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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테창-릴레이완결] Tialist

2006.12.21 08:19

아란 조회 수:125 추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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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창-릴레이소설 완결]
제목(팀명) : Tialist
장르 : SF
총화수 : 전 25화 완결
팀장 : 아란
팀원 : 다르칸, 영원전설, 높새바람(핏빛노을.), 카에데
연재기간 : 2004년 10월 24일부터 2005년 4월 9일 전 25화 완결

[Tialist] 21 : OPERATION BLUE(전편)
글쓴이 : 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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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살의 아카라의 모습을 한, 적색의 머리카락과 적색의 용안을 지닌 소년이 핏빛의 적색의 용안으로 하늘을 바라보며 말하였다.

“하늘을 아버지에게”



-아카라가 마크 미르를 이끌고 귀환하기 2일 전

유 이리.
아니 이름보다는 유 박사로 통하는 그녀는 시선을 다른 데로 두며 그녀와 시선을 마주치기 불편해 하는 알트 아이젠 소속이자 트론 메가세리움 베타의 파일럿이기도 한, ‘셰나’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그, 사진은... 어디서 난 것이지요? 셰나 씨?”

유 박사의 물음에 셰나는 침묵을 한동안 지키고 있었다.
한동안 침묵을 지키는 것이 힘겨운지 셰나는 먼저를 발을 돌려 뒤돌아서서 가려고 했다.
그러나 유 박사는 셰나의 어깨를 한쪽 손으로 붙잡으며 말하였다.

“가지 마세요. 아직 내 질문에 대한 답을 듣지 못 했습니다. 부디 알고 있는 것만이라도.”

“... 제가 알고 있는 것이라고는... 아니, 알고 싶은 것은 저도 박사님과 같습니다. 하지만... 알게 되더라도...”

셰나는 유 박사를 뿌리치며 앞으로 냅다 뛰었다.

‘... 설사, 제가 유 박사님의 딸이라고 해도... 제가 있을 곳은 없습니다. 아니, 제가 그곳에 있을 자격은 없습니다. 비록 Cage에서 태어나 결국 저 하늘에서 목숨을 태워버린 그 아이의 자리를 빼앗을 자격 따윈...’

셰나는 이곳, 유라시아 지부에 와서 최근에 유 박사에 대해 조사하면서 알게 되었다. 마크 04 이카루스의 파일럿이었던 소녀. 케찰코아툴르스를 쓰러뜨리고 모두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태워버린 아이이자 유 박사가 친딸처럼 여겼던 소녀. 그 소녀의 자리를 단순히 친딸일지도 모른다는 것 하나만으로 빼앗을 자격 따윈 없다고 그렇게 생각했기에 셰나는 스스로 진실을 알려고 하는 것을 포기하려고 생각했다.

‘이걸로 된 거야. 더 이상... 마음에 담아두지 말자.’

그리고 2일 후 아카라가 마크 미르를 가지고 급작스럽게 귀환 한 뒤 1개월이 다 되어가고 있었다.
티아리스트의 부활, 그에 따른 기존의 용들이 자신의 의사를 잃어버리고 티아리스트의 동화되어 대부분의 용들이 레드 펜텀 나이트가 되어 시시각각 지구곳곳을 공격하고 있었다.
물론 유라시아 지부도 예외 없이 언제라도 공격해 들어왔지만, 그때마다 아카라의 마크 미르의 활약과 그 마크 미르를 선두로 ?작전을 짜는 카렌티어스의 지휘로 유라시아 지부는 그렇게 별 큰일은 없었다.

“유 박사님, 어디 편찮으신가요?”

클레이즈 박사가 뭔가 초췌해 보이는 얼굴로 트론의 파일럿의 신체검사 데이터를 뒤져보고 있는 유 박사를 보며 말하였다.

“아하하, 그저 좀 요새 일이 많아서 말이지요.”

“뭐, 그렇기도 하겠네요. 이쪽도 확실히 용들이 펜릴을 쓰니, 그것에 대항할 방어책을 연구하느라 연구실에서 아주 살고 있다고요.”

