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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퓨전 Le Comte de Vergnette

2007.08.11 00:52

Mr. J 조회 수:1453 추천:3

extra_vars1 Immor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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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베르그네트 저택이라 이름 지어진 런던의 대저택은 평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로 쌓여 있었다. 다른 점이라고 해 봤자 자세히 눈 여겨 보지 않으면 모를 정도였지만 말이다. 순찰을 도는 경비들의 수와 그 횟수가 늘었으며, 웬만해선 인사를 하러 찾아오는 손님들을 마다하지 않는 백작이 그날은 축제 전에 썼던 것과 같은 검고 커다란 천으로 저택의 출입문을 감싸 방문을 거부하였다. 그 바람에 궁금해진 행인들은 그 천 틈 사이로 안을 들여다 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문 앞에 떡하니 서있는 덩치 큰 경비병들이 두려워 마음속 궁금증을 꾹 누르곤 지나치는 일 밖엔 할 수 없었다.

베르그네트 저택의 전 주인은 뭔가 좀 비밀스러운 사람이었는지, 저택 자체보다도 넓은 크기의 지하실을 지어 놓았다. 소문 좋아하는 뭇 신사들의 생각과는 다르게 베르그네트 저택의 지하엔 산더미와도 같은 금은보화는 없었지만 이중 삼중으로 보안이 된 비밀스런 장소가 펼쳐져 있었다. 전 주인이 여러 개의 방으로 나뉜 지하실을 어떠한 용도로 사용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백작은 그 하나하나를 여러가지 용도로 사용하기 위하여 꾸미고 개조하였다. 그 중 방 세 개를 터 만든 거대한 서재가 있었는데, 아마 런던의 시립도서관보다 컸으면 컸지 그보다 작진 않았다.
저택 상층부에 있는 서재와 지하의 서재의 차이점이라면, 지하의 서재는 각종 금서와 비주류의 책들로 가득했다는 것이다. 마법의 의식이나 묘약의 제조법과도 같은 책들이나, 잘 알려지지 않은 신화와 괴생물체에 대한 서적이 대부분이었다.

그 방대한 자료의 공간 중앙엔 훌륭한 솜씨로 만들어 진 원탁이 놓여있었다. 그렇게 큰 크기는 아니었지만, 다리 하나하나마다 손으로 새겨 넣은 듯한 아름다운 무늬가 일품인 가구였다. 매끈한 탁자의 표면에선 장인의 노련함과 센스가 느껴졌다.

그 아름다움에도 불구하고 탁자 앞에 앉아 있는 사람은 방에서 백작 혼자뿐이었다. 손님들 수를 맞추어 네 개의 의자를 더 가져다 놓았는데도, 저택의 깊숙한 곳까지 초대 받은 그들은 각자 지금 분위기가 매우 불편한 모양이었다.

래트 형제, 러스틱은 얼어 붙기라도 한 것처럼 그 큰 덩치를 서재 구석에 처박고선 조용히 형인 어반의 눈치를 살폈다. 어반은 쥐새끼라는 이름에 걸맞게 마치 궁지에 몰린 쥐 같은 눈빛으로 두리번 거리며 입술을 씹고 있었다. 아시븐은 말없이 서재의 커다란 책꽂이 중 하나에 기대어 머리를 빗고 있었다. 좀 떨어진 곳에 서 있던 듀크가 좀 불편한 눈빛으로 그를 흘겨보고 있었다. 백작은 탁자 앞에 앉아 깍지를 끼고, 천천히 손님들을 둘러보고 있었고, 야코포는 그 옆에 서 있었다.

그 어색한 침묵을 깬 것은 백작이었다.

