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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퓨전 Destiny * 운명의 일곱 가지

2007.01.25 10:51

다르칸 조회 수:1194 추천: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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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바니아 공화국 최북단, 땅디아즈 시(市)에서 한 두어시간을 걸어서 동쪽으로 걸어가면, 땅으로부터 움푹할 정도로 올라온 언덕이 하나있다. 그 위에는 묘비석들이 즐비하게 박혀 있는 이른 바 요히튼 공동묘지라는 곳이이었고, 여느 공동묘지들이 그렇듯 그 주위에는 사람 그림자조차 쉽게 볼 수 없는 곳이었다. 헌데 문득 예기치 않게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왔다. 사방에 툭 터진 평야로는 개미조차 보이질 않는데, 유독 공동묘지로 향하는 길에 대 여섯명이 몰려 묘지로 올라가는 것이다. 혹 누가 봤다면, 누군가가 죽었겠구나 할 수도 있겠지만, 다섯 명은 흰 가운을 입고 남은 한 명은 새하얀 망토에 청색 깃을 세운 건장한 남자였다.

"어찌되었든, 동양의 늑대에게 도움을 받는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모르겠습니다"

"그래?"

남자는 조용히 웃었다. 그리고 그들이 점점 묘지로 다가갈 수록 묘지 언덕이 높게 솟아오르더니, 커다란 동굴의 입구를 드러냈다. 그 여섯 명은 아가리를 벌린 동굴 속으로 사라졌고 금방 요히튼 묘지의 언덕은 언제 무슨 일이라도 있었냐는 듯이 제 모습을 갖췄다.



"1조를 7조가 엄호하면서, 내일 00시 00분을 기점으로 엑셀의 본진인 기업 웨스턴 우드를 공략한다!"

발터가 평소답지 않은 엄격한 말투로 7조와 1조 조원 전원을 앞에 두고 브리핑을 하고 있었다. 길다란 나무막대로 상업도시 땅디아즈의 전역을 그려놓은 지도를 앞에서도 볼 수 있게 걸대에 걸어놓고 그 상업지구의 중심이라는 공학기업 웨스턴 우드의 상세한 정보를 줄줄 늘어놓기 시작했다. 발터의 조금 지방색이 섞인 말투는 아주 인상적이었고 따라서 조원들에게 중요 기점과 타겟 포인트를 각인시켜주는 훌륭한 역활을 해냈다.
땅디아즈 시의 도로 봉쇄 및 오층이나 되는 웨스턴 우드 본사의 진입경로와 꼭 확보해야 하는 실험실에 모여있을 엑셀 테러리스트들의 도주경로 등을 상세하게 브리핑 한 뒤에 1조와 7조의 부장급 이상 인사들이 남았다. 넓은 회의실에 겨우 예닐곱명만 남자, 순식간에 텅 빈 것 같은 분위기가 났다.
레이첼이 걸대에 걸린 웨스턴 우드 본사의 구조도를 넘기자, 상세한 몽타주가 그려진 엑셀의 간부진들이 모두 걸려 있었다.

"이제 우리가 확보해야 할 엑셀의 간부는 총 세명, 연구부장이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마흔 다섯의 본 티지, 돌격부장이라고 하는 알랍 스가티와 엑셀의 우두머리 닥터 니들즈다"

탕! 거친 총성과 함께 닥터 니들즈의 몽타주가 흔적도 없이 찢겨져나갔다. 새까맣고 커다란 아가리를 벌린 카나드의 흑색 철포가 그 몽타주로 향해 있었다. 유독 몽타주들을 향한 그의 선홍색 눈이 핏빛처럼 반ㅉ가였다.

"죽여도 되겠지?"

"뭐, 즉결처분 허락은 이미 떨어졌다"

레이첼이 어깨를 으쓱하며, 발터를 대동하고 나가자. 가장 먼저 카나드가 벽으로 스르륵 사라졌다. 그 뒤로 1조의 부조장인 숯 많은 곱슬머리의 커니션이 부장들을 대동하고 나가자, 회의실에는 이제 7조의 인원들만 남아 있었다. 카나드가 사라지자 마자, 블레어가 벽을 노려보았다.

