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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팬픽 사립 학원 ACOC

2007.04.19 02:10

하코 조회 수:1387 추천: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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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했던 강당이 시끌벅적해질 무렵, 찰드는 조용히 마이크를 들었다.

“콰앙!”

이미 익숙해질 정도로 익숙해진 패턴이라, 학생들은 아무도 놀라지 않았다. 다만 쥐죽은 듯 조용해졌다. 모두 강당으로 집합하라고 방송한 뒤, 한 시간 동안 서있게 만든 후 찰드가 한 첫 대사였다. 강당 안은 상당히 넓었다. 이백여 명 가량 되는 학생들이 전부 집합했음에도 불구하고 반이 더 넘어가는 공간이 비어있었다. 다만 구조는 단순한지라 , 강당 앞쪽의 평이한 무대가 강당장식의 전부였다. 가끔 창문사이로 비치는 햇살이 약소하나마 강당을 장식해 주었지만, 그 걸로는 한계가 있었다.
도대체 강당으로 모이라 한 이유가 뭘까.  학생들은 한시간이 넘는 기다림 속에서 서서히 짜증을 드러냈다. 한 시간 할애가 천금보다 소중한 모범생은 제외하더라도, 기다리는 동안의 힘듬은 학생들이 충분히 화낼 상황이었다.
내리 서있었다는 이유 때문이 아니었다. 개개인의 자리마다 의자가 하나씩 놓여있었기 때문에 -이 섬세한 학원 측의 배려에 학생들은 놀랐다- 다리 아플 일은 없었다. 하지만 정신적 피로라는 변수가 남아있어서, 아무것도 안하고 의자에 앉아 있자니 심심하고 따분해 죽을 지경이었다. 그 이유 때문에 생판 모르던 옆자리의 남과 자연스레 만담을 나누기 시작했다. 어느새 우정은 삭트고,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만남의장소’라 생각할 정도로 강당은 소란스러움에 물들기 시작했다. 일부가 고민하던 ‘강당으로 오라한 이유가 뭘까'은 자연스레 무의식 속으로 사라지고, 서로 얼굴을 맞대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끌었다. 하지만 그런 정신력피로가 풀림에도 남는 여운이 있어, 한 시간의 기다림은 사람들을 지극히 짜증나게 만들었다. 찰드는 자신을 노려보는 독기 서린 눈에 대한 약간의 미안함과 ’콰앙‘소리에 익숙해진 학생들의 시큰둥한 반응에 코를 긁적였다. 그 또한 기다린 것은 마찬가지였다. 이번 ’행사‘의 진행은 천무가 맞기로 했고, 찰드는 그냥 일찍 나온 것 뿐이었다. 단지 원장이란 이유 하나로 책임도 지지 않는 일에 대한 욕을 먹어야 하는 것이다. 찰드는 억울함에 작은 한숨을 내쉬었다.
강당 벽 쪽의 몇 안되는 장식품중 하나인 괘종시계가 3시를 가리켰다. 학생과 선생 모두 한 마음으로 이사장이 오기를 기다릴 때, 난데없이 무대위쪽의 지붕에서 폭음이 들려왔다.

-콰앙!

“뭐, 뭐야!”

폭음의 정체는 지붕 한 귀퉁이가 폭발과 함께 날아가며 들린 소리였다. 세찬 돌풍과 함께 목재로 지어진 지붕의 나무판자가 무대 위로 후두둑 떨어졌다. 학생들은 일시에 혼란에 빠졌다. 이건 절대 입으로 내는‘콰앙!’소리가 아닌, 실제 소리다. 그것도 바로 앞에서 일어난 실제상황에서  둘란 소리다. 혹시 학원이 테러라도 당하는 것인가, 걱정에 빠진 얼굴로 학생들은 출입구 쪽으로 도망쳤다. 그러나 경비병의 제지에 다 함께 멈춰 설수 밖에 없었다. 학생들의 급한 마음은 경비원들을 밀고 밖으로 나가려 했지만, 경비원은 느긋한 얼굴을 한 채 손가락으로 무언가를 가리켰다. 호기심에 경비원이 가리킨 무언가를 본 순간, 학생들은 안심하고 다시 자리로 돌아갔다. 그것은 찰드의 평안한 얼굴이었다. 바로 앞은 위험지점에 있으면서도 태평 하다는 것은, 절대 테러 같은 게 아니라는 의미였다. 이번엔 무슨 이벤트일까? 학생들의 얼굴에 호기심 반 두려움 반이 피어올랐다.

-툭!

지붕이 무너진 부분 밑으로 물체가 하나 떨어졌다. 비록 멀리 있고 폭발과 함께 생긴 연기 때문에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 고유의 특성 때문에 한눈에 알아 볼수 있는 물건이었다. 그것은 바로 천무의 마스코트 ‘삿갓’이었다.

