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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퓨전 Le Comte de Vergnette

2007.07.01 20:41

갈가마스터 조회 수:1831 추천:4

extra_vars1 래트(Rat) 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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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택에서의 연회가 있은 다음날. 그 날 이후 ‘베르그네트’라는 이름은 황도 런던에서 모르는 사람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유명세를 탔다. 제국의 피라미드 꼭대기를 구성하는 황족들은 물론이거니와 피라미드 최하층에 위치한 일개 노동자에 이르기까지, 갑자기 나타나서 바닥이 보이지 않을 만큼 거대한 재력을 과시한 베르그네트 백작에 대한 소문은 최고의 화젯거리이자 무미건조한 삶에 있어서 또 하나의 작은 즐거움이었다. 연회를 다녀온 귀족들은 불참한 사람들을 찾아가 자신의 경험담을 자랑하기 일쑤였고, 코가 빨갛게 물든 술꾼들은 술집을 찾아온 손님들에게 뜬구름 같은 소리로 ‘백작이 실은 제국의 손이 미치지 않는 신대륙에서 온 왕자’라는 말부터 ‘백작의 키는 10피트에 이른다.’는 허구성 짙은 농담 등, 허풍이 잔뜩 가미된 입담을 안주삼아 쉴 새 없이 떠들어댔다. 그러나 그들이 입에 담는 말 중에 단연 인기가 있었던 것은, 과연 백작이 소유한 재산의 규모가 얼마나 크며 또한 그 돈의 출처는 어디인가하는 이야기였다.
  네온제국의 황족은 물론, 그 누구도 감히 사들일 수 없어 경매에 붙여졌던 저택을 2천만 에델만파운드(Edelmannpound : 네온 제국의 화폐단위)라는 범인이라면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을만큼 엄청난 돈으로 낙찰받고, 그것도 모자라 황도의 유명인사들을 모조리 불러모아 파티를 벌인 백작의 근원 모를 재력은, 사람들의 호기심과 군침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황도 중심부에 위치한 런던 은행을 나서는 두 신사 또한, 그 이야기로 한참 신나게 논쟁을 벌이고 있었다.
  “분명해, 그 저택 지하에 어마어마한 크기의 금고가 있는거야. 그렇지 않고는 그만한 거금을 들여 저택을 소유할 이유가 전혀 없잖은가.”
  통통한 신사가 연한 적색의 고급 단풍나무 지팡이를 까딱거리며 진지한 어투로 마른 얼굴의 신사에게 말했다. 태양이 머리 위에 오른 따스한 오후, 봄기운이 충만한 에델만 광장의 전경은 한마디로 근사했다. 광장 중심부에서 힘차게 물을 뿜는 분수대와 그 주변을 둘러싸듯 깔린 새하얀 돌바닥이 봄날의 따스한 빛을 반사하며 반짝반짝 빛났다. 양산을 쓴 숙녀들은 젊은 신사들과 담소를 나누며 광장을 거닐었고, 거리의 악사들은 저마다의 악기를 연주하며 봄의 아름다움을 찬양했다. 아름답게 장식된 회갈색 마차가 고삐를 잡고 있는 마부의 손짓에 따라 덜걱덜걱 몸을 움직였고 반대편에선 적황으로 움직이는 검은색 자동차가 사람들로 북적이는 도로를 가로지르며 천천히 움직였다.
