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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퓨전 Destiny * 운명의 일곱 가지

2007.02.08 08:07

다르칸 조회 수:1645 추천: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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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항상 멸망으로 치닫는다. 고신들은 세상에 없으며, 파멸주들도 사라졌다. 또한 이제 신들조차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세상은 끝없이 멸망으로 치닫고 있으며, 이것은 또 다른 탄생의 징조였다.
해가 떠오른 그 첫 날. 하늘에서 여든 두 마리의 천마와 여든 두 명의 전투 천사들이 창과 도끼를 들고 내려와 양민들을 학살했다. 죽은 이들 중 죄가 있는 이는 악신 로키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악하지 않은 이는 발할라의 궁으로 올라가 영생을 누리게 정해졌다.
두번째 해가 떠오른 날. 쉰 네 마리의 용들이 땅을 찢어 발기고 나타났다. 그들은 보통 용족보다도 덩치가 스무배 컸고 이빨은 백배나 날카롭고 단단하였으며, 아가리를 벌리고 쏟아내는 불길은 하늘조차 녹였다. 그들이 대지를 집어 삼키고 불길을 내뱉으니, 세상이 녹아내리고 강산이 썩어버렸다.
세번째 해가 떠오르자, 오딘과 스물 네명의 천신(天神-오딘 아래 네 명의 자식과 발할라를 다스리는 여섯 명의 신, 오딘의 열 네 손자)이 이 땅에 강림해 그 금빛 꽃가루를 뿌렸다. 그러자, 썩어문들어졌던 세상이 고름을 짜내듯이 그 썩음을 날려버리고 새롭게 태어났다.
세번째 달이 저물었고, 악신 로키가 땅을 수없이 가르며 나타났다. 오른쪽에는 지옥뱀 요르문겐드, 뒤에는 겁화랑 펜릴, 왼편에는 매혹적인 자태의 지옥신 헬을 대동했다. 세상의 모든 미를 갖춘 듯한 로키가 그의 아내인 고신족 앙그르보드를 불러내어 지진을 일으켰다. 그 충격에 달과 해가 땅바닥에 떨어졌다.
암흑이 시작된 첫날. 천신들과 악신들은 수없이 싸움을 되풀이했다. 별들은 버티지 못 하고 산산히 조각나 떨어지거나 불타버리고, 대지는 한껏 지치고 힘에 겨워 끝없이 무너져내려, 대지의 기둥. 가이나스가 쪼개졌다.
암흑이 시작된 이후 삼십일 만에 오딘은 신창 궁그닐로 로키의 가슴을 찌르고 로키는 미스테르타인 나무로 만든 검으로 오딘의 허리를 찍었다. 두 고신(高神)은 서로 치명상을 입은 채 싸움을 멈췄고, 로키는 다시 무저갱으로 그 가솔들을 이끌고 내려갔다. 천신들은 오딘을 부축하고 그의 두 동생 빌리, 베라가 만든 용상에 앉혔다.
천신들은 발할라에서 손끝에서부터 불길을 일으켜, 해를 세우고 물을 끓여 구름과 별들을 만들어냈다. 그것은 새 세상의 탄생의 장면이었다.

-오딘의 경전 '카마다쿠스' 中 라그나뢰크 묵시록 18장-



아주 긴 라그나뢰크 묵시록을 끝까지 읽어 내려간 레이첼이 손에 든 경전을 덮었다. 발터는 공손하게 뜨거게 덥혀진 찻물을 찻잔에 따른 뒤, 커피와 설탕, 프림을 넣어 숟가락으로 휘휘 저었다. 레이첼은 카마다쿠스의 표지에 멋스러운 필체로 쓰여진 교황의 직인을 지긋이 바라보다가 피식 웃었다.

"반(反) 오딘 테러리스트라고?"