유 박사의 말에 클레이즈 박사는 하품을 하며 그렇게 말하였다. 유 박사는 동감한다는 듯 역시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그건 그렇고, ‘P.E.V(photon escape velocity) 필드 제네레이터’의 관한 연구는 어느 정도 진척된 것이지요?”

“P.E.V 필드 제네레이터는 거의 실전에 투입해도 될 정도로 99% 완성된 상태지만, 아직 잔 조정과 몇 가지 테스트, 그리고 중요한 실전 테스트를 거쳐야 하지만, 시뮬레이션으로는 거의 완벽하게 펜릴을 방어해 낼 수 있는 것으로 나왔지만...”

클레이즈 박사는 말끝을 흐리며 회상에 잠겼다.
아카라 에르나. 그가 티아세리스가 남긴 또 다른 트론인 마크 미르를 가지고 돌아온 첫날을 말이다.

‘이렇게 하면 되는 건가?’

아카라의 말이 끝맺음과 동시에 그가 조종하는 에메랄드빛의 트론, 마크 미르의 양손이 유라시아 나리어스 지부의 메인 서버와 접촉하였다. 그리고 5살 정도의 소녀의 외양을 하고 있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인류의 적이라고 할 수 있는 문자 그대로의 ‘티아리스트’라는 청색의 머리카락과 눈동자를 지닌 소녀가 웃으며 두 눈을 감았다.
마크 미르의 양 손과 메인 서버는 에메랄드빛의 수정으로 감싸였다. 그리고 마크 미르가 가지고 있던 방대한 데이터가 메인 서버로 전송되는 것을 끝으로 클레이즈 박사는 회상을 그만두며 유 박사에게 말하였다.

“확실히, 완전히 절망하고 있었는데 그때 마크 미르가 전해준 데이터, 정말 어둠 속에서 빛을 발견했다고 한다면 이럴 때 하는 말이겠지.”

“그렇겠지요.”

“오퍼레이션 블루(OPERATION BLUE)는 예정대로 실행되는 것인가요?”

클레이즈 박사는 문득 생각났다는 듯, 유 박사에게 말하였다.
유 박사는 클레이즈 박사의 말에 한숨을 한번 내쉬며 말하였다.

“예정대로 4일 뒤, 개시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그렇게 걱정하지는 않아도 될 거에요. 이번 작전은 적의 섬멸이 아니라, 적들의 목적을 알아내기 위한 것이니까요.”

“그렇지만, 여차하면 전투 상황으로 들어갈 수도 있으니까... 아주 적과의 전투가 주 목적이 아니라곤 해도, 불안하긴 마찬가지지요.”

클레이즈 박사는 유 박사의 말을 다 들은 뒤 입을 열었다.

“그렇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거에요. 마크 미르가 투입되고, 아직 실전 테스트를 거치지 않았다 했지만, P.E.V 필드 제네레이터와 휴대용 이지스 쉴드 장비를 각 트론에 장착시킬 것이니까.”

“하지만, 내가 만약 IQ 1000짜리 초절정 천재라고 해도, 마크 유그드라실을 4일 안에 완전 조정하는 것은, 불가능하지요. 카렌티어스가 화내겠지만, 마크 유그드라실과 카렌티어스는 이번 작전에서 완전 배제할 수밖에...”

클레이즈 박사는 그 말을 꺼내놓으며 카렌티어스가 자신에게 질문했던 말들을 회상했다.



‘의식을 완전히 잃어버릴 때까지 몇 시간이 걸립니까?’

클레이즈 박사는 카렌티어스의 그 질문의 놀라 그만, 손에 쥐고 있던 펜을 떨어뜨렸다.

‘클레이즈 박사님. 마크 유그드라실에 타서 몇 시간이 지나야 완전히 의식을 잃게 되지요?’

‘무슨 뜻이지? 카렌티어스 군.’

‘대답해주셨으면 합니다.’

‘9시간이다. 하지만, 최악의 경우는 2시간. 아니 그보다 빠를지도 모르지.’

