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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퓨전 * 신 성 고 등 학 교 *

2007.03.29 07:28

테스타렛 조회 수:1566 추천:6

extra_vars1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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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줄은 얇다, 그러나 견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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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입방체의 우주.

그 크나큰 우주를 깊숙히 따라간다.

은하단,  줌.

은하, 줌.

태양계, 줌.

지구, 줌.

그 지구의 대기권 안으로 들어와,

아시아의 동쪽으로 따라간다.

자그마한 반도가 보인다.

좌측은 대륙, 우측은 섬.

한국이다.


한여름의 한국.

그 한국의 한 도심,

그 한 도심의 정 가운데에

벽이 반듯한 건축물이 세개이다.

두 개는 평행, 한 개는 수직으로,

이콜과 세로줄(=|) 형태로 되어 있으나

그 세 건물을 정 위에서 보면 ㄱ자로 보일 만큼

두 선과 한 선은 직각으로 되어 있다.



서로 평행인 두 건물 사이를 학생들이 건너다닌다.

학생들 개는 키가 곧아 건장하고,

다른 개는 키가 작아 비리비리하고,

또 다른 개는 얼굴이 반반하고,

나머지 개는 키가 작지만 뚱뚱하다.

건물의 ㄱ자의 좌측 하단의 큰 모래벌판.

모래벌판의 대부분은 학생들,

나머지는 선생들이다.

학생들은 귀를 잡고 벌판을 돌고 있고,

선생들은 그들을 졸졸 따라다니고 있다.











신성고등학교





1









늦은 낮 한여름의 고등학교다.

그 학교는 저녁이 다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내리쬐는 태양의 빛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땅에 우뚝 솟은 고목처럼 그렇게 변함없이 서 있다.

그 건축물들은 조용했던 여느 날과 달리,

여러 학생들의 입이 모여져 유난히도 웅성거렸다.



그 웅성거림은 대부분 어떤 특정한 주제에 대한 것이었는데,

그 주제는 대부분 어제의 그 사건에 대한 것들이었다.



모든 소문은 사람의 입을 거쳐가면서,

점점 살이 불어나가기 마련이다.



강윤수라는 애가 20대 1로 싸웠다느니,

그 중 서넛은 중상을 입어 큰일이 났다느니,

강윤수가 신성고에서 최강의 싸움꾼ㅡ속칭 짱ㅡ이 되어 다른 고등학교를 제패하고 다닐 것이라느니 하는,

소문이 흐르면서 그러한 살들이 더해져

자초지종을 모르는 학생들은 강윤수가 괴팍한 싸움꾼이라고 믿을 수밖에 없을 정도였다.



"야, 강윤수란 새끼 아냐?"



머리가 헝클어져 꽤나 껄렁껄렁한 인상을 가진 남학생이 먼저 이야기를 꺼냈다.



"그 새끼? 걔 애 여럿 발랐다면서?"



그의 발에 엉켜 살며 불안해하고 있는 힘 없는 남학생이 비위를 맞추며 말했다.



"씨발, 그 새끼한테 걸린새끼들 지금 다 뒈졌어.

내가 봤는데, 윤수가 스트레이트를 이렇게 팍 날렸거든?

그러니까 막 한 두세명이 쫙 날라가더라?" 운운.



물론 그 2대 1의 결투에서 윤수를 포함한 세명을 제외한 사람은 그 곳에 없었지만,

그러나 그렇게 제스쳐까지 취해가며 열심히 설명하는 이들이 있을 수 있던 까닭은,

분명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들이 마치 그 결투의 주인공이었다는 것처럼 행세할 수 있다는 그들의 생각 때문이었으리라.



그런 허풍쟁이들이 대화에 열을 올리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그 결투의 당사자는 묵묵히 도서실 칸막이에 기댄 채 엎드려 있었다.

종종 그와 붕우관계를 맺기를 원하는 학생들이 그를 깨우려 시도했으나,

그는 성질이 포악하고 무섭다는 소문ㅡ물론 그 소문은 헛소문이었다ㅡ때문에,

서너 차례 살금살금 툭툭 건들어보다가 금새 포기하기 마련이었다.



비록 그 장신의 고등학생이 겉으로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생각은 수 년 전의 일의 회상으로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그는 그의 모친을 잔혹하게 살해한 윤화호에 대해 증오하고 있었지만,

한편으론 구타하는 장면만 보면 돌변하는 자신의 모습이 괜히 밉기도 하였다.

그러한 이유 때문에라도 그는 그에게 복수를 하기를 갈망하고 있었고,

그러한 이유 때문에 그는 그에게 복수할 의무가 있었다.



뚜벅.. 뚜벅..



끼익ㅡ.



갑작스럽게 째지듯이 문이 열리는 소리에

그는 반 정신 공황 상태 속에서 깨어났다.



"어이 학생! 집에 갈 때 안 됬어? 벌써 11시 5분 전이야."



수위 아저씨가 도서실 문을 열며 말했다.

시계를 보니 밖은 캄캄한 어둠 속임이 거의 틀림 없다고 생각되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도서실 안에는 그와 수위, 그 두 사람밖에 없었다.



"아, 네 곧 갈거에요."



"1학년 초기부터 너무 열심히 하는 거 아냐? 허허..

힘들테니 이거나 먹고 해. 너무 무리는 하지 말아야지."



중노년의 남성이 학생의 책상에 무언가를 내려놓았다.



- 박카스 D



"그럼, 열심히 공부하게나.

요즘 애들은 그걸 열공이라고 하나보지? 하하.."



그가 웃으며 도서실 밖으로 나가자,

윤수는 그 음료수를 수 초간 빤히 쳐다보고는,

힘없이 다시 칸막이에 기대어 푹 엎드렸다.











다음 날 이른 아침이다. 더운 기운이 전날보다 줄었기 때문에,

학생들은 간만에 좋은 날씨에 이야깃거리가 늘어난 듯

전날보다 더욱 대화에 열을 올린다.



"야 담탱 떴다!"



항상 망만 보는 꾀죄죄한 모습의 남학생이 소리치며 달려왔다.

그 바람에 교실 안은 순간 왁자해지다 한결 조용해진다.



"안녕하세요."



"그래."



평소같으면 기분이 안좋아도 학생들이 인사를 하면 달갑게 받아줄 마음씨를 가진 선생이,

오늘은 평소와 달리 밝지가 못하다.

일부 분위기 파악을 못하는 천덕꾸러기들이 와글거린다.



"강윤수."



"네."



강으로 시작하는 자신의 이름 때문에 1번이 된 강윤수는,

출석을 부르는 줄 알고 퍼져 자다 일어나 손을 들며 건성으로 대답했다.



"나좀 보자."



그렇게 싸늘히 말하고는 덩치가 왠만한 선생이 교실을 뜬다.

강윤수는 사태 파악이 된 듯 고개를 쳐박고는 따라 나섰다.

교실 안은 주춤하다 다시 와글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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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작할 틈도 없이 헐레벌떡 첫 화를 다 썼네요.. -_-;; 본래의 목적에 맞는 글인가 모르겠습니다.



다음 분은 엑스트라 님이시군요..



그런데.. 참가란에 보니까 사람마다 다른 스토리로 가야 될 듯 했습니다만..



제가 첫화라-_- 프롤로그에 따라갈 수밖에 없더라구요 -_-;;



풍운지회님과 다른 분들께선 이해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