“그럼, 다들 충분히 생각해 보셨으리라 믿습니다.”
백작의 말에 손님들은 하나같이 불편한 표정으로 돌아갔다. 러스틱은 끙끙대는 소리와 함께 구석에서 몸을 더욱 심하게 비비꼬았으며, 어반은 입술을 좀 더 세게 깨물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정말로 이만큼씩이나 준다는 겁니까?”
어반이 손에 들고 있던 작은 종이쪼가리를 흔들며 말했다. 황색 빛을 띄고 있던 그것은 그저 평범한 종이 쪼가리가 아니라 수표였는데, 그 위엔 백작의 서명과 더불어 눈이 휘둥그래질 만큼의 액수가 적혀 있었다. 러스틱은 구석에서 수표를 코앞까지 가져다 대고선 0의 개수를 세어보고 또 세어보느라 끙끙대고 있었다.

“그건 제 작은 성의일 뿐입니다. 이번 일을 마치고서도 저와 계속 일을 해 주신다면, 그보다 훨씬 많은 액수를 급여로써 드릴 것입니다.”
“그나저나……. 이 조직 이름이 뭐라고 했지?”
아시븐이 빗을 주머니에 넣으며 말하였다.

“팔랑크스(Palanx)입니다.”
“반 악(惡) 조직이라 하였는데, 구체적인 설명은 해 줄 수 없는 것인가?”
듀크의 질문이었다.

“아직은 그저 형식적인 것일 뿐입니다.”
백작이 여전히 손을 깍지 낀 채 대답하였다.

“팔랑크스가 모습을 갖추기 위해선 여러분의 동의가 가장 먼저 필요합니다. 무엇이든 커다란 일을 해내기 위해선 강력한 전우들이 필요한 법이지요.”
다시 침묵.

“좋아 하겠습니다!”
먼저 말을 꺼낸 것은 어반 래트였다. 형의 말에 깜짝 놀란 러스틱은 들고 있던 수표를 떨어트릴 뻔 했다.

“형…….”
러스틱이 수표의 모서리를 만지작거리며 말했지만 어반은 기세 등등이었다. 그는 자신 있는 걸음걸이로 성큼성큼 걸어가 원탁 앞에 서더니, 그 위에 놓여있던 커다란 계약서에 서명하기 위해 펜을 집어 들었다. 아래쪽 여백에 이름을 적으려던 그는 잠시 펜을 들고 있던 손을 멈추곤, 조심스레 고개를 들어 백작을 바라보았다.

“아, 하지만 이번 일만 하고서 그만 둘 수도 있는 거지요?”
“물론입니다. 계약서에도 쓰여 있지요. 속임수는 없습니다.”
백작이 편안하게 말하였다.

“좋았어…….”
어반이 중얼거리며 한자한자 또박또박 이름을 적었다.

“러스틱! 너도 와서 쓰라고.”
“그, 그치만…….”
“얼른…….”
그의 형이 떠미는 바람에 러스틱은 주춤거리며 다가와 마지 못한 듯한 표정으로 계약서 위, 어반의 이름 옆에 삐뚤빼둘한 글씨로 이름을 적었다.

“그럼 됬군요! 필립스가 방까지 안내해 드릴 것입니다.”
백작이 양손을 펼치며 환한 표정으로 말하였다.

“방이라뇨……?”
어리둥절한 표정의 어반이 물었다.

“앞으로 머무실 방이지요.”
자신들의 방이라니, 집 없이 거리를 헤매던 것이 인생의 전부인 래트 형제가 아니었던가. 그야말로 감동, 또 감동이었다. 러스틱은 얼마나 기뻤는지 형을 꼭 껴안고 말았다. 그 우람한 팔에 졸려진 어반은 숨이 막히는 듯, 캑캑대었다.

“이쪽으로 오시지요.”
어느새 들어온 하인, 필립스가 문을 열며 말하였고, 신이 난 러스틱은 형을 끌어안아 들은채 가벼운 발걸음으로 그를 따라 방을 나섰다. 어반이 캑캑대는 소리가 바깥 복도에 울려 퍼졌다.

래트 형제가 방을 나선 뒤 다음으로 원탁 앞에 선 자는 듀크였다. 그는 한번 크게 심호흡을 하곤, 말없이 펜을 들었다. 그러나 역시 마음이 편하지 않았는지, 다시 펜을 내려놓았다. 그는 계약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히 살펴보았다. 그렇게 하고 나서도 여전히 뭔가가 걸리는지, 그는 백작에게 물었다.