‘그렇습니까. 생각보다 오랫동안 싸울 수 있는 것이군요.’

카렌티어스의 너무도 담담한 말에 클레이즈 박사는 자신도 모르게 왈칵 화가 치밀어, 오른손바닥을 카렌티어스의 왼뺨을 향해 내려쳤다. 짜악 하는 손바닥이 카렌티어스의 왼뺨에 부딪치며 나는 소리가 마크 유그드라실의 격납고에 울려 퍼졌다.

‘오랫동안 싸울 수 있다니!! 어째서 넌, 자신의 목숨에 대해서 그렇게 말하는 거야!!’

클레이즈 박사의 화가 잔뜩 나 내뱉는 말에 카렌티어스는 담담하게 붉은 용안을 빛내며 말하였다.

‘제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이미 질리도록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코어 컨트롤 링크 시스템을 대신할 건 얼마든지 있어. 네 목숨을 태워가면서 나설 필요가 없다는 말이야!! 알고 있잖아!! 굳이 트론의 코어에 내장하지 않더라도, 코어 컨트롤 링크 시스템, 그것 자체가 사용자에게 주는 부담을 말이야!’

걱정스럽게 그리고 화난 듯한 표정으로 이야기 하는 클레이즈 박사에게 카렌티어스는 의연한 표정으로 담담히 말하였다.

‘마더 컴퓨터가 대체할 수는 있겠지요. 하지만, 아무것도 알지도, 느끼지도 못하는 기계가 정말로 코어를 제어할 수 있을까요? 코어를 제어하는 것은 객관적인 데이터가 다가 아닙니다. 코어를 제어하는 것은 있는 그대로를 느끼고 받아들이고 일체화 하는 것이지요. 그것이 가능한 것은 코어 컨트롤 링크 시스템. 그리고 그 시스템을 받아들이고 제어할 수 있는 것은 저입니다.’

‘카렌티어스... 그래. 네 의지가 정 그렇다면... 하지만, 제네시스 미션까지만은 제발 참아주렴. 제네시스 미션때까지 마크 유그드라실을 좀 더 오래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조정해 볼 태니까.’



“유리카 괜찮아?”

카렌티어스의 말에 유리카는 뭔가 불만이 있는 듯하면서도 힘이 없어 보이는 모습을 보며 말하였다.

“응.”

유리카는 짧게 대답한 뒤, 뒤돌아서서 카렌티어스의 반대편으로 걸어 나갔다.
카렌티어스도 그녀의 뒤를 쫓아 발걸음을 옮길수록, 유리카는 발을 옮기는 속도를 높여갔다. 급기야는 유리카는 갑자기 뛰어나가기 시작했다. 카렌티어스도 유리카가 뛰기 시작하자, 그보다 더 빠르게 뛰어 그대로 유리카의 양 어깨를 붙잡아 세우며 소리쳤다.

“유리카 요새 왜 그래?”

“오빠는... 아무것도 몰라도 돼!!”

그대로 유리카는 양 어깨를 흔들어 카렌티어스의 손을 뿌리치려고 했지만, 카렌티어스는 그럴수록 더 강하게 힘을 주었다. 그리고 카렌티어스는 유리카의 뒤통수를 바라보며 말하였다.

“아무것도 모를 리가 없잖아. 그러니까...”

카렌티어스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유리카의 두 눈에는 어느 새 고였던 물들이 뺨을 타고 흘러내리더니, 바닥에 한 방울, 두 방울 떨어져 내렸다.

“그렇지만... 나... 열심히 해도, 강해질 수가 없는 걸. 아무리 해도, 그 녀석들을 동화할 수가 없어. 마크 미르는 할 수 있는 것을, 나는 할 수 없어. 펜릴도 쓸 수가 없어. 어떻게 해도, 마크 미르를... 아카라 오빠를 뛰어넘을 수 없는 걸.”

‘이럴 땐 뭐라고 해야 하는 거지. 나라는 인간은...’