  런던 은행은 광장을 내려다보는 위치에서 네온제국의 경제력을 장악하고 있는 권력자답게 오만하게 서 있었다. 하늘이라도 찌를 듯 높이 치솟은 첨탑들과 날카로운 외관은 분명 고딕 양식을 따르고 있었지만, 내부는 마직물처럼 복잡하고 어지럽게 직교(直交)하는 아치형 천장과 그것을 지지하는 수많은 기둥들로 로마네스크 양식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그것은 한마디로 예술품처럼 아름다운 건물이었으며 맞은편의 런던시 청사(廳舍)가 왜소해 보일 정도로 거대했다.
  통통한 신사와 그의 친구인 마른 얼굴의 신사는 런던은행 현관에서 도로까지 이어지는 기다란 계단을 내려오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화제는 당연지사 예의 베르그네트 백작에 관한 것이었다.
  “글쎄? 단지 과시하는 걸 좋아하는 허풍선일 수도 있지.”
  마른 얼굴의 신사가 팔자 모양으로 잘 다듬어진 수염을 매만지며 농담처럼 친구의 말을 되받아쳤다.
  “그렇지만 2천만 에델만파운드라고. 아무리 과시욕이 넘쳐나는 자라지만 그만한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거금을 투입할 이유가 없지 않나.”
  “어디 황제폐하의 눈에라도 띄어 후작자리 하나 꿰차고 싶어 그랬을 수도 있지. 그 저택은 황궁 코앞에 자리잡고 있으니까 이 주장도 그럴싸하지 않은가? 적어도 자네의 지하금고설보다는 현실성있게 보이는군.”
  “이보게, 나 같으면 작위따위를 하사받는데 그 돈을 쓰느니 차라리 부유대륙 하나를 사서 평생을 떵떵거리며 살겠네.”
  “그건 자네의 경우지.”
  “어허! 두고 봐, 조만간 내 주장이 옳다는 것이 증명될거야.”
  “퍽이나 후훗.”
  농담 반 진담 반을 섞은 그들의 대화가 계단을 내려서는 순간 곧장 다른 화제로 넘어가려하는데, 문득 그들의 곁으로 빵모자를 푹 눌러쓴 한 남자가 스쳐지나갔다. 허름한 싸구려 정장과 머리에 푹 눌러 쓴 회색 체크무늬 빵모자가, 언뜻 보기에도 런던 중심부보다는 ‘벽’ 바깥이 더 잘 어울리는 남자였다. 쓰고 있는 구리테 안경이 돌바닥에서 반사되는 빛을 받아 하얗게 빛나고 있었다.
  단지 옷깃이 조금 스쳤을 뿐인데 신사들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건 런던내에 거주하는 특권계급이 피지배계층에게 보이는 특유의 반응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남자의 몸에서 참을 수 없을만큼 고약한 냄새가 난 탓이었다. 구역질나는 담배냄새와 술내음이 그의 몸에서 온통 진동하여, 신사들은 황급히 코를 막는 등 노골적으로 혐오감을 드러내며 홱하니 고개를 돌렸다. 얼굴을 찌푸리며 멀어지는 그들의 입에서는 요즘 황도 내의 치안이 어떻다느니, 부랑자들의 수가 너무 많다느니 온갖 불평불만들이 쏟아져나왔다.