"뭐야, 재수없는 놈"

"쿡쿡, 그래도 샷셀 최강의 전력이잖나"

틱틱거리는 블레어를 닥터가 다독거리면서 회의실 밖으로 잡아 끌었다. 샤이란은 회의가 끝나자 마자 바람처럼 사라졌고 이가엘과 히로, 카폰만 멀뚱히 남았다. 그러나 히죽 웃으면서 히로가 일어나 밖으로 나가자, 이가엘 역시 슬그머니 일어나 나갔다. 카폰은 잠시 타버린 닥터 니들즈의 몽타주를 보다가 벌떡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새벽 달이 뜨자, 조원들의 이동은 신속하게 이루어졌다. 실바니아 전국에 퍼져 있는 철도로 땅디아즈까지 도착 하자마자, 각자의 무기를 챙기도록 하고 웨스턴 우드 본사 주위의 모든 도로를 봉쇄했다. 그리고 미스테리할 정도로 빠르게 마차를 타고 온 레이첼이 마차에서 내려 시계를 확인해 00시 00분이 되는 순간, 새까만 어둠 속에서 1조와 7조가 폭풍처럼 건물로 몰아쳤다.

"으악!"

블레어가 가장 먼저 튀어들어가, 낌새를 차리고 무장하고 있었던 경비병들을 때려눕혔다. 군데군데 그을린채 털썩 쓰러져버리는 경비병들을 뒤로하고 히로와 닥터, 이가엘이 2층으로 올라가는 모든 계단을 제압했다. 카폰이 부원들을 이끌고 2층의 중앙 제어실을 모두 점령하자, 원시적인 승강기가 멈추고 부장들을 대동한 커니션이 지하로 남은 7조가 3층으로 진입했다. 사실 3층에는 별 게 없었다. 큼지막한 대포를 앞에 놓고 쏴대는 엑셀의 테러리스트들이 몇몇 있어서 닥터나 이가엘, 히로 등이 활약한 것 빼고는 그리 큰 어려움 없이 지상 전층이 제압되었다. 이 모든 일은 아침 해가 뜨기 전에 모두 이루어졌다. 그리고 1층 홀로 내려온 부장들을 샤이란이 기다리고 있었다.

"1조, 부장 전원 몰살 되었다는 연락이 왔다. 지하로 내려가도록"

"예압 ~"

블레어의 심드렁한 대답을 필두로 정예소수인 부장급 전원이 지하로 돌입했다. 지하 1층은 그리 대단하지는 않았지만, 나름대로 규모 있는 연구단지를 구성하고 있었다. 또 강제로 열린 듯한 2층 계단으로 내려가자, 이 건물 밖으로 향하는 것이 분명한 거대한 터널이 지하로 뚫려 있었다.
재빠르게 2층 터널로 들어 온 블레어가 비명 같은 탄성을 질렀다.

"우와, 이거 완전히 홀이잖아?"

"조심하라고"

그 터널을 깊숙히 들어갈 수록 1조의 부장들의 사체가 이곳 저곳에 널부러져 있었다. 한 이십여분 동안 터널을 걷자, 드디어 번쩍거리는 섬광이 멀리서 보였다. 주위에 산재한 기계뭉치들과 사람의 시체들을 헤치고 간 섬광의 근원지에는 단 두명만 서 있었다. 하나는 새빨간 레인코트를 휘날리면서 두 자루의 총을 쏴대는 카나드와 흰색 망토를 걸치고 얇고 날렵한 도를 쥐고 싸우는 남자.

"커니션!"

카폰이 벽에 기대어 쓰러져 있는 커니션을 발견하고 달려가 그를 부축했다. 그리고 블레어 등은 이 어마어마한 싸움에 넋을 잃고 있었다. 흰 망토의 남자는 단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고 한 손에 든 도만으로 카나드의 모든 공격을 받아냈다. 뿐만 아니라, 카나드는 눈으로 쫓기 조차 힘든 몸놀림으로 그 두꺼운 총신으로 남자의 몸을 노렸다.
비틀거리면서 카폰의 부축으로 일어난 커니션이 가장 연장자인 이가엘을 불렀다.