카렌티어스는 이럴 때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모르는, 자신에 대해 속으로 자책하고 있을 때, 비상 사이렌이 길게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사이렌 소리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뻔하기 때문에 카렌티어스와 유리카는 각자의 맡은 역할을 하기 위해 헤어져야 했다.



“마크 미르와 이미르, 베드로 기를 최전방에 3번 포메이션으로. 마크 03 드로우, 마크 07 그레이, 메가세리움 알파는 최전방의 3기를 서포트 한다. 마크 06 시엘은 적이 이쪽에 방위선을 넘기 전까지 장거리 사격으로 처리하고, 메가세리움 베타와 마크 02 스카디는 시엘을 보호한다.”

-라져.

모든 트론의 파일럿들은 짤막하게 대답하며, 각자에 포메이션대을 유지하며 전투 지역으로 이동하였지만, 마크 02 스카디의 파일럿인 유리카는 불만인지 카렌티어스에게 소리쳤다.

-오빠!! 왜 내가, 후방이야!!

“명령이다!”

-싫어!! 그런 거!!

“싫으면, 싸우지 마.”



전투가 개시 된지, 30분도 채 안되어 그 많던 30여기에 크고 작은 레드 펜텀 나이트들도 사실상 전멸되어 갔다. 아니, 이미 이런 대규모의 전투를 거의 일주일에 3~4번, 심할 때는 매일 되풀이되어 갔기 때문에, 다들 이런 대규모의 전투에 익숙해진 것일지도 모르겠다. 아직은 펜릴을 막아내기 위한 P.E.V 필드 제네레이터가 아직 실전에 투입되지 않아, 펜릴을 막아내는 건, 마크 미르의 전용이 되어버렸긴 하지만, 그밖에 전투 패턴은 기존의 용들의 공격 수단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았기에, 그 공격에 대해서는 신속히 대처를 함으로써, 별 피해를 입지 않고 끝나가고 있었다. 사실상, 최전방에 마크 미르, 이미르, 베드로, 이 세 기체만으로도 사실상 무적의 포메이션인지라, 대부분의 레드 펜텀 나이트들은 최전방에 배치된 이들 기체가 있는 방어 주역에서 더 나아가지 못하고 격퇴되는 게 빈번했다. 원거리 타입이 끼어있지 않는 한, 뒤에 배치된 트론들은 사실상 논다고 해야 할까? 굳이 후방에 배치된 트론 중에서 제대로 전투에 참가하는 건, 원거리 저격 타입에 트론, 마크 06 시엘 밖에 없었다. 나머지 트론은 최전방에 전투를 서포트하거나, 간혹 강행 돌파하는 레드 팬텀 나이트 몇 마리를 잡는 게 고작이었지만. 이번 전투도 그렇게 끝나가고 있었다.

“목표 0. 전멸입니다.”

“와아아!!”

한 오퍼레이터의 보고를 끝으로, 유라시아 나리어스 본부도 또 한건 넘겼다는, 살아남았다는 것에 대한 기쁨으로 날뛰고 있었다.

“다들, 진정해라.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적들의 재차 침입에 대비해야 한다.”

커텔 사령관의 찬물 끼얹는 말에 그 제서야, 오퍼레이터들은 전투의 뒷마무리를 하느라 다시 바빠졌다.

“휴우, 이번에도 어떻게 넘긴 것 같긴 하네요.”

유 박사의 말에 클레이즈 박사도 입을 열었다.

“어떻게든 P.E.V 필드 제네레이터가 완성될 때까지는 이런 소모전을 계속 벌일 수밖에 없을지도 모르겠군요.”

“어쩐지, 이 소모전은 의도되었다는 생각이 드는 건 저 뿐일까요? 클레이즈 박사님.”

“의도되었어. 자신이 가진 힘에 자신이 쓰러져버리게 하기 위한...”

갑자기 유 박사의 말에 대답해주는 5살 정도의 외모에 청색의 눈과 머리카락을 지닌 소녀, 티아리스트의 말에 유 박사와 클레이즈 박사는 놀란 표정을 지었고, 커텔 사령관은 티아리스트에게 말하였다.

“의도되었다라... 누구를 쓰러뜨리기 위...”