  주머니에 두 손을 찔러넣고 느긋하게 발걸음을 옮기던 싸구려 정장의 남자는 문득 걸음을 멈추곤 멀어지는 신사들의 뒷모습을 흘낏 바라보았다. 창백하게 빛나는 구리테 안경의 렌즈 안쪽에서 그의 허름한 양복만큼이나 퇴폐적인 검은색 눈동자가 흑진주처럼 광택없는 어둠같이 보였다.

  씩—

  모자가 만들어내는 그늘 사이로 가늘게 찢어진 눈과 활처럼 구부러진 입술이 장난스러운 빛을 발했다. 어느새 빼어든 그의 왼손에는 고급스러운 손지갑이 하나 들려 있었는데, 그것의 주인은 아니나다를까, 지금 황도의 허술한 치안 상태에 대해 열띤 주장을 펼치고 있는 통통한 신사였다. 어깨를 부딪친 것도 아니고 단지 산들바람이 살랑거리듯 지나쳤을 뿐인데, 그 찰나의 순간에 마술이라도 부리듯 지갑을 빼낸 것이다. 남자의 날랜 소매치기솜씨는 감히 신의 손이라고 불러도 과하지 않을 정도였다.
  싸구려 양복차림의 남자는 지갑을 던졌다가 받아들기를 반복하며 아직까지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한 신사들을 향해 조소했다.
  “헹, 바보들.”
  킬킬거리며 신사들의 어리숙함을 다시 한 번 조롱한 싸구려 양복은 그대로 사람들 사이를 파고들며 대로 왼편에 자리잡은 잡화점의 좁은 골목길로 들어갔다. 골목길로 들어서자 봄볕의 부드러운 햇살이 비스듬한 그늘을 만들어내는 그곳에 왠 산만한 덩치의 남자 하나가 그림자 속에 숨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불곰 같은 육중한 몸에 어울리지 않게 둥그스름하고 순박한 얼굴을 한 남자는 뭐가 그리 불안한지 골목 안쪽을 두 번 세 번, 연이어 힐끔거리며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다. 바보처럼 착해보이는 외모라든가, 어쩐지 어수룩해보이는 행동거지, 게다가 머리에 쓴 아이보리색 모자하며 입고 있는 청색 멜빵바지 모두가 그를 시골에서 갓 상경한 촌뜨기처럼 보이게 했다.
  “뭐하는거야? 러스틱(Rustic).”
  골목 안으로 들어선 싸구려 정장 차림의 남자는 챙을 슬쩍 들어 덩치를 바라보며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아 와, 왔어 어반(Urban) 형?”
  어반 래트(Urban Rat)와 러스틱 래트(Rustic Rat), 그것이 이들의 이름이었다. 형 아우 하기엔 뭔가 비례가 맞지 않는 형제였지만 이래봬도 그들은 출생시간이 한 시간 정도밖에 차이나지 않는 이란성 쌍둥이였다. 물론 동생쪽이 형보다 머리가 두 세 개쯤 더 컸지만 말이다.
  “그래 왔다 임마, 오늘도 얼빵한 신사님들의 주머니에서 크게 한건 했지.”
  어반은 킬킬 웃으며 슬쩍한 돈지갑을 그의 동생을 향해 집어던졌다. 러스틱은 쭈뼛거리며 조심스럽게 그것을 받아들었다.
  “그나저나 뭘 그렇게 보는 거야?”
  지갑을 건넨 어반은, 이번엔 고개를 비스듬하게 기울여 동생이 힐끔거리던 골목 안쪽을 바라보며 물었다. 평소에 지은 죄가 하도 많다보니 동생의 반응에 뭔가 께름칙한 느낌이 든 탓이었다. 지갑을 열어 안에 든 돈을 꺼내고 있던 러스틱은 당황한 사람처럼 고개를 휙휙 저으며 말했다.
  “아, 아니 그냥. 아까부터 누가 날 자꾸 보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러스틱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평소처럼 지갑을 쓰레기통에 버리고 돈을 주머니에 넣었지만, 동생의 담담한 말에 놀란 사람은 그 누구도 아닌 어반이었다. 뚱한 표정으로 눈알만 이리저리 굴리던 그의 얼굴이 갑자기 납빛으로 변하더니 ‘게겍’하고 이상한 감탄사를 내뱉었다.
  “얌마, 누구보다도 ‘야성의 직감’이 뛰어난 네가 그렇다면 보통 일이 아니잖아? 제길, 이거 혹시 ‘MP(황도치안국:the Metropolis Peace office)’ 놈들이 따라붙은 거 아냐?”