"종교분쟁에 끼어들 여력은 없을 것 같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쿠마다스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는 없다"

레이첼은 머릿 속으로 신성제국 쿠마다스와 샷셀 내부의 전력를 비교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바다를 건너야 볼 수 있다고 해도, 그 영향력이 동대륙을 제외한 전 세계에 퍼져 있는 신성제국의 요청을 쉬이 무시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종교분쟁에 끼어들었을 때, 샷셀의 행동에 반대하는 종교집단들의 반발도 충분히 걱정되기는 하지만, 솔직한 문제점은 샷셀 전력의 약화였다. 바로 보름 전에 겨우 종식된 엑셀의 일도 있고 샷셀은 1, 2, 3조가 전체적인 축을 이루고 있다. 헌데, 이곳 저곳 국제적 테러범들이 나타나고 저스티스가 종종 개입을 하면서 중심이 되는 전력인 1, 2, 3조 만으로는 제압에 어려움이 있었다. 쿠마다스에서 요청하고 있는 반 쿠마다스 테러리스트인 '엔트로피'들의 진압을 위해 애꿎은 전력을 낭비한다는 것은 분명 득보다 실이 많았다.

"레이첼님, 확실히 엔트로피들의 주 활동지역은 실바나스와 진마국에 걸쳐져 있습니다만, 쿠마다스가 이런 요청을 했다면, 분명히 어떤 도움도 주지 않을까 합니다"

뿔테 안경 너머로 차갑게 식은 사무적인 레이첼의 눈빛이 발터의 입을 관통했다.

"그래서?"

발터는 한참이나 저어서 그윽한 향을 내는 커피를 레이첼의 앞으로 드리밀고 그의 서글해 보이는 미소를 지었다.

"이번에 새로 영입한 7조와 쿠마다스에 성기사단의 원조받는 겁니다"

성기사단, 쿠마다스의 비밀특무대를 제외했을 때 유일하게 남는 무력집단이다. 비밀특무대가 주신 오딘에 반하는 세력들을 비밀리에 신속히 숙청하기 위한 북쪽의 대륙 최강급 무력집단이라면, 성기사단은 공개적인 본보기를 보여줄 때, 상대를 쑥대밭으로 만들기 위해 배치하는 일종의 무력시위용 집단이었다. 하지만, 존재 목적이 종교에 반하는 무리들의 무조건 섬멸이기 때문에 광신도적인 집착이 이루어내는 육체적강함과 과학의 접목으로 그들의 무력은 결코 실바나스의 군대나 진마국의 그것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았다. 하지만, 성기사단의 규모는 한 나라의 군대 이상이기 때문에 수송에 어려움이 따렀다.

"어떻게 이리로 데려온다는 거지?"

"상인으로 위장시켜 국내로 들여오거나, 우리나라 외지에 사소한 분쟁거리를 만들어 쿠마다스의 성기사단이 개입할 구실을 만들어 주면 되지 않겠습니까"

고민거리가 또 쌓였다. 이런 소릴 의회에 제출하면, 당장 모가지가 아닌 걸 다행으로 여겨야 할 것이다. 그 완고한 고집쟁이 노친네들은 쿠마다스의 요청을 무시하라고 할 것이며, 그들 때문에 또 다시 성전이 발생할 수도 있다. 사실 그들의 외교문을 자세히 보면, 굉장히 도발적인 단어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으며, 다른 의미로 해석하면, 전쟁을 염두하고 있다는 사실이 된다.

"아니면, 비밀특무대를 데려오는 것도 좋겠지요"

"발터. 자네의 작전들은 비교적 훌륭하지만, 때때로 무척 도전적일 때도 있어"

상관의 사무적인 말투가 도리어 친숙하다는 사실에 발터는 씁쓸하게 웃으면서, 검지를 들어올렸다.