“하하! 제군들, 잘 있었는가! 뚜뚜루뚜뚜뚜~”

뚫린 지붕사이로 황토색 밧줄이 내려왔다. 그리고 그 밧줄의 중심엔 기타를 들고 천천히 내려오는 천무가 있었다. ‘어떻게 기타를 들며 밧줄을 탈수 있을까?’라는 궁금증은 정신을 차린 일부의 생각이었고, 대부분은 황당함과 어이없음에 천무를 멍하니 쳐다보았다. 천무는 기타는 치지 않은 채 입으로 음을 중얼거리며 내려오고 있었다. 연기 사이로 언뜻 그의 웃는 얼굴이 보였다.

“원래 주인공은 늦는 법이지! 나 보고 싶었지, 제군들? 만나서 반갑지, 제군들!
뚜뚜루뚜뚜뚜~“

물론 전혀 반갑지 않았다.

“내가 이렇게 늦은 건 말이지, 꼬박 몇 일을 새며 이 준비를 했기 때문이다! 제군들을 위한 나의 삽질에 깊이 감동하고, 전율하라! 그럼 곧 갈테니... 어라? 밧줄이?”

모두의 야유를 무시한 채 무대로 내려오던 천무는 줄이 더 없음에 당황했다. 아직 그의 위치는 지붕 꼭대기 쪽으로, 무대와는 먼 거리였다. 처무의 실수였다. 강당이 보통 넓은 게 아님에도 불구하고 거리 계산에서 실수한 탓이었다. ‘히어로등장’의 과정에 문제가 생기자 천무는 고민에 빠졌다. 이대로는 명예에 큰 먹칠을 한다. 이미 자신이 먹칠을 하고 있음을 모르는 천무는, 멋있게 뛰어내려볼까도 생각했다. 하지만 그러기엔 거리가 너무 멀었다.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었다. 그렇게 어정쩡한 상태로 고민하던 천무는 자신이 위에서 들리는 ‘투툭’ 소리를 듣지 못했다.
학생들과 찰드는 발줄의 변화에 대해 깊이 관찰했다. 낡은 밧줄인건지, 아니면 원래 약한 밧줄인지 모르겠지만 그로 인해 점점 끊어지려 하고 있었다. 투툭, 투툭. 천무가 요동침에 따라 변하는 밧줄에 대해 깊이 고찰하던 학생들은, 순간 이게 상당히 심각한 일이란 걸 깨닫고 ‘조심하세요!’ 라고 외치려 했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툭

밧줄에 매달려 고심하던 천무가 해답을 얻었을 때, 그는 더 이상 밧줄에 얽매여있지 않았다. 왜 이리 상쾌할까! 천무는 점점 친해지는 바람소리와 대화를 나누며 낙하했다. 그리고 이 상황에서 전혀 쓸모없는 냉철한 판단력으로 상황을 판단해냈다. 천무는 마지막으로 웃으며 외쳤다. 애처로운 목소리가 강당 가득히 퍼졌다.

“강당수리비는 내 부담 아니다!”

-꽝!

순식간이었다. 목조로 된 무대가 부서짐과 동시에 먼지가 잔뜩 피어올랐다. 한때 무대였던 나무판자들이 땅에 뒹굴었다. 용케 몸을 피한 찰드는 박살난 나무판자의 중심으로 뛰어들었다. 난장판이었다. 피 묻은 나무 조각이 뒹굴고, 그 옆에는 널브러진 팔이 뻗어져 있었다. 팔의 맥을 확인해본 찰드는 ‘젠장, 살아있군.’ 이라 중얼거리곤 그의 품속에서 피에 흥건히 젖은 종이 묶음을 꺼냈다. 그리곤 학생들의 앞으로 뛰어나갔다. 학생들이 있는 곳은 무대와 멀리 떨어져 있어서 안전했고, 먼지도 그리 많이 퍼지지 않았다. 모두 조용히 침묵을 지켰다. 다 얼이 빠진 표정이었다. 의술반이 거적 떼기에 누군가를 싸맨 후  움직이고, 소란스럽지 않지만 소란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찰드는 상황을 타개해보고자 입을 열었다.

“하하... 이사장님은 일이 생기셔서 못 나오신다는군요. 오늘 하려던 것은 오리엔테이션이었습니다. 학교에 대한 사항을 알려주는 시간이었지요. 제가 대신 진행하지요.”

입학식을 한지 일주일이 지나 오리엔테이션을 한다. 이 학원의 특징은 ‘대충대충’ 에 익숙해졌기에, 학생들은 별로 놀라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보단 찰드의 피 묻은 손에 대한 공포에 더 놀랐다고 하는 것이 더 옳을지도 몰랐다. 아무튼 대충의 혼란이 지나가고, 붕괴된 무대의 파편도 처리 반에 의해 정리될 무렵, 찰드는 옷자락으로 식은땀을 닦으며 오리엔테이션을 시작했다.






원래 오리엔테이션 완전히 끝내려 했는데, 귀찮아서  [...]
시험 기간에 미친 짓이지요. 엄청 날려 썼으니 욕 사절  [...]
설정을 써야 하는데... 흑  시험 끝나고 자게에 올릴테니 참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