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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팬픽 사립 학원 ACOC

2007.05.03 11:25

◈ÐÆЯΚ◈찰드 조회 수:2870 추천: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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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잇! 빌어먹을. 주제가 주제 다워야 주제지!”

찰드가 복도를 지나가며 하늘을 우러러, 아니 천정을 우러러 결코 좋은 의미라고 볼 수 없는 말을 내뱉었고, 옆에서 함께 가던 상업교사 몽둥이가 씨익 웃어보였다.

“모르긴 해도, 학생들 사이에서는 분명 이사장님이 생각한 내용 대로는 안나올겁니다.”

찰드의 고개가 슥 돌아갔다.

“천무가 생각한 내용이 어떤건데.”

“어찌되었건 이사장님 스스로에 대한 찬양의 내용을 기대하고 있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학생들이 거의 그 반대로 쓸 거라는 말이냐?”

“아마도요.”

찰드는 어째서 그런 결론이 나오느냐고 물으려다 멈칫 했다. 지금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주제의 정당성(?)에 관한 문제를 학생들 이라고 생각 못하란 법도 없지 않은가. 찰드는 다시 앞으로 보며 턱을 짚었다.

“과연 그렇군. 거기에 내가 예상을 한가지 더 해볼까? 직접적으로 찬양하지 않겠다! 라고 하는게 아니라 찬양을 하긴 하는데 기묘한 방향으로 찬양을 하겠지. 껄껄.”

“그렇지요!”

두 악마가 이렇게 이사장 되시는 분을 성토하는 가운데, 어느덧 교무실 앞을 지나게 되었다. 몽둥이가 먼저 문을 열려는데 복도 창문으로 먼저 안을 들여다보다가 문을 여는 대신 고개를 갸웃 했다.

“어라? 저 애는... 컥!”

쿵! 무심코 뒤따라 들어가려던 찰드는 몽둥이의 뒷통수에 그대로 코를 들이박았다. 몽둥이가 입을 딱 벌리며 뒤돌아보았다.

“안다치신거 아닙니까?”

“네 이놈... 승진은 포기해라.”

찰드가 코를 부여잡고 잠시 끙끙 거리더니 정신을 수습하고 물었다.

“뭔 일이야?”

“누가 상담중인데요.”

“...상담?”

찰드 역시 창문을 통해 안을 들여다 보았다. 사교 교사인 아델헤이드 앞에 웬 여학생이 한명 앉아 있었는데 분위기가 꽤 무겁다. 찰드는 아직 본적이 없었지만 몽둥이는 그 여학생이 누군지 어렴풋이 기억해 낼 수 있었다.

“엘프 아냐?”

“저건 뭔 분위기래? 혼내는 거야, 아니면 상담하는 거야?”

“사교 선생님 표정으로 봐서는 상담 같은데요.”

거기까지 상황 파악을 끝낸 두사람은 교무실에 보무도 당당하게 들어가기가 상당히 힘들어졌다. 그래서 그냥 엉거주춤 하게 서서 몰래 창문을 통해 안을 들여다보고만 있었다 하더라. (뭐지?)


“장래라...”

아델헤이드는 조금 어려운 표정을 지었다. 엘프는 조용히 고개를 조금 숙이고 있었고, 아델헤이드는 슬쩍 고개를 끄덕이며 옆눈길로 찰드의 자리를 보며 말했다.

“그래... 확실히 다른 사람에겐 말하기 힘든 고민이구나. 특히 원장 선생님이나 이사장님이 들으셨다면 내색이야 안하겠지만 좀 안좋게 보시겠지.”

“...죄송해요.”

“아냐, 나한테 죄송할건 없어. 너는 다만 확실히 해두고 싶은 마음에 생겨난 불안감이고, 학원의 입장에서는 그에 관해 확실한 신뢰감을 심어줄 필요도 있는거야. 너 뿐만 아니라 다른 학생들도 심각하게는 아니더라도 어느정도는 너와 같은 생각을 해볼 수도 있는 것이고.”

아델헤이드는 찻잔을 한차례 입으로 가져가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학원의 방침은 알고 있지?”