  꽤나 둔감해 보이는 동생의 직감에 의존한 것치고 이런 어반의 반응이 좀 과해 보이지 않는다면 그것은 거짓말일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때때로 겉으로 들어나지 않는 한두 가지의 ‘비밀’쯤은 가지고 있으며, 그것은 이들 형제도 예외는 아니었다. 게다가 그것은 그들과 보통사람을 구별짓는 특별한 비밀이기도 했다.
  “서, 설마…. 아니, 아닐거야 형. 우리 같은 좀도둑들에게 무슨 용무가 있어서….”
  “…내가 털어먹은 귀족들 주머니가 한둘이어야 말이지. 게다가 ‘플로렌스’에서 있었던 사건도 그렇고….”
  “프, 플로렌스? 우리가 전에 있던 도시잖아, 거기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데?”
  “이런 제길! 너 정말 기억 안나?”
  어반은 멍청하게 눈만 꿈뻑거리고 있는 러스틱을 돌아보며 어이없다는 듯 눈살을 찌푸렸다. 잘 먹고 잘 살고 있었던 플로렌스시에서 부랴부랴 도망쳐야 했던 원인이 생각나 마음같아서는 러스틱의 턱을 날려버리고 싶었지만, 동생의 표정이 정말로 모르는 것 같아 더 이상 말해봐야 소용이 없겠다싶어 먼저 백기를 올려야 했다. 어쨌든 ‘그 날 밤’의 일만 떠올리면 자다가도 이가 뿌득뿌득 갈렸다.
  “…됐다 내가 말을 말지, 내가 다시 너에게 술을 먹이면 인간도 아니다.”
  “술? 그, 그러고보니 그 날 어떻게 된 거야? 블랙우드 주점에서 맥주 한잔을 마신 건 기억이 나는데 그 뒤의 기억이 전혀 안나….”
  “……도망이나 치자.”
  금새 어두운 과거를 떠올린 사람처럼 안색을 굳힌 어반은 동생의 말을 회피하며, 바퀴벌레처럼 골목 벽에 붙어 재빨리 밖을 살폈다. 말을 탄 경사가 한 명, 사람들 틈새에서 서로 떠들고 있는 검은 제복차림의 순경 두 명, 어느 누구도 이쪽을 감시하는 눈치는 아니었지만 어반은 쉽사리 밖으로 나설 수 없었다. 런던 경찰청의 순경들과는 다르게 황도치안국(MP)의 형사들은 사복을 입고 잠복하는 것이 특기였기 때문이다. 저기 카페에서 신문을 보고 있는 코트차림의 남자도 의심스러웠고 공중전화박스 앞에서 연신 시계를 들여다보고 있는 안경잡이 남자도 의심스러웠으며 런던 은행의 현문 계단 중간쯤에 앉아 한숨을 쉬고 있는 검은 선글라스의 여자도 의심스러웠다. 그냥 한마디로 광장을 가득 메운 사람들이 전부 수상쩍었다.
  꿀꺽- 침 삼키는 소리가 시끄러운 거리의 소음 속에서도 분명하게 들려왔다. 어반은 뭔가 큰 결심이라도 한 듯 게슴츠레한 눈으로 주변을 휙휙 둘러보고는 그의 동생에게 말했다.
  “러스틱, 이 옆집이 분명 식당이라고 했지?”
  “으, 으응. 바닷가재 요리가 환상적이라고 들었어. 헤에….”
  러스틱이 먹을 것을 생각하며 공상에 잠긴 바보처럼 침을 흘리자, 어반은 한심하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동생의 식탐엔 익숙한 듯 고개를 설레설레 젓고는 식당의 벽을 매만졌다. 마치 벽의 온기라도 느끼듯 벽돌을 어루만지던 그는, 이내 러스틱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쯤이면 화장실이나 주방이 나오겠지?”
  “글쎄…. 자, 잠깐만 형. 설마 ‘그걸’하려구?”
  이번엔 러스틱의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뭔가 안좋은 기억이라도 떠올랐는지 그의 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그럼 이 상황에서 더 좋은 해결책이라도 있어?”
  “나, 나나나나난 싫어! 저번에도 그거했다가 중간에 끼어버려서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잖아!”
  “에라, 그 때는 본의 아니게 여자 탈의실이 나오는 바람에 집중이 흩어져 그런거고! 한번 실수한 것 가지고 왜 그래! 여튼 잔소리 집어치우고 따라와!”
  어반은 기습처럼 러스틱의 팔을 덥석 낚아채곤 그대로 식당의 벽을 향해 돌진했다. 자살행위처럼 보이는 무모한 돌격! 눈을 질끔 감은 동생의 입에서 저절로 ‘으아아’ 비명이 새어나왔다.