"특무대 최강이라는 1과는 아니지만, 5과 과장과 면식이 있으니 어찌 될 것입니다"

비밀특무대, 이 신성제국의 시작으로부터 창설되어 각자 스물 넷 천신의 별칭을 과의 이름으로 붙이고 자칭 신이 사자이며, 무력의 화신이라 일컺는 이 광신도 집단은 동대륙에서 직접가져 온 뛰어난 광학병기들로 무장을 하거나 그 신체를 담보로 메카닉 시술을 통해 초인적 힘을 얻기도 한다. 그들의 힘은 과거 성전 때, 특무대 1과 열 한 명과 과장 룩셈뷔크가 진마국 마인 14여단을 말살시켜 버린 전과만 봐도 도저히 무시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오딘의 맏아들 토르의 이름을 딴 1과부터 무력순으로 점점 내려가는데, 5과면 상위 다섯번째라는 말이 된다.

"발터...정말 괴물이군"

"수완가라고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레이첼은 곧장 한 장의 서류와 보고서를 작성해, 서류는 발터에게 보고서는 밖의 위병에게 전했다. 위병은 레이첼의 낙인이 찍힌 서류봉투를 보고 황급히 의회에 전했다.  
몇일 뒤, 중앙 정부 의회의 긴급 회의가 소집되었다가 몇 시간만에 해산되었다. 그러나 그 회의가 있었다는 사실은 군 고위간부 몇명과 정치적 인사들 뿐이었다.



나무에 철심을 박아넣고 수련을 하는 이의 몸이 다치지 않도록 몇겹의 밧줄로 메어 놓은 인형을 치면서 수련을 하고 있던 블레어의 뒤로 샤이란의 부르는 목소리가 꽃혔다. 그 목소리는 전과 다르게 부드럽고 전에 없이 고웠다.

"블레어 ~ 좀 쉬면서 해 ~"

그 다정다감한 목소리에 인형을 거세게 후드려패던 주먹을 멈춘 블레어는 눈물마저 고인 채 돌아보며, 목소리의 주인공을 양 팔로 감쌌다.

"오오 - 내 사랑 샤이란!"

"좋나?"

블레어는 눈물을 훔치고 자신이 껴안은 상대를 보았다. 사람으로써 독특하다는 말 박에 할 수 없는 외모에 흰 가운을 입은 닥터가 입에 이상한 기계를 대로 킬킬 거리고 웃고 있었다. 그 뒤에는 눈이 휘둥그레진 카폰과 이가엘이 닥터와 블레어의 포즈를 보고 있었다. 그 옆에는 샤이란과 히로도 있었다. 샤이란은 별 감정 없는 듯이 지나가며 '변태였군'이라고 말했으며, 히로는 멋진 커플이라고 이죽거리면서 지나쳤다. 가장 획기적이고 적극적인 반응을 보인 이가엘은 어디서 났는지, 고가의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 바람처럼 소문을 퍼트리기 위해 사라졌고, 카폰은 그저 멍하니 굳어버렸다.

"이런 바보 자식아!!"

화끈 타오르는 블레어의 불주먹이 닥터의 얼굴을 향해 날아갔다. 여유롭게 그의 주먹질을 피하고, 흩날리는 불길에 담뱃불을 붙인 닥터가 아직도 우스운지 킬킬거리면서, 입가를 가리고 있는 기계를 만지작거렸다. 그리고 샤이란의 목소리로 '아프잖아' '사랑해' 따위의 농담들을 몇 번 더 던졌다.
그 바로 오후부터 닥터와 블레어의 열애설이 온 도시에 퍼졌다. 그와 별 상관 없이 샤이란은 7조 전원을 소집했다. 하지만, 블레어의 뜨거운 포옹 때문에 회의실의 분위기는 소풍 온 초등생들의 그것과 다를 바 없었다.

"정숙해라"

샤이란이 따끔하게 부장들에게 일침을 놓았다. 분위기가 조금 수그러들자, 조장의 본격적인 브리핑이 시작되었다. 그녀는 실바나스 외곽지역, 작은 항구도시 '폼프레'의 지도를 펼쳐 놓고 작대기로 두 개의 커다란 항구를 가르켰다.