“정말로 불법적인 것엔 연루되지 않는 것입니까?”
“물론입니다. 불법에 맞서 싸울지언정 불법을 저지르진 않을 것입니다.”
백작의 대답에도 여전히 듀크는 갈등하는 듯 했다. 하긴 그 누가 그러지 않겠는가. 정체를 가리고 음지 속에서 숨어 살다가 갑작스레 나타난 사람에게 반 강제로 런던의 최고 갑부의 저택에 초대되어선 난생 처음 듣는 단체에 들어오라는 권유와 함께 평생 만져볼까 말까 한 거금을 받게 되니 말이다.

“듀크 공이 불법적인 일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잘 알고 있습니다. 일이 성사된다면, 불법 무기 판매에 대한 경찰기록과 수배를 지워드릴 수 있습니다.”
백작이 손짓을 하자, 야코포가 들고 있던 파일에서 묵직한 갈색 봉투를 꺼내 원탁에 내려놓았다. 그것은 런던 경시청의 간부들만이 관리할 수 있는 기록 데이터였다. 봉투는 듀크의 몽타주를 비롯해 모든 기록의 사본이 들어 있었다.

“역시……. 거기까지 준비하고 있었습니까. 빈틈없는 사람이군요.”
잠시 멍한 얼굴로 봉투를 바라보던 그는 생각이 정리되었는지 결국 펜을 들어 서명하였다.

“잘 생각하셨습니다. 필립스가 방으로 안내해 드릴 것입니다.”
“아, 방으로 가기 전에 말입니다.”
백작이 필립스를 부르려는데 듀크가 말했다.

“저택의 지하실을 조금 둘러보아도 괜찮겠습니까? 아무리 보아도 평범한 가택의 지하실 같아 보이진 않는군요.”
그의 말에 백작이 미소를 지었다.

“역시 알아보시는군요. 저택의 전 주인, 로드 윈트워스(Lord Wentworth)는 지하실을 자신만의 군사기지로 개조하고 있었다더군요. 지금은 먼지만 가득한 방들이니, 한번 듀크 공께서 둘러보시는 것도 좋겠군요.”
듀크는 좀 전보단 환한 표정으로 방을 나갔다.

마지막으로 남은 것은 이드렌 아시븐이었다. 그는 듀크가 방을 나서자마자 걸어 나와 계약서에 서명을 하였다. 화려한 필체가 일품이었다. 마술사는 무엇을 하더라도 마술 같아 보이지 않던가. 게다가 그늘 밖에서 그는 런던 제일의 엔터테이너, 사인쯤은 질리도록 해 보았을 것이다.

“생각했던 것보다 일찍 마음을 정하셨군요.”
“언제까지나 주저할 수는 없는 것이니까 말이죠.”
그가 말했다.

“이드렌 아시븐, 그대는 그저 돈으로 움직이는 여느 청부업자가 아니지요? 지금까지 여섯마왕의 의뢰를 해오시던 이유는 잘 알고 있습니다. 당신이 비단 아래쪽 세계에서만이 아니라 바깥쪽에서도 명성을 유지하는 것도 전부 이유가 있는 일이지요. 제 말이 틀렸습니까?”
“재미있군요. 계속 의견을 펼쳐 보시죠.”
“당신의 목적은 여섯마왕의 죽음이 맞지요? 야코포가 혼자서 그대를 찾아 뵈었을 때, 죽이지 않고 초대에 응하여 여기까지 오신 것으로 미루어 본다면 분명 저에 대한 것을 어느 정도 알고 계셨다는 것이지요.”
“흠…….”
“그리고 제가 마왕들에 대한 반대 세력을 꾸민다는 것은 야코포의 말에서 어느 정도 감을 잡으실 수 있으셨을 테지요.”
아시븐의 눈이 빛났다.