  쑤욱!

  그러나 놀라운 일은 그 다음에 벌어졌다. 벽으로 돌진한 두 형제의 몸이 마치 그곳엔 아무것도 없다는 듯 벽을 뚫고 지나가 버린 것이다. 그것은 마치 바닥이 보이지 않는 물속으로 두 형제가 빠져버린 것 같았다. 물론 물이 아닌 붉은 벽돌로 이루어진 벽면이었지만 말이다. 두 형제가 거짓말처럼 사라져버린 골목길에선 횅한 바람만이 휘돌았다.

.
.
.

  “어반 래트, 러스틱 래트… 쥐새끼(Rat) 형제인가, 재밌군.”
  커튼 틈새로 스며들어오는 흐릿한 빛이 전부인 어둑어둑한 방, 도서관이라도 된 듯 벽면 전체가 오래된 책으로 가득한 서재에서 베르그네트 백작은 책꽂이에 기대 책을 읽고 있었다. 창가에서 멀리 떨어져 글씨가 잘 안보일만큼 어두웠지만, 베르그네트 백작은 이미 어둠에 익숙한 듯 막힘없이 책을 읽고 있었다. 어둠 속에서 텍스트를 쫓는 그의 푸른 눈동자는 귀기마저 감돌고 있었다. 백작이 마주보고 있는 책상 머리맡에는 녹색 조끼를 입고 있는 야코포가 서류첩을 들고 서서 백작의 다음 말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가 내려다보는 책상위에는 누구인지도 모를 사람들의 프로필이 잔뜩 흩어져 있었다. 그 종이산 꼭대기에는 어반과 러스틱의 프로필이 올라와 있었다.
  베르그네트 백작은 책을 읽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생각에라도 잠긴 것인지 모를 미묘한 표정으로 묵묵히 책을 보고 있었다.
  “그나저나 사물투과능력이라, 흥미로운 힘을 가지고 있었군 그 어반이라는 녀석도.”
  베르그네트 백작이 책에서 눈길을 떼지 않은 채 말을 잇자, 야코포가 대답했다.
  “네, 원래 동생 쪽이 주된 포섭대상이었으나, 이번에 우연찮게 알아낼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제 눈앞에서 벽을 뚫고 지나가버렸으니 말이죠. 자세한 능력이 무엇인지 아직 확실하게 밝혀진 것은 없지만, 저번 ‘플로렌스 사건’에서 봉쇄된 ‘벽’을 통과하는데도 그 능력을 사용한 것이 틀림없습니다.”
  야코포는 두 사람의 프로필을 내려다보았다. 안경을 쓰고 뭐가 그리 불만인지 입술을 삐죽이 내밀고 찍힌 어반의 사진과 여전히 순박하게 웃고 있는 러스틱의 사진 아래 다음과 같은 문구가 쓰여 있었다.

  어반 래트(Urban Rat) - 능력 불명 -> 수정 : 사물 투과 능력자
  나이 - 25세
  콘월 시 출생.
  ...
  AC 530년, 13세의 나이에 조실부모하고 쌍둥이 동생과 함께 수도원에 맡겨짐. 12세의 나이에 이미 고등학교 레벨의 수학문제를 풀었을 정도로 명석한 두뇌를 가지고 있으나, 부모님을 여의고 수도원에 맡겨진 뒤 동생과 함께 수도원을 탈출함. 원인은 입양을 희망한 양부모가 동생 러스틱을 빼고 형만 데리고가려한 것 때문으로 사료됨.

  러스틱 래트(Rustic Rat) - 멧돼지형 반인반수변이계통 능력자
  나이 - 25세
  콘월 시 출생.
  ...
  AC 542년 12월 25일, 부유대륙 플로렌스 중심가의 블랙우드 주점에서 난동을 부리고 잠적. 폭주의 자세한 원인은 불명이나, 목격자들의 진술로 비추어보아 맥주 한 잔이 원인이었다고 생각됨. 블랙우드 주점을 비롯하여 근처 구획의 건물 다섯 채가 무너지고, 자동차 10대가 전복되는 등 피해상황은 상상을 불허할 정도. 추격하는 무장경관들을 모조리 때려눕히고 새벽 5시경 돌연 플로렌스에서 사라짐. ‘벽’이 봉쇄되고 플로렌스 경찰대의 대대적인 수색에도 불구하고 도시 내에서 행방을 찾을 수 없었음.

