를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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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들이 유라시아 지부로 돌아 온 것은 며칠 더 후의 일이다.  기절해 있는 아카라와 몸이 반쯤 잘려진 체 서서히 재생하고 있는 미르와 함께.  안데르센과 그의 트론인 베드로는 일행과 같이 귀한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