"폼프레의 두 항구 폼과 프레에 무기밀매상들이 소굴을 틀었다는 정보가 입수되었다. 각국 분쟁지역에 동양에서 수입되고 있는 병기들을 풀고 있는데, 최근에 발명된 자동소총이라는 것도 팔아치우고 있는 모양이어서 각국의 분쟁지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그 때문에 분쟁지역과 굉장히 가까운 진마국에서도 이 무기밀매상들에 대한 불만이 많이 쌓인 듯 하다. 이들을 잡으면, 자국의 국제적 위상과 정치적 위치가 높아질 것으로 사료된다."

전후상황에 대한 깔끔한 그 설명이 끝나자, 블레어는 슬쩍 일어나 회의실을 나갔다. 이가엘이 그를 불렀지만, 그는 손을 휘휘 흔들면서 말했다.

"다 쓸어버리면 되네"

곧 그 말에 동감한 히로와 이가엘도 자리를 뜨자, 닥터도 슬금슬금 일어나 나가버렸다. 자세한 상황을 알리기 위해 서류들을 꺼내던 샤이란에게 점점 차가운 냉기가 풍기기 시작할 때가 되자, 카폰도 식은땀을 주르륵 흘리면서, 회의실을 도망치듯 빠져나왔다. 그 이후 회의실에 전체 모를 고드름들이 만년설처럼 굳어 녹지 않게 되었다는 이야기는 7조가 수도로부터 출발한 이틀 뒤 위병들 사이에 조심스럽게 퍼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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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마다스(카마다쿠스)
카마다쿠스에 대한 정의는 세가지로 분류된다.
첫째, 오딘의 경전.
둘째, 오딘의 교단과 교리.
셋째, 신성제국 쿠마다스

카마다쿠스 라그나뢰크 묵시록
5대 교황 엔브란트가 꿈에서 본 이야기를 경전에 추가시켜 유명해진 기록. 세계 최후의 이야기와 종말에 대한 것들을 서술하고 있으며, 그 이야기가 기록된 날 거의 모든 사제와 무녀, 신과 관계가 있는 이들이 이와 비슷한 꿈을 꾸었다. 그 신비한 기록의 진실은 교황만 열람할 수 있는 신전 도서관에 보관되어 지고 있으며, 약 85%의 내용만 일반에 공개되어 있다.

성기사단
신성제국 쿠마다스의 대표적 무력집단. 성전 초기에 탄생하여, 광신도들의 전투집단이 되었다. 신전 고유의 유물들과 막대한 군비를 기반으로 막강한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에도 오딘의 존재를 불신하는 소수 종교집단과 왕국들을 쑥대밭으로 만드는 데 큰 몫을 하고 있다.

비밀특무대
신성제국 쿠마다스의 비밀특무대, 알려진 것은 1과부터 24과까지 존재한다는 것과 가장 강력한 1과의 이름이 토르라는 것이다. 또한 성전에서 1과 전원 열 한 명과 과장 룩셈뷔크가 진마국 마인 14여단을 말살시켜 버린 전과를 보면, 그 전투력이 상상 이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들의 동원권은 전적으로 교황만 가질 수 있으며, 그것을 어길 시에 오딘의 벼락을 맞는다는 철칙까지 있다.

룩셈뷔크
유명한 비밀특무대의 1과 과장. 용족을 맨손으로 때려잡는다는 허무맹랑한 소문까지 나돌 정도에 아직까지 살아서 특무대 1과의 과장을 맞고 있다는 소리까지 나돌 정도로 신비에 쌓인 사내다. 뺨에는 굵직한 검상이 남아있고 짧게 깎은 금발에 사제복을 입고 전장을 휘몰아치는 모습은 그야말로 전대미문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특기는 팔뚝만한 소도를 예리한 각도까지 예측해서 적의 심장부를 관통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확인된 바는 없다. 그의 외모가 알려진 것 또한 교황의 옆에서 시중을 들던 그 모습을 진마국의 14여단의 여단장이 발견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새로운 스토리 스탓트!!!



이번의 적은 종말주의자 '엔트로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