  “부모가 강도 때문에 사망했다고 했나?”
  문득 베르그네트 백작이 물었다.
  “예, 공식적으로는 말이죠.”
  “공식적으로?”
  “예, 비공식적으론 적황의 채굴권을 노린 한 귀족의 사주가 있었다고 합니다. 콘월 시의 오래된 유지이자 지도자였던 어니스트 래트가 마을의 생명줄인 옥수수밭 때문에 적황의 채굴을 반대했기 때문이죠. 결국 어니스트 래트는 아내와 함께 죽었고 채굴권은 그 귀족의 손에 넘어갔다고 합니다.”
  베르그네트 백작은 보일듯 말듯 작게 턱을 끄덕였다. 적황을 채굴하게 되면 땅은 죽어버리고 그런 땅에선 어떤 작물도 자라지 못하는 것이다. 아무리 적황이 가치가 있는 자원일지라도 땅을 일구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있어선 살아있는 대지가 더 필요했다. 래트 부부는 그것을 잘 알고 있었을 뿐이었다.
  “그 귀족 이름은?”
  “해밀턴 가(家)의 그레고리 데본서 후작입니다.”
  그레고리의 이름을 듣는 백작의 입꼬리가 가늘게 올라갔다.
  탁, 그는 책을 덮으며 말했다.
  “녀석들 중 하나군.”
  베네딕트를 비롯한 여섯 마왕, 그들 중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는 베르그네트 백작의 눈동자에서 푸른 귀화(鬼火)가 타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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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핫핫, 늦었습니다. 늦어버렸습니다.

통 글이 안 써져서 말입죠 ㅜㅜ

여튼, 제 캐릭터 등장화입니다. 지금은 살짝쿵 보여주기만 하는 단계로서어어어, 다음 제 턴에서는 이미 팔랑크스에 가입하고 있을 지도 모르겠심돠. ㅋㅋ

뭐 이름에서 알 수 있다시피, 도시쥐와 시골쥐가 모티브임돠. ㅋㅋㅋㅋㅋ 러스틱도 원래 랫맨(Rat man)으로 하려다가 뭔가 얍실해 보여서 무식해보이는 보어맨(Boar man)으로 바꿨심둥. 설정관련은 본문에 쓴 것 그대로 ㅋㅋㅋ

--재미있는 설정시간---------

  어반 래트(Urban Rat) - 사물 투과 능력자
  나이 - 25세
  콘월 시 출생.
  ...
  AC 530년, 13세의 나이에 조실부모하고 쌍둥이 동생과 함께 수도원에 맡겨짐. 12세의 나이에 이미 고등학교 레벨의 수학문제를 풀었을 정도로 명석한 두뇌를 가지고 있으나, 부모님을 여의고 수도원에 맡겨진 뒤 동생과 함께 수도원을 탈출함. 원인은 입양을 희망한 양부모가 동생 러스틱을 빼고 형만 데리고가려한 것 때문으로 사료됨.
  * 두 자루의 팔뚝크기만한 단도를 사용하며, 비겁한 싸움과 잔머리의 대가. =ㅅ=;;

  러스틱 래트(Rustic Rat) - 멧돼지형 반인반수변이계통 능력자
  나이 - 25세
  콘월 시 출생.
  ...
  AC 542년 12월 25일, 부유대륙 플로렌스 중심가의 블랙우드 주점에서 난동을 부리고 잠적. 폭주의 자세한 원인은 불명이나, 목격자들의 진술로 비추어보아 맥주 한 잔이 원인이었다고 생각됨. 블랙우드 주점을 비롯하여 근처 구획의 건물 다섯 채가 무너지고, 자동차 10대가 전복되는 등 피해상황은 상상을 불허할 정도. 추격하는 무장경관들을 모조리 때려눕히고 새벽 5시경 돌연 플로렌스에서 사라짐. ‘벽’이 봉쇄되고 플로렌스 경찰대의 대대적인 수색에도 불구하고 도시 내에서 행방을 찾을 수 없었음.
  * 그냥 무식해요. 술먹으면 미쳐버리니까 주의요망. =ㅂ=;;

------끄으으읕------




어쨌든 드디어 시작하게 됐군요. 다시한번 늦은 것을 사죄하며


당당하게 웃겠씸! 크핫핫! (이게 쳐맞을라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