“지나 도망쳐!!”

커텔의 질문이 채 끝나기도 전에, 티아리스트는 단말기에 대고 소리쳤다.



B-X49(지나)는 자신의 몸에 부착된 기기들에 적색 수정들이 돋아나며, 순식간에 팔 다리를 휘감아가는 것에 트론을 마구 움직이려고 시도하며 비명을 질렀다.

-시, 싫어!!!

지나의 이변, 그것은 굳이 지나가 비명을 지르지 않아도, 마크 06 시엘에 외부 장갑 곳곳에 적색의 수정이 돋아나고 있는 것만으로도, 다른 트론들도 이변을 눈치 챌 수 있었다.

“마크 06 시엘, 파일럿 캡슐 사출!”

카렌티어스가 아무리 사출을 시도하려고 했지만, 화면에는 에러만 뜰 뿐이었다.

-오빠, 내가 구해볼께!!

“잠깐 기다려!! 유리카!!”

카렌티어스에 만류에도 불구하고, 유리카가 탄 마크 02 스카디는 그대로 달려가 시엘의 파일럿 캡슐을 빼내려고 시도했다. 그러나 되려 스카디의 양손에 적색의 수정들이 돋아났다.

“유리카 후퇴해!!”

하지만 유리카는 카렌티어스의 명령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역으로 동화를 시도했다. 그리고 중얼거렸다.

-나에게는, 마지막 기회야. 아직, 난 강해. 이런 녀석 먹어버리지 못할 리가 없잖아!!!

그러나 갑자기 스카디의 양손에서 펜릴이 발생하였다. 펜릴이 걷혔을 때는 양팔이 사라진 뒤였고, 유리카는 비명과 함께 뒤로 나자빠지고 말았다. 그 와중에도 마크 06 시엘의 전신은 거의 적색 수정에 뒤덮여가고 있었다. 이쯤대자 베드로와 이미르, 그리고 메가세리움알파와 베타는 어느 정도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마크 06 시엘이 레드 팬텀 나이트가 대버리기 전에 파괴하기로. 하지만, 그러기도 전에 갑자기 마크 미르가 엄청난 속도로 달려들었다. 그리고 스카디가 그랬던 것처럼 역 동화를 시도하자, 적색수정들 일부가 에메랄드빛의 수정으로 변해갔다. 그리고 마크 미르의 파일럿인 아카라는 지나에게 들으라는 듯 소리쳤다.

-지나!! 넌 여기 있어!! 절대로 여기 있다고!! 강하게 마음을 먹어!!

그대로 마크 06 시엘에서 펜릴이 발생하며 마크 미르를 삼켜버렸다.

“아카라!!!”



어두컴컴한 곳.
빛이라고는 어디에도 없는 그런 곳에서 웅크리고 앉아 있는 지나였다.

‘헤에, 그것 참, 귀엽게 생겼는데.’

‘야, 이거 범죄잖아?’

‘뭐, 어때. 어차피 트론의 부속품으로 대량으로 만든 것들이잖아. 그 중 하나 정도 가지고 논다고 해도, 어떻게 되는 거 아니잖아.’

‘뭐, 그렇기야 하겠지. 어차피 이 녀석들은 유전자 단계에서 생식능력을 제거해버렸으니까, 요는 아무리 즐겨도 티 하나 안 난다 이거지.’

“싫어!!”

지나는 두 눈을 감고 두 귀를 막으며 소리쳤다. 하지만 여전히 두 눈과 두 귀로 보여지고 들려지고 있었다.

‘얌마, 너만 재미 보냐.’

‘그럼, 넌 이 년 입에다 처넣으면 되잖아.’

‘아, 아파요. 시, 싫어!!’

퍼억.

‘싫긴 뭐가 싫어. 니년도 실은 즐기는 거 아니냐? 하긴, 우리 말 안 들으면 불량품이라는 명목으로 폐기처분하면 그만이야. 아, 그러고 보니, 저번에 A-X01도 얼마나 반항했더라? 몸은 꽤나 좋았던데, 큭큭.’