엘프가 슬쩍 고개를 들었다.

“...어떤...?”

“졸업 조건 말야.”

아델헤이드는 책상과 유리판 사이에 끼워져 있는 문서를 가리켰고 엘프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 네.”

“어쩌면 이제 긴박한 상황에 놓인 학생이 더 있을 수도 있어. 더는 물러설 수 없는... 그리고 이 학원 공부에 거의 모든것을 걸어야 하는 아이들 말이지. 너처럼.”

“......”

아델헤이드가 작은 한숨과 함께 다시 말했다.

“원장 선생님이 연초에 이런 말을 하신 적이 있어.”

“...?”

“세상에서 때려죽여도 괜찮은 사람을 셋만 말해보라고 하면 자신은 이렇게 말할거래. 약자를 함부로 괴롭히는 사람, 저질러놓고 책임을 질줄 모르는 사람, 그리고 공부하는 학생들을 상대로 사기치는 사람.”

“......”

아델헤이드는 다시 고개가 숙여지는 엘프의 안색을 살폈다.

“왠지 교육 이념이 느껴지는 말 아니니?”

“...맞아요. 확실히...”

“각 분야에서 최고가 되는것... 졸업 조건이지. 내가 걱정하는 것 처럼 지금은 모든게 장난 같아서, 정말로 이 학원에서 각 분야에서 최고가 될 정도로 교육을 시켜줄 수 있는가 하는 것도 그렇지. 정확히 뭘 어떻게 하는게 최고가 되는 건가? 하는 것도 아리송 하고.”

“네.”

아직까지 그다지 말수는 없었지만 엘프의 표정은 확실히 밝아지고 있었다.

“네가 장난 같다고 생각하는 수업... 무엇이 기준이지?”

아델헤이드의 목소리는 뭔가 의미심장해지고 있었다.

“장난의 기준이 뭘까. 어찌보면 진리&철학 과도 같은 과목이나 상업 같은 과목은 보통 ‘배우는 곳’에서 볼 수 있는 분위기와는 틀리기는 해. 하지만 [각 분야에서의 최고]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것을 먼저 깨우쳐 주기 위한 과정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보면... 이야기가 좀 달라지지 않을까?”

엘프는 고개를 힘있게 끄덕였고 아델헤이드 역시 살짝 웃어보였다.

“어설프게 최고 수준의 교육 만을 추구하는 게 전부는 아니지... 학생으로 하여금 무엇이 최고다 라는 것을 먼저 명확하게 인지시켜 주고 나서 스스로 그를 위해 노력하게끔 만들어 주는 곳이라면, 마지막 희망을 걸어볼 만한 학원의 자질은 충분 하다고 보는데. 네 생각은 어떻지?”

“맞아요.”

엘프는 고개를 들어 아델헤이드를 바라보았다.

“고마워요... 이제는 학원을 믿고 최선을 다해볼 마음이 생기는것 같아요.”

“그래? 나도 고맙구나.”

아델헤이드는 슬쩍 벽시계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기념으로 우리 같이 저녁 먹으러 갈까?”

“아, 네. 좋아요.”


거기까지 대화를 엿듣던(?) 몽둥이와 찰드. 둘이 일어서자 얼른 그 자리에 없었던 척 하기 위해 다른 문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몽둥이는 힘없는 미소를 지으며 찰드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의 얼굴에 나타난 몇 줄기 햇빛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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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어서 죄송합니다.
늙어서 그런가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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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무 : 이사장
찰드 : 원장

고독한짱께 : 학생
러크 : 학생
무역장사 : 학생
소엽 : 학생
아처 : 학생
엘프(THE_LF) : 학생
늑대소년 : 학생
(_타 대학_ 국문학 교수 : 책벌레공상가 & 동생 늑대소년)
기브 : 학생

몽둥이 : 상업 교사
카르고의날개 : 세계사회 교사
브라이언 : 궁술 교사
살라딘 : 도술 교사
아델헤이드 : 사교 교사
자드 : 진리 & 철학

애플쨈 : 주방장


-미등장-

마법수련생 하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