"저, 놈은... 참견꾼이야"

"뭐?"

이가엘이 반문을 하자, 그 말 뜻을 알아챈 닥터가 눈을 휘둥그레 떳다.

"저스티스, 1제 이스트 울프?!"

커니션은 정신을 잃은 듯 고개를 떨궜다. 카나드는 그런 커니션을 슬쩍 돌아보았다. 그리고 여태 입을 꾹 다물고 있던 이스트 울프가 그 무거운 입을 열었다.

"네가 원하는 건 저 안쪽에 있다, 대공"

"흥"

이스트 울프의 한 마디에 태풍 같았던 카나드의 맹공이 멈췄다. 그리고 몸을 돌려 동그란 수정구를 하나 카폰에게 던진 뒤, 칼을 내리고 느긋하게 웃고 있는 이스트 울프를 훌쩍 넘어 반대편 암흑 속으로 건너갔다. 카나드가 던진 수정구를 받아 든 카폰은 금새 그것이 순간이동을 가능하게 해주는 고급 아이템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러나 도망치자고 외치기에는 이미 블레어가 앞으로 뛰쳐나가고 있었다.

"으하하하하, 내가 세계 최강이라고!"

별 얼토당토 않는 소릴 지껄이면서 튀어나가고 있었다. 닥터는 품에서 네모난 큐빅 서너개를 꺼내 한 쪽 면을 꾸욱 눌렀다. 그의 입가에는 흔하디 흔한 미소가 아니라, 그 새하얀 이까지 드러날 정도로 기쁜 웃음이 걸려 있었다.

"과학이 세계 최고란 걸 보여주지!"

그 뒤를 따라, 저스티스라는 한 마디에 눈이 뒤집어진 히로가 따라 갔고 이가엘 역시 힐쭉 웃으면서 그의 철퇴를 붕붕 휘두르면서 달려나갔다. 금방이라도 펑펑 울 것 같은 눈을 한 카폰은 수정구와 동료들을 번갈아 보더니, 결국 수정구를 조심스럽게 커니션의 옆에 내려두고 이스트 울프에게 달려갔다.
이스트 울프, 혹 참견꾼이라고 불리는 남자는 딱 한 번 전장에 나타난 적이 있었다. 샷셀이 창설되기 이전에 거대한 폭력그룹의 연합체라는 소식을 들은 실바니아와 진마국의 특수여단이 이 저스티스 창설을 막기 위해 그 접견장소였던 야환국 자치구 지방에 투입되었던 적이 있었다. 바로 그때 홀연히 나타난 이스트 울프는 한 자루의 칼로 노을이 지는 동안에 수만명의 특수여단을 도륙한 것으로 세계 최강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혹 그 앞에 사내가 이스트 울프라고 할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일단 카나드를 상대하고 있었다는 사실만 봐도 보통내기가 아닌 것은 틀림이 없었다.

"잘 봐라, 이게 바로 불타는 주먹 곱빼기다!"

블레어는 허리춤에서 뽑아 든 그의 권총으로 큼지막한 불꽃 탄환을 이스트 울프에게 쏘아내면서 터널이 울릴정도로 크게 소릴 질렀다. 그리고 그 뒤로 닥터가 양 손에 묵직하게 든 네모난 큐빅 대여섯개를 집어던졌다. 물론 닥터의 목소리도 블레어에 뒤지지 않았다.

"특제 열화 폭탄 이시다!"

쿠광, 먼지구름이 자욱하게 끼고 통풍이 제대로 되지 않는 터널의 시야가 확 가렸다. 그 먼지구름이 가실 때 까지, 상대의 동태를 파악하지 못 한 이들은 그저 그것들이 사라져 좀 뭔가 보일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하지만 먼지구름이 가시고 난 자리에는 옷자락 하나에도 흠집없이, 칼날을 힘없이 늘어트리고 선 이스트 울프가 히죽 웃고 있었다.