‘B-X49, 살고 싶으면 얌전히 우리가 시키는 거 하라고. 어차피 니들의 수명은 그렇게 길지도 않잖아? 충분히 즐겨두어야지.’

‘어이, 뭐하는 거야?’

‘제길, 운이 없군. 하지만, 니년 역시, 우리보다 더 운이 없을 거야.’

‘이런, 꼴이 이게 뭐니? 괜찮니? B-X49.’

‘... 으흑.’

‘정말이지, 남자들이란 정말 자기 욕구밖에 채울 줄 몰라. 2명이서 한 명을 그렇게 굴다니, 요새 할 일이 없나 보군. 이따가, 잔뜩 할 일을 만들어 줘야 겠어.’

‘저, 저기 고, 고맙습니다. 아줌마.’

‘이런, 이런, 아줌마라니. 난 아직 20대 창창한 아가씨라고. 그러니까, 언니라고 불러.’

‘어, 언니.’

‘꺄아~ 귀여워!! 그래, 이 언니를 따라오렴, 언니가 좋은 것을 가르쳐 줄게.’



“싫어!!!”

지나는 소리치면서 두 눈을 떴다.
싫은 기억, 인간이 아닌, 완전 노리개 취급뿐이었던 기억.
그리고 두 눈을 뜬 지나의 눈앞에, 자신과 닮은 아니 어렸을 때의 자신이 각종 액체와 오물로 범벅이 된 모습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오른손을 내밀며 말하였다.

“넌 어디에 있어?”

오른손에서는 적색의 수정이 어느새 돋아나 있었다.
지나는 눈앞에 존재가 하는 말에 힘없이 대답하였다.

“나는... 어디에도 없어... 어차피, CAGE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그들에게는 인간이 아니라 그저 쓰다버리는 소모품일 뿐이니까.”

“어차피 우리들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아. 그러니까, 우리와 하나가 대자.”

-그 말을 들으면 안돼!! 지나!!

갑자기, 어둠 속 저편에서, 아카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어느새 지나와 닮은 존재 마주 편에 파일럿 슈트를 입은 아카라가 모습을 드러냈다.

“아카라...”

-지나...

“아카라 오빠... 미안. 나, 오빠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깨끗한 아이가 아니야.”

-지나...

“사실, CAGE에 있는 아이들 대부분은 나처럼 그렇게 더럽혀진 아이들은 대부분... 하지만, 더럽혀진 아이들은 더럽혀졌을지도 모르지만, 그렇지 않기를 믿으며 다른 애들을 지켜주려고 결국... 그런 셈이야. 지켜준다는 명목으로 그렇게 즐겨버렸을지도 몰라...”

-지나...

“그치만... 미란이나 지수 언니는 정말로 깨끗해. 지켜주려고 했으니까... 하지만, 미란이는...”

-난, 그런 소리를 들으려고 하는 게 아니야!!! 어째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거야!!

“아카라 오빠... CAGE에 있는 모든 아이들은 아카라 오빠를 좋아해... 우리들과 달리, CAGE에서 태어나지 않은, 우리들의 눈에는 유일한 인간이자 희망으로 비쳐졌어. 그리고 우리들을 즐겁게 해주려고 노력했고... 그러니까, 오빠는 몰랐으면 했어. 오빠는 그런 사실을 알면, 분명, 될 리가 없는 무모한 짓을 벌일지도 모르니까... 그러니까...”

-너희들도 인간이야!! 당연하잖아!! 말을 하고, 생각하고, 울고, 웃고, 싸우고, 화해하고, 즐겁게 해주려고 노력하고, 당연히 인간이니까, 할 수 있는 일이잖아!! 네가 트론에 타게 된 것은, 네 의지가 아니지만, 하지만, 싸우는 이유는 지켜주려고 싸우는 것이 아니야?

“아카라 오빠...”

-돌아와!! 너 하나 죽게 되면 다 인줄 알아? 생각해봐!! 그리고 도망치지 마!!

“... 하지만...”