“그렇다는 것은, 전부 짜인 일이었다는 거군요?”
“그렇습니다. 야코포는 저의 듬직한 오른팔이자 소중한 친구. 오른손을 아무 대책 없이 타오르는 불 속에 들이밀 사람은 없는 법이지요. 위험부담이 조금 컸지만 다행히 극본대로 그대가 움직여 주어서 매우 다행이었소.”
아시븐은 잠시 말이 없었다.

“생각했던 것보단 무르지 않은 자로군요. 금고뿐만이 아니라 머릿속도 꽉 찬 것 같네.”
그 말에 백작이 웃었다.

“그럼, 제대로 서명해 주시겠습니까?”
백작이 묻자, 아시븐은 깜짝 놀랐다.

“마르면서 색이 없어지는 잉크를 쓰셨지요? 그 빠른 순간에 펜촉을 바꿔 치기 하시다니, 역시 굉장하십니다.”
백작의 말에 아시븐은 높은 목소리로 웃어대었다. 그러더니, 손바닥에 숨겨 두었던 진짜 펜촉을 꺼내 바꾸고, ‘가짜’ 싸인 옆에 진짜로 서명을 하였다.

“방은 편했으면 좋겠군요.”
그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런던의 어느 일류 호텔보다 고급스럽고 편안할 것입니다.”
필립스가 방으로 들어왔고, 아시븐은 하인을 따라 서재를 나갔다.

아시븐의 발소리가 멀어지자, 야코포가 크게 숨을 내쉬었다. 그때까지도 여유로운 모습이었던 백작과는 다르게 그는 백지장처럼 얼굴이 허연 것이, 마음을 졸이고 있던 듯 했다.

“어쩌면 그렇게도 태평하실 수 있는 겁니까?”
그가 가슴을 쓸어 내리며 말했다.

“계획대로 잘 되었으니 다행이지 않은가?”
“그래도 그렇지요, 상대는 일류 킬러. 마음만 먹었다면 저희 둘쯤 눈깜짝할 사이에 죽여버릴 수도 있었을 겁니다.”
“아무렴 내가 맹수를 함부로 들여놓았겠는가. 다만 그녀에겐 재갈이 물려 있었으니……. 목줄이 매어진 맹수는 설령 위협은 할지라도 물지는 못하지.”
“그렇습니까……. 백작님은 도대체 어느 정도 앞까지 내다보고 계신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허허…….”

이로써 반 악 조직 팔랑크스가 서서히 그 모습을 갖추어 가기 시작하였다.


.
.
.


다음날 이른 아침, 팔랑크스의 단원들은 어두컴컴한 지하실이 아닌, 햇빛이 드는 저택의 응접실에 모여 있었다. 고급스러운 아이보리 색 식탁보가 깔린 커다란 식탁 위엔 화려한 아침 식사가 차려져 있었다. 이젠 한 배를 탄 단원들이라지만 역시나 분위기가 어색한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혼자서 신나게 떠드는 백작 외엔 모두가 조용히 접시만 바라보며 식사를 할 뿐이었다.

“그럼, 아침식사는 충분히 하셨으리라 보고……. 슬슬 자리를 옮겨보도록 하지요.”
식사가 끝나갈 무렵 백작이 말했다. 러스틱은 좀더 먹어보고 싶은 것이 많은 듯 했지만, 형이 잡아 끄는 바람에 아쉬운 표정으로 일어섰다.

네 단원들이 백작을 따라 도착한 곳은 2층의 서재였다. 모두가 지하실의 것과 같은 원탁 앞에 앉자 백작이 말을 꺼냈다.

“그러면, 어제 개요만 설명해 드렸던 작전 ‘Immortal’에 대해 야코포가 설명을 할 것입니다.”
그의 손짓에 야코포가 서재의 커튼을 치고, 준비되어 있던 영사기를 켰다. 기계가 돌아가는 요란한 소리와 함께 하얀 벽 위에 건물이 한 개 나타났다. 외딴 들판에 놓여진 건물이었는데, 낡은 외관이 한번만 건드리면 우르르 무너져 내릴 것만 같았다. 필름이 흑백이라 건물의 구체적 색상은 몰라도 건물의 선이 둥글둥글 한 것이 꽤나 옛 방식으로 지어진 다층 건물이었다.

