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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퓨전 충돌

2007.02.17 00:15

브리이트 조회 수:1307 추천: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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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5일.
그러니까 그녀가 우리 바에 섹소포니스트로 취직한 이후로, 5일이 흘렀다.
분단위로는 7200분, 초로는 432000초가 흘렀다.
여하튼, 그녀의 실력은 내가 보증했기에, 그녀가 찾아온 바로 그 날 바로 연주를 시작했다.
역시나 그녀는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훌륭했다. 긴 시간 연주에도 잔실수 하나 없는데다
폐활량까지 굉장해서 여자의 그것이라고는 믿기지 않았다. 뭐, 그래서 인하씨와 팀원들은 그녀를
채용한 것에 대만족 했고, 그로써 그녀와 나는 정식적인 팀이 되었다.

그리고 지금 여느 때 처럼, 길거리를 어슬렁 거리고 다니고 있다.
하늘은 맑고 바람은 쾌청하다. 구름따라 바람따라 흘러가고 싶어지는 기분좋은 그런 날씨.
이런날엔 커피를 마셔주고 싶었기에 마침 옆에있던 카페에 들어섰다.

'딸 랑'

상쾌한 소리를 내며 열리는 문. 그리곤

"어서오십시오"

이 카페의 알바생으로 추정되는 여자의 밝은 목소리가 울려왔다.
약간 고개를 숙여 인사하곤 안으로 들어간다. 블랙 커피 한잔과 치즈케이크을 주문하곤
주위를 둘러본다. 역시 날씨가 좋은 탓에 꾀 손님이 많다. 아가씨들은 모여 앉아
최근 근황이나 주변 소문을 떠들고 있고, 혼자 온 사람들은 책을 보거나 창밖을 보며 분위기에 취한다.
문득, 혼자 온 사람중 한명인 한 아가씨가 눈에 들어왔다.

요즘 아가씨들 사이에서 유행한다는 미니스커트를 입고 유행에 그다지 민감하지 않은 나도
알 수 있을정도로 꾀 잘 차려입은, 목선을 타고내리는 웨이브를 넣은머리가 돋보이는
20대 초중반의 아가씨.흐음, 다솜씨가 청초하고 귀엽다면
저 아가씨는 여성적이고 요염하달까, 혼자 머릿속으로 그 아가씨를 평가하고 있자니 주문한
블랙 커피와 치즈 케이크가 완성됐다.

이상한 생각을 했다는데에 혼자 민망해서 머리를 휙휙 저으며 계단을 올라가 창가자리로 갔다.
...우연인가 아니면 무의식중에 그 여자를 인식하고 있던건가, 내가 앉은 창가자리는 그녀로부터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다. ...그녀가 먹고있는건 아마도 모카 초코 케이크.
그러고보니, 먹어본지 꾀 됬네. 아니 사실 커피숍에 안 온지가 1,2년 정도니까 못 먹는건 당연한가.

".....음?"

어째서일까,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 ...난 그렇게나 저 여자를 빤히 처다보고 있던건가.
머쓱해서, 창밖을 바라본다. 창밖에 보인 풍경은 제각기 할일을 가지고 부산히 움직이는 사람들과
바다를 떠다니는 배처럼 한적하게 흘러다니는 구름들. 옥탑방에 살아서인지 친숙한 구름이지만
언제봐도 뭔가 가슴속에 남는 듯한 느낌.

커피를 한 모금 마신다. 그동안에 약간 식었네. 씁쓸한 맛이 입안을 감싸고 돈다. 여기에 담백한
치즈케이크를 한조각 잘라서 입안에 넣는다. 음음 과연 좋은 조합이라니까.

' 달그락 '

어느새 치즈케이크를 다 먹어버렸다. 커피는 아직 반잔 정도 남았다. 지금이 4시 20분이니까
6시 반까지는 꾀 시간이 남는다. 어디를 가야 좋을까. 그런 생각을 하며 눈을 돌려 그녀를 바라보니
어느새 그녀는 사라져 있었다.

남은 커피를 마시는 데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계산을 하고는 바를 향한다.
사람들의 발걸음 소리, 수다떠는 소리, 가게에서 광고를 하며 내보내는 음악,
웃음 소리, 싸우는 소리 이 모든게 한 곳에 모인 곳. 그것이 거리다.
거리는 오케스트라다. 사람들의 삶의 음악을 틀어주는 오케스트라.
하모니카를 부르고 싶어 손이 근질근질하지만 지금 연주를 시작하면 늦을 것이 확실하기에
작은 소리로 휘파람을 부른다.

" 꺄악!~"

그런 소리를 깨고, 한개의 유독 높은 음이 들린다. 아마도 여고생 정도의 비명 소리일 것이다.

"성시경이다!!"

소리가 난 쪽을 바라본다. 성시경... 대한 민국 사람이라면 한번 이상은 들어봤을 유명한 발라드 가수.
가요를 자주 듣는 편이 아니라 잘은 모르지만 말을 들어보면 꾀 실력있는 가수라고 한다.

"과연...스타는 다르군"

바라본 곳의 풍경은 엄청났다. 검은 뿔테 안경을 쓰고 약간 웨이브 진 머리를 가지고 부드러운 느낌의
외모를 가진 그남자는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주변은 현재 거리가 마비될 정도로 사람들이 몰려있다.

"죄송합니다. 비켜주세요"

낑낑대며 그 인파를 뜷고 지나간다. 사실 내게는 그다지 드문일도 아니다. 바가 MBC주변에 있기 때문에
가끔 이렇게 연예인들이 나타나기도 한다. 물론 보통의 경우엔 차를 타고 오지만 말이다.

"...휴~"

한숨을 몰아쉰다. ...역시 극성팬들이란 무서운 거다. 스타들이 밟혀 죽지않는게 신기하군.

"히으유.."

누군가 옆에서 한숨을 몰아쉬고있다. 검은 뿔테안경에 커다란 코트를 입은... 그러니까
알아보는데에 약간 시간이 걸렸지만 그건..

"아...성ㅅ...읍!"

팟하는 소리와 함꼐 손바닥이 입을 가렸다. 성시경은 조용이 하라는 듯 검지로 입을 막으며
안절 부절 못하는 표정으로 웃고 있었다.

"말하지 마세요. 알았죠?"

고개를 끄덕여 대답했다.

"그럼 절대로 말하시면 안되요"

그런 말을 남기고는 샛길로 후다닥 달려간다. 하긴 방송시간에 못맞추면 곤란할테니까.
손목 시계를 바라본다.

".....5시 50분?"

켁, 잘못하면 늦어버리겠다. 주머니에서 하모니카가 떨어지지 않게 주의하며 달린다.
차가운 바람이 따갑지만 별로 상관하지 않는다. 젠장 잘못하면 감기 걸리겠는데..
아니 그것보다 짤리는게 더 무섭단 말이다. 다리야, 제발 힘내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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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흥, 단편제를 마치고 다시 버닝합시다 충돌팀 여러분!..

독자분들도 읽어 주시고! 리플도 달아주시고!

오타 지적은 언제나 환영! 추천은 대환영!...

여하튼. 봐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