-이곳에 있고 싶지 않아? 사라지고 싶다면, 네가... 너를 죽이겠다. 5분 주겠다. 결정해.

“나는... ”



“여기에 있고 싶어...”



마크 미르와 마크 06 시엘을 삼킨 거대한 펜릴이 줄어들어가기 시작했다. 그에 따라, 베드로와 이미르, 메가세리움 알파와 베타는 곧 모습을 드러낼 레드 팬텀 나이트를 대비하기 위해 전투태세로 들어갔다.

-지나를 구해야 해요!! 지나를!!

-오빠!!

“어쩔 수 없어. 아마, 지금쯤, 너희들이 알고 있는 지나는 이미 이 세상에 없을 거야. 인정하도록 해.”

카렌티어스는 내색하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화가 치밀어 오르고 있었다. 보고 있었으면서, 이번에도 아무도 구하지를 못한 자신.

-모든 게 잘 될 거야. 카렌티어스.

“티아리스트 에르나 인가?”

줄어들어가는 펜릴에서 갑자기 뭔가가 튀어나오더니 저 하늘로 날아올라가고 있었다.

“레드 팬텀 나이트 1기가 확인되었습니다.”

오퍼레이터의 보고가 끝남과 동시에 펜릴이 완전히 거두어졌을 때, 그곳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뜻밖에도 만신창이가 된, 마크 미르와 마크 06 시엘이었다.

-여기는 아카라 에르나. 지나는 무사하다.

-정말, 아카라와 지나야?

-언니... 미안해...

파일럿끼리 살아있다는 것에 기쁨을 만끽하고 있을 때, 카렌티어스가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하였다.

“다들, 기뻐하는 것은 일단 모든 전투가 끝난 뒤에 하도록 해. 지금은 저 하늘에 떠 오른 레드 팬텀 나이트를 요격하는 것이 먼저다.”

-어이, 카렌티어스. 저 높이에서는 말이지, 아무리 나라도 말이지, 요격할 수 없다고.

카렌티어스의 말에 유우키는 그렇게 말하였다.

-카렌티어스... 내가 요격할게.

“지나, 지금 네 상태로는 불가능할 텐데.”

-마크 미르로 시엘의 무기를 동화하면 가능해.

“아카라... 하지만, 너도 지금 상당히 지친 상태야.”

-아직, 할 수 있어. 한번 뿐일지도 모르겠지만.

“좋다. 마크 미르는 마크 06 시엘의 스나이퍼 건을 동화해서, 에너지를 보내준다. 마크 06 시엘은 모아진 에너지로 저 하늘로 도망치는 놈의 코어를 날린다. 둘 다 지친 상태니까, 찬스는 단 한번 뿐이다.”

-라져.

마크 미르의 손이 마크 06 시엘의 무기인 스나이퍼 건에 닮았다. 그리고 스나이퍼 건과 그것을 쥐고 있는 시엘의 양손에 에메랄드빛의 수정이 돋아나더니 깨어지며 스나이퍼 건이 에메랄드빛으로 빛나기 시작했다.

-에너지 충전 200% 완료. 좌표 축 고정 완료.

지나는 그 말을 끝낸 뒤, 방아쇠를 당겼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에메랄드빛의 빛줄기는 그대로, 도망가는 레드 팬텀 나이트의 코어를 꽤 뚫어버렸다. 곧 펜릴이 발생함과 동시에, 레드 팬텀 나이트 한 마리는 소멸했다.

“커텔, 동화현상에 대항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알겠어?”

반말 까는 5살의 티아리스트의 말에 커텔이 대답했다.

“너는 알고 있는가?”

“마음을 강하게 먹는 것. 자신이 여기에 있어야 하는 확실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면.”

“그 말은 CAGE에 있는 소모품을 소모품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취급해야 한다는 뜻인가?”

“인간이 인간을 인간으로 대접하는 게 뭐가 잘못되었다는 거야? 하나도 잘못된 것이 아니잖아.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 하지만, 혼자는 약해. 그러나 여럿이면 강해.”



“아버지, 제가 왜 오퍼레이션 블루(OPERATION BLUE)에 작전 멤버에서 빠져있는 거지요?”