"니네는 정말 약하구나"

이가엘이 단단한 기합소리를 내뱉으면서 그의 철퇴를 휘둘렀다. 빙빙 돌던 철퇴가 묵직하게 이스트 울프에게 내리꽃혔다. 이스트 엘프는 칼을 들지 않은 손으로 그 철퇴의 추를 잡아채고 드디어 칼날을 들어올렸다.

"천충검류 용호섬, 패턴이 단순해"

나즈막한 읊조림과 함께 이스트 울프의 칼날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길게 베어졌다. 복부에서 피가 잔뜩 튀면서 이가엘은 날아가 터널 벽에 부딪혔다. 여태 참은 것이 용하다고 할 정도로 눈에 핏발을 세우고 있던 히로가 단칼에 달려들었다. 보기만해도 위협스러울 정도로 바람을 가르며 칼을 휘두르는 히로를 피해 뛰어오른 이스트 울프가 칼을 내리 그으면서 읊었다.

"천충검류 용퇴섬"

"끄아악!"

어깨를 내리친 칼날은 예외없이 새빨간 핏물을 사방에 뿌리면서 히로의 어깨를 그었다. 이스트 울프가 주춤거리는 히로가 아직도 칼을 놓지 않고 있자, 흡족하게 웃었다.

"기세는 가상하다만, 그거는 만용이다"

이번에는 블레어와 닥터가 이글거리는 주먹과 은색이 빛나는 묘한 단단함을 가진 스패너를 휘두르면서 던볐다. 그 중 가장 먼저 샷셀에 들어와 함께 싸운 닥터와 블레어의 합격술은 대단히 훌륭하긴 했지만, 불주먹은 이스트 울프의 몸에 닿지도 못 하고 스패너는 매번 그의 칼날에 막혔다.

"천충검류 용각섬"

이스트 울프의 칼이 꺽어지는 듯한 각을 그리면서, 블레어의 가슴과 닥터의 허리를 베고 지나갔다. 다시 힘없어 보이게 칼날을 늘어트린 이스트 울프는 하품을 한 번하고 카폰에게 다가갔다.

"너희는 단합도 모르고, 질서도 없는데다가 창의적인 구석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는구나"

"마, 마광포!"

잔뜩 겁에 질린 카폰이 휘두르듯이 마광포를 쐈다. 그러나 그것조차 별 효력 없이 비스듬히 세운 이스트 울프의 칼날에 스쳐 벽을 쳤다. 결국 가장 성한 카폰의 앞까지 온 이스트 울프가 내리치려는 듯 높이 그 칼을 들어올리자, 카폰의 비명소리와 함께 새하얀 빛이 터널을 감쌌다.

"감히, 짐의 동료와 옥체를 손하려 하다니. 무엄하다!"

다시 폭주를 한 것인지, 사방에 넘실거리는 마력으로 머리카락이 하늘거리고 카폰의 눈에 독기가 들어차자, 그 무시무시한 마력의 폭풍에서 겁을 먹었을 법도 한 이스트 울프는 표정 하나도 변함없이 한 마디를 툭 뱉었다.

"놀구 있네"

"갈! 짐이 살육을 좋아하지는 않으나, 기실 네 죄악은 그만큼 무겁도다. 천벌을 받아라! 마광포!"

카폰의 손 끝에서 어마어마한 빛무리가 쏟아져 나왔다. 바로 지척까지 온 이스트 울프는 흔적도 없이 빛 속에 빨려 들어갔으며, 흘러내리는 피를 지혈하고 있던 이들은 거기서 조금이나마 희망을 찾았다. 블레어나 닥터도 속으로는 본인에게 부담조차 가는 폭주를 내심 반겼다.