“이것은 미개발지역 a-45의 외곽에 위치한 연구소입니다.”
야코포가 작대기로 화면을 가리키며 말했다.

“보다시피 폐허이지요. 법적으로도 폐기가 된 건물로써 등록이 되어 있습니다.”
그가 손짓하자 영사기 뒤에 서 있던 필립스가 필름을 바꿨다. 바뀐 필름은 연구소를 좀 더 가까이에서 촬영한 듯한 사진이었다.

“여기를 잘 보십시오.”
야코포가 가리킨 곳은 연구소의 입구 부근이었는데, 하얀색 형체 두 개가 보였다.

“잘 보시면 아시겠지만, 사람입니다. 이 연구소는 근방의 오염방지 벽의 상태가 위험하다는 이유로 폐기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왜 폐기가 된 연구소에 사람들이 드나들고 있던 것이죠. 게다가 민가의 사람이라 할 수 도 없는 것이, a-45는 런던에서 몇 되지 않는 출입금지 구역 중 하나입니다.”
그의 손짓에 필립스가 또다시 필름을 바꾸었다. 이번엔 살이 디룩디룩 쪄서 목과 턱이 구분되지 않는 한 남자의 사진이었는데, 그 오뚝이 같은 몸뚱이에 걸친 턱시도가 상당히 우스꽝스러운 조합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사진 속의 남자는 시가를 물고선 거만한 표정으로 아래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배경으로 미루어 볼 때 남자는 적황 산업단지 안에 있었다.

“라디 데 기요틴(Ladi de Guillotin) 백작, 여섯마왕 멤버입니다. 적황 제 6 사업지구의 총 책임자이기도 하지요. 서류상으로 연구소는 이 남자의 소유로 되어있습니다. 건물이 완전하게 폐기처분이 되지 않아 문제가 생길 법도 한데 이 연구소는 근 7년간 정부로부터 아무런 제제도 받지 않은 채로 저렇게 방치되어 왔습니다. 기요틴 백작의 입김이 들어간 것이 분명하지요.”
찰칵, 사진이 바뀌었다. 좋지 않은 날씨에 찍은 사진인지 매우 흐릿한 사진이었는데, 분명 사진 속의 사람은 나체의 한 남성이었다. 흐린 사진 옆엔 역시나 흐릿한 한 신분증 사본이 달려 있었다.

“아이작 아시모프(Issac Asimov), 일명 ‘불사신’이라 불리는 자입니다. 신변정보가 여섯마왕에 의해 완전히 삭제되어버려서, 정확한 정보는 알 수 없습니다만 이 남성이 현재 연구소 안에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자세한 내막은 알아내지 못했습니다만 여섯마왕이 이 남성에 대한 연구를 비밀리에 진행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필립스가 영사기를 껐다.

“물론 이 허름해 보이는 외관은 위장이지요. 진짜 연구소는 지하 2층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지금 나눠드린 도면을 보시면 알 수 있지요.”
단원들은 필립스가 나누어 주는 연구소의 단면도를 받았다.

“여러분의 첫 임무는 이 연구소에서 아이작 아시모프를 구출하는 것입니다.”
야코포가 말을 마쳤다.

“제 지시대로 여러분께서는 각자 맡으신 일을 하시면 되는 겁니다.”
백작이 야코포의 바통을 넘겨받았다.

“먼저 미스터 어반 래트.”
어반이 한껏 긴장된 표정으로 백작을 올려다 보았다.