카렌티어스의 질문에 커텔은 담담하게 대답했다.

“전투가 주 목적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트론이 3기나 갑니다. 당연히, 그들의 지휘와 코어의...”

“이곳에 남는 트론은 6기다. 3기는 마더 컴퓨터만으로 족하다.”

“하지만...”

“더 이상 토를 달지 마라. 마크 미르, 메가세리움 알파, 사도 베드로는 알다시피 우리의 강력한 전력들이다. 쉽게 당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것보다... 남겨진 파일럿들을 보살펴주도록 해라. 유리카와 지나라는 아이를 특히 잘 보살펴주어야 할 거다.”

‘방금, 내가 무엇을 들은 거지? 잘못 들은 게 아니라면, 도대체 아버지에게 어떤 변화가 일어난 것일까?’

“카렌티어스 뭐하는 거냐? 작전을 위해 떠나는 그들을 배웅하러 가지 않는 거냐?”



아카라와 카렌티어스는 마주보았다.
그저 웃으며 서로에게 경뢰를 할 뿐이었다.
말은 없었지만,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알고 있었다.



“셰나 군. 어린 파일럿들을 부탁한다.”

“유우키 대위님, 그런 소리 마세요. 전투가 주 목적이 아니지만, 살아남도록 노력해주세요.”

“하하하, 당연히 죽을 리가 있냐? 저기 정신 나간 신부님보다 먼저 죽을 리가 없잖아?”



“신부님, 가시는 거예요?”

마크 07 그레이의 파일럿인 S-X01(라스)는 손질 안된 보라색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파일럿 슈트를 입은 안데르센 신부를 바라보았다. 안데르센 신부는 라스에게 낡은 성경을 건네주며 말하였다.

“내가 지옥에서 돌아올 때까지, 성경에 쓰인 구절 하나하나 빼먹지 말고 몽땅, 머릿속에 쳐 박아 두어라. 만약, 한 구절이라도 모를 시에는 존내 맞는 거다.”



마크 미르, 메가세리움 알파, 베드로를 태운 대형 수송선이 하늘로 날아올랐다. 그것을 바라보며, 청색의 눈과 머리카락을 가진 티아리스트는 불안한 듯한 표정을 지으며 1시간 전에 아카라와의 대화를 회상했다.

‘아카라... 괜찮겠어?’

‘알고 있어. 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걱정을 끼칠 수는 없잖아.’

‘얼마 안 남았어. 아카라의 몸은 이제 한계야. 지금이라도 오퍼레이션 블루(OPERATION BLUE)에 참전하지 말고, 치료를 해야 해. 아직 최초의 동화현상이 발생하지 않았으니까, 금방 치료할 수 있을 거야.’

‘괜찮아. 전투가 목적이 아니잖아.’

‘아니야. 싸우게 될 거야. 그 애는 정보를 주지 않으려고 할 거야. 그 애는 이 별의 하늘을 빼앗으려고 하고 있어.’

‘나는 너를 믿겠지만, 다른 사람들은 아직 너를 완전히 신뢰하지 않고 있어. 데이터를 얻을 때까지만 버티면 돼. 그때까진 충분히 몸이 견딜 수 있으니까. 마크 미르에 의한 동화현상이 발발하기 전에 돌아올 수 있다고.’

회상을 끝내며, 티아리스트는 조용히 중얼거렸다.

“아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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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PERATION BLUE
적 섬멸이 주 목적이 아닌, 태평양(옛 하와이 제도가 있던 부근)에 점차적으로 몰려드는 용들(레드 펜텀 나이트)에 동향과 그 목적을 알아내기 위한 탐사대를 보호하기 위한 작전.



# Genesis mission
인류가 지구상에 싸울 수 있는 모든 전력을 긁어모아 남극에 있는 다시 부활한 티아리스트(꼬마 아카라)를 쓰러뜨리기 위한 인류 최후의 작전. 이 작전 후에도 인류가 다시 한번 하나로 힘을 모아 뭔가를 해내는 일은 없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