"마, 마나? 마술? 아, 마력! 마력은 쓸만 한데, 다룰 줄도 모르는 놈"

흐릿한 빛에서 다시 나타난 것은 칼날을 높이 세워들고 어설픈 대륙말로 헷갈린 듯 보이는 이스트 울프였다. 마광포의 빛무리가 사라지고 카폰은 폭주의 역효과로 실신해버렸다. 이스트 울프의 날카로운 칼날이 내리꽃혀 카폰의 심장에 닿을 정도로 내려왔을 때, 품 속의 약으로 먼저 회복을 한 닥터가 손의 스패너를 그에게 집어 던졌다. 금속성 마찰음과 함께 스패너는 카폰의 가슴까지 닿은 칼날의 위치를 이스트 울프의 허리께 까지 올렸다.
닥터는 거칠게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이 빌어먹을 새끼, 죽여버린다"

"어쭈구리?"

몸을 돌려 닥터를 보는 이스트 울프에게 이번에는 화염탄이 쏟아졌다. 아직 몸을 완전히 일으키지 못 하고 벽에 어깨를 기댄 블레어가 손을 뻗어 자신의 권총으로 화염탄 무더기를 쏴낸 것이었다. 허나 그것도 그다지 수확이랄 만한 것은 올리지 못 했다.
블레어는 힘겹게 엄지손가락을 세우면서 입가에 미소를 잃지 않았다.

"나는 후우, 세계 최강인 사나이라고..!"

"건방진 녀석이네"

이스트 울프는 말을 끝마치고 칼날을 칼집에 도로 넣었다. 곧 이가엘도 일어나 무시무시한 괴력으로 철퇴를 이스트 울프의 등짝에 내리꽃으려 했으나, 칼집에 막혔다. 닥터가 서둘러 히로에게 가 비상약을 어깨에 바르고 그의 의식을 찾게 하자, 눈을 하얗게 뒤집은 히로가 비명같은 소릴 질렀다.

"저 - 스 - 티 - 스 - !"

"한대 맞았다고 미친거야?"

앞 뒤 없이 달려드는 히로의 복부를 걷어 찬 이스트 울프가 슬쩍 7조를 돌아보고는 손을 흔들며, 터널 건너편으로 뚜벅뚜벅 걸어갔다. '뭐, 아직 희망은 있는 모양이네. 이 길따라 요히튼 공동묘지로 가봐' 라는 말을 남긴 뒤에 사라져 버렸다.


두 시간 뒤 요히튼 공동묘지, 엑셀의 본진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 비밀기지의 최하층은 웨스턴 우드의 지하 터널과 연결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터널은 이미 수십센티의 강철 문으로 봉쇄되고 있었다. 마지막 엑셀의 직원까지 남김 없이 비밀기지의 입구를 넘어 들어오자, 천천히 문이 닫히면서 아주 영영 웨스턴 우드와 요히튼 공동묘지를 나눠버릴 즈음, 알랍 스가티는 엑셀 전원을 모아놓고 일장 연설을 하고 있었다. 사실 그는 샷셀을 이곳에 묶어두고 실바니아의 수도 의회를 습격할 나름대로 가공할 만한 계획까지 세워둔 참이었다. 또한 그 지원자 격이었던 저스티스로부터 세계최강이라는 남자까지 지원 받았기 때문에 이 계획의 실패는 도저히 상상할 수 조차 없었다. 거기서부터 자연스럽게 입가에 미소가 머금어졌다.

"자, 이 문이 닫히면, 우리는 곧 바로 땅지아즈의 철도를 점령하고 실바니아 공화국 의회를 습격할 것이다! 그러면, 우리의 이 위대한 위업에 또 한 발작 다가설 수 있는 것이지!"

그 순간, 시뻘건 화염 덩어리가 닫히려는 강철문을 두르렸다. 수백도가 넘는 듯한 그 불덩어리는 당연히 강철의 겉부분을 녹이고 위에서 아래로 문이 닫히려는 것을 막았다. 저 멀리서 무시무시한 속도로 몇몇이 달려왔다.

"저 - 스 - 티 - 스 - ! 죽인다 !"