“그대는 가장 먼저 아시븐님과 함께 연구소에 잠입하여 잠입 루트를 확보 하십시오. 그 이후엔 동생분과 합류하신 뒤 최하층에 도착하게 되면 목표의 안전한 수송을 하십시오.”
“아, 그런데 가장 빠른 길을 찾아주신다면 제가 러스틱만 데리고 금방 아래까지 갔다 올 수 있지 않은가요?”
“사실 현재 나누어드린 연구소의 도면은 완벽한 것이 아닙니다. 게다가 연구소의 지하 중엔 용광로 따위의 위험 요소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요. 최하층까지 들어가서 통로의 정확한 위치를 알아내시기 전 까진 지하로의 투과능력 사용은 자제를 해 주셔야 될 듯 합니다.”
어반은 머리를 긁적이며 다시 도면을 살펴보았다.

“미스터 러스틱 래트. 방금 전 말씀 드린 대로 그대는 형님과 같이 행동하시다가 목표물, 아이작 아시모프를 탈출경로를 따라 ‘운송’하시면 됩니다. 다만…….”
백작이 잠시 말을 멈추었다.

“만약 연구소의 보안수준이 생각보다 높을 경우, 러스틱님은 최전방에서 싸우셔야 할 것입니다.”
“헉…….”
러스틱은 별로 자신이 없는 듯한 얼굴이었다. 소극적인 러스틱에게 싸움은 사실 불가능한 일이나 다름 없었다. 그러나 어쩌겠나, 그저 예상한 대로 작전이 잘 풀리기를 기대할 수 밖에.

“아시븐님, 이번 작전에서 그대가 하실 일은 조금 많습니다. 처음 미스터 래트와 함께 잠입하셔서 보안을 해제하고 입구를 확보하셔야 하며, 그 후에도 앞장을 서서 신속하고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루트 역시 확보해 주셔야 합니다. 여기서 경보가 울리게 되면 일이 틀어질 수 있으므로 조용하게 일을 처리할 수 있는 그대의 능력이 중요합니다.”
“염려 마시죠.”
그가 미소를 지으며 대답하였다.

“그리고 듀크 공. 공은 기기 담당이신 만큼 현장에서 다른 분들과 함께 다니실 일은 없을 것입니다. 다만, 듀크 공은 단원들이 목표물에 도달 후 탈출을 하였을 때, 신속하게 연구소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셔야 합니다……. 라고 하면 조금 무책임한 것 같군요. 듀크 공께서 손을 대셔야 하는 것은 제가 잠시 후에 따로 알려드리겠습니다.”
듀크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작전 ‘Immortal’은 정확히 일주일 후에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그 동안의 시간은 자유시간입니다. 그럼.”
다시 서재의 커튼이 걷어지며 오전 햇빛이 쏟아져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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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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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택 지하의 최 하층엔 거대한 방이 하나 있다. 오랜 시간 동안 사람의 출입이 없었는지 매우 지저분한 공간이었는데, 통풍구는 많았으나 천장의 전구들이 전부 나가버려 빛 한줌 없이 매우 어둡고 침체된 장소였다. 게다가 이곳 저곳에 쳐진 거미줄에 분위기도 싸한 것이 귀신이라도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그 방을 찾은 것은 베르그네트와 듀크였다. 어리둥절해 하는 듀크를 이끌고 백작은 어둠속을 가로질러 들어가더니, 이내 들고 있던 램프를 밝혔다. 램프의 밝은 빛이 방을 조금 밝히었지만 방이 너무나도 커서 그 일부분만을 흐릿하게 비추었다.

그러나 듀크는 방안에 있던 그 거대한 것을 보았다. 그는 벌어진 입을 다물 줄 몰랐다. 정말 저런 것이 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었다는 것을 믿지 못하고 있던 것이리라.

“저건…….”
“수리하실 수 있겠습니까?”

백작이 미소와 함께 물었다.



.
.
.



일주일은 쏜살같이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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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 'Immortal'
두 번쨰 바퀴입니다.

하지만, 절대로 한바퀴만에 끝내지 않으셔도 됩니다. 게다가 한바퀴로만 마무리 짓는 것은 사실 엄청 힘들어 보이므로...... 저는 두 바퀴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천천히 진행을 시키십시오.

두 바퀴, 세 바퀴도 문제 없으니까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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