앳되 보이는 꼬마, 히로가 자기 가문의 문양이 새겨진 명검을 휘두르면서 가볍게 움직임을 멈춘 강철문을 넘어와 엑셀을 도륙하기 시작했다. 이 가작스러운 상황에 엑셀도 공격적인 반응을 보이긴 했지만, 고삐풀린 망아지처럼 날 뛰는 히로를 좀처럼 제압할 수 없었다. 히로의 전신에 잔 상처가 나기 시작할 무렵, 다시 한 번 불덩어리가 날아와 엑셀 무리의 중심을 후려쳤다. 전신에 이글거리는 화염을 불태우는 블레어였다. 그는 이미 상체의 옷이 거의 모두 타버렸음에도 거리낌 없이 막강한 화력을 내뿜으면서 엑셀을 태워댔다. 그 뒬 뛰어 든 이가엘 역시 반쯤 풀린 듯 살벌한 눈으로 그 철퇴로 엑셀을 묵사발 내고 있엇다. 기계 머신이나 첨단 소총등을 들이밀어도 어김없이 그의 철퇴 앞에서 고철로 변했다.
블레어는 전신에서 터질 듯한 불길을 내뿜으면서 표효하듯 고함쳤다.

"이 빌어먹을 기분을 - 네놈들 한테 모조리 뿜어주마 ! "

알랍 스가티는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도 반신이 기계로 된 능력자였기 때문에 이 어이없는 전투를 속히 마무리 짓기 위해 블레어의 앞을 막아섰다. 하지만, 그의 뒤통수를 후려치는 것은 무척이나 단단한 스패너였다.
닥터는 어깨에 실신한 카폰을 부축하고 반대편 손에는 스패너를 쥔 채 스트레스를 풀려는 듯이 알랍 스가티의 강철 몸통이 찌그러지도록 후드려쳤다. 그렇게 한참이나 알랍 스가티를 패서 그의 반쪽 기계 몸이 꿈쩍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자, 담배를 한 대 물고는 이미 점멸된 엑셀을 둘러보면서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이 엿같은 자식아, 우리 7조는 꿰어 논 보릿자루가 아니야"

닥터는 아직도 분이 안 풀렸는지, 발을 들어 알랍 스가티의 안면을 내리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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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st Wolf - 참견꾼
남성
동대륙에서 넘어 온 동양계 무인, 검은색에 버금 갈 정도로 짙은 군청색 허리까지 내려오는 장발. 그와 비슷한 청색의 카라를 세운 흰색 망토를 두르고 안에는 검은색의 연무복을 항상 갖춰입고 있는다. 흰 망토에는 10톤에 달하는 철근이 어깨 뽕으로 들어가 있어 그 능력을 항상 제한받는다. 망토 속의 몸은 단단한 근육질.
날렵한 일본도 '영식 참악도'를 휘두르며, 나이를 알 수 없다. 현재 본명이 알려져 있지 않고 다만 샷셀 수뇌부와 저스티스 12제 몇몇만이 알고 있다.


커니션
뱀파이어
남성
209세

1조 헬싱의 무력을 반증할 정도로 막강한 부조장, 실상 전장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카나드 대신 조원들을 진두지휘하면서 항상 전투를 승리로 이끈다. 실제로 카나드에 의해 뱀파이어가 되었기 때문에 카나드의 말을 어긴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성격은 껄렁껄렁한데다가 하는 짓도 백수 같아 그다지 믿음이 안 가기는 하지만, 실력 하나 만큼은 5조 이하의 조장급이라고 할 만큼 막강하다. 100여년 전까지도 거대한 부엌칼 같은 도로 사람들을 살육하던 대륙 공적 살인마였다.



알랍 스가티
인간
남성
49세
반신이 기계로 되어있는 남자, 조금 무식한 면이 있지만, 그 특유의 돌격성으로 엑셀의 돌격부장을 맡고 있다. 가끔 눈치 없는 말로 코믹스러울 정도로 어이없는 소릴 할 때가 있지만, 엑셀에서는 최고위 간부 중에 한 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